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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6일에 지구에 접근하는 소행성 에로스에 망원경의 초점을 맞춰보고 중순부터 시작되는 물병자리 별똥별의 장관을 감상해보자.

장마가 시작되는 7월은 덥고 습도가 높아 짜증나는 계절이다. 그래서 아마추어 천문가들에게는 가장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달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무리 장마철이라고 하여도 매일 비가 오는 것은 아니다.

비가 잠시 멈춘 파란 하늘은 비록 잠시 뿐이라 하여도 여느 때보다 청명한 하늘이 될 수 있으므로 놓치지 말고 여름의 밤하늘을 감상해 보자.

남쪽 하늘에는 전갈자리와 궁수자리의 무수히 많은 성운 성단들이 빛나고 있으며, 북쪽하늘에는 여름의 대삼각형을 이루는 거문고자리의 직녀성과 독수리 자리의 견우성, 그리고 백조자리의 꼬리별 데네브를 중심으로 화려한 은하수가 펼쳐져서 빛나며 우리의 시선을 기다리고 있다.

이 달에는 아마추어들이 별을 보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인 시상과 투명도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그림) 해왕성과 천왕성의 궤도
 

이달의 천문현상

■ 천왕성의 충

태양계의 7번째 행성 천왕성이 이달 12일23시에 충이 된다.

이때의 광도는 5.6등급 정도이고 시직경은 3.7초다. 50mm이상의 굴절망원경으로 50배 이상의 배율이 되면, 이 정도 밝기의 다른 별들과 구분이 될 것이다. 물론 4인치 이상의 망원경과 1백배 이상의 배율이라면 표면적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해왕성 충

태양계의 8번째 행성이지만 현재 태양계의 가장 바깥에서 공전하고 있는 해왕성의 충이 이달 12일 12시다. 이때의 광도는 7.9등급 정도이고 시직경은 2.5초다. 8등급 이상의 별이 나와 있는 성도를 펼쳐놓고 어두운 별들을 하나하나 대조해 보면 성도에 나와 있지 않은 별이 있을 것이다. 이것이 해왕성이다.

■ 목성의 고별 관측

이 달이 지나면 보이긴 보이더라도 목성의 실질적 관측이 거의 불가능하게 된다. 이 거대 행성의 화려한 대적반과 신비로운 영현상 등을 관측하려면 11월이나 되어야 하고, 그것도 추운 겨울의 새벽하늘에 나타나게 된다. 초저녁이면서 날씨도 따뜻한 이달에 한번 더 관측해보자.

■ 토성의 시대 도래

우리가 보는 대상 중 가장 신비로운 것 중의 하나이고, 고리를 가진 행성들 중 유일하게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토성은 8월 20일 충을 전후로 하여 최고의 관측 호기가 될 것이다. 화려한 성운 성단의 보고인 전갈 궁수자리가 남중하면서 염소자리를 뒤이어 떠오르는 밝은 1등성이 바로 토성이다. 토성의 고리는 심지어 50mm 쌍안경만을 갖고도 확인할 수 있다.

■ 소행성 에로스 지구에 접근

이달 26일 433번 소행성인 에로스가 지구로부터 약 0.76천문단위(AU, 1AU는 지구에서 태양까지 거리, 약 1억5천만km)까지 접근하게 된다. 이때의 밝기는 11.6등급이고 염소자리를 이동해 간다.

소행성은 아마추어 망원경에서 단지 희미한 별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소행성들에 관한 아마추어들의 광도 측정 기록은 본격적인 연구를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심지어 여러분들이 작은 굴절망원경 한대만 갖고 있다 하더라도 소행성 연구에 중요한 공헌을 할 수 있다.

많은 소행성들은 불규칙적인 모양을 갖고 있다. 그 이유는 이들이 각각 회전축에 대해 회전하므로, 그들의 표면에서 반사하는 태양광에 의한 소행성의 총광도가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반사율이 변하는 많은 소행성들 중 단지 몇 개만이 아마추어 천문가들의 망원경으로 연구 가능하다.

지속적인 소행성의 광도측정을 위해서는 적어도 훌륭한 8인치급의 망원경이 필요하지만, 이번에 접근하는 소행성 에로스와 같은 경우는 단지 2인치 정도의 굴절망원경만 갖고도 효과적으로 광도변화를 측정할 수 있다. 왜냐하면 에로스는 태양과 지구 근처를 지나갈 때 맨눈으로 볼 수 있는 한계등급보다 단지 한단계 어두운 7등급까지 밝아지기 때문이다. 소행성의 광도 측정은 매우 중요한데, 이것의 목적을 한가지만 들어보면, 광도변화를 기록한 광도 곡선으로부터 소행성의 회전속도가 정확히 유도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물병자리 델타 유성군

뜨거운 여름밤으로부터 해방되는 좋은 방법은 돗자리를 깔고 누워 별똥별의 장관을 감상하는 것이다. 이 유성우는 이달 15일부터 시작하여 9월 초순에야 끝나므로 매우 장기간 지속되는 유성우에 속하게 된다. 이 유성우의 절정기는 29일 전후해서 시작되는데 약 1주일 가량 지속된다. 복사점은 약 8시경 동쪽에서 떠올라 새벽 두시경이 되면 천정 근처에 위치하게 된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이 유성우가 지금까지의 어떤 유성우보다도 많은 물질을 갖고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그런데 출현하는 유성들의 총숫자가 적은 것은 성간 물질이 넓은 영역에 퍼져 있기 때문이다.

