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화탄소를 식물과 같이 적극적으로 호흡하는 다공(多孔) 콘크리트가 일본에서 개발됐다. 요지대(德島大) 공학부 건설공학과의 가와노(河野) 교수 팀은 신소재를 사용, 탄산가스를 흡수하는 환경보호용 콘크리트를 내놓았다.
일반 콘크리트는 시멘트 모래 자갈 물 등을 섞어서 만든다. 시멘트의 원료인 석회(CaO)와 실리카점토(Si${O}_{2}$)를 구워낸 것에 물을 섞으면 시멘트 경화체가 만들어진다. 이 시멘트 경화체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수산화 칼슘(Ca${(OH)}_{2}$)이 나온다. 지금까지의 콘크리트공학에서는 이 수산화칼슘에 어떻게 하면 이산화탄소를 흡수시키지 않을 것인가가 과제였다.
수산화칼슘은 알칼리성이고 이산화탄소는 산성이어서 두 물질이 접촉하면 중화반응이 일어나 중성의 탄산칼슘(Ca${CO}_{3}$)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 물질은 콘크리트의 골조가 되는 철골을 녹슬게 하고 팽창시켜 콘크리트가 갈라지는 원인이 돼왔다. 그래서 이 반응을 막기 위해 콘크리트의 표면을 치밀한 상태로 마감, 대기속에 있는 이산화탄소가 침투하지 못하도록 한다.
콘크리트의 내구 기간은 보통 50년. 그러나 최근에는 20-30년만에 갈라지거나 벗겨지는 경우도 많은데, 이중 큰 원인이 바로 수산화칼슘의 중화반응이다.
연구진은 몇년 전부터 철강 대신 콘크리트 골조로 새로이 주목받는 탄소나 아라미드섬유 등의 신소재를 사용할 경우를 상정, 높은 효율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구멍 투성이 콘크리트에 착안했다. 소재에서 모래를 빼고 빨리 굳는 시멘트와 실리카, 물 만으로 콘크리트를 만든 것.
모래가 빠진 만큼 약해진 강도는 물의 양과 실리카 종류 등을 조절, 오히려 종전의 것보다 강한 콘크리트를 만들어냈다. 이렇게 만들어진 다공질 콘크리트는 1㎡ 당 최고 70kg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개발과정에서 이 콘크리트의 또다른 특징이 드러났는데,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 강도가 약 20% 증가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다공질 콘크리트는 모든 건축물에 적합하지는 않다. 구멍이 많아 공기나 물을 투과시키기 때문에 빌딩의 천정이나 외벽에는 사용할 수 없다. 우선은 발전소나 제철소 등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대형시설이나 양식장에서 그 능력을 시험할 수 있으며, 도로포장에 사용할 경우 자동차가 배출하는 탄산가스를 흡수하는 동시에 콘크리트의 무수한 동공이 자동차 소음을 흡수할 것이다. 또 빗물을 투과시키므로 빗길 미끄러짐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