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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사진 어떻게 찍나

아마추어 천문상식

200m 망원렌즈 f8 자동노출. 필림감도는 원래 대로

 

환상적인 태양의 모습을 사진에 담으려면 무엇보다 우선 태양빛 대부분을 차단시키고 극히 일부만이 카메라로 들어오게 해야 한다.

일출의 태양은 강렬하고, 석양의 태양은 아름답다.

한낮의 태양(노란색)은 너무 밝아 쳐다보기조차 힘들지만, 지구의 두꺼운 대기를 뚫어야하는 지평선 근처의 붉은 태양은 지상의 풍경과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장소가 바닷가거나 때가 일식과 같은 특이한 시기라면 태양의 모습은 더욱더 압권이다. 하물며 붉은 태양내에서 수십개의 지구를 삶킬만한 거대 흑점이나, 수성의 일면통과현상(수성이 태양앞을 지나가게 되어 태양면의 일부를 가리며 이동해가는 현상)을 한 번쯤 본 사람이라면 태양의 신비로움에 매료되지 않을수 없다.

그런데 이처럼 환상적인 태양의 모습을 사진에 담으려고 셔터를 누르지만 생각과 같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찍히지 않는다. 무엇이 문제인가.
태양이 너무 밝다는 것과 보통 사진기의 노출계가 전 화면의 평균 밝기를 기준으로 노출을 정한다는 것이 문제다. 전자는 흑점촬영을 위해 태양 자체를 찍을 때 중요하고 후자는 태양과 어우러진 지상의 물체를 찍을 때 반드시 참고해야 하는 것이다.

먼저 태양이 너무 밝다는 문제에 대해 알아보자. 지평고도 30도 이상의 태양은 망원경에서 합성 초점길이를 길게해 밝기비(f수)를 아무리 크게하고, 셔터스피드를 최대한 짧게 주어도 노출 과다가 되고 만다.

그러므로 망원경을 이용해 태양 흑점을 찍기 위해서는 무엇을 이용하든 태양빛의 대부분을 차단시키고 일부망이 카메라로 들어오도록 해야한다. 첫번째 방법은 필터를 이용하여 빛을 차단시키는 것이다. 국내에서 구하기 쉽고 빛 차단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필터가 바로 용접용 필터이다. 그러나 이 용접용 필터는 표면이 광학적으로 완벽한 평면이 아니므로 망원경의 대물렌즈 앞에서 빛을 차단하게 되면 태양상이 제대로 맺히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초점면 근처에서 빛을 차단시켜야 한다. 그래서 보통 접안렌즈 앞에다 이 용접용 필터를 놓는다.
 

용접필터를 이용한 흑점 촬영^합성초점길이 2000mm. f20. 카메라 지정노출보다 두배 빠른 셔터 스피드


한가지 주의할 점은 망원경 구경이 50㎜를 넘어설 경우 1분 이상 필터의 한곳에 빛이 맺히게 되면 깨지게 되므로, 주경앞에 가리개를 만들고 이 가리개에 작은 구멍을 뚫어 사용한다. 즉 초점을 맞출 때는 가리개를 덮은 상태에서 태양을 바라보도록 하고, 노출을 정하고 찍을 때만 잠깐 가리개를 치우면 된다. 이런 번거로움을 피할수 있는 방법이 카메라용 ND필터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것은 광학적으로 완벽한 평면이므로 망원경의 대물렌즈 앞에서 빛을 차단하여도 상이 일그러지거나 두개로 맺히는 현상이 없다. 빛 차단 효과는 용접용 필터보다 못하므로 두개 정도를 겹쳐서 사용해야 한다.

태양광을 죽이는 두번째 방법은 지평선 근처의 태양을 찍는 것이다.

태양의 고도가 낮아지면 뚫어야하는 대기의 두께가 급속히 증가하므로 빛이 차단돼 필터 없이도 태양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지평선 근처에서의 시상이 좋지 못하므로 아주 선명한 태양면 사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카메라가 지정하는 노출을 믿어도 되는가. 사진을 찍을 때 화면상에 특별히 밝은 물체가 있거나, 화면상에서 아주 어두운 부분을 찍는 것이 아니라면 카메라가 지정하는 노출 그대로 찍어도 별 무리가 없다.
 

합성초점길이 600mm . f60. 카메라 지정노출 그대로.


그런데 우리가 찍으려는 태양은 특별히 밝은 물체이므로 카메라가 지정하는 노출 그대로 찍어서는 안된다. 먼저 태양이 중요하냐 아니면 주변의 경치가 중요하냐를 결정해야 한다. 보통 5백㎜급 이상의 망원렌즈를 쓸 경우 태양자체에 중점을 두어 노출을 맞추고, 2백㎜급 이하의 렌즈를 사용할 경우 태양이 노출과다가 되더라도 주변 경치에 노출을 맞추는 것이 좋다.

전자의 경우 다음 공식을 이용하여 노출을 정한다.

(1/864)×(f/100)²×(카메라가 지정하는 셔터 스피드)
여기서 f는 렌즈의 초점길이를 ㎜단위로 잰 값이다.

1000㎜ 망원렌즈로 태양 흑점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의 노출을 보았더니 1/30초가 나왔다고 하면 위 공식에서 F에 1000을 대입하고 셔터스피드에 1/30을 대입하면 1/259초의 셔터스피드가 나오므로 1/250초 정도의 노출을 주면 된다.

단 지평선 근처에 태양이 있을 경우 이 계산된 값에다 2를 곱하면 어느 정도 맞을 것이다. 달 사진을 찍을 때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후자의 경우(주변의 경치가 주가 되는 경우)는 상황에 따라서 많이 다르지만 보통 태양의 지평고도가 5도 이하일 때는 카메라가 지정하는 셔터스피드에 2를곱하고, 5도에서 10도 사이에 태양이 있을 때는 4를 곱하고, 10도에서 5도일 때는 8을 곱하면 어느정도 맞는다. 태양고도가 그 이상일 때는 태양을 시야에 넣고 찍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자동 카메라로는 어떻게 찍으면 될까. 필름의 감도를 저감도로 놓고 찍으면 된다. 예를 들어 ASA100필름을 넣고 카메라 감도 표시는 ASA50으로 해놓고 찍으면, 카메라의 노출은 항상 적정노출보다 두배 많아지므로 주변경치를 찍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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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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