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7월 26일 쿠바가 공산화되기 이전 센페고(Cenfuegos) 식물원 입구에서 찍은 사진. 뒤에는 쿠바의 나라나무(國木)인 로열팜(Royal Palm) 밑둥이 시멘트 기둥처럼 보인다. 식물탐험때 타고다니던 지프차와 그 위에 올라탄 탐험대원들. 오른쪽 끝에 맨발로 서있는 사람이 필자이고 그 다음이 하버드대학 식물학과 슐티스교수. 왼쪽 끝에 선 주방장은 밥통을 앞에 놓고 즐거웠던 지난날을 회상하고 있다.
탐험대가 돌아다닌 지역은 당시 카스트로가 게릴라로 활동하던 오리엔테지방의 열대우림이었다. 처음에는 두려웠으나 탐험을 진행하는 동안 정글속에서 유일한 적은 모기뿐이었다.
땀에 젖은 몸통을 통째로 폭포속에 던지는 듯한 소나기를 만날 때는 앞이 안보이다가도 비가 그치면 언제 소나기가 왔었느냐는 듯이 잊어버리고 아름다운 꽃을 찾아 헤매던 추억이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아련하다. 탐험을 마치고 식물원으로 돌아온 젊은 학도들이 차에 걸터앉아 모기와 게릴라, 그리고 사막의 선인장 가시를 모두 추억으로 돌리면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장면을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