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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트럼으로 본 악기의 소리

팀파니에서 바이올린까지

악기음의 스펙트럼 구조는 음색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들의 시간적 상관관계도 중요하다.

인간은 각자 자기만의 두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하나는 자기의 모습 즉 얼굴과 신체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의 목소리다.

유명한 음성언어학자들은 임의의 사람의 목소리만 들어도 그 목소리의 주인공의 성별, 연령 그리고 출생지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음악가 중의 한 분인 고 안익태선생은 오케스트라 연주를 연습하는 도중에 어느 한 사람만 연주를 잘못해도 즉시 그를 찾아냈다고 한다. 여러가지 종류의 악기 그리고 수많은 연주자중에서 잘못 연주한 것을 찾아낸다는 것은 보통사람에게 아주 힘든 일이다.

이와 같이 목소리와 악기에서 발생하는 소리는 어떤 특징이 있으며 어떻게 식별되는가를 음향학적인 측면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소리의 성질
 

(그림1) 악기의 주파수 범위
 

인간이 소리를 들을 때는 음압(音壓)이 귀의 고막에 가해져 청신경을 통해 소리를 감지하게 된다. 이 음압이 1초에 몇번 변하는가에 따라 주파수가 결정된다. 다시 말해 1초에 20번 음압변동이 생기면 주파수가 20Hz라고 하며 저음으로 들리고, 주파수가 높으면 고음으로 들린다. 인간의 귀로 감지 할 수 있는 주파수대역은 20~2만Hz다. 다음 (그림 1)은 종류별 악기가 발생시킬 수 있는 주파수대역이다.

소리의 크기는 음압의 크기로 나타내기도 하지만 소리의 세기(Intensity), 또는 음향파워로도 나타낸다. 음압의 크기의 최소값은 2x${10}^{-5}$/㎡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 값을 기준으로 사용하는 것은 불편하기 때문에 이 값의 대수(Lag)비로써 음압레벨(dB)을 사용한다. 다음 (그림 2)는 각종 악기에서 발생하는 소리의 최소 최대 음압레벨 이다.
 

(그림2) 악기의 음압 레벨과 범위
 

소리가 한 개의 주파수를 가졌을 때 순음(Pure tone)이라고 부르는데, 피리소리나 소리굽쇠에서 발생하는 소리가 곧 순음이다. 여러 개의 주파수를 포함한 소리를 복합음(Complex tone)이라고 부른다. 모든 악기에서 발생하는 소리, 목소리 등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소리는 복합음이다.

악기에서 발생하는 소리 가운데 가장 작은 주파수를 기본주파수 또는 기본음이라고 한다. 이 기본주파수 이외의 주파수들을 하모닉스(Harmonics), 배음 또는 상음, 그리고 부분음이라고도 부른다. 이들을 소리의 주파수 구성요소라 하는데, 소리의 스펙트럼(Spectrum)이라고도 한다. 소리를 구성하는 주파수성분 전부는 스펙트러(Spectra)라고 한다. 다음 (그림3)은 모음 '아'와 '우'의 스펙트러이며 모음 '아'의 기본주파수는 287Hz이고 나머지 주파수 성분들은 하모닉스 또는 상음이다. 모음 '우'의 기본음은 307Hz다.
 

(그림3) 모음의 주파스 스펙트러의 예
 

음성학에서는 음성의 특징을 나타낼 때 포르만트(formant)를 사용한다. 포르만트를 특성 주파수대라고도 부르는데, 음성의 스펙트러를 음향파워가 큰 주파수대역으로 나누어 그 음성의 특징을 나타내는 것이다. 예를 들면 다음 (그림 4)와 같이 '아'를 세 개의 주파수대역 묶음으로써 나타낸 것이 포트만트다.
 

