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가마우지와 민물기마우지의 번식처로 확인된 것과 북한에서 번식하는 노랑부리백로의 발견, 물범의 서식처 확인이 최대의 수확이었다. 또 모감주나무가 제일 북쪽인 백령도에서 자생하고 있음을 확인한 것도 큰 수확이었다.
■ 첫째날
정확히 아침 6시1분 전 탐사단 일행(20명)을 태운 동아문화센터버스가 동아일보 여의도별관을 출발했다. 원래 출발 예정시간은 6시였는데, 모두 일찍 나와 예정시간보다 빨리 떠난 것이다. 그만큼 이번 탐사에 대한 열의가 높아 보였다.
밤새 태풍 로빈호의 영향으로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지만 서울을 빠져나갈 때는 짙게 흐린 날씨일 뿐 비가 멈춘 상태여서 다행이었다.
단숨에 버스는 인천부두에 도착했다. 인근 식당에서 간단히 해장국으로 아침을 때웠다. 8시10분 예정시간보다 10분 늦게 여객을 가득 실은 쾌속선 데모크라시호는 뱃고동을 길게 울렸다. 남해 먼 바다는 폭풍주의보가 내렸는데, 이곳에서는 배가 출항하다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다.
때마침 동쪽 하늘에서는 구름 사이를 비집고 태양이 얼굴을 내밀었다.
배안에서 내다본 백령도는 우선 예상 외로 크다는 반응이었다. 국내에서 4번째로 큰 섬이니까 섬의 규모는 당연히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전략상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가.
12시 58분. 배가 인천을 출항한지 4시간 48분만에 백령도에 도착했다. 일반 여객선(새 경기호)보다 2배 이상 빨리 왔는데도 다소 지루한 표정들이었다.
근처 식당에서 좀 뒤늦은 식사시간에 점심을 들고 백령도 제일의 번화가인 진촌리에 도착, 숙소에 여장을 풀었다. 각자 방을 배정받기가 바쁘게 원병오 교수의 사전연락으로 면사무소 회의실을 빌려 지도교수로부터 2시간 동안 강의를 들었다.
첫째 시간은 원병오 교수의 강의였다. 흔히 자연보호는 있는 그대로 놔두면 되는 게 아니냐고 하지만 자연보호는 자연을 이용하며 보호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태계의 정확한 실태파악이 우선해야 한다, 새의 경우 어디서 쉬고 먹고 새끼를 치는지를 알아야 하며 또 새가 부화하고 포란하여 번식할 때는 사람이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고 원교수는 당부했다.
박재홍 교수는 강의에서 식물야외 관찰의 방법, 필드에 나가기 전에, 필드에서의 자세, 필드에서의 복장과 용구 등을 상세하고 친절하게 알려 주었다. 그리고 식물에 관심이 있으면 인근 대학의 표본관을 자주 이용하라고 말했다.
![제2의 해금강으로 불리는 두무진 절경^기마우지들의 배설물로 인해 암벽이 희끗희끗하게 보인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199309/S199309N018_img_01.jpg)
■ 둘째날
원래는 어업지도선을 타고 백령도 해안을 일주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태풍 로빈호의 영향으로 이곳 백령도의 바다에도 물결이 높게 일어 모든 배가 출항정지명령을 받았다.
자연스레 당일 일정을 다음날로 미루고 대신 다음날 일정을 당일로 끌어당겼다. 백령도를 지키는 해병 제6여단본부로부터 안내장교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한 사람씩 인물사진을 촬영했다.
먼저 제2의 해금강으로 불리는 두무진으로 향했다. 그러나 두무진에는 새가 보이지 않았다. 한참만에 쇠가마우지와 민물가마우지가 잠깐 보였고 이어 괭이갈매기와 칼새가 역시 잠깐 나타났다 이내 사라졌다.
원병오 교수의 얼굴에는 실망의 모습이 역력했다. 원교수는 지난 6월에 왔을 때만 해도 가마우지들이 번식 중이어서 마음껏 볼 수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쇠가마우지와 민물가마우지는 텃새가 아니라 철새이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설명해 주었다.
한동안 무료한 시간을 보낼 즈음 원교수가 망원경으로 오리를 발견했다며 큰 소리로 일행을 불러 모았다. 육안으로는 도저히 볼 수 없었다. 모두 원교수의 탐조실력에 놀랐다. 그 오리는 결국 흰뺨검둥오리로 판명됐는데, 암놈 어미가 새끼 3마리를 거느리고 물고기를 잡고 있었다.
백로 2마리가 사이좋게 날아가고 이따금씩 칼새와 갈매기들이 나타나는 것 외에는 더 이상 지켜볼 새가 없어 철수했다. 그때 한쪽 능선에서 식물채집을 하고 있던 박재홍교수팀이 열심히 한 식물을 채취하고 있었다. 잔대의 변이종이라는 추측이 갈 뿐 자신있게 어느 것이라고 동정할 수 없어서 채취 중이었다.
