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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흔들리고 달이 이글거리는 이유

광학계나 가대가 단단하다고 천체 관측이 100% 완전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대기의 상태나 부가장치에 따라 천차만별의 관측 결과가 나타난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천체망원경은 컴퓨터와 함께 가지고 싶은 것 순위의 상위를 항상 지키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밤하늘을 수놓고 있는 수많은 별들을 보고 신비하게 여긴다.

그러나 아마추어 천문가들은 이 정도에 만족하지 않고 천체와 우주에 대해 틈이 있을 때마다 생각하며 새로운 사실을 배우고 싶어한다. 또 실제로 천체를 관측하고 관측장비를 제작하는 것을 취미로 삼는 사람들이 아마추어천문가다.

천문학과 천체망원경에 몰두해 있다보면 광학기기 전시장의 망원경은 물론이고 공사장의 하수도관을 보아도 "어, 대구경 망원경!", 목욕탕의 굴뚝만 보아도 "장초점 망원경!", 건물 내부에 있는 둥근 스테인리스 휴지통만 보아도 "망원경 경통으로 쓰면… 쩝…" 하는 엉뚱한 상상도 한다.
또한 무한한 우주를 통해 인류문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생각하게 되고 그중 미래를 창조하는 일을 즐겨하며 과학적인 사고와 적극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천체관측에 있어서 천체망원경은 필수 도구이지만 우선되어야 할 것은 절대 아니다. 천체관측을 하기 전에 먼저 별과 우주, 그의 운동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천체망원경을 꺼내 놓기 전에 천문입문자가 알아야 할 하늘에 관한 기본지식을 배우는 방법과 하늘의 상태에 따른 기기의 사용법 등 망원경과 쌍안경의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천문지식을 가르쳐 주는 책들

"하늘의 별과 우주에 대해 알고 싶은데 어떤 책부터 보아야 하나요?"라고 물어오는 천문 입문자들이 의외로 많다. 예전에는 서점에 가면 한글로 된 천문학에 관한 책과 잡지가 거의 없어 외국어로된 원서나 잡지를 어렵게 구해 그림만 보곤 했는데 요즘은 한글로 된 천문학에 관한 여러가지 책들이 눈에 띄게 많이 나와 있다.

"재미있는···" "초보자를 위한···" 등등.

그러나 그 제목이 좋아 책을 사서 조금만 펼치면 이상한 기호와 머리 아픈 수식, 한글이기는 한데 읽어도 이해 못하는 말들이 잔뜩 나열돼 있다. 그래서 조금 읽다가 "내 머리로는 안돼"하며 우주와 별에 대해 품었던 호기심, 무한한 동경과 순수한 마음까지 함께 포기하고 마는 경우가 많다.

천문지식을 알기 위해 입문자가 무슨 책부터 보아야 하나. 독지에 따라서는 기억이 나지 않을 수 있으나 우리나라 교과과정에 국민학교 저학년 때부터 천체에 대해 배우기 시작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때 배운 것을 그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독자들 중 밤하늘의 별과 우주에 새로이 관심을 가지고 싶다면 망원경을 사기전에 우선 국민학교 4,5,6학년의 자연교과서에 나오는 별자리, 천체의 운동에 대해 다시 한번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천문우주에 관한 기본 지식을 가르쳐주는 책으로는 국민학교의 자연교과서보다 더 훌륭한 것이 없다.

편한 마음으로 만화로 구성돼 있는 책이나 우주과학에 대해 나오는 TV 프로, VTR을 자주 보도록 한다. 그리고 차츰 단계를 높여 전문서적을 보면 그동안 입문자에게 그렇게 어렵게만 느껴졌던 천문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과학, 그중에서도 천문학은 글과 수식보다는 그림 사진이 많은 책 등을 통해 시각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빠르고 기억에 오래남는다.

천문동호회 등에 가입하여 관측회나 토론을 통해 이론과 실기를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는 것 또한 책에서는 얻을 수 없는 많은 산지식을 얻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천구와 별의 운동, 우주에 관한 지식 없이 구입한 천체망원경은 한낱 장식품이나 사치품에 지나지 않게 되고 그 취미는 오래가지 않는다.

