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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발전 현실로 다가온다

정지궤도에서 전기생산해 지구에 송전

대체 에너지원을 이용한 발전연구가 활발한 가운데 선진국들은 우주태양발전 우주원자력발전 등 우주발전에 관한 연구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와 지구환경오염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우주발전은 어떤 것인가.

지구문명이 현재와 같은 속도로 진행된다면 오는 2060년 지구에 필요한 전력량은 어느 정도 될까? 이 질문에 전문가들은 충분한 에너지보존 노력을 기울인다면 현재보다 약 2.5배 정도 증가될 것이고, 이 중에서 전기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훨씬 많아져 지금보다 약 4.7배 정도 증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21세기 전기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1-5GW급(1GW=10억W)발전소를 수백 개나 새로 건설해야 한다.

현재 지구상에 1GW급 발전소는 아직 없다. 만일 건설할 경우 그 엄청난 크기의 발전소는 그 크기만큼의 위험성이 있으며, 자연환경을 파괴시킬 것이다. 또 지구 어느 곳이나 사람이 넘칠 것이므로 발전소를 건설할 적당한 장소를 찾는 것은 더욱 더 어려워질 것이다. 21세기에는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원도 현재 주로 사용중인 화석연료가 크게 줄어드는 반면에 태양열 수소 바이오매스 핵에너지 등의 에너지원으로 전환될 것이다.

지상보다 발전효율 10배 높아
 

(그림1) 지상 정지궤도에서의 태양에너지 밀도
 

지구상에서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발전을 할 경우 구름과 눈과 비로 인한 효율저하와 야간에 발전을 정지시켜야 하는 등 계속해 전기를 공급해야 할 큰 전력원으로는 문제점이 있다. 만일 태양에너지를 지구와 같이 움직이는 지상으로부터 3만6천㎞ 상공에 위치한 정지궤도(geostationary orbit)에서 집열, 전기에너지를 생산해 지구로 송전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춘분추분시의 일식과 같은 시간을 제외하고는 계속적인 발전이 가능할 것이다.

정지궤도에서의 태양에너지 밀도는 지상보다 10배가 크다. 이것은 빛이 지상까지 도달하는 동안 낮과 밤, 계절, 대기의 흡수 반사 등과 같은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지궤도상의 태양발전은 지상보다 무려 10배의 발전효율을 확보할 수 있다. (그림 1)은 지상과 정지궤도에서 태양에너지 밀도를 비교한 것으로 태양에너지 밀도는 지구에 도달할 때까지 여러가지 손실을 빼고 나면 지구에는 약 1/10의 태양에너지가 전달된다. 여기에 있는 수치의 단위는 W/${M}^{2}$이며 1년을 평균한 값이다.

또한 지상의 구조물은 대기중의 산소와 반응해 산화되므로 일정기간 지나면 구조물을 교체해야 한다. 그러나 산소가 없는 우주공간에서의 구조물은 수명이 반 영구적이며 폐기물 문제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는 등 여러장점을 지니고 있다.

우주태양발전의 개념은 1967년 미국 글레이서(Peter E. Glaser)에 의해 처음 제안됐다. 그의 제안은 우주공간에서 태양에너지에 의해 발전된 전력을 마이크로파로 변환해 지구에 송전한다는 것이다. 그 후 이 기발한 아이디어는 태양열이 청정에너지원으로 각광 받으면서 흥미를 가진 미국 에너지부와 항공우주국이 1977년부터 3년간 2천만 달러를 투자해 이 과제의 실용성을 검토했다.

이것은 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1/4을 미국에서 소비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21세기 중반 미국의 전력수요가 약 3백GW라고 예측하고 정지궤도에 5GW급 60기를 배치시킨다는 대전제가 있었다. 정지궤도상에는 이미 많은 통신 방송 기상위성이 있으며 우주태양발전은 궤도자원이라는 관점에서도 시초가 될 것이다.
 

(그림2) 우주태양발전 기준모델
 

(그림 2)는 미국에서 구상한 우주태양발전의 기준모델을 나타내고 있다. 정지궤도상에 5㎞×10㎞ 두께 0.5㎞의 구조물 표면에 태양전지 시트를 깔고 태양에너지를 직류 전력으로 변환한 다음, 클라이스트론(속도변절관)을 이용해 직류를 마이크로파로 변환시키며 이것을 직경 1㎞의 안테나에서 지상 수신 안테나인 약 10㎞×13㎞의 렉테나(Receiving Antenna의 줄임말)에 송전하는 것이다. 마이크로파는 구름을 관통해 에너지를 보낼 수 있기 때문에 빔의 퍼짐이 있더라도 레이저보다 실용성이 있다. (그림 3)은 궤도상의 발전소에서 지상 렉테나로 송전하는 모형이다.
 

