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흥분시킨 획기적인 발명은 대부분 '콜롬부스의 달걀'처럼 고정관념을 깨뜨린 작은 시도에서 비롯됐다.
오늘날 우리가 숨쉬고 있는 이 시대의 최대 특징은 발명시대라는 데 있다. 발명은 하루가 다르게 그 변화의 속도가 가속화되어 우리의 생활양식은 물론 의·식·주에까지 놀라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우리는 발명이 가져다 준 이기없이는 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우선 우리가 풍부하게 입고, 먹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것도 고급 화학섬유의 옷감과 곡식을 많이 수확할 수 있게 한 인조비료, 뛰어난 촉감의 건축자재를 발명했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안방에 앉아 텔레비전을 통해 수만리 떨어진 외국에서 우리나라 체육선수들이 다른 나라와 패권을 다투는 장면을 실제 경기하는 것과 같은 시간에 볼 수 있다. 또 전화다이얼을 돌리면 미국이나 서독에 가있는 친척들과 직접 대화도 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발명가들의 줄기찬 노력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요즘 불과 몇년전까지만해도 꿈처럼 생각되었던 과학소설(SF)이 현실화되는 것을 실로 여러 분야에서 목격하고 있다. 한마디로 현대는 발명이 좌우하는 시대다. 발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선진국들의 경쟁은 전쟁을 방불케 한다.
이처럼 험난한 국제경쟁 속에서 우위를 확보해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우수한 발명인을 발굴하여 육성하는 것뿐이다.
특히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가 지금까지의 발전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갈 수 있는 길은 자라나는 학생들을 우수한 발명가로 길러내는 것뿐 달리 방법이 없다. 따라서 학생들의 발명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대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특허청이 전국 초·중·고·대학(전문대 포함)에 '학생발명반'을 설치하게 된 것도 우리나라의 학생들 중에서 훌륭한 발명가가 되겠다고 야심을 갖는 학생들이 많이 나오기를 바라는 데 있다.
새로운 것에 대한 욕구 중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발명'하면 전화 TV 컴퓨터 로봇 로켓 인터페론 등 첨단기술제품을 생각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아침에 일어나 잠자리에 들 때까지 사용하는 생활주변의 수많은 이기(利器)들은 간단한 아이디어에서 탄생하고 있다. 또 이같이 간단한 아이디어에서 탄생된 생활필수품에 속하는 발명품일수록 첨단기술제품보다 상품화 및 기업화가 쉽고 시장도 넓어 수많은 사람들이 '발명가 기업인' 이 되고 있다.
작은 아이디어라도 그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산업재산권 중 실용신안(기존 발명품의 기능을 보다 편리하게 개선한 고안)이나 의장(기존 발명품의 모양을 보다 아름답게 디자인한 고안)으로 특허청에 출원하여 등록을 받으면 각각 10년과 8년 동안의 독점 권리가 주어지고, 등록을 받는 순간 정부가 인정하는 발명가가 된다. 따라서 사람은 남녀노소 누구나 발명가가 될 수 있다.
14세의 전파사 수리공이었던 필립은 一자 드라이버를 十자 드라이버로 개량 발명하여 오늘날 세계적인 기업인 필립(Phillip)사를 탄생시켰으며, 23세의 자전거 수리공이었던 마쓰시타(松下)는 쌍(雙)소켓의 발명으로 일본 제일의 마쓰시타그룹의 총수가 되기도 했다.
작은 발명으로 성공한 사례는 우리나라 발명계에서도 수없이 찾아볼 수 있다. 필자는 '발명으로 성공한 사람들'을 비롯 23권의 발명에 관한 책을 쓰는 동안 이런 발명가를 2천명이 넘게 만난 바 있다. 세계적인 발명품으로 손꼽히는 '이태리 타월'은 김필곤씨, 종이음료 용기는 신석균씨, 인조과일은 홍성모씨가 발명했는데, 이들 모두 현존하는 발명가들이다.
순간의 아이디어가 발명의 단초
우리들의 마음속에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나도 좀 색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는 강한 욕구가 있다. 그것이 곧 발명의 근간이다. 이는 진·선·미를 추구하는 인간의 본능과도 같은 것이다. 아니 그보다 속된 식욕·물욕·성욕에 가까운 본능의 일종인 것이다. 그러므로 발명을 하면 그 대소에 관계없이 쾌감을 맛보게 된다.
발명이 사람을 젊어지게 하고, 또 장수를 누리게 하는 근본이라고 일컬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며, 옛 성인이 '인간은 신규성(新規性)에의 욕구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아직도 발명적인 삶을 살고 있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서둘러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발명은 순간적으로 스쳐가는 아이디어를 잡느냐 놓치느냐가 성공을 좌우하기도 한다.