쌍안경으로도 훌륭한 관측을 할 수 있다.

그동안 천체망원경에 대해서만 알아보았기 때문에 쌍안경은 천체관측에 별로 도움이 안되는 장비로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천문 입문자나 전문가 모두에게 그 가격이나 편리함, 또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장점을 생각해보면 쌍안경보다 훌륭한 관측장비는 없다.

우선 쌍안경으로 달이나 미리내(우리은하)를 들여다 보면 그 위력을 실감하게 된다. 맨눈으로 하늘을 보다가 쌍안경을 통해 보면 하늘에 별이 그렇게 많은 것에 우선 놀란다. 그리고 쌍안경 속에서 보는 별빛의 아름다움에 완전히 매혹된다. 달의 분화구나 목성의 위성도 관측할 수 있어 관측자를 흥분시킨다.

게다가 쌍안경은 상하좌우가 뒤집혀 보이는 천체망원경과는 달리 맨눈으로 보는 것과 같이 보이는 정립상이기 때문에 관측하기도 좋다. 쌍안경이나 소형망원경만으로도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천문학의 세계는 더 넓어지게 된다.

쌍안경은 천체망원경의 보조망원경 역할을 할 수 있고 그것만으로도 육안관측보다 훨씬 훌륭한 관측을 할 수 있다. 대구경의 쌍안경은 혜성과 신성 관측의 필수품이다. 또 갈릴레이는 지금은 장난감처럼 취급할 조그만 망원경을 가지고 천동설을 뒤엎을 수 있는 많은 관측증거를 찾아내기도 했다.

쌍안경의 표면을 보면 7×50의 숫자가 표시되어 있다.

배율이 7배, 구경이 50㎜라는 뜻이다.

이 정도의 쌍안경이면 관측조건이 좋을 때 10등성까지 자그만치 30만개 이상의 별을 볼 수 있게 된다. 천체관측용 쌍안경은 구경이 크고 배율이 작을수록 좋다.

그래야만 넓은 시야를 볼 수 있고 시야가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카메라 다리 등에 고정하거나 건물의 벽, 나무 등에 기대어 보는 것도 흔림림을 방지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잘 보이지 않는 천체망원경

그동안 얻은 지식을 통해 성능이 우수한 천체망원경을 구입했다.
광학계도 좋고 가대도 튼튼하다.
그런데도 도무지 잘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왜 그럴까.

이럴 때는 침착하게 그 원인을 곰곰히 분석해 보아야 한다. 광학계의 광축이 틀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광축이 정확히 맞았는데도 잘보이지 않는다면 그 원인은 주로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 수 있다.

① 구름은 없으나 대기의 교란이 일어났거나 하늘의 투명도가 나쁘다.
② 천체망원경의 설치장소가 부적절하다.
③ 망원경을 관측 직전에 조립하여 설치했다.
④ 접안렌즈가 불량하거나 과대배율이다.
⑤ 대물렌즈에 이슬이 끼어있다.

먼저 '대기의 상태'란 무엇일까. 처음으로 천체망원경을 통해 천체를 관측한 사람의 대부분은 맨눈으로 볼 때와는 달리 "별은 흔들거리고 달은 이글이글거려 매우 관측하기 힘들었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마치 강바닥의 돌멩이를 본것처럼···
이것은 천체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구의 대기가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벗어나서 관측하기 전까지 우리는 대기라는 지구를 덮고있는 공기막을 통해 우주를 보아야만 한다. 이 대기층을 통해 별을 보고 있기 때문에 기류가 안정 돼 있으면 천체도 안정되지만 뇌운이 발생하거나 태풍이 지나가거나 할 때는 기류가 흩트러지고 성상의 흔들림이 더욱 두드러 진다.

하늘의 상태는 '대기의 안정도'와 '대기의 투명도'에 의해 좌우된다. 대기의 투명도는 1~6단계로 구분한다. 각 단계의 숫자는 맨 눈으로 볼 수 있는 최소등급의 별을 나타낸다. 공기의 안정도는 (표)와 같이 1~5단계의 숫자로 표현한다.


