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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대전 엑스포

미래로 세계로-새로운 도약 꿈꾸는 과학기술올림픽

엑스포의 목적은 '일반대중의 교육'에 있다. 인류의 노력에 의해 성취된 발전성과를 전시하고 미래에의 전망을 보여주어야 한다.

과학기술올림픽이라 불리는 93대전 엑스포가 8월7일부터 11월7일까지 3개월 동안 개최된다. 우리나라를 비롯1백12개국과 28개 국제기구가 참가하는 대전엑스포는 '새로운 도약에의 길'이란 주제 아래 전통과학과 첨단과학의 조화,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재활용을 부제로 내걸고 있다.

우리나라가 1893년 시카고박람회에 도자기와 갑옷을 가지고 첫 참가한 지 1백년만에 개최되는 대전엑스포는 개발도상국으로는 처음이며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개최되는 과학 기술 문화의 인류 축제다.

대전엑스포에는 인간을 닮은 로봇, 미래형 무공해 자동차와 자기부상열차, 인간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해주는 인공위성, 특수한 기능을 갖춘 소재 등 이제까지 인류가 이룩한 과학기술 업적을 선보일 뿐만 아니라 이러한 첨단과학기술이 앞으로 우리 생활을 어떻게 변화시켜줄 것인가를 집중적으로 조명해줄 것이다.

또한 우리가 미래과학기술을 어떻게 이용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를 가르쳐 주기 위해서 자원을 재활용하는 방법, 하나뿐인 인류의 삶터인 지구를 보존하는 방법들이 다양하게 소개된다.

대전엑스포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미래의 꿈을 키워주는 것이다. 그동안 자연의 제약을 극복하고 과학기술사에 커다란 업적을 남긴 위대한 인물들을 소개하고, 앞으로 우리가 도전해볼 수 있는 과학기술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를 자세히 안내할 것이다.

대전엑스포 박람회장의 부지면적은 총 27만3천평으로 전시지역 15만2천평, 관리운영시설과 유희오락시설 주차장 12만1천평으로 구분된다. 전시지역은 상설전시구역과 국제전시구역으로 나뉜다. 상설지역은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15개 주제관이 들어서 있으며, 국제구역은 국제관 A B C와 우리나라 정부관, 시도관, 중견기업관, 번영관 등이 자리잡고 있다. 상설 주제관들은 엑스포 이후에도 계속 남아 과학공원으로 운영될 예정.

특히 이번 대전세계엑스포는 예전에 개최됐던 다른 세계박람회와는 다르게 기업별로 각 기업의 이미지에 맞는 주제를 할당해 서로 중복되지 않도록 상설전시구역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 특징. 따라서 관람객들은 과학기술 전반에 걸쳐 골고루 과학기술 발전사와 현황, 그리고 그 미래를 조망해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과학동아'에서는 92년 한해 동안 대전엑스포에 등장하는 로봇 비행선 태양전지자동차 과학로켓 인공위성 자기부상열차 등을 주제별로 자세히 소개했고 올해부터는 엑스포 상징탑인 한빛탑을 필두로 상설전시구역의 주제관 전시 내용을 상세히 안내했다. 따라서 이번호에서는 국제관의 전시 내용과 개막일을 전후해서 펼쳐지는 과학기술 행사를 중심으로 알아보자.
 

위로부터 지구관 소재관 이매지네이션관의 모습
 

재생을 '문명의 4계'로 표현

8월6일 저녁, 공식 개막일을 하루 앞둔 이날 엑스포 개막을 알리는 화려한 행사가 펼쳐진다. 엑스포장 앞을 흐르는 갑천에 꿈돌이가 모습을 드러내고 그 뒤를 따라 2백여명의 사물놀이 길놀이 팀이 한빛탑을 가로질러 대공연장 안으로 들어서면서 개막식이 펼쳐진다. 과학기술의 상징물인 태양전지자동차가 사물놀이와 길놀이 팀 사이를 누빈다.