(그림3) 우주태양발전 시스템
 

발전소 대형구조물이나 건설방법 단순

우주태양발전소 중량은 실리콘 태양전지를 이용할 경우 궤도상에서 5만t에 달한다. 이 중량의 대부분은 태양열 집열판의 무게다. 따라서 중량을 줄이기 위해 실리콘 태양 전지를 고성능 태양전지로 교환하고, 궤도상의 집전손실을 작게 하며, 직류에서 마이크로파로의 변환효율과 렉테나에서의 다이오드 등 부품성능향상 등의 기술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것은 발전소 중량과 크기를 작게 하는데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

우주태양발전에서 가장 큰 문제는 마이크로파다.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지구로 송전할 경우 안전기준을 만족시킨다 할지라도 인체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충분한 검토가 아직 없다.

3만t을 넘는 우주태양 발전소는 1986년 2월 옛소련에서 발사시켜 현재 궤도상에서 임무 수행중에 있는 우주 정거장 미르(MIR)의 약 3백배 중량이며 이 중량의 수송을 위해서는 특별 수송시스템이 개발돼야 한다. 발전소의 건설은LEO(저지구주회궤도)에서 이루어지며 우선 지구에서 LEO로 수송하는 HLLV(고양력 수송선)는 우주 왕복선의 15배의 수송능력 4백25t을 가정하고 있다. 이 고양력 수송선의 연료는 지구 상층대기권을 오염시키지 않기 위해 액체수소·액체산소를 이용한다.

수송하는 방법은 완성된 발전소를 정지궤도까지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이온추진에너지로 변환시킨 전기추진기 이온엔진을 이용한다. 이는 추진력이 적기 때문에 정지궤도까지 수송기간은 약 5개월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이온엔진은 연료소비가 적다는 것과 종전의 화학 추진계에 비해 10-20배의 추력을 갖고 있다. 이처럼 지구에서의 중량물 수송이 문제가 있기 때문에 고기능 재료를 제외하고 많은 것을 달에서 이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우주발전소는 대형 구조물이지만 그 건설 방법은 오히려 단순하다. 지상 고층건물을 조립식화한 콘크리트 블럭을 적층해 조합하는 것처럼, 우주발전소도 지상 또는 LEO에서 기본구조를 만들고 정지궤도에서 조합하는 단순한 작업으로 건설된다. 이러한 단순한 작업에는 고기능 로봇조차도 필요치 않을지도 모른다. 우주에서의 발전소 건설은 인간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정지궤도상은 방사선환경이므로 될 수 있는 한 사람이 직접 작업하는 일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부득이 사람이 직접 작업할 경우와 유지보수를 위해 인간의 상주가 필요하다면 충분히 방호된 공간을 이용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구조물은 트러스 형인데, 이를 만드는 제조기의 시작품이 이미 완성단계에 있다.

송전 에너지밀도는 송전선단에서 23㎾/㎠이지만 지구 근방에서는 마이크로파와 전리층 플라즈마와 상호작용해 결과적으로 전리층의 가열이 일어나지 않도록 빔 중심에서의 최대 에너지밀도를 23㎽/㎠로 설정하고 있다. (그림 4)참조. 이 양은 1㎡당 2백30W로 전술한 태양에너지의 지상 직사량 1천W의 1/4에 해당된다. 더욱이 렉테나 선단에서의 에너지밀도는 1㎽/㎠로 이 값은 미국 안전기준 10㎽/㎠를 하회한다. 또 렉테나 선단에서 밖으로 출입하는 금지영역을 설정하고 이 지역의 강도는 0.1㎽/㎠로 법규규제에 대해서는 충분한 배려를 하고 있다. 다만 안전기준은 명확하지만 생태계의 영향에 관해 검토가 아직 충분치 않다.

우주발전은 태양에너지 이외에 원자력에너지도 이용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핵분열형 원자력발전은 풍부한 자원량과 높은 에너지밀도를 갖고 있고, 동시에 탄산가스를 방출하지 않는 최고 에너지원이라 하겠다.
 

(그림4) 에너지 밀도
 

핵폐기물 처리문제 없는 우주원자력발전

21세기에는 증가되는 전력량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원자력 발전이 상당부분을 차지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는 원자력 발전 후의 폐기물과 환경파괴, 지역주민의 완강한 반대가 21세기에는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더욱 더 어렵게 할 것이다.

원자력 발전도 우주태양발전처럼 정지궤도상에 위치시켜 발전한 다음 마이크로파로 지구에 전송하면 어떨까? 어차피 지구는 인간이 살 수 있는 가장 안전한 환경이며 후손들에게 안전한 주거환경을 물려 주려면 발전소와 같은 지원환경은 지구 주회궤도상에 위치시키는 것이 이상적일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인공위성 부문에서 이미 실현돼 왔다. 미국에서는 원자력을 동력원으로 한 인공위성을 1960년대 하반기부터 쏴 올려 기상과 탈 탐사를 하고 있다. 따라서 우주원자력 발전은 기술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

우주원자력발전이 우주태양발전보다 좋은 점은 에너지밀도가 높기 때문에 크기가 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지상 원자력발전소의 최대 문제인 노(爐)냉각재 액체금속 나트륨의 산화문제도 우주공간에서는 산소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전혀 없다. 다만 핵연료를 사용할 경우 그에 따른 안전도문제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만일 핵연료를 지구에서 정지궤도로 쏴 올릴 때 뜻하지 않는 사고로 지구에 추락할 경우 그때의 일은 생각만 해도 위험천만한 일이라 하겠다. 특히 챌린저 참사를 기억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줄 것이다.