시상과 투명도

특별히 깨끗하고 어두운 밤에 별들은 조용한 아름다움의 빛나는 파노라마처럼 하늘 가득히 떠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처럼 밤하늘이 검고 습도가 낮은 상태는 망원경으로 관측하기에 가장 좋은 상태다.

그러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비록 어두운 하늘은 어두운 천체(은하나 성운)들을 관측하는데 필수적이기는 하지만 더욱 미묘한 조건이 지구 대기의 상태다. 이는 때로 어두움보다 더욱 중요할 때도 있다. 시상이라 알려진 이 대기의 상태는 단지 망원경의 배율에 달려 있다. 시상은 망원경 상의 안정도를 나타내는 천문학자들의 용어다. 이것은 대기의 투명도와는 아주 다른 것이다. 투명도는 단순히 하늘이 얼마나 어두운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편의상 투명도는 천정으로부터 중간지점쯤에서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어두운 별에 의해 측정될 수 있다. 북극성 주변의 별들은 유용한 척도를 제공한다. 만약 5등성이 보인다면 투명도는 6이고 5등성이 보이면 5…와 같은 식으로 그날의 투명도를 정하게 된다.

마치 하늘의 투명도가, 도시의 구름낀 밤과 같이 전혀 가망이 없는 수준에서 교외의 완벽한 수준까지로 분류할 수 있는 것처럼, 시상의 단계도 완벽한 정도에서 가망이 없는 정도까지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기준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깨끗한 날 밤에 별들의 모습은 압도적인 광경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같은날 밤에 망원경에서의 별이나 행성의 상은 마치 어항을 통해서 보는 것처럼 흔들리고 이글거리며 불안하게 나타날지도 모른다.

우리는 끊임없이 움직일 뿐 아니라 낮동안 따뜻해졌다가 밤에 식기 때문에 생기는 난류가 계속되는 '공기의 바다' 밑바닥에 위치하고 있다. 천체관측에 있어서 대기의 상태는 심술쟁이다. 드문 경우지만 모든 기층이 안정되어 천체가 고배율에서도 안정되게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마치 공기가 없는 것과 같다. 이러한 밤에 상은 아주 안정돼 시상이 완벽한 것으로 측정된다.

어느 특정한 지역에서는 완벽한 시상이 훨씬 자주 발생되는데 전문적인 관측소는 대체로 이러한 곳에 위치한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완벽한 시상이 발생한다. (표)에는 시상의 상태가 어떻게 측정될 수 있는가를 표시하고 있다.

부분적으로 구름이 있는 밤은 나쁜 시상으로 악명이 높은데 구름 가까이에서는 급격한 온도 변화가 종종 나타난다. 시상은 폭풍전후에는 비록 공기가 아주 깨끗하다 할지라도 금방 좋아지지 않는다. 이러한 경우에 높은 고도의 대기는(그리고 때로 지표 가까이에서도) 불규칙 한 난류가 발생하는데 습한 대기의 접근이나 물러남에 의해 기압과 바람의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지어 바람이 심하게 불지 않는 경우에도 망원경의 상이 누군가 앞에서 라이터를 켜대는 것처럼 흔들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은 심하게 반짝이는 별들로 미리 알 수 있다.

바람은 대기를 악화시키고 시상을 떨어뜨린다. 바람이 거의 없는 밤에는 시상이 좋다. 한편 교외지역에서도 최상의 시상을 기대할 수 있다. 겨울철의 도시는 망원경 상에 안좋은 것이 사실인데 왜냐하면 건물과 도로가 열을 발산하여 기층을 불안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계절의 도시는 따뜻하고 안정된 공기의 섬으로 작용한다. 달과 행성의 가장 좋은 관측기록 중의 몇개는 대도시의 조용한 함에 기록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도시에서 바람이 불어가는 쪽은 최악의 관측지인데 모든 악조건(빛, 먼지, 뜨거운 공기 등)을 갖게 되며 가끔 나타나는 안정된 시상도 거의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상에 영향을 주는 특별한 대기의 난류성질은 몇개의 다른 대기층 때문에 나타날 수 있다. 때로 그것은 지상에 가까울 수도 있고 때로 적운과 비구름이 생성되는 중간층일 수도 있다. 그리고 때로 나쁜 시상은 대기 최상부의 난류에 기인하기도 한다.