(표) 대기의 안정도

 

하늘의 상태는 천체망원경으로 본 상의 질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변수가 되기 때문에 투명도와 안정도를 관측기록용지에 기록해 그날의 대기상태를 표기해야 객관적인 기록이 될 수 있다. 상태표시 숫자가 높을수록 관측조건이 좋은 날이다. 그러나 똑같은 대기상태에서도 천체망원경의 구경이 커질수록 관측조건은 나빠진다. 구경 5~6㎝에서 최상으로 보이더라도 20㎝급이 되면 중간 정도로 보이는 것이 보통이다.

관측지역의 대기투명도와 안정도가 좋아도 천체망원경의 설치장소가 잘못돼 있으면 천체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여름날 저녁, 태양열을 받아 아지랭이 피어오르는 지붕 위를 통해 관측을 한다든지 아파트나 연립주택의 베란다에서 관측을 하면 밑에서 나오는 열기로 인해 부분적으로 대기가 불안정하게 되기 때문에 천체의 상이 좋지 않게 된다(그림).

또한 관측 직전에 실내에서 실외로 천체망원경을 급하게 이동하여 바로 관측하면, 망원경 경통내의 기류나 광학계의 열팽창 적응부족 등의 이유로 광학계의 최대성능을 발휘한 정상적인 관측을 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제대로 관측을 하려고 한다면 관측 시작 시간 전에 미리 천체망원경을 관측장소로 옮겨 설치한 후 광학계를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별히 권하고 싶은 방법은 아니지만 급하게 천체망원경을 이용해 관측을 하려면 소형 팬이나 부채 등을 이용해 통내의 공기를 관측장소의 공기로 강제 교환시키면 약간의 효과는 얻을 수 있다.

대기상태가 불안정해 좋지 않은 날, 행성 등 부분적인 천체를 관측할 때는 입자가 균일한 모기장이나 고운 철망을 준비해 경통 앞을 막은 후 관측을 하면, 대기가 흔들릴 때도 의외의 안정적인 관측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림) 잘못된 관측장소 선정


접안렌즈와 각종 부가장치

천체관측장비를 마련할 때 일단은 경통과가대 등 망원경 부분에는 신경을 많이 쓰지만 접안렌즈와 각종 부가장치는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초보자들은 천체관측시 짧은 초점거리의 접안경을 써서 천체망원경의 배율을 되도록이면 최고 배율로 하여 보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배율을 높인다고 무조건 천체가 잘 보이는 것은 아니다.

일단 어떤 형태건 천체망원경을 장만한 뒤에는 그 망원경의 효율적이고 적절한 활용은 접안렌즈의 선택에 따라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관측대상에 따라 넓은 시야가 필요한 것인지 그렇지 않아도 되는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고, 또 어떤 배율로 대상을 관측해야할지가 모두 접안렌즈의 선택에 의해 결정된다.

먼저 고성능 고배율 접안렌즈를 사고싶은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실제 관측에서는 대체로 저배율을 사용할 기회가 더 많다. 따라서 접안렌즈의 선택은 먼저 저배율부터 시작해서 점차 놓은 배율을 구비하는 쪽이 좋다.

배율이 높아지면 상이 어두어질 뿐만 아니라 대기혼란에 의해 상이 악화되기 쉽다. 접안렌즈에는 그 조합에 따라 케플러식 등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 각각 여러가지 종류의 초점거리가 있다.

또한 관측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천정프리즘 필터 연결장치 등 여러가지 부가장치들이 많이 있다. 이 부가장치들은 실제 관측시에 하나씩 실례를 들어 다음에 설명하기로 하자.
 

접안렌즈에는 여러종류가 있다.


이슬에 대한 대비책

야외에서 오랜시간 관측을 하면 관측장소 주변의 습기가 광학계에 이슬을 맺히게 한다. 특히 관측이 아니라 천체사진을 찍기 위해 천체망원경에 카메라를 연결하여 장시간 노출촬영을 하는데 대물렌즈에 이슬이 맺히면 무척 곤란하게 된다. 당황해서 수건 등으로 맺힌 이슬을 무리하게 닦는다면 광학계에 손상이 가거나 망원경이 움직일 수 있으므로 조심해서 해결해야 한다.

