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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탐험과 두뇌속 상상여행

「우주탐험관」과 「인간과 과학관」

우주탐험관에서는 블랙홀에 빠져들어 빅뱅 순간까지 경험하는 우주 시공간여행이 이루어지고, 인간과 과학관에서는 두뇌속에서 펼쳐지는 상상의 세계를 체험하는 가상여행이 가능하다.

한밭벌 엑스포장에는 달기지 하나가 건설돼 있다. 'MOON BASE 2093'이라 명명된 이 우주기지는 지금부터 1백년 후 인간이 달에 세울 기지를 미리 구현해본 것이다. 원추의 상단부를 잘라낸듯한 1백년 후의 달기지에는 우주항공기가 착륙할 수 있는 특수설비와 로켓발사대 연료타워 등이 완벽하게 마련돼 있다.

높이 27m, 폭 80m의 짙은 구리빛 건물인 달기지 주변에는 유성정원이 자리잡고 있다. 이 정원에는 태양계 9개 행성 모형과 올해 발사될 국산 과학로켓 실물모형이 전시된다.

삼성그룹이 주관하는 '우주탐험관'은 관람객들이 직접 우주탐험에 참여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건물 외관부터 신경을 썼다. 달기지를 짙은 구리빛으로 만든 것은 태양빛의 양에 따라 기지의 색깔을 달라보이게 하기 위한 것. 태양빛을 많이 받을 때는 밝은 구리색이 되지만 석양에는 짙은 갈색으로 변한다.

실제로 이 달기지가 달 표면에 세워진다고 할 때 지구에서 망원경으로 살피면 기묘한 색의 마술이 펼쳐질 수도 있다. 이곳 달기지의 건축 자재는 항공기 동체 소재로 쓰이는 재료(뒤틀림을 방지하기 위해 벌집구조로 돼 있음)를 사용했다.

유성정원을 가볍게 산책한 후에 달기지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우선 '도전의 장'이 기다린다. 관람객들은 인류가 최초로 우주를 관측했다는 전설의 스톤헨지와 고대 우리 조상들의 천문관측기구라고 할 수 있는 첨성대 등의 모습을 돔 천장에서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이, 비행기를 처음으로 설계한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의 모습도 보여준다. 한마디로 인류가 등장해 우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룩한 모든 업적이 영상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초현실시뮬레이터와 70mm 돔영상이 펼치는 우주로의 시공간여행 상상도


모션베이스 탐험여행

본격적인 우주탐험여행이 마련돼 있는 '탐험의 장'으로 가기 위한 우주정거장에서는 우주선이 발사되는 장면 등이 영상으로 펼쳐 지고, 곧이어 타게 될 우주선의 탑승안내가 이루어진다. 탐험의 장에서는 60명씩 탑승하는 우주선이 대기하고 있다. 우주선은 일종의 모션베이스(자체에서 전후 좌우 상하운동을 하지만 탑승객은 마치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어 놓은 장치)로 초현실 시물레이터라고 불린다.

이 장치가 현실감을 갖기 위해서는 보조 수단으로 70㎜ 돔(dome)영상이 동원된다. 삼성의 엑스포 팀장 박찬규 부장은 "초현실 시뮬레이터와 70㎜ 돔 영상이 만들어내는 우주 대탐험은 양과 질 모두에서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자부한다"고 밝혔다.

우주선 발사 카운트다운과 함께 달기지를 출발한 우주탐험선은 태양을 지나 화성기지를 거쳐 거대한 은하계를 광속으로 돌진하게 된다. 어느 순간 탐험선의 뚜껑이 열리면서 돔 영상이 실제 은하여행을 하는 것처럼 느끼게 해준다. 빠른 속도감이나 수직상승 수직하강의 묘미는, 우주탐험선이 전후 좌우 상하 운동을 하고 여기에 맞춰 영상이 빠른 속도로 움직여줌으로써 가능해진다.

