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전차 戰車

현대 전격 기동전의 핵심전력

전차의 가장 중요한 탑재장치는 화력제어장치(FCS)다. 이 장치의 성능이 전차 포탄의 명중률을 결정하기 때문에 각국은 이 장치의 성능향상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1914년에 발발한 제1차 세계대전은 치열한 공방전을 개시한 지 4개월이 안돼 방어진지를 중심으로 공격과 방어를 수행하는 진지전으로 변했다. 전선은 곧 교착상태에 빠졌으며 보병은 진지에서 쏘아대는 기관총과 포탄 때문에 좀처럼 진격할 수 없었다. 이러한 소모전을 타개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바로전차, 일명 탱크다.

제1차 세계대전 때 등장
 

(사진1) 사상최초의 실용형 전차 마크Ⅰ
 

영국의 스윈톤 공병중령이 미국의 궤도식 농업용 트랙터에서 힌트를 얻어 최초의 실용형 전차 마크 Ⅰ형 (중량 29t, 57㎜ 곡사포, 시속 6㎞)을 개발했다(사진1). 이 전차는 1916년 9월 소미 전투에 최초로 투입됐으나 기계고장 등 각종 사고가 거듭돼 임무를 완성한 것은 몇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전차가 독일군에게 준 심리적 효과는 대단해서 정예의 독일군을 순식간에 공포 상태에 빠뜨렸다. 이어 1918년 8월 아미앙 전투에서 4백62대의 전차가 항공기와 함께 투입돼 전선을 일거에 무너뜨리는 전과를 올렸는데, 이 전선은 수백만 발의 포탄을 쏟아붓고 수만의 보병이 피를 흘려도 돌파되지 않던 견고한 방어선이었다.

제1차 대전이 끝나자 각국은 신무기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영국의 전차에 쓴맛을 본 독일은 Ⅰ형(6t, 기관총 2정, 시속 50㎞)과 Ⅱ형 전차(9t, 20㎜ 직사포, 기관총 1정)를 확보해 3개 기계화사단 및 기갑사단을 창설했다. 마침내 1939년 9월 6개 기계화사단을 앞세워 폴란드를 침공한 독일은 국경진지를 일거에 돌파하고 숨쉴 틈 없이 몰아 붙여 18일만에 작전을 끝냈다. 1940년 5월 독일군은 Ⅲ형(23t, 50㎜ 직사포, 시속 50㎞)과 Ⅳ형 전차(21t, 75㎜ 곡사포)를 앞세워 프랑스 서부전선에서 전면적인 공세를 감행했다(사진2).

프랑스가 천연 장애물로 여겨 방어에 신경을 쓰지 않았던 아르덴느 삼림과 뮤즈강을 공군의 도움으로 4일만에 돌파한 독일이 영불 해협과 프랑스 남부로 진격하자 6주만에 프랑스는 괴멸됐다. 프랑스의 패인은 병력이나 장비의 열세때문이 아니었다. 프랑스는 독일보다 많은 병력과 전차를 보유했음에도 전차를 보병지원용으로 인식, 각 사단에 분산 편성한 데 반해 독일은 기갑사단에 집중편성해 전격적으로 돌진함으로써 프랑스로 하여금 대처할 여유를 주지 않았던 것이다.

전차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한 각국은 이어 계속된 전차전에서 전차의 성능이 전차전의 승패를 좌우하는 절대적 요소라는 것을 인식해 단기간에 급속한 성능향상을 이루었다. 독일은 초기의 Ⅰ, Ⅱ, Ⅲ, Ⅳ형에 이어 나치 독일 최고의 걸작 Ⅴ형(75㎜ 직사포)과 Ⅵ형(88㎜ 직사포)을 개발, 실전에 투입했다. 소련은 초기의 BT전차에서 모스크바의 수호신으로 불리는 T-34/76 전차(76㎜ 직사포)를 다량 투입, 독소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영국은 이 기간중 마틸다(40㎜포), 처칠(76㎜포), 크롬웰전차(75㎜포) 등을 선보였으며, 미국의 전차로는 M3(37㎜포), M4(75㎜포) 등이 있었다.