(그림4) 모음의 포르만트
 

소리가 발생하는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으며 그 발생과정에 따라 소리의 크기 및 주파수성분이 결정된다. 현악기에서 발생하는 소리는 현의 진동에 의해 발생된 소리가 현악기 나무통에 의해 공명현상을 일으켜 큰소리로 방출된다. 현악기음은 현의 길이와 현의 굵기에 의해 기본음과 배음이 결정되며 소리의 크기는 활과의 마찰력과 나무통의 구조 및 재료에 따라 변한다.

관악기는 관내 공기의 진동에 의해 소리를 발생시키고 관악기의 기본음과 상음은 관의 굵기와 길이에 따라 정해지며 소리의 크기는 입으로부터 가하는 압력의 크기에 의해 결정 된다.

우리의 목소리는 다음 (그림 5)와 같은 발성기관을 통해 발성된다. 발성은 인체 내로부터 공기를 체외로 보내는 폐와 기관에서 시작되며 이와 같이 보내진 공기는 성대에서 그 흐름을 주기적으로 변화시킨다. 이렇게 주기적으로 변화된 공기의 흐름은 펄스모양이 되며 공진기에 이르러 여과기역할을 하는 비강이나 구강을 통해 고주파성분의 배음의 배합을 변화시킨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발성되는 것은 주로 모음이지만 모음을 발성하는 과정에서 입술, 혀 그리고 이 등을 사용해 충격음이나 장음을 발생시키면 자음이 발성된다. 따라서 목소리의 기본 주파수는 성대의 장력에 의해 개폐될 때 결정되며 상음은 구강 비강 혀 그리고 입모양 등에 의해 결정된다.

이러한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해 음색과 스펙트럼 그리고 시간과 크기의 함수 관계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그림5) 사람의 발성기관의 약도
 

주파수 스펙트럼과 음색
 

(그림6) 기타소리의 스펙트럼
 

호른의 소리는 부드러운 소리로 들리며 트럼펫 소리는 아주 맑고 밝은 소리로 들린다. 이와같은 복합음의 음색은 주파수의 구성에 지배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한개 주파수의 소리 즉 순음은 맑은 느낌을 주지만 저주파(30~200Hz)의 순음은 무겁고 힘이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중음역(300~1000Hz)은 밝은 느낌을 주며 고음역으로 갈수록 예리한 소리로, 아주 고음역은 거친 소리로 들린다.

이와 같은 순음이 합쳐 복합음이 될 때에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합쳐진다. 첫째 경우는 기본음 주파수와 나머지 주파수와의 관계가 서로 간단한 정수배가 될 때 협화음이라 하며 과거 모든 음악음은 협화음으로 작곡됐다. 두번째의 경우는 기본음 주파수와 비정수배의 주파수가 합쳐진 소리로서 비협화음이라 하여 우리 귀에 거슬리는 소리다. 근래 작곡되는 음악에는 이 비협화음도 부분적으로 포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본음주파수에 대해 비정수배의 주파수가 포함되면 잡음과 같은 탁한 느낌을 준다. 정수배의 높은 주파수의 소리를 크게 하면 음색은 밝은 소리로 느껴지며 기수배의 높은 주파수 소리를 크게 하면 공허한 느낌을 준다. 복합음의 전음역을 크게 하면 중후한 느낌을 주는 소리가 된다. 예를 들면 다음 (그림 6)과 같이 기타의 스펙트럼을 보면 저주파 영역의 소리가 큰 것을 알 수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바이올린 소리는 힘이 있는 듯한 소리로 들리는데, 다음 (그림 7)에서 보는 바와 같이 중음역에서의 소리에너지가 큰 것을 알 수 있다.
 

(그림7) 바이올린의 주파수 스펙트럼
 

소리의 시간에 따른 변화와 음색


(그림8) 오르간 피아노 기타 음성 '아'의 소리 크기의 시간적 변화
 

악기음의 스펙트럼 구조는 음색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인 것이 사실이지만 이들의 시간적인 상관관계도 중요하다. 다음 (그림 8)은 오르간 피아노 기타에서 발생하는 소리의 시간과 소리의 크기의 증감을 나타낸 것이다. 피아노인 경우를 살펴보면 피아노의 건반을 눌렸을 때 소리가 발생함과 동시에 소리의 크기가 갑자기 커지고 그 후 점차로 감소하다 건반을 떼면(화살표 표시) 소리가 갑자기 작아진다.

