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바보상자'라 불리는 텔레비전에 앞으로는 '건강상자'라는 새로운 이름이 붙을지도 모른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월24일 신제품 설명회를 갖고 원적외선을 방출하는 바이오TV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최근의 텔레비전 개발이 고화질 고음질 대화면을 놓고 제품력의 우열을 가리는 추세지만 정작 소비자들이 각 제품의 기술적 차이를 감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바이오TV는 전자파의 유해성이 널리 알려진 요즘 영상분야에 건강기능을 적용했다는 아이디어면에서도 주목할만 하다.
그렇다면 이 텔레비전이 방출한다는 원적외선이란 무엇인가. 태양광선은 가시광선 자외선 X선 γ선으로 구분되며 이중 눈에 보이는 빛인 가시광선보다 긴 파장이 적외선이다. 그리고 적외선은 다시 파장이 짧은 순서에 따라 근적외선 중적외선 원적외선으로 구분되는데, 원적외선의 파장은 대략 5㎛에서 1천㎛까지를 말하며 열 전달능력이 뛰어난 성질을 갖고 있다.
원적외선이 산업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대상물의 표면을 건드리지 않고도 내부 분지의 움직임을 변화시킨다는 데 있다. 이것이 지금까지 유일하게 과학적으로 검증된 원적외선의 효과로, 이는 모든 물질이 분자의 고유진동수를 갖고 움직이는데 원적외선의 진동수가 물질의 진동수와 공명공진해 생체를 활성화한다는 의미다(과학동아 88년 10월호 참조).
일반적으로 바이오세라믹스는 20여종의 질토와 금속을 1천6백℃이상에서 가열해 독성물질을 제거하고 0.1㎛의 미세한 분말로 만들어 합성한다. 이때 어떤 종류의 물질을 어떻게 섞어 어떤 방식으로 만드는가 하는 것은 특허 대상이다. 이미 국내 특허를 얻고 세계 13개국에 특허를 출원중인 바이오 TV는 음극선관과 그 케이스의 '일정 위치'를 알루미나 실리카 티타늄 지르콘 등과 같은 바이오세라믹스 분말성분을 섞어 만들어 원적외선이 방출되도록 했다. 브라운관의 음극선관은 바로 브라운관의 전자파가 발생되는 곳이다.
이같은 방법에 의해 상온에서 방출되는 원적외선의 양은 대략 5.6㎛-1천㎛ 범위. 상온에서 원적외선이 방출된다는 것은 텔레비전 시청 때 뿐만 아니라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도 원적외선이 방출된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개발과정에서 한국 조명전기설비학회를 통해 서울대 교수진과 공동으로 동물과 식물을 대상으로 검증실험을 실시했다고 한다. 이 결과 식물실험에서는 양파의 뿌리발아 및 성장속도가 기존 브라운관보다 약 2배 빨라졌으며 동물실험에서는 초파리의 생명력이 기존 브라운관에서보다 역시 2배 정도 증가했다는 것. 또 원적외선의 유해성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원적외선 방사장치 동물실험에서는 원적외선 환경의 쥐가 그렇지 않은 쥐보다 체중, 물소비량, 출산과 암수 출생 비율에서 평균 1.2배 증가된 생존지구력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측은 올해부터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과 캘리포니아대학의 신소재 분야 교수들과 함께 이 분야에 대한 한 차원 높은 단계의 학문적 연구를 공동진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원적외선 방출물질을 직접 전자빔에 의해 가열, 더욱 많은 양의 원적외선이 방출되도록 하는 연구도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