오후에는 화동 염전과 습지로 옮겼다. 염전에서는 많은 새들이 눈에 띄었다. 검은딱새 바다직박구리 휘파람새 노랑부리백로 왜가리 쇠백로 등이 노닐었는데, 그 가운데 노랑부리백로를 발견한 것이 큰 수확이었다. 노랑부리백로는 북한에서 번식하고 동남아에서 월동하는 새로 알고 있다가 백령도에서 발견한 것은 뜻밖이라는 것이다.
염전 일대의 화동 산자락에 식물 탐사팀을 남겨두고 조류탐사팀은 진촌리 해안으로 향했다. 물개섬에 있는 물범을 관찰하기 위해서였다. 해안에 도착, 차에서 내리자마자 원교수가 뛰기 시작했다. 양비둘기(일명 낭비둘기)를 발견한 것. 거제도 해금강의 절벽에 있는 것을 멀리서 보았을 뿐 이처럼 10-20m 전방에서 보기는 처음이라며 원교수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물개섬과 가까운 초소에서 1천2백㎜ 망원렌즈를 장착한 카메라를 통해 희한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수십 마리의 물범들이 물개바위에 벌렁 자빠진 채 휴식을 취하는 모습은 가관이었다.
![노랑부리백로(새끼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199309/S199309N018_img_02.jpg)
■ 셋째날
다행히 물결이 잔잔해 어업지도선을 탈 수 있었다. 오전 9시35분 고봉포에서 출항한 배는 이내 두무진에 닿았다. 해변에서 보던 해안 절경을 바다에 나가 바라보니 더욱 장관이었다. 기암절벽은 가마우지들이 남겨놓은 배설물로 온통 페인트칠을 한 것 같이 보였다. 번식하고 난 후 떠나버린 게 확실했다. 겨우 민물가마우지 2마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두무진 절경을 뒤로 할 무렵 선장이 선수를 돌려 두무진을 다시 돌아 볼 수 있게 해주었다. 절경은 또 다시 우리를 사로잡았다. 배가 바다에 빠진 심청이 연꽃으로 변해 떠올랐다는 연꽃 바위를 지날 때 괭이갈매기 등을 볼 수 있었다.
이어서 용기포를 지나 용기원산 절벽 옆을 지날 때 쇠가마우지떼를 발견했다. 어선의 시동을 끈 채 한 동안 정신없이 지켜보았다. 원교수는 "두무진에서 번식한 쇠가마우지가 어디 갔나 했더니 바로 여기에 와있구나"하며 환한 얼굴이 됐다.
사진촬영을 하고 돌아나오다가 어선이 다시 접근하자 한두 마리씩 몸을 날렸다. 동승한 면사무소 직원이, 육지사람들이 정력에 좋다며 가끔 공기총을 쏴 잡아간다는 말을 들려줄 때는 맥이 빠지는 얼굴들이었다.
거기서 바로 얼마 되지 않는 곳에는 물개바위가 있었다. 마침 밀물 때라서 물개바위가 간신히 물 위에 보일락 말락 했다. 또 아직은 오전중 이어서인지 어제 본 것처럼 물범이 바위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이 못내 안타까웠다. 그러나 떼를 지어 다니는 곳으로 접근해 머리만 내밀고 있는 물범을 볼 수 있었다.
고봉포를 출항해 백령도를 한바퀴 도는 데는 2시간 50분여가 걸렸다. 사진을 찍고 자세히 관찰하기가 쉽지 않았으나 이런 기회는 쉽게 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뿌듯한 마음으로 배를 내렸다.
오후에는 남포리와 연화리 일대를 탐사했다. 이제 백령도는 웬만큼 섭렵했다는 느낌이 들 만큼 이곳저곳을 돌아다녀 별로 새로운 것을 찾을 수 없었다. 다만 식물팀은 육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임에도 확실하게 동정하기 어려운 식물을 가능한 한 채집했다.
![모감주나무 군락^가장 북쪽지역에서 자생하고 있음이 밝혀졌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199309/S199309N018_img_03.jpg)
■ 넷째날
일기가 고르지 못한 탓에 원래 예정대로 토요일 귀환하려던 계획을 이틀 앞당기기로 했다. 그래서 오전에 좌담회를 갖고 오후에 백령도를 떠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오전 9시가 돼도 인천에서는 배가 뜨지 않았다는 소식뿐이었다. 그래도 좌담회는 일단 오전에 하기로 했다. 면사무소 회의실에서 2시간 동안 모두 진지한 표정으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먼저 조류에 대해 1시간동안 원교수와 질의응답식으로 탐사를 결산했고, 이어서 1시간동안 식물에 대해 박교수와 함께 조목조목 짚어가며 탐사를 마무리했다.
