d라이브러리









신나게 꿈꾸고, 치열하게 도전하라




“꿈이 뭐야?”

“의사요.”

“왜 의사가 되고 싶어?”

“아버지가 의사라서요.”

K군은 밝고 씩씩한 성격으로 보였다. 싱글싱글 웃으며 꿈이 의사라는 걸 수줍게 말하는 K군이 의사가 되고 싶은 이유는 매우 단순했다. 주변의 기대 때문에 스스로 꿈을 꿀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 K군에게 상담 선생님은 자신의 꿈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이유로 의사가 되고 싶은 거라면 위험해. 남들이 보는 것, 부모님의 기대 때문에 이렇게 가능성 많고 아름다운 사춘기의 꿈을 그렇게 찾으면 안돼.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직업이 몇 가지 없다는 게 안타깝구나.”

사실 다양한 직업을 직접 접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다 보니 많은 학생은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아 자신의 흥미나 적성과는 동떨어진 분야를 꿈꾸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K군처럼 꿈을 꿀 기회를 아예 잃어버리기도 한다. 이런 경우 책을 읽거나 다큐멘터리, 영화 등을 보고 간접경험을 통해 꿈을 찾는 방법을 권한다.

“책은 많이 읽어?”

“네. ‘노빈손 시리즈’라고 있는데 그걸 많이 읽어요. 재미있어요.”

‘노빈손 시리즈’는 각 나라의 이야기를 글과 만화로 소개하고 있어 재미있지만 초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다. 16살이 된 지금은 자신의 진로나 관심 분야에 관련된 깊이 있는 책을 더 읽을 필요가 있다.



“지금 상황은 발은 땅을 딛고 있는데 생각은 구름 속에 가 있는 것과 같아. 지금 16살이야. 대학 원서를 쓰는 나이가 19살이야. 이제 3년 남았어. 긍정적인 자세는 좋지만 지금 갖고 있는 습관이나 노력이 계획적이지 않으면 꿈이 있어도 이루기 힘들어.”

청소년기에는 꿈꾸기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꿈을 정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학생이 많지만, 꿈은 바뀌어도 괜찮다. 얼마든지 꿈을 꾸고, 생각이 바뀌면 꿈은 바꾸면 된다. 아직은 가능성이 많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단, 주변의 기대에 맞추기보다는 자신의 꿈을 꿔야 한다.

“어른들의 기대는 그들의 생각이지. 넌 네 삶을 살아. 그게 어른이 되는 첫걸음이야. 자신의 삶을 생각해봐야 ‘이 공부를 해야겠다’, ‘어디 가보고 싶다’ 그런 마음이 생기는 거야. 예를 들어, 본인 생각에 의학이 제일 중요하다면 대학 가서 의학을 공부하거나 생명공학과에 가서 연구를 하면 돼. 그러다가 산업경영, 기술경영을 공부할 수도 있는 거지. 그리고 다른 나라로 유학을 가서 그 나라의 기술과 경영을 공부하고 돌아와 벤처기업을 경영하겠다든지 하는 꿈을 꿔봐. 언제 이뤄질지 모르고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꿈이지만 이랬다저랬다 하면서 막 꿔보는 거야. 그럼 하고 싶은 게 생겨.”

물론 꿈만 꾼다고 해서 이뤄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신나게 꿈을 꾸되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꿈은 있는데 실력이 없다면 원하는 것을 할 수 없다. 후회하지 않으려면 당장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하지 못했더라도 기본적으로 성적은 유지해 놓자. 다행히 K군은 성적이 나쁜 편은 아니다.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은 무난하다.

“올해 3학년이 되는구나. 내년엔 고등학생이 되는데 단지 고등학교만 생각하지는 마. 지금 네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대학에 갈 때 너에게 득이 될건지 생각해보렴. 특목고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니 눈 앞의 것만 보고 내신만 공부하지 말고, 비장의 무기를 만들어 봐. 남은 일년동안 무슨 공부를 해야 고등학교에 가서 ‘짜잔’하고 비장의 무기를 내놓을 수 있을까?”

“영어는 좀 잘하는데요. 비장의 무기는 잘…”

“영어를 잘하니까 일단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두자. 힘들어도 단어 많이 외워두렴. 하루에 단어를 50개는 외워야 해. 그리고 겨울방학 때는 문법을 집중해서 보고.”