우주 공간의 수많은 장애물을 헤쳐나가 빛 조차 빨아들인다는 블랙홀에 접근한다. 블랙홀에 빨려들어가서는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통해 우주 탄생 순간인 대폭발(빅뱅)을 경험 한다. 겨우 블랙홀을 빠져나와서 다시 달기지로 돌아오는 것으로 10여분간의 스릴 넘치는 우주탐험이 끝난다.

물론 현대의 과학이론으로 해석이 불가능한 줄거리이긴 하지만 평소 우리가 이론적으로만 이야기했던 블랙홀이라든가 빅뱅을 실제로(?) 경험해본다는데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우주탐험 과정에서 장애물을 피해가기도 하고 부닥치기도 하면서 겪는 스릴감은 여타의 놀이기구에서는 경험이 불가능하다. 특히 블랙홀에 빠져들어가는 묘미는 단연 압권. 탐험의 장은 교육적인 측면과 흥미적인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주탐험이 끝나면 '휴먼테크의 장'을 방문하게 된다. 이곳에서는 1백년 후의 인간생활이 어떻게 변하게 되는가를 보여준다. 침실에서 자는 동안 호흡 맥막 등이 자동 기록돼 매일의 건강상태가 체크되며, 꿈기록기(드림레코드)는 밤새 꿈을 꾼 영상을 재현해 준다. 주방에는 다양한 음식이 영상으로 디스플레이돼 버튼 하나로 선택할 수 있다. 거실에는 20만곡 이상이 수록된 오디오뱅크가 언제라도 원하는 곡을 들려준다. 이외에도 지능개발기기 등 1백년 후에 실용가능한 각종 첨단 가전제품들이 선보인다.

또한 휴먼테크의 장에서는 우리나라 우주 개발의 과거와 현재의 모든 개발품이 소개 된다. 5백년 전에 개발된 우리나라 고유의 로켓발사체인 신기전이 성능실험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하게 복원돼 전시되며, 항공 우주연구소에서 개발한 오존탐사용 과학로켓(5월26일 발사 예정), 무인관측비행선의 모형도 선보인다.

특히 올해 안에 다시 쏘아올려질 우리별2호의 실물모형과 함께 위성콘트롤센터가 우주탐험관 안에 설립된다. 이 곳에서는 우리 별이 보내오는 우리말 방송을 직접 들을 수 있으며 우리별이 보내오는 한반도 촬영사진을 받아볼 수 있다. 남극 세종기지와의 통신 중계도 이루어진다.

대우의 '인간과 과학관'은 인간이 이루어 낼 수 있는 과학발전이 어디까지 가능한가를 조명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아직 과학의 메스가 가해지지 않은 '인간의 마음'에 집중적인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과학발전은 바로 무한한 인간의 꿈을 동력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인간과 과학관은 사선형 본체를 중심으로 정육방체 보조 건물이 둘러싸고 있다. 본체에 사선을 강조한 이유는 건물의 장중함이 주는 중압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건물 외형은 모두 골든미러로 만들어져 있다. 골든 미러란 태양빛의 입사각과 조도에 따라 금색 흰색 회색 등으로 변하는 유리 소재.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대기 장소인 인포메이션홀이 나타난다. 이곳 천장에는 역삼각형 모양의 유리구조물이 걸려 있는데 하단부에는 홀로그램 영상이 주변에서 비춰주는 조명에 따라 환상적인 모습으로 다양하게 변화 한다. 영상 내용은 태양계와 우주비행선 등 지구를 벗어나 느낄 수 있는 외계물이 대부분이다. 한쪽에는 대우가 앞으로 만들어낼 각종 첨단가전제품(HDTV 등)이 전시돼 있다.

프리쇼 장에 들어서면 '생명체'를 주제로 한 한편의 영화를 1백인치 초대형 스크린을 통해 감상하게 된다. 이 영화에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가 종족보존을 위해 얼마나 처절하게 투쟁하는가가 잘 나타난다. 새가 뱀을 잡아먹는 장면, 복어가 교미하여 알을 낳는 장면, 두꺼비가 새끼들과 어울리는 모습 등과 더불어 인간의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미세한 생명체의 모습도 대형 화면에 클로즈업된다. 이 영상은 미국과 영국의 전문 생태 촬영팀이 수년간에 걸쳐 찍은 내용 이다.