그러나 오르간은 처음 소리가 커지는 것도 피아노에 비해 서서히 증가하며 건반에서 손을 땔 때까지는 일정한 크기의 소리가 유지되고 건반에서 손을 떼면 소리가 서서히 감소한다. 기타 소리는 처음 급격히 소리가 커진 후 점차적으로 서서히 감소한다. 이와 같은 악기에서 발생하는 소리와는 대조적으로 '아'라는 목소리는 처음 서서히 증가하고 감소하는 것도 다른 악기의 소리에 비해 서서히 감소한다.

악기음의 스펙트럼 구조는 음색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이 사실이지만 이들의 시간적인 상관관계도 음색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다음 (그림 9)는 그랜드피아노의 기본 주파수와 제2, 제3 하모니 주파수 크기의 시간적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소리의 크기가 시간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그 소리의 주파수 스펙트럼별로 분석해 보면 각 주파수 스펙트럼별 크기의 시간적 변화가 악기음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러가지 악기 소리의 처음 소리가 발생되는 부분과 끝나는 부분을 뺀 가운데 부분만을 음악전문가에게 들려 주면 악기를 오인하는 일이 많다고 한다.
 

(그림9) 그랜드피아노의 주파수별 소리 크기와 시간과의 관계
 

소리의 식별과 합성의 응용

소리의 식별은 음성인식, 화자식별 또는 인식 등으로 응용되고 있다. 소리의 합성으로는 음성합성과 악기음의 합성이 있다. 특히 악기제조업체는 악기음의 음색과 악기의 구조 및 재질연구를 함으로써 좋은 악기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분야에 관심이 높다.

음성인식에 관한 연구는 처음 단음(1,2,3,4 … 등)에 관해 특징추출을 하는데 소리의 크기, 주파수 스펙트럼 그리고 음색을 응용 했다. 음절과 문장을 인식하려면 이들의 시간적인 상관관계를 체계화해야 되며 정보전달의 가장 중요한 물리적인 현상을 밝혀야 한다.

예를 들면 일반 통신용으로 사용되는 전화의 사용주파수 영역은 300~3000Hz다. 가정용 음향기기의 사용주파수 범위는 20~20000Hz인데, 그중 일부 주파수 영역만 사용하는 것은 실제 음성주파수 영역에서 음성 정보를 전달하는 데 꼭 필요한 주파수 영역만 사용하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음향기기는 음악을 위해 사용하기 때문에 전체 가청주파수 대역을 사용해야 한다. 우리 인간은 각자 자기 특유의 성문(声門)을 갖고 있기 때문에 화자식별 또는 인식을 위해서는 이 특징만 추출하면 된다. 미국 등의 나라에서는 지문대신에 성문을 사용한다고 한다. 협박전화를 하는 범인색출에도 응용되지만 컴퓨터를 아주 소형화시키면 열쇠 대신 음성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음성합성은 기본적으로 우리의 발성기관의 연구결과를 기초로 해 연구되고 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우리의 모음과 자음의 발성과정을 규명, 이들의 합성 및 연속성 등을 결합시킴으로써 자연음에 가까운 음성을 합성시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음성의 인식 및 합성은 앞으로 자동통역 및 산업시설뿐만 아니라 항공기조정, 자동차운전 등을 음성으로써 가능하게 해 줄 것이다. 최근에 많이 시판되고 있는 전자악기도 소리의 합성연구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진행중인 연구는 각종 악기에서 발생되는 악기음의 합성과 많은 악기를 사용해야 되는 오케스트라 연주음의 합성에 대한 것이다.

머지 않아 세종문화회관, 예술의 전당, 호주 시드니 음악홀 등의 건축음향 특성을 전자적으로 합성시킴으로써 가정에서도 전세계의 유명한 음악홀에서 연주되는 음악을 즐기는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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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차일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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