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관에서는 지난 30년간 우리가 걸어온 발자취와 현재의 위치, 그리고 미래에의 도전을 다양한 영상기법을 통해 보여준다.
자연생명관에서는 지구탄생에서 인류진화까지, 또 인체 속 내부를 세포수준까지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엑스포장 한가운데 자리잡은 정부관은 93대전엑스포를 대표하는 주제관이다. 과거 우리가 어떤 역사적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는가, 또 우리의 미래는 어떠할까를 다양한 영상기법을 통해 보여준다. 옥내 전시장과 영상관, 그리고 옥외과학광장으로 이루어진 정부관은 과학기술처에서 주관하는 주제관이다.
정부관에 들어서면 꽃길이 나타난다. 자연과의 조화 속에서 살아온 우리 조상들의 정서를 특수음향과 조명,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준다. 소나무 숲을 지나면 소나무숲의 고유향기가 물씬 풍기며 숲속에서는 호랑이 애니메이션이 나타나 '어흥' 소리를 내며 한층 흥취를 돋운다.
엿장수가 만든 시발택시
꽃길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면 동서교류를 상징하는 비단길이 나타난다. 실크로드의 축소된 모형이 등장하면서 외래문명이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간접적으로 암시한다. 외래문화를 받아들여 우리는 어떤식으로 소화해 발달시켰는가가 비단길의 주제다. 첨성대라든가 인쇄술 등 우리의 전통적인 과학유산이 가지는 독창성을 표현하고 있다. 취사와 난방을 동시에 해결한 온돌도 새로운 각도로 부각된다.
해방 이후 30년 동안 눈부신 산업발전을 이룩한 모습이 지름길에서 표현된다. 전쟁으로 파괴된 폐허에서 천막학교를 짓고 교육에 쏟은 정열, 폐군수품이나 철 조각 등을 모아(상징적으로 엿장수가 등장) 시발택시를 만드는 기술력(?)이 과시된다. 전후 복구과정을 거쳐 현대식공장(로봇이 조립하는 자동차공장의 실물 모습)까지 사실적으로 등장한다. 각 코너마다 등장하는 사람은 어느 정도의 동작이 가능한 애니메이션 간이로봇이다.
지름길을 지나면 벼랑길이 나타난다. 벼랑길의 주제는 산업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각종 부작용을 표현하는 것. 바닥 천장 벽에는 쓰레기로 가득차 있고 산성비를 뒤집어 쓰고 음산하게 움추린 숲, 폐수로 얼룩진 하천, 시커먼 연기로 뒤덮인 도시 등이 실감나게 연출된다. 오존층이 파괴돼 구멍 뚫린 지구의 대기층은 3차원 D비전 영상으로 표현했다. D비전이란 평면영상을 4방향에서 반사시켜 3차원 공간에 표시해주는 새로운 영상기법.
벼랑길을 지나면 이음길이 나타나면서 벼랑길의 경험을 바탕으로 관람객 스스로가 우리가 나아갈 길을 생각할 수 있는 사색과 휴식의 공간이 펼쳐진다. 따라서 이곳은 다른 장소와는 달리 철저히 인공조경을 배제하고 자연 그대로의 정경을 만들어 놓았다.
자연과 인간이 조화된 21세기의 미래상은 무지개터널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터널 전체가 삼각형 이중거울로 만들어진 이 곳은 이중거울 속에 학 파도 무지개 등을 광섬유로 만들어 넣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중거울의 특징은 공간을 무한대로 확대시킬 수 있고 안의 내용물이 보는 각도에 따라 형태와 색깔이 다양하게 변화된다는 점.
무지개터널을 빠져나오면 전자음이나 SF분위기를 연출하는 미래지향적인 음향이 깔리는 3분간의 소형멀티미디어쇼를 감상할 수 있다. 우리의 과학유산(과거)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보통신혁명을 기반으로 미래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치가 부각되는 멀티미디어쇼에서는 세계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우리나라 과학자 음악가의 모습도 소개된다.
관람객과 호흡하는 로봇코너
다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오면 해양과학을 표현해주는 24대의 40인치 대형 멀티큐브를 볼 수 있고, 우리의 전통가락을 연주하는 사물놀이로봇, 관람객들의 모습을 20분만에 조각해주는 조각로봇, 기념스탬프를 찍어주는 스탬프로봇 등이 위치한 로봇코너가 나타난다. 한쪽 벽에는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코너가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는 라디오에서부터 인공위성에 이르기까지 국산1호는 다 모여 있으며, 현재 개발 중인 2백56메가디램과 앞으로 연구개발할 G7 프로젝트를 영상으로 보여준다.