개막식의 주제는 '재생'이다. '문명의 4계'라는 제목 아래 1시간10분 동안 개최되는 여름 가을 겨울 봄의 드라마는 바로 지금까지 인류가 살아온 모습을 표현한다. 베틀소리 지게장단소리 팽이소리 등이 화음을 이루어 '한국의 소리'를 만들어낸다. 여름은 과학기술이 이룩한 현대문명의 모습을 수목의 푸르름으로 나타낸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하늘에서는 서서히 낙엽이 떨어진다. 가을의 창공에는 우리나라 윤한식 박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아라미드섬유에 매달린 피아노가 등장해 배경음악을 연주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표현된다.

곧이어 낙엽은 각종 산업폐기물로 바뀌면서, 인간의 욕망이 유일한 삶의 터전인 지구를 서서히 망가뜨리고 있음을 묘사한다. 겨울에 내리는 하얀 눈도 잿빛으로 바뀌어 '죽음의 겨울'을 강렬하게 시사한다.

쓰레기 더미가 서서히 걷히면서 곳곳에 봄을 알리는 푸른 싹이 돋아나기 시작한다. 봄은 생산과 소비의 올바른 순환구조가 원래대로 회복된 새로운 문명을 상징한다. 꿈돌이가 민들레 씨앗을 담은 풍선을 타고 올라가면서 27만3천평의 박람회장은 레이저 영상이 만들어 내는 민들레의 물결로 뒤덮인다. 민들레는 강인한 번식력을 가지고 있는 식물로 앞으로 우리가 지향할 풍요로운 자연을 의미한다.

박람회 시작과 더불어 매일밤 갑천에서는 수상영상쇼가 펼쳐진다. 갑천의 흐르는 물을 막아 인공호수를 만들고 호수 위에 물기둥을 뿜어 대형 물자막(워터스크린)을 만든다. 여기에 레이저를 쏘아 입체영화를 상영하는 것. '갑천수상영상쇼'는 과학이 만들어낸 최첨단의 영상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대전엑스포에는 소위 과학기술 선진국이라는 미국 일본 러시아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서 많은 전시물 등을 내놓을 예정인데, 이중에서도 일본은 일찍부터 서둘러 알찬 내용물을 선보이고있다. 국제관 중에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관을 들어서면 형상기억합금을 이용해 온도에 따라 꽃이 피고 지는 동백꽃화원이 선보인다. 꽃봉오리 안의 전등이 꺼지면 에어컨이 작동해 온도가 내려가고 동백꽃은 서서히 진다. 봉오리가 완전히 지고나면 다시 전등이 켜지면서 온도가 올라가 꽃이 피기 시작한다.

일본, 로봇왕국의 진면목 선보여

다음 전시구역으로 들어가면 도자기를 굽는 로봇, 여러 장애물을 피하면서 시각장애인을 안전하게 안내하는 맹도견로봇, 원자로 속이나 심해저 등 인간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에서 작업하는 특수로봇 등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도공로봇은 우리나라에서 도입된 도자기 기술이 일본 각지로 전파되면서 하이 테크의 대명사가 되다시피한 파인세라믹스로 발전돼 가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해준다. 가운데에 위치한 도공은 유체제어로 조작되는 로봇으로 몸동작이나 얼굴 표정의 미묘한 변화까지 정교하게 표현할 수 있다.

러시아는 우주정거장 미르의 실물모형을 전시할 계획이며 해양탐구를 위한 잠수로봇을 선보인다. 또 다양한에너지원을 연출하는 동시에 민주러시아의 변화상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구성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독일은 우리나라 고속전철 기종으로 프랑스의 TGV와 경합을 벌이고 있는 ICE의 기관차 조종석과 관람객이 작동할 수 있는 에어버스와 자원재생기계를 선보인다. 독일관의 특징은 하늘(비행기) 불(에너지) 흙(자동차) 물(배) 등으로 구역을 나누어 공간을 특화시킨 것. 미국은 우주왕복선 실물 모형인 앰배서더호를 중심으로 미국의 우주개발사를 소개할 예정이다.

