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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전의 승패 판가름내는 전자전

전자전은 정보수집의 수단으로 적의 눈과 귀를 혼란시켜 전황을 유리하게 이끌거나 항공기 함정 등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그리고 공격수단으로 그 활용도가 점증되고 있다.

전자전(電子戰)의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자전의 매개체인 전자기파(電磁氣波)를 이해해야 한다. 전자기파는 시간적으로 변하는 전계와 자계가 서로 얽혀서 전파돼 나가는 파동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전계와 자계의 세기가 거리에 반비례해 감쇠될 뿐이므로 먼 곳까지 이를 수 있으며 전계와 자계가 서로 얽힌 교류전자계를 전파라고 한다. 전자기파를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진동자를 거친 전류를 안테나에 급전해야 하며 안테나 소자에 전류가 흐르면 그 주위에 자계가 생긴다.

전자기 유도법칙에 의해 시간적으로 변하는 전계와 자계는 공간 속으로 점점 퍼져나가는데, 안테나라는 전류원으로부터 전자기파가 공간 속으로 퍼져나가는 현상을 복사라고 하며 흔히 송신됐다고도 한다. 복사된 전자기파는 동일상태를 반복하는 파장을 가지며 광속으로 진행한다. 1초에 동일상태로 반속하는 횟수를 주파수라고 하고 파장과 주파수는 서로 반비례관계를 갖는다(표).
 

(표) 전파의 분류
 

전자기파를 매개체로 한 군사적 행위
 

(사진1) VHF(초단파)통신 주파수대역을 방해할 수 있는 차량탑재 재머
 

현대전에서 전자기파의 광범위한 이용은 전투에서 전자전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탄생시켰다. 미 국방부의 합참의장 정책강령 제 6조는 전자전을 "적의 전자기파 스펙트럼사용을 파악·이용하고 손실을 유발하며 방해·파괴하는 한편 아군의 전자기파 사용을 보장하고자 전자기파를 매개체로 한 군사적 행위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전자전은 전자기파를 이용한 적의 활동으로부터 아군의 지휘 통제 통신 그리고 전자무기사용을 보호하는 한편 아군이 역으로 전자기파를 이용, 적의 지휘 통제 통신망 그리고 전자무기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군사적 행위임을 의미한다.

전자전의 대상이 어떤 범주에 있든지 간에 전자전 행위를 성립시키기 위해서는 주파수가 동조돼야 한다. 즉 적의 무선통신을 도청하기 위해서는 수신측의 설정 주파수가 송신주파수와 일치해야 하며 방해나 기만을 행할 때도 마찬가지다. 통신기나 레이더 등으로부터 송신된 전파를 수신했을 경우 전파에 실린 제정보, 즉 주파수 송신내용 변조형태 등을 얻게 되며 특수한 안테나를 사용할 경우 전파의 송신위치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ESM(전자전지원책)장비는 통신도청장비, 레이더 경보수신기와 같은 단순한 수신장비와 위치까지 탐지할 수 있는 방향탐지기(DF)로 분류하기도 한다(그림).
 

(그림) 전파도래방향을 측정하는 방향팀지용 안테나
 

통신활동이나 레이더 탐지활동을 전자파로써 방해하는 장비를 재머(jammer)라고 한다. 재머에서 방사된 전파가 수신되는 지점에서 통신수신전파 혹은 레이더 반사파보다 강도가 클 때 수신장비는 신호를 아무리 증폭처리해도 원하는 정보를 추출할 수 없게 된다(사진 1, 2).
 

(사진2) B-52 폭격기와 폭격기에 탑재된 AN/ALQ-172 재머
 

전자전분야중 기만은 독특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공레이더의 경우 송신시의 파장위상과 수신시의 파장위상차를 이용해 목표물의 위치정보를 얻고 있는데, 만일 전투기에서 레이더가 송신한 전파를 수신해 이를 지연시킨 후 재방사하게 되면 레이더는 전투기 위치를 잘못 판단하게 된다. 또 다른 예로 항공기나 함정은 레이더의 추적을 받을 경우 채프(레이더 탐지 방해용의 금속편)를 살포한다. 이는 채프가 분산되면서 레이더파를 반사시키므로 레이더나 유도탄탐지기에서는 강한 신호를 발산하는 채프를 항공기나 함정으로 오인하게 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적외선 영역에서는 플레어라는 기만장치가 이용되고 있다. 플레어는 엔진에서 발생하는 적외선보다 더 강력한 적외선을 발생시키는 장치로 항공기나 함정에 적외선 탐지기를 이용하는 유도탄이 접근할 경우 방출하게 되면 유도탄은 전자파 수신강도가 더 큰 플레어쪽으로 유도되므로 항공기나 함정은 위기를 모면할 수 있게 된다(사진3, 4).
 