2차대전 이후 각국은 전차가 현대 전격 기동전의 핵심전력이라는 것을 절감, 성능이 우수한 전차의 개발에 주력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사진2) 대 프랑스 전격전의 주역 독일의 Ⅳ형 전차
 

포·포탑·차체가 기본 구조
 

(그림1) M-1 에이브람스 전차의 구조와 승무원의 위치
 

전차는 포탄을 발사하는 포와 이를 지지 선회하는 포탑, 그리고 궤도형 바퀴를 장착한 차체가 기본구조다. 현재 각국의 주력전차는 대부분 승무원이 4명이다(그림1).

전차의 가장 중요한 탑재장치는 화력제어장치(FCS:Fire Control System)다. 이는 사격 통제장치 및 화기 제어장치의 약칭으로 이 장치의 성능이 전차 포탄의 명중률을 결정하기 때문에 각국은 이 장치의 성능향상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구성요소는 기동간에 포의 움직임을 극소화하는 포 안정장치, 조준안경, 목표물의 거리를 측정하는 거리 측정장치, 포 및 포탑구동장치, 포탄의 비행궤적을 계산하는 탄도 컴퓨터 등이 있다(사진3).

현재 선진 각국에서 운용되고 있는 최신의 주력전차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사진3) 프랑스 최신 전차 레클레의 내부
 

●레오파르트Ⅱ 전차(독일)
 

(사진4) 독일 레오파르트Ⅰ 전차의 내부
 

1965년 레오파르트 Ⅰ 전차(사진4)를 생산해 대성공을 거둔 서독은 미국과 공동으로 MBT-70계획에 착수했으나 결국 이 계획이 취소돼 서독은 독자적으로 개발을 진행했다. 1977년 제작된 레오파르트Ⅱ(사진5)는 최초의 제3세대 전차로서 서방세계에서는 처음으로 1백20㎜ 활강포(포신 안쪽에 강선이 없는 포. 강선이 있는 것은 강선포라고 함)를 사용했다.

이 전차는 1천5백마력의 강력한 디젤엔진에 레이저 및 디지털 컴퓨터를 이용한 FCS 그리고복합장갑(여러개의 장갑판 사이에 세라믹과 나일론 망사 등을 끼워넣은 방호력이 뛰어난 장갑)을 갖추고 있어 현대의 전차중에서도 가장 균형이 잘 잡혔다고 평가된다.

제원:55t, 최고속도 시속 72㎞, 승무원 4명, 1백20㎜활강포(포탄42발 탑재)
 

(사진5) 비호같이 질주하는 레오파르트Ⅱ. 오른쪽이 전차장이 위치하는 곳이다.
 

●M-1 에이브람스(미국)

서독과의 MBT-70계획이 유산된 후 한때 레오파르트Ⅱ의 도입을 고려했으나 결국 독자개발로 결정해 1979년 M-1 에이브람스 전차(사진6)를 생산, 배치했다. 영국에서 개발된 특수 복합장갑을 포탑에 도입했고 장갑 효과를 높이기 위해 수직면 없이 경사면으로 구성돼 있으며 차고가 낮아졌다. 그외에도 견고한 사이드 스커트(궤도형 바퀴를 보호하기 위한 장갑판)를 장치해 방호력과 활동성이 극히 뛰어나다.

주포는 M-60과 같은 구경 1백5㎜이나 A1형부터는 서독과의 협정에 따라 1백20㎜ 활강포를 탑재했다. 이 전차의 최대 특징은 세계 최초로 가스터빈엔진을 채용했다는 것인데, 가스터빈 엔진의 특징은 소형, 경량이며 응답속도가 빠르고 냉각팬으로 인한 동력손실이 적지만 신뢰성과 연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제원(괄호안은 A1):55t(57t), 1천5백마력 가스터빈 엔진, 최고속도 시속 72㎞(67㎞), 1백5㎜ 포(1백20㎜ 활강포), 탑재포탄 55발(40발), 승무원 4명
 

(사진6) 미국의 최신예 전차 M-1 에이브람스. 한국의 주력전차인 88전차의 원형이다.
 

