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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억 6천 5백만년전 남조식물 화석 발견

새명탄생 시나리오에 새로운 전기 마련

오스트레일리아 북서지방에서 발견된 미생물화석은 지구 최초의 생명이 언제 어떻게 탄생했느냐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대학 쇼프박사가 새로 발견한 남조식물 화석
 

언제 어떻게 생명이 탄생했는가. 화산폭발, 침식, 지각판의 끊임없는 뒤섞임으로 원시지구의 역사를 추적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당시 지구에 충돌한 운석을 분석하는 방법만이 지구의 연령을 알아내는 유일한 방법. 결과적으로 지구는 약 45억년의 세월을 살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생명체다. 원시생명의 권위자인 캘리포니아대학의 쇼프 박사는 최근 '사이언스'에 기고한 논문에서 적어도 34억6천5백만년 전에 이미 생명체가 탄생했을 뿐 아니라, 복집한 정도에서 상당한 단계로 발달했음을 암시하는 화석을 제시했다. 이 발견에 따라 단순한 물질로부터 생명이 탄생하는 시기를 추정하는 폭이 상당히 좁혀졌다.

쇼프가 제시한 화석은 오스트레일리아 북서지방에 있는 퇴적암 속에 들었던 미생물의 흔적. 암석의 연령은 함유된 물질의 방사성원소 측정법으로 알아냈다. 화석미생물은 폭 1-20㎛, 길이 90㎛이며 실로 꿴 구슬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쇼프는 이 화석에서 11종류의 세포를 추출해냈다. 이를 현존 원핵생물과 비교해본 결과 대부분은 남조식물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이 식물은 광합성에 의해 태양광을 에너지로 산소를 배출한다.

지금까지는 30억년 전의 스트로마톨라이트라는 미생물집단의 화석이 생명탄생의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데 많은 기여를 했으나, 이 화석의 연대측정 방법은 많은 학자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

달의 크레이터를 연구하는 지질학자들은 지구가 소행성들과 충돌했다는 가정 아래 적어도 39억년 전까지는 지구상에는 생명체가 발생한 가능성이 없다는데 의견이 일치한다.

따라서 물질이 집적돼 생명이 탄생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최초의 생명은 지구 외에 어딘가의 장소로부터 온 것이 틀림없다는 주장도 강하다. 쇼프는 이 의견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다. "4억년(39억년 전에서 새로운 화석이 발견된 34억6천5백만년 전까지의 기간)이라는 기간은 결코 짧은 것이 아니다. 현재부터 4억년 전에 척추동물이 양서류 공룡 포유류를 거쳐서 호모사피언스로 발전해온 것을 주목해야 한다."

스미소니언 연구소의 고생물학자인 토우는 "남조식물이 적어도 35억년 전에는 대기에 산소를 방출하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또 "대기중 산소가 바다 속에서 철과 결합해 산화철, 즉 녹을 만들고 그것이 바다 밑에 퇴적됐다"고 추정한다. 이 과정이 바로 대상(띠모양) 철광 형성이라고 불려지는 철광퇴적을 만들었다는 것.

그러나 최근 다른 시나리오를 지지하는 연구도 나오고 있다. 독일 막스플랑크 해양연구소의 비델은 이상한 광합성을 하는 세균을 발견했다. 이 세균은 광합성 결과로 산소를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산화철을 배출한다는 것이다. 비델은 '네이처'지에서 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한편 미국 펜실베이니어 대학의 고지질학자 카스팅에 따르면 철의 퇴적은 세균의 도움 없이도 일어난다는 것. 자외선이 물분자로부터 산소를 만들고, 그 산소가 바닷물의 철과 결합해 산화철을 형성시켜 바다 밑에 퇴적시킨다는 이론. 카스팅은 불행하게도 이 이론을 증명할 만한 충분한 데이터를 갖고 있지는 못하다.

아무튼 쇼프의 발견으로 생명탄생에 얽힌 다양한 논의는 폭을 좁혀가며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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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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