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체는 일정한 수명을 갖고 있다. 그러나 자손을 낳음으로써 생물체는 자신의 유전정보를 후손에 전달하여 자신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성의 분화를 통한 유성생식이다. 성의 구별이 생겼을 때 중요한 것은 바로 감수분열의 수행이며 이를 통해 모든 개체는 수없이 많은 유전자의 조합, 즉 변이들을 만들어낸다. 이 변이가 바로 진화의 전략이며 이는 생식을 통해서 일어난다.
이에 반해 가장 단순한 생식의 유형은 무성생식이다. 여기에는 단일세포가 동등하게 나뉘는 분열(fission)과 체세포가 또하나의 몸을 만들어내는 출아에 의한 생식으로 성이 필요없는 생식이다. 특히 식물체는 수컷 생식세포가 알과 수정을 하지 않고 혼자서 세포분열하여 발육하는 동정생식, 암컷 생식세포가 혼자서 분열하여 완전한 식물체로 자라는 처녀생식, 그리고 생식세포 이외의 세포가 자라서 식물체를 형성하는 무배생식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유성생식만을 다루고자 한다.
원시식물의 생식
식물은 동물과는 달리 많은 종류가 생활사 중에 무성생식과 유성생식이 교대로 반복되어 두 세대를 나타내는 세대교번을 통한 생식방법을 취하고 있다. 이때 무성세대의 개체를 포자체, 유성세대의 개체를 배우체라고 한다. 또한 포자체와 배우체가 형태적으로 동일한 경우도 있으나 서로 모양이 다른 경우도 있다. 그러면 진화의 경향에 따라 식물이 보여주는 생식방법을 살펴보자.
■ 선태식물의 생식
3억 5천만년 전에 이미 존재한 선태식물에는 선류(moss) 태류(liverwort) 그리고 뿔이끼(hornwort)가 있다. 이들은 단순한 다세포 생물로 이들의 생식기관은 조류(藻類, algae)와 비슷하나 정자가 난자에 도달하는데 물이 필요하다. 이때 필요한 물은 몇 방울의 이슬이나 빗방울 정도로 충분하다. 선태식물은 관다발조직을 가지고 있지 않은 비관다발 식물로 두 세트의 염색체를 지닌 이 배체의 포자체 시기와 한 세트의 염색체를 지닌 반수체의 배우체 시기가 서로 교대로 나타나는 세대교번을 한다. 여기서 배우체 시기는 특히 고도로 우세하고 기나 포자체 시기는 짧고 축소돼 있다.
■ 양치식물의 생식
다른 관다발 식물에 비하여 변하는 환경에 쉽게 적응하여 지구상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양치식물은 매우 매혹적인 식물이다. 우리는 숲속에 자라고 있는 고사리류들이 보여 주는 여러 모양의 잎 모습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이 양치식물은 씨없는 관다발식물로 포자체는 굵은 땅속줄기와 실과 같은 뿌리를 형성한다. 땅속줄기에서 바이올린 머리의 돌돌 말린 장식처럼 고사리 싹이 자라나서 커다란 잎이 갈라져 더 작은 잎으로 된 복엽을 형성 한다. 잎의 모양은 다양하고 관다발조직이 잘 발달되어 있다. 양치식물의 포자체는 선태식물과는 달리 그 생활사 중에 뚜렷하게 우세해 많은 포자를 만든다.
이 포자는 보통 잎 뒷면의 포자낭 속에 들어있다. 포자낭은 여러 개가 모여 포자낭군(sori)을 이룬다. 이 포자낭은 포자를 분출하기 위한 정교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이 식물은 한 가지 형태만으로 된 동형포자를 만들며 배우체는 장란기와 장정기를 함께 형성한다. 고사리의 배우체는 납작하고 심장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를 전엽체라 한다. 전엽체는 수명이 짧으나 광합성을 하는 독립적인 식물로 작은 헛뿌리를 내어 땅에 부착한다. 수분이 충분할 때 장정기로부터 정자가 장란기에 이르러 수정이 되어 이 배체인 배(embryo)가 된다. 이 배는 얼마간 전엽체에 머물며 보호를 받으나 후에 잎이 무성한 포자체로 변한다.
여기서 암생식기(female)와 수생식기(male)가 한 전엽체에 있기 때문에 자가수정이 자주 일어날 것 같으나 그렇지 않다. 유전학 적으로 바람직한 타가수정이 일어나게 하는 수정 메커니즘이 존재함이 알려졌다. 예를 들어 전엽체 성숙 초기에 식물생장조절물질인 지베렐린과 유사한 안테리도겐(antheridogen) 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해 자신의 장정기 형성을 억제하나, 이웃하는 다른 배우체의 장정기 형성을 촉진시켜 타가수정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어떤 종에서는 같은 배우체의 정자와 난자는 생리적으로 불화합성을 나타내는 것도 있다. 불합리성이란 꽃가루 및 배낭이 완전한 기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리적인 원인으로 수정이 일어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불화합성은 종자식물로 진화하면서 더욱 뚜렷해졌으며 이미 다윈에 의해 알려졌다. 이같이 새로운 환경 속에서 살아 남기위해 생식의 진화는 생물의 다양성에 알맞게 이루어지고 있다.