(사진3) 프랑스 프리깃함 카사드호에 탑재돼 시험발사되고 있는 디코이(레이더 탐지기를 교란시키기 위한 방해용 미사일, 금속편 따위)
 

ECCM(전자방해방어책)은 적에 의해 통신, 레이더 활동, 유도탄 유도활동이 방해받는 것을 적극적으로 억제하기 위한 수단이다. 전자기파의 방사체는 일단 주파수가 노출되면 적의 방해나 기만의 대상이 되므로 주파수도약을 하도록 장비를 설계, 도청 및 탐지를 어렵게 하거나 송신출력을 크게 해 ECM(전자방해책)장비로부터 방사된 전파와 간섭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사진4) C-130 허큘리스 수송기로부터 유도탄방어용 채프·플레어가 살포되고 있는 광경
 

1901년 국제요트경기때 전자전 태동

헤르츠가 무선파를 발견한 이래 마르코니에 의해 무선전신이 성공하면서부터 전자전이 태동하기 시작했다.

1901년 마르코니와 디프로스트는 국제요트경기를 연합출판사와 출판협회에 무선으로 보도하려 했으나 미국의 전신전화사 소속 피카드라는 사람의 방해를 받았다. 이것은 피카드가 일련의 부호화된 간섭신호와 자신의 보고내용을 실은 신호를 동시에 송신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1901년은 전자대응을 첫번째로 시도한 해로 기록되고 있다.

군의 통신방식을 무선전신으로 사용하면서 전장에서 전자전의 개념이 도입되기에 이르렀다. 1905년 5월 노일전쟁 당시 러시아함대는 일본 순양함의 통신을 방해했다. 1916년 영국함대 제독 헨리 잭슨경은 독일함대의 움직임을 관찰하기 위해 해안 무선방향탐지기를 최초로 사용했으며 그 정보를 이용, 함대를 적절히 배치해 독일함대에 맞설 수 있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항공기의 항법방해라는 새로운 전자전 양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공군은 지향성 안테나를 이용, 전자파빔이 영국의 폭격대상지를 향하도록 했으며 폭격기들은 전자파빔내에서 유도비행하는 항법을 사용했다. 이러한 항법은 그 전까지의 비행방법에 비해 정확도를 대단히 향상시킨 것이었다.

영국은 이에 대항해 기만적인 방법을 활용했다. 목표물 내의 방해기가 독일에서 송신한 전파와 동일한 신호를 발생시켜 항공기가 날아가는 구간의 전자파빔이 휘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그 결과 폭격기들이 폭탄을 목표물에서 멀리 벗어난 곳에 투하하고 의기양양하게 귀항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항법수단만이 전자전의 대상은 아니었다. 1941년 11월 영국군은 리비아 전투에서 독일 전차간의 통신을 방해했고 그 후 항공기에 응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자방해전용 항공기는 엄호체계가 미숙했던 당시 전파방해를 오래 지속할 수 없었다. 전쟁이 독일측에 유리하게 전개되자 연합군은 요격항공기를 유도하기 위한 무선통제채널에 적극적인 방해를 함과 동시에 독일의 레이더를 방해하기 위해 채프를 동원했다.

채프는 영국에서 개발됐으며 함부르크항의 폭격시에 사용해 대단한 효과를 거두었다. 그후 1945년 역사적인 노르망디 상륙작전시에 연합군은 채프뿐만 아니라 기구에 레이더반사기를 실어 독일군측 해안레이더에 대규모의 함대와 같은 큰 목표물이 전시되도록 했다. 아울러 연합군측의 기만송신 허위문서유출 등의 기만작전으로 독일군은 병력을 허위목표물이 나타난 지역으로 집중시켰고 연합군은 이를 이용, 방어력이 약화된 노르망디에 성공적으로 상륙했다.