처음부터 긴 영어지문을 읽는 공부만 하면 금세 지치기 쉽다. 따라서 시작은 읽기와 듣기로 가볍게, 즐겁게 하면서 실력을 키우는 게 좋다. 그리고 단어나 어휘암기는 매일 목표량을 정해두고 반드시 달성하려고 노력하자. 어휘와 단어 실력이 좋아지면 읽기 실력은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영어를 읽을 때는 잘난 척을 하면서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혼자 떠들면서 읽는 연습을 하면 회화가 수월하다. 회화를 직접 하고 싶다면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보자. 전세계 사람들과 ‘프리토킹(free talking)’을 할 수 있는 사이트들이 있다.

“참, 그리고 다른 과목보다 수학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아. 방학 때 3학년 수학을 미리 좀 봐두는 것이 좋아. 이과를 지망한다면 더욱 열심히 해야지.”

새로운 학년으로 올라가기 전 겨울방학은 어느 학년에서나 중요하다. 되도록 다음 학년의 내용을 미리 살펴보면 성취도를 높일 수 있다.

“1년만 자신의 인생을 진지하게 생각하며 살아봐. 관심있는 분야의 책도 읽고, 다큐멘터리도 보고 그렇게 경험을 쌓아서 하고 싶은 것이 생겼다면 다시 오렴.”

진로·진학 상담은 학생의 꿈을 정해주는 것이 아니다. 상담을 하려면 자신의 꿈을 갖고 있거나 최소한 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 경험이 있는 것이 좋다.



최근 미디어고를 비롯한 특성화고등학교에 합격하는 학생들의 중학교 내신성적이 높아졌다.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거나 교육과정을 개편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우수한 학생들이 지원하는 것이다.
“저는 영상학과에요. 대학에 가고 싶은데 과도 그 쪽으로 가려고요.”

“영상학과에 가서 뭘 하고 싶어?”

“다큐멘터리 피디를 하고 싶어요.”

다큐멘터리 피디는 체력적인 부담이 있는 직업이지만 K양의 꿈은 확고했다. 최근에는 오페라를 하는 또래 학생들을 섭외해 이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도 직접 만들고 있다.

“KBS 신세대 VJ 콘테스트에는 나가봤니?”

“아니요.”

“뭐든 나가봐야 해. 특히나 이 분야는 말이야.”

“그런데 학교 밖에서 상을 받은 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이 안 되잖아요? 그런 것이 도움이 되나요?”

“물론 교외상은 학생부에 기록이 안돼. 그렇지만 학생부에만 없을 뿐이지 우수성입증자료를 내거나 자기소개서를 쓸 때 좋은 재료가 될 수 있어.”

K양은 특성화고 졸업생을 정원외로 뽑는 특별전형을 이용해 진학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원외로 뽑는다고 해서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2015년부터는 특성화고 학생을 정원외 특별전형으로 뽑는 비율이 1.5%까지만 허용된다. 현재 5%까지 허용하는 것에 비하면 대폭 줄어드는 것이다. 진학을 생각한다면 좀 더 열심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성적은 어때?”

“안 좋아요. 내신은 5~6등급 정도 나와요. 모의고사는 한 번 봤는데 성적이 4~5등급이었어요.”

“계속 그 상태면 좋은 대학 진학은 힘들어.”

“선배들의 경우 내신이 아주 좋은 선배는 취업을 많이 하고, 진학을 결정한 선배들은 수시보다는 정시로 가는 추세라서 내신의 중요성을 못 느꼈어요.”

특성화고에는 정원외 특별전형을 미리 생각하고 입학한 학생도 있다. 게다가 K양은 성적이 좋지 않은 편이라 유명한 대학이나 학과 진학은 배제했다. 영상학과를 가지 않아도 다큐멘터리 피디가 될 수 있다. 피디가 되려면 방송사시험을 봐야 한다. 관련 전공 분야를 대학에서 공부했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철학과나 경영학과, 공대를 나와도 언론분야를 공부해서 피디를 할 수 있다. 실제로 방송사의 현직기자나 피디들의 전공은 매우 다양하다.

“일단 영어를 잘해야 해. 피디 뿐만 아니라 입사시험에 영어가 빠지는 곳은 없단다. 영어는 잘해?”

“영어는 5등급이요.”