종자식물의 생식
종자식물은 노출된 종자를 가진 겉씨식물과 과일에 싸여있는 종자를 가진 속씨식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 겉씨식물
고생대의 늪지성 거대식물이 이루고 있던 삼림의 종말과 더불어 새로운 지구환경에 유리한 종자식물인 겉씨식물이 나타나서 중생대의 지구를 덮었다. 이 식물들은 지금까지의 식물과는 다른 생식방법을 발달시켰다. 즉 암배우체는 포자체 조직내에 감싸여 있어서 지구의 건조한 조건하에서 마르지 않게 되었다.
과일이 없는 겉씨식물 중에는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알려진 은행나무가 있다. 원시 관다발식물에서는 암수배우체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었으므로 건조한 상태를 극복하지 못하고 상당수의 배우체가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 모든 종자식물은 양치식물과는 달리 두 가지 형태의 포자인 이형포자를 만든다. 이들은 소포자와 대포자 두 종류를 만든다. 식물은 진화함에 따라 생활사 중에서 포자체 시기가 길어지고 배우체 시기는 줄어 든다. 현화식물에서는 암배우체와 미성숙한 수배우체는 각각 꽃의 씨방과 꽃밥에 숨겨져 있다.
■ 현화식물
오늘날 약 24만 종에 달하는 현화식물은 7천5백만년 전에 나타났다. 현화식물(속씨식물)에서의 유성생식기관은 꽃이다. 꽃은 속씨식물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장식품으로 사용하여 그 아름다움을 즐기고 있으나 그 꽃의 형성은 자신의 미래를 위한 엄청난 투자의 결과로 이루어진 것이다.
자연선택은 계속적으로 꽃의 각 부분을 변화시켜 왔다. 꽃잎의 형태에서 외떡잎과 쌍떡잎식물 간에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쌍떡잎식물의 꽃잎은 4~5개 또는 2배수로 정열돼 있으나 외떡잎식물은 3의 배수로 정열돼 있다. 진화된 꽃일수록 좌우대칭상을 가진다. 이는 인간을 포함한 대부분의 동물과 같다. 이러한 좌우대칭형의 꽃은 아마도 가루받이(수분) 매개자와 걸맞는 형태일 것이다.
볼링핀과 같은 암술머리
암컷의 생식기관인 암술은 암술머리 암술 대 씨방의 3부분으로 되어 있으며 꽃가루를 받는 부분이 암술머리다. 이 암술머리는 볼링핀과 매우 유사하다. 이 암술머리는 젖어 있고 울퉁불퉁하여 꽃가루가 미끌어지지 않도록 되어 있다.
꽃가루를 받아들일 때가 되면 암술머리는 점액을 분비하는데 꽃이 활짝 피면 분비량이 증가한다. 이 점액은 꽃가루를 잘 달라붙게 하는 것 외에도 수분과 양분을 공급한다. 또한 암술대 속에는 꽃가루관의 통로가 있다. 이를 유도조직이라 하는데 이 조직은 여러 형태가 있다.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붙으면 유도조직 속에 점액이 분비되어 꽃가루관에 물과 양분을 공급할 뿐만아니라 꽃가루관이 잘 내려가도록 윤활유의 역할도 한다. 이 점액에는 몇가지 당류, 아미노산 그리고 비타민 등이 함유되어 있다.
수컷의 생식기관인 수술은 가냘픈 수술대와 두쪽으로 된 꽃밥으로 구성되어 있다. 꽃밥에는 4개의 꽃가루주머니가 들어 있고 이 주머니 속에 있는 세포들은 꽃가루가 될 소포자를 만든다. 꽃밥은 꽃잎이 벌어진 직후에는 아직 닫혀 있으나 그 후 두 쪽으로 갈라진 부분이 뒤집어지면서 꽃가루가 밖으로 내밀린다.
꽃가루의 형태와 크기는 매우 다양하여 식물의 분류에 중요하다. 그 다양함은 가루받이를 위해 진화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꽃가루는 곤충에 의해 비벼지거나 바람에 날려 가는 등 매우 거칠게 다루어져도 견딜 수 있도록 외막이 튼튼하다. 또 꽃밥에서 나올 때 꽃가루는 탈수상태이고 생장을 위한 준비도 마친 상태이므로 매우 안정돼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땅 속에 떨어져 묻힌 꽃가루는 세포의 내용물은 분해될 것이지만 외막은 그대로 남기 때문에 지난날의 지구의 식물상을 조사 하는데 매우 유익하다. 그러나 꽃가루는 특이체질인 사람에게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고통을 주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만약에 지구에 떨어진 운석 속에서 꽃가루가 발견된다면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 것인가? 우주의 다른 곳에 생물체가 존재하는가 아닌가를 조사하는 방법으로 꽃가루를 찾는 것은 당연하다.