18세의 루드는 작은 병공장 공원이었다. 1923년 어느 봄날, 루드는 여느 때처럼 유리병을 만들고 있었다. 그 무렵 미국 코카콜라회사에서는 유리병이 물에 젖어도 손에서 미끄러져 떨어지지 않고, 안에 든 것이 많이 들어있는 것처럼 보이는 병을 현상모집 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루드는 벌써 모양이 다른 수백개의 병을 만들고 부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바로 그날 그의 여자친구, 쥬디가 찾아왔다. 그날 그녀의 모습은 여느 때보다 예뻐보였다. 그 무렵 유행하던 주름치마를 입었기 때문인 것이다. 이 치마는 종아리 있는 곳이 좁기 때문에 당시 여성들에게 인기가 대단했다.
루드는 한참동안 쥬디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루드의 머리 속에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바로 이것이다."
루드는 즉석에서 주름치마에 곱게 가려진 쥬디의 엉덩이 모습을 강조한 모양의 유리병을 만들었다. 루드가 만든 병은 가운데가 불룩 튀어나오고 주름이 있어 우선 물에 젖어도 미끄러질 염려가 없고, 위와 아래 부분이 좁아, 들어가는 양도 종래의 병에 들어가는 양의 80%면 충분했다. 코카콜라회사는 루드의 이 발명에 6백만달러의 상금을 주어 권리(특허권)를 사들였다.
조셉의 철조망도 세계적인 발명이다. 목동소년 조셉이 가끔 딴전을 피우다보면 양들은 울타리를 넘어 이웃의 농장을 망가뜨렸다. 그때마다 조셉은 주인에게 심한 꾸중을 들었다. 그러던 어느날, 조셉은 실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양들이 넘어가는 울타리는 장미넝쿨의 울타리가 아니라 철사만 둘러친 울타리였다. 양들이 장미넝쿨의 가시를 무서워한다는 사실을 알아낸 조셉은 대장간을 하는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가시가 돋은 철사, 즉 철조망을 만들어 목장 울타리를 만들어 보았다. 성공이었다. 양은 단 한 마리도 철조망을 통과하지 못했다. 조셉부자는 철조망을 특허로 출원하고 대량생산에 들어갔다. 이 철조망은 목장·공장·가정의 울타리용으로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다. 게다가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국경선용으로 까지 팔려나가 조셉부자는 몇년 사이에 억만장자가 되었다. 조셉이 철조망의 특허 권리가 끝날 때까지 번 돈은 미국에서도 이름난 계리사 11명이 1년 동안 계산했어도 다 계산하지 못한 거액이었다고 한다.
코카콜라병과 철조망처럼 발명은 마음먹기에 따라서 누구나 할 수 있다. 항시 관찰하고 행동(실천)하는 습성을 기르자. 발명의 소재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다.
'개선'도 발명
많은 사람들은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은 이미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다고 믿는다. 또 이들은 세상에 분야는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도전해보지도 않고 포기해버리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지구상의 직종에는 수천 분야가 존재한다. 그 중에는 수십년 노력해야 정상에 오를 수 있는 분야도 있지만 의외로 조금만 노력해도 정상에 오를 수 있는 분야도 있다. 즉 보통사람도 노력여하에 따라 정복할 정상이 많다는 말이다.
발명분야는 더더욱 그렇다. 과학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21세기에 보통사람이 무엇을 발명하겠느냐고 포기해버리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과학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만큼 그 이면에는 실로 사소한 문제가 해결되고 있지 않으며, 그것을 해결해야 할 사람은 과학자가 아닌 보통사람들이란 것을 깨달아야 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수만가지의 크고 작은 물건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수만가지의 물건은 조금씩 편리하게 개선되어야 한다. 이 수만가지중 한 가지를 선택하여 개선한 결과 그것이 편리하게 이용된다면 그 개선자는 그 분야의 정상에 오른 것이다. 물론 이 정상, 즉 제일을 지켜가려면 계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면 정상을 지킨다는 것도 그리 어렵지는 않다.
필자는 그동안 수많은 발명가와 발명을 기업화하여 성공한 사람들을 만난 바 있다. 이들의 발명은 '콜룸부스의 달걀'처럼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새롭게 도전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다시 말해서 '누구나 할 수 있었던 것'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산업재산권제도라는 것이 있어 이들의 작은 아이디어 발명도 철벽같이 단단한 벽으로 보호되고 있고, 발명가들 또한 계속적인 노력으로 정상을 지키고 있다.
이들이 정상을 차지한 것 중에는 언뜻 보면 극히 하찮은 분야도 있다. 그러나 그 분야의 제일임에는 분명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분야가 크고 작은 것이 아니다. 적어도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으로 태어나서 자기분야의 제일이 되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작은 정상도 오르지 못한 사람은 큰 정상을 아예 생각조차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