70mm 아이웍스 영상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직접 제작한 20분짜리 '달리는 한국인'이 상영된다. 황영조선수가 장기 마라톤 레이스의 출발선에 서는 것을 첫장면으로 고난을 극복해온 한국인의 역사가 펼쳐진다. 정부관 총괄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박명식 과장은 "한반도 전체 영상을 비롯, 중동 대역사 장면, 남극의 세종기지 등이 소개되면서 한민족의 자긍심을 높여주는 영화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옥외광장은 30여개의 과학놀이 시설물이 설치돼 있어 관람객들이 놀이를 하면서 과학의 원리를 익힐 수 있는 곳. 북을 치고도 징소리 꽹과리소리가 나는 요술북(센서를 이용), 빛의 반사를 이용해 허상을 만드는 악수하기와 동전잡기(수많은 동전이 쌓여 있으나 아무리 손으로 잡으려 해도 잡혀지지 않음), 15m 떨어진 사람과 아주 작은 소리로 이야기해도 매우 잘 들리는 소리안테나, 내려가면서도 올라가는 느낌을 주는 이상한 바퀴 등이 설치돼 있다.
엑스포장 서쪽 한켠에는 6각형 구조의 철골로 이루어진 자연생명관이 자리잡고 있다. 6각형 구조는 복잡한 생체고분자의 기본이 되는 벤젠의 분자구조를 모방한 것이다. 자연생명관은 담배인삼공사가 주관한다.
자연생명관의 대기공간에 들어서면 생명의 고리를 상징하는 나선구조의 모뉴멘트가 강렬한 인상을 풍긴다. 마치 스프링이 맞물린 것과 같은 이 구조물은 강한 생명력이 미래로 뻗어나감을 의미한다. 약초원에서는 각종 질병의 치료제로 쓰이는 도라지 작약 두충 등 21가지 자생약초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프리쇼장에는 탄생을 주제로 다룬 '생명의 나무'가 나타난다. 나무 줄기에는 29인치의 영상모니터가 25대 달려 있다. 이 모니터에서는 컴퓨터그래픽으로 지구 탄생, 생명체 탄생, 생명체 진화, 인류 탄생의 역사를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폭풍우가 쏟아지는 원시지구의 모습, 그 가운데 바다속에서 원시생명체가 탄생하고 작은 생물체로 진화하면서 공룡 포유류 등을 거쳐 인류가 등장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표출된다. 그 중에서도 원인류의 모습이 사람의 얼굴로 바뀌는 과정은 단연 압권.
두개의 소형극장이 하나로
자연생명관의 메인쇼는 두개의 영화를 나누어 보다가 어느 순간 객석이 1백80도 회전하면서 하나의 화면으로 합쳐지는 70mm 합체극장. 프리쇼를 본 관람객은 자신도 모르게 두개의 영화관으로 나뉘어 들어가게 된다. 하나는 동물이 주인공이 된 '동물의 심포니'이며 다른 하나는 식물이 중심 소재가 되는 '꽃의 낙원'. 장대비를 피하며 숲속에 잠이 든 소년 소녀를 나비요정이 깨워 소년은 동물의 세계로 소녀는 식물의 세계로 안내한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서로 내용이 달라진다.
동물의 심포니에서는 사자 호랑이 등 포유류들의 다이내믹한 먹이사냥이 펼쳐지는 반면 꽃의 낙원에서는 식물들이 수분하는 모습, 선인장이 개화하는 영상이 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숨죽이며 펼쳐진다. "동물들의 야생적인 생활도 매우 동적이긴 하지만, 식물들의 수분 모습이라든가 개화 장면도 미속촬영으로 찍어 압축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관람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시관 책임을 맡고 있는 곽현 국장은 밝혔다.
7분 정도 나뉘어 영화를 관람하고 나면 어느 순간 객석이 1백80도 회전하면서 두 영화의 줄거리가 70mm 대형화면으로 합쳐진다. 소년 소녀가 계곡에서 물을 마시고 있는 순간 카메라는 물을 따라 소년의 몸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인체여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위와 장 등 소화기관을 보고나서는 심장을 출발해 혈액이 지나는 길을 따라 인체 곳곳을 여행한다. 물른 이 장면들은 실제 모습이 아니고 실제 모습을 근거로 컴퓨터그래픽으로 순화시킨 것. 인체탐험에는 세포속으로 들어가 DNA의 이중나선구조도 관찰하는 과정이 포함돼 있다.
마지막으로는 인체의 사령부인 뇌속을 들여다보고 시신경을 통해 바깥 세상으로 빠져 나온다. 눈을 빠져 나온 카메라는 엑스포장 상공을 거쳐 한반도를 조명하고 마지막으로는 지구의 모습을 비춰준다.
자연생명관의 포스트쇼 주제는 '바이오토피아의 세계를 통해 보는 인류의 미래상'. 안개가 피어오르는 인조조경터널을 지나면 생명공학에 기여한 멘델 파스퇴르 다윈 왓슨 크릭의 과학자 모형이 그들의 업적과 함께 전시돼 있다. 식량의 장에서는 '또또 로봇'이 바이오박사와 대화를 하며 미래의 식단을 짜고 있으며, 미래 도시모형으로 표현된 환경의 장에서는 환경보존의 중요성과 생명과학의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한다.
의학의 장은 거대 인체 모형을 컴퓨터로 조작하면서 각 기관들의 역할을 습득할 수 있게끔 꾸며져 있다. 자연과 건강의 장에서는 세계의 약초분포도와 함께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민간요법이 소개되며 고려인삼의 유래와 재배과정이 자세하게 안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