가루받이의 예술
가루받이는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떨어질 때 일어난다. 이때 꽃가루는 같은 꽃의 것일 수도 있고 또는 같은 개체에 피어있는 다른 꽃의 것일 수도 있다. 또 다른 개채의 꽃의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진화상으로는 내교배(inbreeding)는 위험하므로 식물은 자가수정을 피하는 몇가지 방법들을 취하고 있다.
바람에 의해 가루받이가 되는 풍매화는 수많은 꽃가루을 만들어야 한다. 왜냐하면 바람이 암술을 보고 불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풍매화의 꽃가루는 가벼워야 하며 땅바닥에 떨어지기 전까지 짝을 만나야 한다. 삼나무를 예로들면 20㎝ 정도의 작은 가지의 꽃에서 방출되는 꽃가루의 수는 10억 개 이상이다.
겉씨식물은 대부분 풍매화 식물이다. 속씨 식물에도 풍매화가 많으며 우리의 식량자원인 곡물들은 풍매화를 갖고 있다. 풍매화는 화려한 꽃잎이나 꽃꿀과 같이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는 구조물이 없고 가벼운 수술과 정교한 암술머리만 있으면 된다. 옥수수는 거대한 꽃가루를 가지고 있으나 공기 중에서 떠다니기 쉽게 납작한 원판형을 하고 있다. 가벼운 꽃가루가 상승기류를 타면 수천㎞까지 날아갈 수 있기 때문에 남극의 공기속에서도 꽃가루는 채취된다. 우리의 생활공간 어느 곳에나 꽃가루는 있다.
꽃가루를 물의 흐름에 의해 이동시키는 수매화는 물가나 물 속에 사는 식물에서 볼 수 있다.
동물에 의해 가루받이가 일어나는 꽃은 동물매화라 하며 이중 주된 것이 충매화다. 충매화식물은 바람과 곤충을 같이 이용하는 효율적인 꽃식물로 진화한 것이다. 충매화는 일반적으로 큰 꽃이나 꽃받침을 구비하고 있으며 색깔있는 꽃이나 꿀, 향기를 지니고 있다.
우리는 꿀벌이 가루받이 매개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놀라운 일은 이 꿀벌의 운반능력이다. 꿀벌의 몸무게는 약 1백mg인데 그들이 한번에 나르는 꽃가루와 꿀은 몸무게의 반이 넘는다.
곤충 중에는 속씨식물과 함께 공동진화해 온 것이 많다. 공동진화는 생식방법의 특이성에 크게 이바지했다. 한 예로서 사막식물인 유카(Yucca)는 가루받이를 위해 특정한 곤충인 유카나방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유카나방은 유카에 의존해 산다. 유카나방은 유카에 알을 낳고 그 애벌레는 유카의 종자를 먹고 자란다. 그렇기 때문에 유카나방은 유카의 가루받이를 도와야 한다.
또 다른 특수화된 예는 습지식물인 앉은 부채인데 이 식물의 꽃은 코를 찌를 듯한 불쾌한 냄새를 풍겨 꿀벌은 이 꽃을 피하고 파리가 모여 들어 이 곳에 알을 낳고 대신에 가루받이를 돕는다. 악취가 나는 꽃 중에는 꽃꿀이 많다. 밤에 외롭게 꽃을 피워 강한 과일 냄새에 유인되어 온 박쥐에 의해 가루받이가 이루어지는 것도 있다. 꽃가루에 함유되어 있는 단백질은 박쥐의 영양공급원 이다. 새들도 가루받이 매개자로서 나무들에게는 중요하다. 새들이 꽃의 꿀, 꽃잎 또는 꽃에 있는 벌레를 먹기 위해 꽃에 접근하게 될 때 가루받이가 일어난다
Ophrys speculum이라는 난초의 꽃들은 암장수말벌과 비슷하게 의태되어 있다. 이 벌들이 짝짓기를 시도할 때 이 난초의 가루받이만을 돕는 경우도 볼 수 있다. 난초 중에는 꽃밥의 모양이 꿀벌과 닮게 특수화돼 있어, 도전적인 꿀벌이 이 가짜 꿀벌과 싸우도록 유인하여 가루받이를 하는 것도 있다. Salvia는 수술이 암술보다 먼저 성숙해서 꽃을 찾아온 벌의 몸에 꽃가루가 묻고 그후 암술이 성숙되는데 이때 꿀따러 온 벌의 몸에 붙어 있던 다른 꽃의 꽃가루를 받게 된다. 어떤 난초는 꿀샘 깊이가 25㎝으로 나방이의 주둥이 길이가 25㎝인 것에 의해서만 가루받이가 일어난다.