한국동란동안 전자전장비나 전술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와 본질적으로 다를 바가 없었다. 한국동란 이후 전자전 능력개발은 저조해 월남전 초기 미 공군과 해군은 지대공 유도탄이나 대공포에 의해 많은 피해를 입었다. 당시에는 EB-66C기만이 레이더나 적외선 탐지기를 장착한 유도탄에 대항할 수 있는 방해능력을 구비하고 있었다. 전쟁이 진행되는 동안 많은 전자전 시스템들이 개발되고 있었기 때문에 후에 전자전 장비를 탑재한 전폭기들이 EB-66C기의 기능을 보완했다.

3만2천m상공서 휴대용 무전기 통신까지 감지

방공망의 제압은 F-105G기와 F-4G기(와일드 위즐) 등이 지대공 유도탄기지를 찾아 파괴했다. 전투기들은 항상 변하는 레이더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유동적인 방어체계를 갖춘 PODS(재머)를 탑재하고 다녔다. 이러한 전투기들은 또한 채프살포기, 적외선방해기(플레어) 등을 탑재하고 다녔다.

레이더방어는 잠시 극복되는 듯했다. 그러나 1973년 10월전쟁(Yom Kippur War)에서 이스라엘 항공기는 지상군이 이집트군 방어선을 돌파하기 이전까지 근접지원을 제공할 수 없었다. 월남전 당시 지대공 유도탄 SA-6에 유효했던 전자전기로는 SA-2,3에 대항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이집트군이 보유한 SA-6은 전에 사용하지 않던 주파수대역을 사용함으로써 격추된 이스라엘 항공기의 30%를 요격하는 전공을 세웠다.

이 전쟁에서 사용됐던 다른 신무기들은 ZSU-23-4 자주대공포, SA-7 차량탑재 휴대용 대공미사일 그리고 슈거(SUGGAR) 선유도 대전차유도탄 등이었다. 이러한 새로운 시스템은 재래식 채프 등에 의존하던 상태에서 새로운 전술과 기술을 발전시켰다.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부터 발발된 걸프전은 현대의 첨단무기가 대거 투입된 결과 약 90여일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종결됐다. 1991년 1월17일 개시됐던 걸프전쟁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연합군의 첨단무기가 선을 보이고 그 성능을 입증한 전쟁이기도 했다.

미국측은 전쟁발발 전 이라크의 지휘통제망, 레이더 및 대공유도탄, 비행장 군수기지 주요 교통로 등의 주요 공격목표를 설정했다. 목표물의 정보를 얻기 위해 미국은 사상 최대의 정찰위성을 투입했다. 정찰위성 중에는 광학장치 및 레이더를 이용해 화상정보를 얻기 위한 것도 있었지만 전파 신호정보를 얻기 위한 위성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대표적인 신호정보위성은 매그넘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적도 3만2천km 상공의 정지궤도에서 축구경기장의 1/3 정도나 되는 거대한 안테나로 전선의 병사가 사용하는 휴대용 무전기의 통신까지 감지할 수 있었다.

이라크는 이러한 정도의 능력을 알고 있었으므로 그들의 사용주파수를 적절히 바꾸었으나 미군은 자동주파수 스캐너로 그들의 통신을 추적했다. 이라크군은 지휘소의 위치를 감추기 위해 송수신 안테나를 1km 정도 떨어진 곳에 설치하고 위성이 도청할 수 없는 마이크로웨이브 통신망과 광케이블 그리고 유선통신망을 만들어 놓고 있었다.

미국 공군은 전쟁이 발발하기 전 전폭기를 이용, 국경지대에서 이라크측 방공망의 반응을 유발해 RC-135 전자정찰기가 레이더신호와 교신내용을 확인했고 때로는 전자방해를 해 예비주파수를 확인하기도 했다. 그것을 안 이라크군은 1990년 11월부터 레이더작동을 거의 중단했는데, 그것으로 말미암아 연합군이 이라크전역을 공습했을 때 이라크군의 기습을 허용하는 결과를 초래했던 것이다.

