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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PC 이용해 '정보마인드' 키우자

'도대체 컴퓨터로 무엇을 해야 하나.' 큰돈들여 PC를 사놓고도 흔히 떠올리는 고민이다. 무슨 일이든 대신 해줄 것으로 믿었던 PC. 매일 dir명령어만 치고 있을 수는 없다. 컴퓨터를 이용해 자신의 정보를 정리해보자. PC는 정보화 사회를 사는 당신의 확실한 무기가 될 것이다.

매년 새해가 되면 새 수첩을 사서 지난 수첩에 적혀 있는 친구나 업무 관계자들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옮겨 적는다. 새 수첩에 정보를 모두 기록한 뒤에는 한햇동안 유용하게 사용한 해진 수첩, 혹은 다이어리를 혹시 모를 새 수첩의 분실에 대비해 다시 책꽃이에 보관한다.

수첩에 기록하는 내용들을 생각해보자.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팩스번호는 기본 사항이고, 자신의 업무 필요에 따라 대상자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들이 부가된다. 그러나 이들 내용을 매번 새로 옮겨 적는 일은 번거롭기만 한 낭비다.

하루에도 여러 건의 일을 처리해야 하는 업무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일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은 바로 오늘 해야 할 일을 메모하고 이들 일에 차례를 정하는 것이다. 요즘 한창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이른바 '시(時)테크'란 것도 설정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 시간을 나누어 쓸 것인가가 핵심 내용이다.

하지만 업무 내용이 단순하다면 모를까, 정리해야 할 정보의 양이 늘어나고 복잡해지면 매일 들춰보는 수첩도 구식의 방법으론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다. 또 일정 기간동안 차근차근 처리해야 할 일은 매일 진행 정도를 점검해야 하는데, 기억력과 수첩만으로는 역부족이다. 그렇다면 사람과 시간에 관한 모든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수첩정리가 필요없다

'컴퓨터는 인간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존재한다'고 정의한다면, 매번 수첩을 다시 정리하고 반복적 일을 상기하는 번거로움은 당연히 컴퓨터의 몫이어야 한다. 그리고 컴퓨터는 능히 그 일을 해낼 수 있다. 개인정보관리 프로그램(PIMS, Personal Information Management System)은 바로 이같은 일들을 맡기기 위해 인간이 고안해낸 방법이다.

PIMS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구축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다. 물론 막강한 기능을 가진 이런 종류의 소프트웨어가 쏟아져 나온 미국에서도 그 개념이 정확히 잡힌 것은 아니지만, 대략 주소관리 일정관리 정보관리 금전관리 등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보면 크게 무리가 없다. 즉 시간과 사람이 결합돼 이루어지는 일은 모두 관리가 가능한 프로그램인 것이다.

이름이 무엇이든 간에 이들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은 PC 보급과 함께 현재 가장 많은 사용자를 가진 워드프로세서 못지 않게 높다. 초보 수준을 막 벗어난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을 이용해 간단한 자작 주소록 등을 만들어 사용한다. 또 PC 통신의 공개자료실에도 꽤 쓸만한 프로그램들이 적지 않게 둥록돼 있다.

PIMS의 필요성은 어떤 위치에서 무슨 일을 하건 제기된다. 또 사람들의 관심만큼이나 PIMS의 유용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데이터 파일이 저장된 디스켓만 잘 보관하면 수첩을 정리할 필요도 없고, 필요한 각종 정보를 기억에 의존하지 않고도 확보할 수 있다. 게다가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일은 일일이 적지 않아도 매일 자동으로 상기시켜주며 정보의 갱신과 검색도 수첩을 뒤적이는 것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고 편리하다. 물론 입력된 정보는 항상 컴퓨터를 통해야만 접근이 가능하다는 공간적 제약이 있긴 하지만 노트북의 보급과 함께 이런 문제점은 어느 정도 해결된 상태다.

최근에는 네트워킹을 통한 그룹웨어를 이용, 각 개인이 매일 수집된 정보를 입력하고 이를 서버가 관리해 여러 사람이 같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이 등장했고 첨단 영업 사원들은 팜톱을 이용해 자신의 데스크톱 PC와 연결, 원격지에서도 PIMS를 활용하고 있다.

개인 정보 관리 프로그램은 데이터베이스 기능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검색 출력 기능이 공통적으로 요구된다. 그리고 우편번호 만년달력 DDD번호 등과 같은 기본적인 데이터가 함께 제공되야 이용이 수월하다.

예전에는 각각의 관리 프로그램들이 독립된 프로그램으로 나뉘어 소프트웨어의 부피를 줄였으나 자료가 축적되면서 각각의 데이터파일 크기가 커지는 폐단이 있었다. 최근에 등장하는 프로그램들은, 예를 들어 명함관리와 일정관리가 하나의 파일에서 구현되도록 했기 때문에 하드디스크의 용량을 걱정하는 노트북 사용자들에게도 호평을 얻고 있다.

주소관리 프로그램의 경우 사용자들은 검색 항목중 이름이나 회사명 등 한정된 조건만을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나이 주소 주민등록번호 등의 조건들도 검색용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사람마다 관리해야 할 분야와 할 일이 다르기 때문에 정보관리 방법도 차이가 있는 것과 같은 이유에서다.

