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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패러다임’으로 반도체 한계 돌파

지난 50년간 실리콘 공정을 기반으로 한 반도체 산업은 전자 산업 발전과 PC 보급에 발맞춰 급격히 발전해왔다. 한국 역시 D램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메모리 반도체 분야가 경제 발전을 이끌어 왔으며, 수많은 자본과 인력이 지금보다 더 나은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전기 신호를 이용한 전자소자는 신호 처리 속도의 한계, 발열과 소모 전력의 문제 등으로 인해 물리적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특히 더 나은 성능을 위한 소자의 집적화는 더 많은 열을 발생시켜 소자의 성능을 저하시키는 문제를 만들고 있다. 전기 신호를 이용한 신호 처리를 넘어서는 새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것이다.

빛을 이용한 신호 처리는 광섬유를 이용한 광통신 산업의 형태로 발전해 왔지만 회절 한계에 따라 집적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또 공정 기술의 한계로 인한 난관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공정 기술이 발전하고 기술적 임계점에 다다른 전기 신호를 대체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면서 빛의 파장보다 작은 소자에서 나타나는 빛의 특성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나노 광학이라는 새로운 연구 분야가 출현한 것이다. 빛의 특이한 현상을 보여주는 나노 구조의 대표적인 예로는 다른 특성의 유전체를 주기적으로 배열해 특정 파장의 빛이 존재하지 않도록 하는 광결정 구조, 금속과 빛의 상호 작용에 따라 금속 표면에서 전자의 공진과 빛을 결합, 한정시킬 수 있는 플라즈몬 현상을 들 수 있다.

나노 구조들은 규칙적으로 배열된 광결정 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모르포 나비의 오묘한 색처럼 자연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같은 특이한 구조에서는 빛을 원래 속도보다 느리게 할 수 있는 ‘느린 빛’ 현상, 빛 에너지의 집속 현상, 빛이 음의 굴절률을 가지는 현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우리 연구실은 그동안 광통신 기술, 그 중에서도 특히 광증폭기와 같은 능동 소자를 중심으로 연구해 왔다. 그러다 최근 기존 광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나노 광학으로 연구 주제를 전환했다.

기존 광통신 분야에서 쌓은 풍부한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실리콘 광증폭기를 이용한 전광 논리 회로, 느린 빛 광결정 구조를 기반으로 한 초고속 광 아날로그 디지털 변환기(ADC)를 개발하고, 금속 나노 슬릿 및 광안테나 구조에서의 빛의 집속 현상 등을 규명했으며, 이를 실제로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공정과 측정 기술도 다른 연구실과 협력해 발전시켰다.

이런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가 운영하는 글로벌 연구실(GRL)과 우수연구센터(SRC)로 선정돼 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저명한 학술지에도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다. 앞으로도 우리 연구실에서는 다양한 나노 구조에서 나타나는 빛의 특이 현상을 발견, 이용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전기 신호를 광신호로 대체할 수 있는 소자를 개발할 계획이다.

 


유선규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졸업한 뒤 현재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석박사 통합과정에 다니고 있다. 수치 해석을 통한 광결정 구조 논리소자 설계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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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유선규 서울대 전기 컴퓨터공학부 석박사통합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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