동식물만이 이 영화에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태아가 엄마의 배속에서 성장하는 과정도 특수영상으로 표현되며, 인간이 자연을 정복해가며 이룩해논 물질문명이 컴퓨터그래픽 화면으로 오버랩된다. "12분 동안 진기한 자연의 모습과 인간의 창조적 활동을 감상하고 나면 생명체의 아름다움과 끈질긴 생명력의 본질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며, 아울러 인간도 자연을 구성하는 한 부분임을 깨닫게 된다"고 송창환 엑스포 추진팀장은 말했다.
 

인간과 과학관의 프리쇼에서는 자연을 구성하는 동식물이 자신을 보존하기 위해 벌이는 처절한 투쟁이 심도 있게 표현된다.
 

인간의 상상을 읽는 마인드 랩

'인간과 과학'을 주제로 한 메인쇼는 아이맥스 3-D(Dimension) 입체영상으로 표현 된다. 아이맥스 3-D 입체영상은 국내에서는 처음 소개되는 것. 인간 두뇌 속에서 이루어지는 상상의 세계를 마인드 랩(의식 시험관)을 통해 읽어내고 이를 영상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메인쇼의 내용이다.

만년설이 뒤덮인 첫장면에 이어 오스트레일리아의 한 무인도가 나타난다. 섬 근해에는 아름다운 색깔의 산호가 자라고 있다. 형형색색의 열대어가 화면을 가득 메우게 되면 관람객들은 자신이 마치 바다속을 여행하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바다에서는 꼬마 한명이 물장구를 치고 있다. 뉴질랜드의 한 원시부족이 살아가는 모습이 나타나고 고대 인류가 그렸던 벽화 모습을 보여준다. 벽화에는 거북이나 물고기의 해부도가 자세히 그려져 있다. 자연의 창조물로서 인간이 과거에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왔는가를 보여 주기 위함이다. 물고기의 해부도는 바로 인간 상상력의 초보적인 표현이다.

상황은 급전하여 마인드 랩이 등장하고 그 속에 아름다운 여성 무용수가 들어가 있다. 마인드 랩은 인간의 뇌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상을 읽어내 영상으로 표현하는 첨단기기다. 그녀는 마인드 랩 속에서 피아노도 치고 손발을 움직이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그녀는 제트보트를 타고 거센 물살 속을 질주한다. 마치 죽음의 세계를 넘나드는 듯한 숨막히는 장면이 연출된다. 여기서 특기할만 한 것은 특수촬영(촬영각도를 매우 넓게 잡는 방법)을 했기 때문에 우리가 평상시에 사물을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 진다는 점이다. 가까이서 보아도 사물이 매우 작게 보이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를 '걸리버 효과'라고 부른다. 즉 거인이 아주 조그만 난장이들을 보고 있는 상황과 마찬가지. 이는 단순히 커다란 물체를 조그만 모형으로 만들어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평상시 인간의 고정된 시각과 관념을 깨뜨리기 위한 시도다.

무용수가 상상의 세계에서 펼치는 수중발레는 단연 압권이다. 바닷물의 구조도 이중(물 속의 물)인데, 이도 역시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뜨리기 위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 장면은 은하로의 상상여행. 우리 은하 속의 별 하나 하나는 인간이 만들어낸 창조물로 변하고, 이것이 다시 인간의 뇌 모습으로 형상화된다. 이른바 '브레인 갤럭시'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메인쇼는 캐나다 아이맥스사의 자회사인 와일드 월드 필름사에서 제작했다.
 

마인드랩은 인간의 머리속에서 이루어지는 상상의 세계를 영상으로 표현해준다.
 

1993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김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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