원자로를 쏘아 올려서 궤도에 투입시킬 때 임계상태(臨界狀態)에 이르지 못하게 하는 것이 설계포인트인데, 이것은 비교적 용이하게 실현될 수 있다. 노와 핵연료를 개별적으로 쏴 올리는 안도 검토되고 있다. 오히려 궤도상에서 원자로가 동작을 한 다음 고장날 경우 큰 문제가 된다.

약 10년 전 옛소련의 원자로를 탑재하고 저궤도를 주회하던 군사위성이 대기권에 재돌입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다. 우주원자력발전은 일단 궤도에 진입하면 정지궤도에서 운전되므로 이것이 지구에 추락하는 일은 전혀 고려치 않아도 될 것이다. 또 수명을 다한 위성은 태양과 태양계 외로 천천히 수송되므로 지상에서의 원자력발전처럼 핵폐기물처리문제도 없다. 이것은 LEO에서 정지궤도로 수송하는 데 이용된 이온 엔진을 재이용하는 것으로 폐기직전의 원자로에서도 이온엔진을 작동시킬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여러 문제를 고려해 보면 우라늄 연료는 지구 외에서 찾아 볼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지구에서와 같은 확률로 우라늄 자원이 지구 외에도 있지 않을까"하고 추측하고 있다. 이러한 추측은 우주원자력발전소를 실현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으로 행성탐사선 개발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우주원자로 연구로서는 미국의 SP-100과 너바(NERVA)가 있다. 전자는 출력 1MW, 전기출력 1백㎾의 노를 갖고 있어 실용에 가깝다. 양 원자로는 화성개발을 목표로 하는 우주탐사계획 실현에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우주원자력발전소에 응용될 전망이다.

마이크로파와 레이저 전송 시스템

정지궤도상에서 발전된 전기에너지를 지구상으로 전송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연구되고 있다. 마이크로파와 레이저 전송 시스템이 그것이다. 각 방법에 따라 장단점이 있지만 현재 고려중인 시스템은 마이크로파 전송 시스템이다.

마이크로파 전송 시스템 선택에서 고려할 점은 주파수, 마이크로파 발생기, 전송과 수신 안테나, 마이크로파 시스템 등이다. 산업과학 의학분야에서 국제적으로 규정된 마이크로파 전송에 이용되는 주파수 대역은 2.45, 5.8, 24.125㎓(1기가 헤르츠는 10억 헤르츠)가 있다. 주파수 2.45㎓는 과거 마이크로파 전송 연구의 초점이었지만, 우주에서 마이크로파로 전송하기 위해서는 송수신 안테나 크기를 줄이기 위해 더 높은 주파수가 요구된다.

예를 들어 2.45㎓로 작동하는 직경 30m 송신 안테나는 2㎞ 거리에서 90%의 효율을 가지며 24.125㎓로 송전할 경우 안테나의 직경을 11m로 줄일 수 있다. 이렇게 높은 주파수에서는 종래의 SPS(태양열 발전소)를 위해 개발된 마그네트론(磁電管)과 방사안테나는 사용할 수 없다. 대신에 약15㎾의 동력을 발생시키는 자이로트론(旋回管)튜브가 이용된다.

레이저 전송 시스템은 마이크로파 전송 시스템보다 빔의 퍼짐이 적기 때문에 과거 여러 해 동안 큰 관심을 끌어왔다. 최근 자유전자레이저 개발은 마이크로파전송 시스템의 대안으로서 획기적인 전기가 됐다. 그러나 이미 개발돼 있는 마이크로파 전송 시스템의 전기 변환효율을 얻기 위해서는 레이저 빔을 전기로 변환시키는 광발전 열전기 열이온 열역학적 처리법의 개발이 숙제로 남아 있다.

21세기에는 인류의 생활영역이 달과 화성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 우주시대 도래에 발맞추어 우주개발에 대한 선진국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우주발전과 같은 대역사는 미국이라는 한 나라에서 독점해 얻을 수 있는 기술이 아닐 뿐 더러 국제협력 없이는 이룰 수도 없는 기술이다. 따라서 다가오는 우주시대에는 전 세계가 한 인류임을 인지하고 서로 협력하는 시대가 돼야 할 것이다. 우주발전이 우리에게는 상당히 요원한 이야기일 수 있으나, 21세기를 이끌 패기에 찬 젊은 과학도들에게 기대를 걸어본다.

지구는 인간이 살 수 있는 가장 안전한 환경이며, 이 환경을 장래 후손들에게 오염없이 깨끗하게 물려 주려면, 발전소와 같은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들은 지구 밖의 다른 곳에 위치시키는 것이 이상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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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이창환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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