드라큐라의 본고장인 루마니아는 '드라큐라와 2천대의 신기술'이란 다소 이색적인 전시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드라큐라에 관한 모든 필름을 소개 하며 21세기 자동차 모형으로 각광받는 물방울자동차와 관람객이 움직일 때마다 음악소리가 나는 컴퓨터 음향파이프숲을 선보일 예정이다. 체코에서는 15세기부터 21세기의 나무로 구성된 각종 과학 발명품과 역사적 유물을 등장시킬 계획.

영국과 프랑스는 환경 관련 영화를 상영하며, 스위스에서는 깨지기 쉽지만 적응력이 있는 우리의 생태계를 상징하는 거미집을 설치해놓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가장 어려운 스키하강코스를 직접 시승해보는 스키시뮬레이터를 선보이며,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움직이는 관람용 이동보도 1백m를 설치, 모니터 상에서 호주의 자연경관과 전통 건축 양식을 볼 수 있게끔 전시계획을 짜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 중소기업 46개업체가 참여하여 꾸미는 번영관, (주)데이콤 금강제화 유한킴벌리 (주)유호IBE 동아오츠카 등 5개중견기업이 참여하는 도약관, 인간생활에 필수적인 물을 주제로 다룬 롯데환타지월드관, 세종대왕이 스토리를 전개하면서 '생각하는 즐거움'을 강조한 한국IBM관, 한국후지쓰관 등이 있다.
 

원자로 내부 등 인간이 직접 작업하기 힘든 곳에서 일을 하는 극한작업로봇
 

일반 대중의 교육

엑스포는 무역전시회와는 성격이 다르다. 엑스포의 목적은 명칭에 관계없이 '일반 대중의 교육'에 있다. 인류의 노력에 의해 성취된 발전성과를 전시하거나 미래에의 전망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규약에 명시돼 있다. 따라서 엑스포의 수지타산을 따지거나 성과를 수치화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1천만명에 가까운 우리 국민이 엑스포장을 찾아 과학기술의 진면목과 과학기술과 인간의 올바른 관계를 조금이라도 느끼고 간다면 엑스포는 큰 의미를 갖는 것이다.

과연 이 시점에 5천억원(사회간접자본투자 5천억원 제외)에 가까운 돈을 들여 거대한 행사를 치르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의문과 소위 '엑스포 특수'라는 것이 대부분 외국으로 흘러갔다는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 우리에게 하나라도 더 남기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민 모두가 공감대를 형성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

엑스포 기간에는 수도권 6백만명과 기타 시도 3백50만, 외국인 50만명이 박람회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대비해 이미 서울-청원간 6-8차선 고속도로를 개통했다. 인터체인지도 박람회장에서 가장 가까운 북대전 인터체인지를 신설하고 기존의 대전인터체인지를 확장한다.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등 주요 도시에서는 엑스포장을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긴급 사항이 발생시는 헬기 취향도 할 예정이다. 한편 철도청에서는 박람회장 부근에 엑스포역을 신설해 특별열차를 운행할 계획이다.

숙박업소는 기존의 숙박시설과 함께 엑스포 아파트 1천세대, 민박가정 6백 세대를 확보해 놓고 있다(안내 조직위 민원안내실 대전 862-1993).

엑스포 입장권은 어른 9천원, 청소년 (12~17세) 7천원, 어린이(만4~11세) 5천원이다. 30명 이상 단체관람권은 어른 7천원, 청소년 5천원, 어린이 3천원이다. 오후 5시 이후에 입장할 수 있는 야간할인권은 어른 5천원, 청소년 3천원, 어린이 2천원이다. 엑스포가 개최되는 전기간 입장할 수 있는 통용권은 어른 6만원, 청소년 4만원, 어린이 2만원이다.