'사막의 폭풍작전' 전자전의 승리

1991년 1월 16일 미공군의 EC-130H 전자전지원기가 강력한 전파를 방사하며 이라크군의 통신을 방해하면서 미국이 주축이 된 연합군의 '사막의 폭풍 작전'의 막이 올랐다. 다음 날 이라크 내의 목표물을 제일 먼저 강타한 항공기는 F-117A 스텔스 전폭기였다. 이 전폭기는 외형을 판상(板狀)형태로 제작해 레이더 반사면적을 극소화시켰으며 전파흡수재료를 사용해 그 효과를 극대화했다. 따라서 아주 근거리가 아니면 고주파를 이용한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았고 달이 가려진 어두운 밤에 비행한다면 육안으로도 식별하지 못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스텔스 전폭기의 폭격 이후 연이어 연합군의 대대적인 폭격이 진행됐다. 미 공군은 이라크의 방공망을 교란하기 위해 지상기지에서 발주한 무인기 또는 항공기에서 발사된 디코이를 이용했다. 당황한 이라크군은 이들을 구별하기 위해 레이더를 작동시켰는데, 너무 많은 목표물이 스크린에 전시된 데다가 연합군기들이 대방사유도탄을 발사해 레이더를 파괴했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레이더작동을 중단하는 수 밖에 없었다.

미공군 F-4G 공격기 (사진 5)가 바그다드시 외곽의 레이더기지와 대공유도탄기지를 공격했을 때 미군은 그동안 이라크군 탐지레이더 및 유도탄 레이더의 특성과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이 공격기는 레이더에서 방사되는 전자파를 수신해 레이더를 추적해 가는 함(HARM)이나 슈라이크와 같은 대방사유도탄으로 개전 후 36시간 동안 대부분의 레이더 지대공 유도탄 기지를 파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함보다 좀 더 발전된 형태의 유도탄은 영국 공군의 토네이도 GR-1기에 정착, 걸프전에 처녀 투입된 알람이다. 이 유도탄은, 적의 레이더에서 방사된 전자파를 추적하는 것은 함과 동일하지만 레이더 운용병이 레이더작동을 중단시켰을 경우 일단 1천2백m 상공까지 급상승해서 낙하산을 펴고 서서히 내려온다. 레이더가 다시 작동하면 유도탄은 다시 목표물을 향하게 된다.

이러한 대방사유도탄 때문에 이라크군 방공망은 레이더를 작동할 수 없었고 사실상 방공망이 마비되게 됐다. 이라크군 전투기들은 철저하게 중앙집중된 지상관제 요격시스템의 지휘를 받게 돼 레이더망과 지휘통제시설이 파괴되자 지상관제 요격시스템도 마비되게 이르렀던 것이다. 비록 이라크군이 잘 보호된 지휘통제시설과 전파방해에 강한 마이크로 웨이브 통신망 그리고 유선 통신망을 가지고 있었다고 해도 이라크 공군은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대항을 할 수 없었고 급기야 다수의 항공기가 이란으로 피신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또한 이라크군은 항공기를 띄울 수 없었기 때문에 정찰활동을 할 수 없었다. 연합군의 융단폭격 대상이 된 지상군도 무선도청 이외에는 정보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었으므로 연합군의 기만·위장전술에 쉽게 속았고,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처럼 대규모 병력을 쿠웨이트 해안지대로 집결시키는 우를 범했다. 결국 연합군은 통신방해를 필두로 대규모 지상기동전을 전개, 이라크 전선군을 고립시키는데 성공했고 걸프전은 막바지에 이르렀다.
 

(사진5) F-4G기(와일드 위즐)와 EF-111레이븐기^미 공군의 전형적인 공격대형은 8대 이상의 ECM항공기를 앞세운다. 이 항공기는 4대의 F-4G기와 와일드위즐(위)과 4대의 EF-111레이븐기(아래)로 구성된다. F-4G기는 적의 레이더와 대공유도탄을 추적해서 파괴할 수 있는 대방사유도탄 함과 슈라이크로 무장하고 있으며 EF-111기는 장거리 방해능력을 구비하고 있다. 이들이 레이더를 방해하고 있는 동안 실제로 목표를 공격하는 항공기는 뒤를 따라가는 12대의 F-16 전폭기다. 이들은 4대의 F-15 전투기의 엄호를 받는다.


걸프전에서 연합군이 일방적으로 승리 한 이유

걸프전에서 이라크군 방공망의 가장 큰 약점은 연합군측이, 이라크군이 보유하고 있는 레이더와 유도탄의 특성뿐만 아니라 정확한 위치까지 간파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이라크군이 그들이 사용하고 있는 주파수가 노출됐더라도 레이더작동을 중단시키지 않고 대방사유도탄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간과한 것이다. 그 방법은 현재 함정이나 항공기에서 운용하고 있는 디코이와 운용개념이 상통한다.