■ 첫째날
정확히 아침 6시1분 전 탐사단 일행(20명)을 태운 동아문화센터버스가 동아일보 여의도별관을 출발했다. 원래 출발 예정시간은 6시였는데, 모두 일찍 나와 예정시간보다 빨리 떠난 것이다. 그만큼 이번 탐사에 대한 열의가 높아 보였다.
밤새 태풍 로빈호의 영향으로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지만 서울을 빠져나갈 때는 짙게 흐린 날씨일 뿐 비가 멈춘 상태여서 다행이었다.
단숨에 버스는 인천부두에 도착했다. 인근 식당에서 간단히 해장국으로 아침을 때웠다. 8시10분 예정시간보다 10분 늦게 여객을 가득 실은 쾌속선 데모크라시호는 뱃고동을 길게 울렸다. 남해 먼 바다는 폭풍주의보가 내렸는데, 이곳에서는 배가 출항하다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다.
때마침 동쪽 하늘에서는 구름 사이를 비집고 태양이 얼굴을 내밀었다.
배안에서 내다본 백령도는 우선 예상 외로 크다는 반응이었다. 국내에서 4번째로 큰 섬이니까 섬의 규모는 당연히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전략상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가.
12시 58분. 배가 인천을 출항한지 4시간 48분만에 백령도에 도착했다. 일반 여객선(새 경기호)보다 2배 이상 빨리 왔는데도 다소 지루한 표정들이었다.
근처 식당에서 좀 뒤늦은 식사시간에 점심을 들고 백령도 제일의 번화가인 진촌리에 도착, 숙소에 여장을 풀었다. 각자 방을 배정받기가 바쁘게 원병오 교수의 사전연락으로 면사무소 회의실을 빌려 지도교수로부터 2시간 동안 강의를 들었다.
첫째 시간은 원병오 교수의 강의였다. 흔히 자연보호는 있는 그대로 놔두면 되는 게 아니냐고 하지만 자연보호는 자연을 이용하며 보호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태계의 정확한 실태파악이 우선해야 한다, 새의 경우 어디서 쉬고 먹고 새끼를 치는지를 알아야 하며 또 새가 부화하고 포란하여 번식할 때는 사람이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고 원교수는 당부했다.
박재홍 교수는 강의에서 식물야외 관찰의 방법, 필드에 나가기 전에, 필드에서의 자세, 필드에서의 복장과 용구 등을 상세하고 친절하게 알려 주었다. 그리고 식물에 관심이 있으면 인근 대학의 표본관을 자주 이용하라고 말했다.
![제2의 해금강으로 불리는 두무진 절경^기마우지들의 배설물로 인해 암벽이 희끗희끗하게 보인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199309/S199309N018_img_01.jpg)
■ 둘째날
원래는 어업지도선을 타고 백령도 해안을 일주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태풍 로빈호의 영향으로 이곳 백령도의 바다에도 물결이 높게 일어 모든 배가 출항정지명령을 받았다.
자연스레 당일 일정을 다음날로 미루고 대신 다음날 일정을 당일로 끌어당겼다. 백령도를 지키는 해병 제6여단본부로부터 안내장교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한 사람씩 인물사진을 촬영했다.
먼저 제2의 해금강으로 불리는 두무진으로 향했다. 그러나 두무진에는 새가 보이지 않았다. 한참만에 쇠가마우지와 민물가마우지가 잠깐 보였고 이어 괭이갈매기와 칼새가 역시 잠깐 나타났다 이내 사라졌다.
원병오 교수의 얼굴에는 실망의 모습이 역력했다. 원교수는 지난 6월에 왔을 때만 해도 가마우지들이 번식 중이어서 마음껏 볼 수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쇠가마우지와 민물가마우지는 텃새가 아니라 철새이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설명해 주었다.
한동안 무료한 시간을 보낼 즈음 원교수가 망원경으로 오리를 발견했다며 큰 소리로 일행을 불러 모았다. 육안으로는 도저히 볼 수 없었다. 모두 원교수의 탐조실력에 놀랐다. 그 오리는 결국 흰뺨검둥오리로 판명됐는데, 암놈 어미가 새끼 3마리를 거느리고 물고기를 잡고 있었다.
백로 2마리가 사이좋게 날아가고 이따금씩 칼새와 갈매기들이 나타나는 것 외에는 더 이상 지켜볼 새가 없어 철수했다. 그때 한쪽 능선에서 식물채집을 하고 있던 박재홍교수팀이 열심히 한 식물을 채취하고 있었다. 잔대의 변이종이라는 추측이 갈 뿐 자신있게 어느 것이라고 동정할 수 없어서 채취 중이었다.