(표) 시상과 투명도의 분류
 

관측지는 높을수록 좋다

당신이 관측하고자 하는 대상과 같은 지름을 가진 공기의 원기둥을 상상해보자. 멀리 떨어진 천체에서 나온 빛은 서치라이트 불빛을 반대로 해놓은 경우처럼 그 원기둥을 뚫고 들어와야 한다. 이 경로를 따라 어디에나 있는 이 교란은 당신 망원경의 상에 영향을 준다. 천체가 뚫고 들어와야 하는 대기가 많을수록 교란의 가능성은 높아지고 시상은 나빠진다. 이런 까닭에 당신은 가능한 한 정상에 가까운 곳에서 천체를 관측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행히 천정에서 지평선의 중간 지점까지는 상황이 그리 나빠지지 않는다. 심각한 상의 악화는 지평선 위로 30도 이하 되는 곳을 관측할 때부터 나타난다. 지평선 위로 10도 되는 고도에서 상은 급격히 악화되어 '보통'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게 된다. 고도 30도 되는 지역에서 당신은 천정을 관측할 때보다 두배나 두꺼운 대기를 뚫어야 하며 25도 지역은 2.5배, 10도 되는 지역은 6배 두께의 대기를 뚫어야 한다. 기층교란의 가장 파괴적인 형태는 각 기층의 경계에서 발생한다. 기층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잔물결이나 파도들이 관측하는 천체의 크기보다 작기 때문이다. 우리가 '시잉바블'이라 부르는 이러한 것들은 대체로 6에서 12인치의 지름을 가진다고 알려져 있다. 작은 망원경은 한번에 여러개의 거품을 통해 보는 것이 아니라 한개의 시잉바블을 통해 보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당신은 한번에 12개의 거품을 통해서 관측을 해야만 하는 천문대의 60인치 망원경이 받는 영향을 상상할 수 있다. 결국 좋은 시상은 소구경의 망원경을 사용하는 관측자들이 대구경을 사용하는 사람들보다 더 많이 맞이한다. 예를 들어 2.4인치 굴절과 4인치 막스토프와 8인치 뉴토니안과 14인치 카세그레인을 나란히 세워놓고 같은 관측자가 하나씩 관찰한다면 2.4인치로는 '완벽' 4인치로는 '좋음' 8인치로는 '보통' 16인치로는 '나쁨'이라고 각각 보고할 것이다. 얼핏보기에 불합리한 이러한 상황은 그날밤의 시잉바블의 크기와 모양에 따라 발생한다.

2.4인치 굴절로는 거의 나쁜 시상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2.4인치 굴절로만 관측을 하던 사람은 6인치로 보았을 때 나타나는 시상의 다양한 단계에 대해 이야기할 때 무슨 이야기인지 의아해 할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 시상은 몰래 숨어있을 수도 있다. 상은 좋은데 초점은 정확하게 맺히지 않는다. 이것은 극단적으로 작고 1초에 다섯번 정도 빨리 움직이는 잔물결 때문인데 이를 눈으로는 포착할 수 없다. 행성과 같이 시직경이 있는 대상이 이상하게 흐트러진 상으로 보이거나 지름 2-3초의 확장된 별상은 이같은 현상의 결과다.

흐린 시상의 근원은 지표에서 2-3km 떨어진 기층까지 올라가는데, 비교적 얇은 기층일 것이라는 증거가 있다. 그리고 이 기층들은 원래 크기가 7-30cm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관측자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3-4초 정도로 작게 보이는 요철들로 이루어져 있다.

19세기 말의 뛰어난 시각관측자인 피커링은 5인치에서 1백인치까지의 망원경으로 광범위한 실험을 시행했다. 그는 윌슨산의 1백인치 망원경과 맞먹는 정도의 훌륭한 행성상을, 대부분의 밤에 그의 5인치 망원경을 통해서 관찰했다. 이는 단순히 큰 망원경이 시상의 영향으로 성능을 발휘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가끔 있는 완벽한 시상 하에서는 큰 망원경이 당연히 훨씬 어두운 대상을 발견하며 세부모습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피커링은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20인치가 시각관측에 적당한 최대치라고 결론지었다. 큰 망원경을 사용하여 시험한 대부분의 관측자 역시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사실 대부분의 경우에 우리는 8인치를 가지고 평생동안 관측을 해도 그 성능을 다 발휘 못한다. 더 여유가 있는 아마추어들도 운반성과 분해능, 배율과 좋은 시상을 얻을 수 있는 조합을 8인치급의 망원경에서 선택한다.


완벽한 시상을 갖춘 곳(대기가 안정된 곳)이 전문관측지로 선정된다. 사진은 소백산천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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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심재철 교육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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