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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다이어트 섬유소·단백질·시트로산

먹으면서 살 뺄 수 있다

비만이란 몸에서 소모되는 열량에 비해 섭취한 열량이 많을 경우 과다한 열량이 체내에 지방으로 축적되는 현상이다. 비만은 고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 등 각종 병을 일으키는 요인이다. 또 외모 때문에 자신감을 잃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비만인들이 체중감소를 위해 시간적·경제적으로 적지않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에 발맞춰 살을 빼기 위한 제품과 광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확한 지식없이 무모하게 단기간에 체중을 줄이려다 체중감소에 실패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다이어트 식품의 작용 원리는 무엇일까. 또 잘못 사용할 경우 어떤 부작용이 발생할까.
 

오렌지에는 지방의 생성을 막는 시트로산이 존재한다. 이를 인공적으로 합성한 제품도 나왔다.

다이어트에 좋다는 식품광고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위에서 포만감 주는 섬유소

섬유소는 몸에서 흡수되지 않는 비영양성 다당류다. 그래서 한때는 몸의 성장에 별 도움을 주지 않는 불필요한 성분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하지만 몸에 섬유소가 부족하면 대장의 기능이 떨어져 변비에 잘 걸린다. 섬유소가 대장에 이르면 그곳에서 음식물을 분해하는 미생물들은 섬유소를 양분으로 삼아 활발하게 활동하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은 섬유소가 풍부한 쌀밥과 채소를 주식으로 삼았기 때문에 별도로 섬유소를 섭취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식단이 점차 서구화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한 통계에 따르면 1969년 평균 섬유소 섭취량이 24.5g으로 별 문제가 없었는데, 1990년도에는 17.3g으로 감소했다. 대장의 정상적인 기능을 위해 섬유소 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에는 섬유소가 첨가된 음료들이 다이어트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섬유소는 수분을 흡수하면 팽창하는 성질이 있다. 따라서 곡식이나 과일의 섬유소를 모아 만든 섬유질 보조식품을 충분한 양의 수분과 함께 섭취하면 위에서 포만감이 쉽게 느껴져 체중을 감소하는데 도움이 된다. 요즘 눈에 잘 띄는 식이섬유음료가 바로 섬유질이 첨가된 식품이다.

섬유소를 포함한 보조식품은 대표적인 ‘살빼는 약’으로 꼽히는 이뇨제나 식욕억제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은 편이다. 그러나 섬유소를 과다하게 섭취하면 ‘속이 놀라’ 갑작스런 복통이 생길 수 있다. 또 섬유소가 팽창한 나머지 소화기관에서 비타민과 같은 미량의 영양소가 흡수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

따라서 몸에 부족한 섬유소를 보충하기 위해서 섬유소 정제나 음료를 많이 먹기보다 과일이나 야채 같은 자연식품을 먹는 것이 좋다. 자연식품에는 다른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할 정도로 많은 양의 섬유소가 들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단백질로 고지방 퇴치한다

최근 고지방식을 섭취할 때 올리고펩티드를 함유한 음료를 함께 먹으라는 광고가 등장했다. 올리고(Oligo)란 8-12개의 숫자를 의미한다. 또 단백질은 수많은 아미노산들이 펩티드 결합으로 연결된 물질이다. 즉 올리고펩티드란 8-12개의 펩티드 결합을 이룬 단백질을 가르킨다.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을 때 올리고펩티드를 함께 섭취하면 중성지방이 혈액 내에서 증가하는 것을 억제한다고 알려졌다. 아직 확실한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올리고펩티드가 장에서 지방이 흡수되는 과정을 억제하고 지방이 몸에서 빨리 대사되도록 돕는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또 올리고펩티드는 간에 있는 중성지방 분해효소의 작용을 증대시켜 간과 지방조직에서 지방산이 합성되는 것을 막는다는 설명도 있다.