93 대전엑스포 세계우주 소년단 대회

미르 거주 우주인과의 통신시범 등 다양한 행사 개최


대전엑스포 개막을 기념하여 8월11일부터 8월14일까지 대전박람회장에서는 17개국 1천2백여명이 참가하는 제6회 세계우주소년단대회가 개최된다. 우주소년단이란 자라나는 청소년의 진취적 창의력을 계발하고 과학적 탐구능력을 함양하며 2천년대 우주개발에 대비한 과학기술인력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설립된 청소년 조직. 1986년에 발족된 국제우주소년단에는 우리나라를 비롯 미국 러시아 캐나다 일본 중국 불가리아 인도 우크라이나 등이 가입돼 있다.

국제우주소년단(Young Astronauts International)은 88년부터세계대회를 개최하기 시작, 작년까지(러시아개최) 5회 대회를 마치고 올해 6번째 세계대회를 대전에서 개최하기에 이른 것. 한국우주소년단(총재 이상회)은 88년 창단되어 전국 초중고등학교 8백여곳에 4만여명의 단원을 확보하고 있다. 주요활동으로는 우주과학캠프프로그램이나 과학공작프로그램을 개발해 각 학교에 보급하고, 과학꿈나무 육성을 위해 각종 경시대회를 개최하며 수학 물리 화학 올림피아드 참가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도 지도교사 양성을 위한 지도자 연수, 단원들의 국제교류, 외국의 영재교육 사례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8월11일 전야제에서는 각국 우주소년단의 활동상황이 자세히 소개되며, 둘째날에는 참가자들의 과학적탐구능력을 시범경연하는 우주올림피아드가 개최된다. 이날은 열기구 띄우기, 로켓발사, 고공낙하시범, 초경량항공기 축하비행 등 다양한 행사가 결들여진다. 한편 참가자들에게는 우리 고유의 탈이 지급되며 민속경기도 펼쳐진다.

8월13일에는 엑스포장을 돌면서 인류가 이룩해낸 과학기술의 성과물들을 견학할 예정. 이날에는 특히 이번 세계대회에 특별 초청된 미국 러시아 캐나다 우주비행사들이 직접 나서 미국우주왕복선 앰배서더호, 러시아 우주정거장 미르, 우주탐험관을 자세히 안내한다. 우주왕복선에 대해 설명할 미국 우주비행사 클리포드는 디스커버리호의 탑승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우주정거장 미르 안내를 맡은 러시아 우주비행사 리야코프는 1년 가까이 우주공간 체류경험을 가진 전문가. 또 우주탐험관을 안내할 캐나다 우주비행사 트리그 베이슨은 1992년 콜럼비아호에 탑승, 우주 실험을 진행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8월13일 오후 5시부터는 한국과학기술원 강당에서는 현재 우주공간에 떠 있는 미르와의 통신을 시도한다. 현재 우주정거장 미르에서는 무중력 상태에서 순도가 높은 재료나 의약품을 만들거나 여러가지 동식물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지상 약2백km 지점에 떠서 지구를 돌고 있는 미르는 무게가 14t 정도이며, 늘 3~6명의 승무원이 체류하고 있다. 이들 우주비행사들에게는 무인 우주선 프로그레스를 이용해 물자를 실어나르고 있다.

이번에 우리와 교신할 미르의 우주비행사는 알렉산더 세레브로프, 그는 현재 러시아 우주소년단 총재이며 모스크바대학 물리교수로서 우주공간에 체류하면서 각종 우주실험연구를 추진 중이다. 미르와의 통신방법은 미르가 2시간만에 지구를 한바퀴식 돌고 있어 직접통신이 불가능하므로 미르보다 훨씬 높은 궤도를 돌고 있는 알타이르위성을 통해 간접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알타이르위성은 러시아 위성지구국으로 연결하고 여기서는 다시 우리나라 금산지구국을 거처 현장과 통신한다. 이날의 교신은 전국에 생중계된다.

마지막날(8월14일)은 세명의 우주인들이 일반 관람객과 단원들에게 미르 앰배서더 우주탐험관을 재차 상세히 소개할 예정.
 

우주탐험관 안의 우주정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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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이종승 기자
  • 김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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