오후에는 화동 염전과 습지로 옮겼다. 염전에서는 많은 새들이 눈에 띄었다. 검은딱새 바다직박구리 휘파람새 노랑부리백로 왜가리 쇠백로 등이 노닐었는데, 그 가운데 노랑부리백로를 발견한 것이 큰 수확이었다. 노랑부리백로는 북한에서 번식하고 동남아에서 월동하는 새로 알고 있다가 백령도에서 발견한 것은 뜻밖이라는 것이다.
염전 일대의 화동 산자락에 식물 탐사팀을 남겨두고 조류탐사팀은 진촌리 해안으로 향했다. 물개섬에 있는 물범을 관찰하기 위해서였다. 해안에 도착, 차에서 내리자마자 원교수가 뛰기 시작했다. 양비둘기(일명 낭비둘기)를 발견한 것. 거제도 해금강의 절벽에 있는 것을 멀리서 보았을 뿐 이처럼 10-20m 전방에서 보기는 처음이라며 원교수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물개섬과 가까운 초소에서 1천2백㎜ 망원렌즈를 장착한 카메라를 통해 희한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수십 마리의 물범들이 물개바위에 벌렁 자빠진 채 휴식을 취하는 모습은 가관이었다.
![노랑부리백로(새끼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199309/S199309N018_img_02.jpg)
■ 셋째날
다행히 물결이 잔잔해 어업지도선을 탈 수 있었다. 오전 9시35분 고봉포에서 출항한 배는 이내 두무진에 닿았다. 해변에서 보던 해안 절경을 바다에 나가 바라보니 더욱 장관이었다. 기암절벽은 가마우지들이 남겨놓은 배설물로 온통 페인트칠을 한 것 같이 보였다. 번식하고 난 후 떠나버린 게 확실했다. 겨우 민물가마우지 2마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두무진 절경을 뒤로 할 무렵 선장이 선수를 돌려 두무진을 다시 돌아 볼 수 있게 해주었다. 절경은 또 다시 우리를 사로잡았다. 배가 바다에 빠진 심청이 연꽃으로 변해 떠올랐다는 연꽃 바위를 지날 때 괭이갈매기 등을 볼 수 있었다.
이어서 용기포를 지나 용기원산 절벽 옆을 지날 때 쇠가마우지떼를 발견했다. 어선의 시동을 끈 채 한 동안 정신없이 지켜보았다. 원교수는 "두무진에서 번식한 쇠가마우지가 어디 갔나 했더니 바로 여기에 와있구나"하며 환한 얼굴이 됐다.
사진촬영을 하고 돌아나오다가 어선이 다시 접근하자 한두 마리씩 몸을 날렸다. 동승한 면사무소 직원이, 육지사람들이 정력에 좋다며 가끔 공기총을 쏴 잡아간다는 말을 들려줄 때는 맥이 빠지는 얼굴들이었다.
거기서 바로 얼마 되지 않는 곳에는 물개바위가 있었다. 마침 밀물 때라서 물개바위가 간신히 물 위에 보일락 말락 했다. 또 아직은 오전중 이어서인지 어제 본 것처럼 물범이 바위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이 못내 안타까웠다. 그러나 떼를 지어 다니는 곳으로 접근해 머리만 내밀고 있는 물범을 볼 수 있었다.
고봉포를 출항해 백령도를 한바퀴 도는 데는 2시간 50분여가 걸렸다. 사진을 찍고 자세히 관찰하기가 쉽지 않았으나 이런 기회는 쉽게 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뿌듯한 마음으로 배를 내렸다.
오후에는 남포리와 연화리 일대를 탐사했다. 이제 백령도는 웬만큼 섭렵했다는 느낌이 들 만큼 이곳저곳을 돌아다녀 별로 새로운 것을 찾을 수 없었다. 다만 식물팀은 육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임에도 확실하게 동정하기 어려운 식물을 가능한 한 채집했다.
![모감주나무 군락^가장 북쪽지역에서 자생하고 있음이 밝혀졌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199309/S199309N018_img_03.jpg)
■ 넷째날
일기가 고르지 못한 탓에 원래 예정대로 토요일 귀환하려던 계획을 이틀 앞당기기로 했다. 그래서 오전에 좌담회를 갖고 오후에 백령도를 떠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오전 9시가 돼도 인천에서는 배가 뜨지 않았다는 소식뿐이었다. 그래도 좌담회는 일단 오전에 하기로 했다. 면사무소 회의실에서 2시간 동안 모두 진지한 표정으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먼저 조류에 대해 1시간동안 원교수와 질의응답식으로 탐사를 결산했고, 이어서 1시간동안 식물에 대해 박교수와 함께 조목조목 짚어가며 탐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