이런 이유로 비만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올리고펩티드가 사용된다. 올리고펩티드의 공급원으로 동물성 단백질과 콩이나 밀에 포함된 식물성 단백질이 있는데, 동물성이 비만 치료에 더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식품의 형태로 시판되고 있지는 않지만 효능이 인정만 된다면 기능성 식품으로 등장할 후보들이 많이 있다. 최근 미국 앰진사가 개발한 ‘렙틴’이 대표적인 예다. 미국 록펠러 대학의 프리드만 박사가 쥐에서 비만과 관련된 유전자를 발견한 것에 착안해 이를 상품화한 것이 렙틴이다. 렙틴은 이 유전자로부터 만들어지는 단백질이다.

렙틴은 혈액을 통해 뇌로 이동해 ‘이곳엔 지방이 많으니 지방섭취를 줄이라’는 메시지를 뇌에 전달한다. 쥐에게 인공적으로 합성한 렙틴을 주입하자 비만도가 30%나 줄어든 결과가 보고됐다. 만일 비만인이 렙틴을 섭취한다면 식욕이 억제돼 체중이 감소하지 않을까. 그러나 렙틴을 사람에게 사용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 프리드만 박사가 쥐에서 발견한 유전자가 사람의 경우 비만에 관여하지 않을 수 있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비만증은 한가지 유전자가 아니라 여러 가지 유전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점이 밝혀져 논란은 계속 진행될 전망이다.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어

식사 대용으로 마시는 음료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비만식품으로 이용되는 HCA(hydrocitric acid) 함유물이다. HCA는 오렌지나 레몬에서 발견되는 시트로산을 인공적으로 합성한 물질이다.

지방은 몸에 필요 이상으로 많아진 탄수화물이나 단백질로부터도 합성된다. HCA는 바로 이 과정을 억제함으로써 중성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의 생성을 줄여준다. 동시에 간을 비롯한 여러 조직에서 몸의 열량을 탄수화물 형태(글리코겐)로 저장시킨다. 또 물질의 합성이나 분해를 비롯한 몸의 기본적인 대사율을 높임으로써 에너지 소비를 늘린다. 따라서 비만인이나 혈액 내 지질의 양이 많은 사람들이 HCA를 적절하게 섭취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체중을 줄이고자 하는 비만인의 상당수가 약물, 단식, 또는 특정 음식물을 통해 단기간에 효과를 보려고 한다. 그러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중단해 체중이 다시 늘어나거나 영양적인 불균형을 초래해 건강을 해치는 일이 많다.

비만의 가장 이상적인 치료방법은 영양전문가와 의사로 구성된 건강관리팀의 진단을 받고, 처방된 체중조절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는다”는 말은 체중감소에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다이어트 제품이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을지라도 올바른 식품 선택법과 생활습관을 몸에 익혀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비만을 성공적으로 치료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방법이다.
 

동물성 단백질에 포함된 올리고 펩티드는 비만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과일은 몸에 부족한 섬유소를 보충하는 좋은 식품이다.


시판되는 '살빼는 약'_식욕억제제와 이뇨제

일반적으로 '살빼는 약'으로 알려진 것 중 대표적인 것이 식욕억제제다. 주성분은 페닐프로파놀라민과 암페타민이라는 약물이다. 이 약물은 뇌 속의 포만중추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시킴으로써 체중감소에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상당한 부작용을 가지고 있다. 암페타민 계통의 약물은 혈압을 높이거나 두통을 일으킬 수 있으며, 장기간 복용할 경우 내성이 생긴다. 따라서 효과는 고사하고 오히려 신경계통을 자극해 불면증이나 현기증을 일으키기도 하며, 심한 경우 환각증세까지 나타난다.

한편 이뇨제는 고혈압이나 신장질환으로 인해 몸이 퉁퉁 부어오르는 증상(부종)을 치료하는데 쓰인다. 이 약의 효능은 몸의 수분을 소변으로 잘 빠져 나오게 도와주는 것이다.

만일 체중감소를 위해 이뇨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신장의 소변 배설기능이 약에 의존하는 성질이 생긴다. 또 소변이 다량으로 배설돼 혈액의 나트륨과 칼륨이 줄어든다. 이런 부작용이 아니더라도 이뇨제의 사용으로 감소된 체중은 물을 마시면 곧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므로 다이어트 효과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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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윤지영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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