또 이 프로그램의 용도가 사람과 연락을 취하는 것인 만큼 자동 전화걸기 기능이나 DM발송이 가능한 메일머지(mail merge) 기능이 포함되면 금상첨화. 국내 소프트웨어 가운데 자동전화걸기 기능을 갖춘 프로그램은 평생 비서 오! K, 미쓰 노트, 미스 김 등이 있다.

일정관리프로그램이라면 일의 중요도와 시간관리의 두 가지 요소를 얼마나 최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가가 성능평가의 관건이다. 이 프로그램의 사용이 단지 메모 수준에 머문다면 오히려 종이에 기록하는 것이 덜 번거로울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업무를 하루나 일주일 한 달 등으로 표시해 점검하면서 장기적인 계획, 좀더 폭을 넓혀 인생의 지향점을 향해 움직이길 원한다면 일정관리 프로그램이 유용하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다음 일정을 알려주는 알람기능이나 주소록을 부르지 않고서도 일정 시간에 전화를 걸어주는 전화예약 기능 등을 가진 일정관리 소프트웨어도 있다.
 

막강한 기능을 자랑하는 오거나이저 초기화면. 수첩을 펼쳐 놓은 모습이 사용자들에게 친근감을 준다.
 

부지런해야 '내 것' 만든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언필칭 '정보화 사회'를 운위하는 시대에 정보의 중요성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성을 알고있는 것과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이다. 개인 정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생활하는데 유용한 정보는 도처에 널려 있다. 하지만 이들을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드느냐 하는 문제는 많은 노력을 요구한다.

좋은 프로그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좋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 그리고 좋은 자료를 많이 확보하는 것만큼 중요한게 꾸준한 자료의 업데이트다. 부지런하지 않으면 이들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는 무용지물이며 종이 수첩에 비해 불편하기만 하다. 개인 정보 관리란 말 그대로 자신만의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어서 도통 남이 일을 대신 해줄 수 없다.

소프트웨어를 막 사서 자료를 입력하는 단계라면 키보드를 만지는 단순 작업이 답답할 수도 있다.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런 일이 쉽지는 않겠지만, 이미 알고 있던 사람들을 정리하는 수고가 끝난 뒤의 새로운 입력은 그리 오랜 시간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료가 어느 정도 축적되면 이는 수만금을 주고도 구할 수 없는 좋은 자본이 될 것이다.

본격적인 PIMS의 활용은 일정 관리와 인물관리, 정보관리, 금전관리 가 통합적으로 이루어지면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정해진 시간과 날짜에 금전거래가 있는 여러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야 하는 영업 사원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이들 정보가 통합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얼마나 수고를 덜어줄 것인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이제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보를 관리하는 기술에 대해 살펴보자. 여기서도 일정관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필요로 하는 자료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수집된 정보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고려해야 한다.

맨투맨 방식이 필요한 신상 관리 외의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가장 효율적 방법은 바로 PC통신이다. PC통신이 요즘처럼 비교적 탄탄하게 구축돼 있는 상태라면 모든 정보는 이 안에 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게 필요한 자료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쉽게 키워드로 검색할 수 있다면 책꽃이와 서랍이 지저분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정보화시대를 선도하는 것은 컴퓨터라는 기계 자체가 아니다. 사람의 인식, 즉 정보마인드야말로 정보화사회를 정보화시대답게 만드는 핵심요소인 것이다.
 

윈도우용 프로그램의 강점

국내에서 제작돼 현재 판매되고 있는 개인 정보관리 프로그램은 제품마다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개별 관리에 국한된 프로그램은 그런대로 쓸만한 것도 적지 않지만, 통합관리를 위한 제품은 신통한 게 없다. 더구나 출하된 제품의 대부분은 도스용 프로그램으로, 윈도우에서 작동하는 것은 삼진컴퓨터의 미켈과 풀빛컴퓨팅의 풀빛PIMs 등이 고작이다. 하지만 시장으로 봐서 워드프로세서에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처럼 개발자 입장에서는 앞으로 개척의 여지가 무궁무진한 분야가 바로 PIMS다.

물론 기본적인 사용에 국한된다면 도스용이건 윈도우용이건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운영체제 면에서 윈도우 시대가 본격화되고, 프로그램 성능에 있어서도 자료의 교환이 용이하며 뛰어난 확장성 등을 고려한다면 윈도우용 PIMS는 도스용 프로그램을 완전히 제압한다. 특히 워드프로세서나 데이터베이스 파일을 PIMS와 링킹(linking) 할 수 있다는 점은 원도우용 제품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로터스사가 개발한 오거나이저(ORGANIZER)를 지금까지 나온, 최상의 조건을 갖춘 프로그램으로 평가한다. 윈도우상에서 구동되는 이 프로그램은 위에서 열거된 대부분의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한 항목에서만 입력내용을 수정해도 관련된 모든 항목의 것이 수정되기 때문에 여간 편리한게 아니다. 1년치 일정 계획표의 제공, 약속의 중복을 스스로 피하도록 하는 기능, 이미 지난 계획을 따로 표시하는 기능 등은 PIMS 프로그램이 어떤 식으로 만들어져야 하는지를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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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이강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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