●챌린저(영국)(사진7)

영국은 이란에 수출할 목적으로 치프텐 전차를 개량해 샤2라는 전차를 개발했으나, 팔레비 체제의 붕괴로 1천3백대에 달하는 전차의 발주가 취소됐다. 이에 영국은 서둘러 이 개량형을 채용, 챌린저라는 제식명을 붙였다. 이 전차는 포탑과 차체 전체에 걸쳐 특수 복합 장갑을 채용하고 포탑 전면에는 예리한 각도를 주어 세계최고의 방호력을 지닌 전차가 됐으나 이로 인해 가장 무거운 전차가 됐다.

제원 62t, 1천2백마력 수냉식 디젤엔진, 최고속도 시속 56㎞, 1백20㎜ 강선포(포탄 52발 탑재), 승무원 4명
 

(사진7) 세계최고의 방호력을 자랑하는 영국의 첼린저2
 

●T-80(옛 소련)
 

(그림2) 옛소련의 최신예 전차 T-80의 4면도
 

상대적으로 조잡하고 간단한 전차개발(평균 기동력, 경중량, 적절한 화력)을 원칙으로 하는 소련은 서방에 비해 대구경(1백25㎜)의 활강포와 자동 장전장치(자동으로 포탄을 포에 물려주는 장치)를 도입한 T-80전차(그림2)를 80년부터 개발, 배치했다. 기존 T-72의 엔진 파워가 7백80마력이었던 데 비해 T-80은 1천1백마력으로 파워를 크게 높여 기동성 향상을 추구했다. 기본구조는 T-72와 비슷하고 차체는 용접구조물, 포탑은 주조물이며 복합장갑은 채택되지 않았다.

제원:43t, 1천1백마력 가스터빈 엔진, 최고속도 시속 70㎞, 1백25㎜ 활강포(포탄 36발 탑재), 승무원 3명

그밖에 방호력은 미약하나 중량을 40t 이하로 억제해 기동성을 최우선으로 한 프랑스의 AMX 30/32 전차, 풍부한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레바논전에서 T-72를 격파해 이름을 날린 이스라엘의 메르카바, 1백20㎜ 활강포에 최신 전차기술을 도입한 일본의 88식 전차 등이 세계의 주목받는 주력 전차들이며, 미국의 M-1 전차를 기본으로 해 개발된 88전차(사진8)도 이에 견주어 손색이 없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
 

(사진8) 우리의 방위산업기술진에 의해 개발된 88전차
 

향후 전차의 개발 전망

전후 제 3세대 주력전차로 각광받은 M-1 에이브람스와 레오파르트 Ⅱ가 등장한 지도 벌써 10여년이 됐다. 선진 각국은 뒤를 이을 차세대 전차 (사진9)를 검토하고 있는데, 그 검토방향은 다음과 같다.

● 포탑의 축소 또는 폐지
포탄 피격률의 감소와 중량감소로 인한 기동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 기동성 향상
엔진과 현가 장치의 발달로 전차의 최대 속도를 궤도형 차량의 한계치인 시속 1백㎞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 모른다.
● 전차포탄의 화력 강화
주포의 구경확대가 한계에 이른 지금 구경은 그대로 유지하고 포탄의 위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연구하고 있다. 포탄은 산탄식 포탄, 유도포탄과 같은 새로운 포탄이나 열화 우라늄과 같은 신물질의 사용을 고려하고 있다.
● 자동장전 시스템의 도입
포탄 장전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승무원의 감소, 포탑의 축소를 위해 자동장전 시스템의 도입이 보편화될 것이다.
● FCS의 성능 향상
전자장비의 급속한 성능향상에 따라 명중률을 높이기 위한 FCS의 성능향상이 예상된다.
 

(사진9) 크리스 젠킨스씨가 예상한 21세기의 전차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1993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 조영돈 선임연구원

🎓️ 진로 추천

  • 기계공학
  • 전자공학
  • 군사·국방·안보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