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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가 코코넛 껍데기를 들고 다니며 도구로 쓰는 모습이 처음으로 포착됐다. 무척추동물인 문어가 도구를 사용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호주 빅토리아박물관 줄리안 핀 박사 연구팀은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 섬과 술라웨시 섬의 북쪽 바다 속에 사는 핏줄문어(Amphioctopus marginatus)가 코코넛 껍데기를 잠자리로 사용하는 모습을 촬영했다.

영국 BBC를 통해 공개된 이 영상은 문어가 코코넛 껍데기를 들고 헤엄치는 모습과 잠자리로 사용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이들 문어는 껍데기가 하나일 때는 뒤집어쓰고, 두 개일 때는 다른 하나를 대문처럼 사용했다. 이동할 때는 껍데기를 다리 안쪽에 끼우고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미끄러지듯 달렸다. 껍데기를 들고 한번에 20m 이상 헤엄치기도 했다.

핀 박사는 “도구를 사용하는 것은 문어에게 고도의 지능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사람을 포함한 영장류와 까마귀 같은 일부 조류만이 도구를 사용할 줄 아는 생물로 알려져 왔다. 무척추동물 가운데는 핏줄문어가 처음이다. 물론 소라게처럼 비어 있는 소라를 집으로 삼는 동물도 있다. 이에 대해 핀 박사는 “핏줄문어는 코코넛 껍데기를 직접 모으고, 이를 이용해 집을 만든다는 점에서 도구 사용 능력이 소라게를 훨씬 앞선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핏줄문어가 코코넛을 도구로 사용하는 방법을 어디서 배웠을까. 연구진은 학습을 통해 후천적으로 배웠는지, 아니면 조상에게 물려받는 습성인지 아직까지 알아내지 못했다. 핀 박사는 “천적의 눈에 띄기 쉬운 곳에서 살아오면서 습득한 자연선택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12월 14일 발행된 생물학 분야의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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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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