이러한 디코이를 사용하고 있는 대공유도탄 체계에는 패트리어트가 있다(사진 6). 이는 미군측이 보유하고 있는 대공유도탄중 유일하게 지대지 탄도유도탄을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고 있으며 걸프전 당시 사우디와 이스라엘에 배치해 이라크군이 발사한 스커드를 요격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왔다. 그러나 실상 패트리어트는 항공기 요격시스템으로 개발됐으며 걸프전에 배치된 시스템은 탄두와 탐지체계를 약간 개량한 것이었다.

패트리어트의 레이더 시스템은 1백여대의 항공기를 탐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파수 자동변경 기능을 갖추고 있고 출력이 커서 항공기의 재밍에도 유효해 전자전기를 요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게다가 디코이를 갖추고 있어 대방사유도탄이 공격해올 경우 디코이가 레이더보다 더 강력한 전자파를 방사함으로써 유도탄을 디코이 쪽으로 유도하는 방법을 이용할 수도 있다.

필자는 걸프전을 정리하면서 연합군이 일방적으로 압승하게 된 이유는 이라크군의 무기체계가 적거나 성능이 뒤떨어져서가 아니라 연합군측의 종합적인 전자전활동이 대량의 항공기공격 그리고 지상작전을 효과적으로 지원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연합군은 개전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통신도청, 레이더감청, 전파발원지 색출에 의한 정보를 영상사진 및 인간정보를 통해 확인하는 체계적인 정보활동을 진행해 왔다. 그리고 연합군은 이들 전투정보를 바탕으로 이라크군 지휘 통제 통신 및 정보망을 무력화시켜 일방적인 제공권을 장악했으며, 이어 지상군의 기동전 감행으로 전쟁을 조기에 종결지을 수 있었다.
 

(사진6)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걸프전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에 배치돼 이라크군이 발사한 스커트 미사일을 요격한 것으로 유명하다.
 

현대전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발전

전자전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한 필요한 기술은 지휘 통제 통신 정보시스템과 유사하다. 미 국방성에 의해 선정된 전자전의 핵심기술 분야로는 고밀도집적소자, 고차원 컴퓨터언어, 스텔스 기술 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그밖에 출력기 센서상관기술 위협분석 체계결합분야 등이 있다. 향후 전자전 장비는 이러한 기술들을 적용해 다음과 같은 추세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수집을 위한 ESM장비는 통신 및 비통신영역 모두 활동주파수 영역을 확대하고 전산기 처리속도 증가와 디지털 신호처리전용칩 제작기술의 발달로 다수 정보의 수집 및 신호분석의 실시간처리가 가능하며 신호수집 및 방향탐지를 동시에 수행하는 장비가 개발되는 추세다.

방해 및 기만을 위한 ECM장비는 재머의 경우 유효복사출력을 증대시키고 반도체 및 디지털 고밀도 기억장치를 이용, 방해·기만전파의 송신능력을 증대시키는 추세다. 또한 ESM기능을 추가함으로써 상대측 주파수가 도약하면 이를 따라 추적 방해하거나 광대역을 동시에 방해함으로써 효과를 높이고자 하고 있다. 차량이나 함정, 항공기 등에 탑재된 소모성 장비도 점점 고도화되고 있다. 적외선 플레어는 다대역의 적외선을 방출, 특정주파수의 적외선탐지 유도탄을 유인하는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으며 , 채프는 전파를 보다 잘 반사시켜 허상을 크게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통신장비, 그리고 레이더는 주파수 도약뿐만 아니라 암호화 기법으로 전파를 송수신함으로써 최대한으로 전파감식에 의한 정보유출을 억제하며 기만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생존력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전자전은 정보수집의 수단으로써, 적의 눈과 귀를 혼란시켜 전황을 유리하게 이끌거나 항공기 함정 등을 보호하는 수단으로써, 그리고 공격수단으로써 그 활용도가 점증되고 있으며 현대전에서 필수불가결한 전쟁요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세계 도처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전자전이 펼쳐지고 있으며 전자 장비와 전자전 전술은 마치 현대판 모순처럼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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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한희 연구위원
  • 사진

  • 김종국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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