“지금 모든 영역을 잘하는 건 힘들어. 일단 언어와 외국어 두 영역이라도 확실히 공부하자. 희망하는 학교에 따라서 달라지지만 조금 점수대가 낮은 학교는 모든 영역을 보지는 않아. 두 영역을 보거나 영역별 가산점이 달라. 수학은 단시간에 해결되는 것이 아니니까 일단 이 두 영역을 파도록 해보렴. 그리고 대학에 입학해서는 학점을 잘 받아둬. 어디에서나 평가 받는 것이지. 성실성의 문제란다.”

이처럼 꿈이 확실한 경우 대학 이름에 크게 얽매일 필요는 없다. 미디어 분야의 경우 이론도 중요하지만 실전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방송국 또는 방송국 계열사에서 실습이나 인턴을 경험하는 것이 좋다.

“체력도 필요해. ‘1박 2일’을 봐. 촬영기기가 얼마나 무거운지 알지? 그 무거운 걸 들고 있어야 해. ‘차마고도’를 찍은 감독도 정말 고생이 많았대.”

K양은 최근 노인복지관에서 대학생 선배와 함께 영상을 제작하고 기획, 편집하는 봉사를 시작했다. 봉사활동을 할 때에도 자신의 진로과 관련 있는 분야를 선택하면 봉사활동 시간도 챙기면서 진로도 살릴 수 있어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에 더욱 도움이 된다.

특히 내신이 좋지 않은 K양은 수시는 포기하고 정시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수시를 아예 포기할 필요는 없다. 지금이라도 성적을 조금씩 끌어 올린다면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내신을 올리도록 하자. 끝까지 안올릴 건 아니잖아?”

“저 자신 없어요.”

피디를 하고 싶다고 말하면서 정작 피디가 되기 위해 해야 할 공부에 대해서는 자신없는 모습을 보이는 K양에게 상담 선생님은 단호하게 말했다.

“꿈을 이루고 싶은 사람이 자신 없다고 주저앉으면 꿈을 이루지 못하는 거야. 미친 듯이 노력해서 꿈을 이루는 거야. 그런 각오 없이 상담하러 온 건 의미가 없어. 꿈이 있잖아. 이루고 싶다면 열심히 해야지.”

어차피 내신은 망쳤다고 포기하는 것보다, 지금 5등급이면 4등급으로 올리는 것이 좋다. 열심히 해서 성적을 올리고 어떤 노력을 했는지 잘 설명하면 된다.

자신 없어 하는 K양에게 상담 선생님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도록 조언했다.



“일단 외국어와 언어영역을 열심히 공부해. 그럼 내신성적도 같이 올라갈 거야. 외국어와 언어는 열심히 하면 피디시험에도 도움이 된단다. 당장은 수능을 준비하는 것이지만 나중에 네 꿈을 위해서라도 꼭 해야 하는 영역이야. 겨울방학 때 집중적으로 공부해서 3학년 6월 학력평가 쯤에는 3등급 정도로 올려보자. 그리고 수시전형 원서를 내는 거야. 그럼 ‘성적이 이렇게 안 좋았지만 이 학교에 오려고 열심히 노력해서 성적을 이렇게 올렸습니다’ 하고 얘기하면 된단다.”

각종 기출 모의고사, 학력평가 문제는 서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꾸준히 풀고 겨울방학이 끝난 후에는 하루에 한 회씩 푸는 노력을 하는 것이 좋다. EBS강의를 꾸준히 잘 들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런 피나는 노력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성적은 올라갈 수 있다. K양의 경우는 다큐멘터리를 직접 만들어 보기도 했고, 관련 봉사활동도 하기 때문에 수시도 노려볼 수 있다. 이 경우 자기소개서나 기타 서류가 중요하다.

“네 경우는 꿈을 이루기 위해 성적을 끌어올릴 정도로 성실함을 갖췄다는 점을 충분히 부각시켜야 해. 그리고 대학에 가면 부족한 공부를 어떻게 하고 세상을 보는 안목을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지를 써야지.”

자기소개서에는 스스로 자신의 부족한 점을 메우기 위한 계획을 쓰는 것이다. 잘못하는 것을 일부러 빼고 숨길 필요는 없다. 학생이니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다만 단점을 인정하고 이것을 노력으로 극복하고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열정을 보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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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과학동아 정보

  • 상담 진행 신혜인·정리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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