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은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가 일반화되고, 답보 상태를 보여왔던 인터넷 접속 속도가 크게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고속 서비스가 줄지어 등장하면서 인터넷 업계 전체의 흐름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또한 인터넷 환경을 크게 바꾸어놓을 윈도 98이 발표됨과 함께 자바와 액티브X를 필두로 썬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주도권 싸움 역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달, 아니 하루 앞을 내다보기도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통신업계에서 한 해의 흐름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이미 세워놓은 사업 계획들이 휴지조각으로 변하고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사업이 주력 업종으로 변해버리는 일들이 정보통신업계에서는 전혀 별스럽지 않은 듯 일어난다. 그만큼 변화가 빠르다는 얘기다.
정보통신이라는 넓은 분야를 줄여 인터넷업계 하나만을 보아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에 대한 비전과 사업 아이템들은 수없이 제시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 당장 실현 가능성이 있는 아이템은 그리 많지 않다. 실제로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2-3년전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를 비롯해 수많은 업계 전문가들이 인터넷을 통한 완벽한 멀티미디어 통신, 인터액티브 텔레비전, 사이버학교를 비롯해 사이버 정부, 전자민주주의 등이 실현될 것이라 강조했지만, 지금 상황에서 어느하나 제대로 이루어진 것은 찾아볼 수 없다.
왜일까? 무엇보다도 인터넷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기반, 이른바 '인프라'(Infrastructure)가 제대로 구성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A라는 공장에서 깜짝 놀랄만한 제품을 개발하고, B라는 공장에서는 이 제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둘을 서로 결합시킬 수 있는 도로망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때문에 업계는 물론 정부까지 나서 초고속정보통신망의 건성르 부르짖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그리 쉽게 될 일인가?
다른 여느 사업이나 건설과 달리 정보통신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실제로 고속통신 케이블을 설치하는 과정을 상상해보자. 도로를 파헤친 후 초고속통신 케이블을 묻고 다시 도로를 덮는다. 이제 이 케이블을 각 가정까지 연결해야 한다. 말이 쉽지 어디 도로를 파헤치고 덮는 일이 하루 아침에 될 것인가? 삼천리 금수강산의 땅 밑마다 초고속 통신 케이블을 연결한다면 그 길이는 얼마나 될 것이며 그 비용은 얼마나 들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98년은 인터넷을 이용한 새로운 사업과 아이템들이 붐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고속통신에 대한 욕구들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붐을 타고 초당 1백28k를 전송하는 ISDN 가입자는 서비스 실시 1년도 채 못돼 이미 10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고무된 한국통신과 업계에서는 ADSL과 같은 고속통신 서비스를 개발해 빠르면 올 초부터 대단위 시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고속 통신 시스템이 멀티미디어 화상 통신이나 인터액티브 텔레비전과 같은 원대한 계획을 실현시킬 수 있을 정도는 아니더라도 눈앞에 닥침 몇 가지 분홍빛 꿈들을 실현시키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인프라가 구축되면 나머지는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다. 벌써부터 컴퓨터 전문지 등 언론은 인터넷을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와 응용프로그램들이 줄지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98년 올 한해에 인터넷업계를 이끌어나갈 주요 이슈 4가지를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