우리가 먹고 있는 무화과는 진짜 열매가 아니다. 이 무화과 속의 둘레 벽에는 수백개의 작은 꽃이 정렬되어 있다. 그곳은 무화과 꽃에게는 캄캄한 옥내온실이자 옥내가루받이실이다. 이 무화과 나무의 유일한 가루받이 매개자는 무화과 열매의 작은 구멍으로 들어올 수 있는 아주 작은 무화과 벌레다. 이 벌레들은 작은 꽃에다가 알을 낳고 유충은 그 꽃을 먹는다. 그러면서 꽃들을 가루받이 시킨다.
만약 이때에 무화과 벌레가 충분한 꽃을 가루받이시키지 않고 대신 거의 모든 꽃에 알만 낳으면 이 무화과 나무는 죽을 운명에 처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는 무화과 나무는 열매의 발육을 곧 중지시키고 모든 유충은 먹을 것이 없어 죽어버리고 만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서로 협조체제를 잘 유지하면서 공동진화해온 좋은 보기가 된다.
나팔꽃이나 달맞이꽃 같이 아침 일찍 피고 저녁때 지는 꽃은 야행성인 나방류가 가루받이를 시켜준다. 이외에 말방울풀꽃은 긴 원통모양의 꽃잎을 가지고 있고 암술과 수술은 원통속 깊숙이 들어 있다. 만약 곤충이 꽃가루와 꿀을 모으기 위해 그 깊숙한 굴 속을 통과해 들어갈 때 꽃의 원통속에 나있는 강모가 안쪽으로 향하고 있어서 들어갈 때는 몰라도 나올 때는 매우 힘들다. 이때 이 곤충은 몸부림을 치게 될 것이고 이러한 동안에 가루받이가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묻으면 강모가 부드러워져서 혼난 곤충이 바깥으로 나오게 된다. 그러나 그통에 꽃가루를 잔뜩 묻혔는지는 몰라도 그 대가는 컷다고 본다.
채송화 꽃은 1백개 이상의 수술을 가지고 있는데 이 수술은 어떤 힘에 의하여 밀렸던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쓰러진다. 이렇게 함으로써 꽃가루가 곤충의 몸에 문질러지게 된다.
그렇다면 식물은 다른 매개자에 의해 간접적인 생식만을 하는 것일까. 그렇지만은 않다. 콩과식물이나 제비꽃과의 식물 중에는 암술과 수술이 능동적으로 서로 접근하여 가루받이하는 예도 볼 수 있다. 분꽃을 보면 분꽃의 수술대가 둥굴게 구부러져 꽃밥을 암술머리에 가루받이한다.
이같이 식물은 생식을 위해 나름대로 온갖 정성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꽃가루의 발아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떨어지면 얼마 지나서 꽃가루가 발아하기 시작한다. 발아하기 까지의 시간은 식물마다 다르다. 예를 들면 발아실험을 통해 발아시간은 봉선화는 2분, 동백 20분, 그리고 소나무는 20시간이다. 꽃가루가 발아하면 꽃가루관이 형성되고 이 꽃가루관은 길이생장을 계속하여 암술대를 통해 씨방으로 가게 된다. 이때 꽃가루관은 다만 하나의 세포가 길게 자라게 된다.
이와같은 길이생장은 식물의 줄기나 뿌리가 일정한 생장부위의 세포가 길이생장을 하는 것과는 다르다. 또한 이 꽃가루관의 길이 생장을 하는 세포는 선단부에만 원형질이 있고 긴 액포가 자리를 잡고있다. 그리고 이 꽃가루관이 계속 자라는 동안 이 액포는 기부로부터 캘로스막이 생겨 원형질이 선단부에만 있도록 한다. 이 선단부의 원형질은 항상 원형질유동이 일어나고 있는데 분수가 꺼꾸로 흐르는 것과 같이 중앙부로 흘러드는 상태를 보인다. 그러나 왜 이러한 운동을 하고 있는 지는 아직 모르고 있다.
꽃가루관 세포는 단백질 분해효소를 생성하여 꽃가루관 앞쪽의 조직을 분해시키면서 주공을 통해 배주에 침투한다. 씨방으로 들어간 정세포는 난세포와 수정하여 접합자를 형성한다. 겉씨식물과 속씨식물의 차이는 속씨식물이 중복수정을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은 꽃가루 길이의 수만배까지 꽃가루관을 뻗어내려 짝을 찾는 긴 여행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