이슬을 방지하기 위해서 예전에는 미리 주머니난로를 수건으로 싸서 대물렌즈가 있는 경통 후드 근처에 묶어 사용했으나 잘못 사용하면 너무 강한 열로 광학계나 경통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요즘에는 건전지를 이용한 접착식 테이프 형태의 전기히터로 광학계를 가열해 이슬을 방지하는 전용 이슬방지장치가 별도로 판매되고 있다. 보통의 방법으로는 관측시 검은 도화지를 경통후드 내부에 말아 넣어두면 도화지가 습기를 빨아먹어 이슬을 억제할 수 있을뿐더러 잡광을 막아주는 이중효과를 얻을 수 있다.

관측의 기회

별보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일반인들이 좋다고 하는 날씨에도 구름 때문에 불만이 많을 수 있고 구름 한 점 없는 날이라도 하늘의 대기상태와 주변 불빛의 방해, 이슬내림 등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달 중 별을 관측할 수 있는 날은 10~15일이 못된다.

흐린 날, 달이 너무 밝아 별들이 보이지 않는 날, 지독히 추운 날, 어떤 일로 바쁜 날 등등을 빼면 며칠되지 않는다. 지상에서 볼 때는 날씨가 맑고 바람도 없으나 고공의 기류가 심하게 흔들려 관측이 나쁠 때도 있다.

많은 별이 보일수록 (어두운 별이 잘 보일수록) 기상이 좋고, 별들의 반짝거리는 정도가 약할수록 좋은 날이다. 별들이 유난히 반짝거릴 때는 공중의 기류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는 것을 나타낸다. 구름 한점 없이 하늘이 맑고 투명한 날, 이런 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날이 1년중 그리 많지 않으므로 주변의 불빛 방해가 없는 곳으로 천체관측여행을 떠나봄은 어떨는지···.

천체관측의 순서

천체망원경을 꺼내 무작정 하늘을 보기 보다는 절차를 거쳐 천체를 관측해야 효과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아마추어들이 매일 밤 10분씩 한 달동안 변광성을 관측한 기록이 훌륭한 연구보고서가 되기도 한다.

1. 무엇을 관측할 것인가?

천체는 계절과 시간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미리 관측대상을 정하여 관측을 해야만 한다. 더욱이 계절에 따른 별자리의 변화 이외의 대부분 천문현상은 되풀이 되지 않으므로 이번 관측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모든 순간을 소중히 관측해야 한다.

2. 관측대상에 대해 알고있는 사전지식과 정보는?

관측대상을 정했으면 사전에 그에 대해 충분히 조사하고 연구하여 지식과 정보를 얻은 후에 관측을 하면 보다 많은 관측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 이해가 깊어진다.

특히 행성의 위치와 일식 월식 그리고 혜성 유성우가 내리는 지역과 시간은 미리 계산되어 역서나 천문잡지 등에 예보되므로 사전에 철저히 대비하면 훌륭히 관측할 수 있다.

3. 관측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천체관측장비는 내몸처럼 아끼고 사랑해야 하며 능률적으로 작동시킬 수 있도록 평소에 훈련을 쌓고 언제든지 장비를 꺼내 사용할 수 있도록 손질해 두어야 한다.

천체망원경 이외에도 관측을 위해서는 성도 역서 손전등 시계 필기도구 등을 같이 준비해야한다.
너무 밝은 손전등은 관측자의 암적응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손전등의 앞을 적색 셀로판지로 막아 밝기를 줄여 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4. 관측기록은?

천체관측 기록은 반드시 현장에서 관측, 즉시 바로 해야 한다.
관측하지도 않고 마치 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기록해서는 안되며 잘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해서 과장기록을 해서도 안된다.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으면 적당한 이유를 붙여 설명하려 하지 말고 꼼꼼히 그 이유를 캐 보아라.

1993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이강순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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