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잠비아의 칼람보 폭포 일대는 중요한 고고학 유적지다. 잠비아와 탄자니아 국경 인근, 탕가니카 호수 남동쪽에 위치한 이 폭포 주변은 200만 년 전부터 5만 년 전까지 현생 인류 조상을 비롯한 고인류가 살았던 곳이다. 이곳에서 역사상 가장 오래된 목조 구조물이 발견됐다. 로런스 바햄 영국 리버풀대 교수팀이 9월 20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doi: 10.1038/s41586-023-06557-9 연구 내용을 가상 인터뷰로 정리했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호미닌(hominin)이에요. 사람족이라고도 부르죠. 호미닌은 현생인류(호모 사피엔스)와 현생인류의 근연종들을 통틀어 가리키는 표현이에요.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대표적인 호미닌이죠. 우리의 대표적인 특징은 두 발 걷기예요.
Q 두 발로 걷는 게 중요한가요?
그럼요! 우리도 처음에는 사족 보행과 이족 보행을 둘 다 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골반과 엉덩이 근육이 진화했고, 두 개 발과 두 개 손으로 나뉘었죠. 두 발로 걷는다는 건 손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단 뜻이에요. 우린 나무타기를 포기한 대신 땅을 딛고 설 수 있게 진화했습니다. 정교하게 손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우리는 나무로 불을 피우거나, 땅을 파는 도구 이상의 복잡한 도구도 만들 수 있게 됐어요.
Q 나무로 뭘 만들었어요?
목조 구조물이요. 정확히 무슨 구조물인지는 여러분이 한 번 추론해 보세요. 바햄 연구팀은 2019년에 우리가 살던 칼람보 폭포 인근에서 목조 구조물을 발견했어요. 가장 최근의 빙하기가 있었던 신생대 제4기 플라이스토세의 유적지에서 찾아낸 거였죠. 목조 구조물은 오랫동안 땅속에 파묻혀 있었는데, 우기에 강물이 흙을 쓸고 지나가면서 드러났어요. 목재 유적은 쉽게 썩기 때문에 거의 남지 않는데 여러모로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발견된 목재 구조물은 나무를 파내 오목하게 홈을 만들고 이 홈으로 나무와 나무를 십자로 맞물린 모양이었어요. 바햄 연구팀은 여기가 주기적으로 물에 잠기는 지역이다 보니 높게 지은 통로나 집의 기초라고 추정하더라고요. 아참! 연구팀은 이 통나무 구조물뿐만 아니라 나무로 만들어진 도구도 4개나 같이 찾아냈어요. 구조물이 어쩌다 우연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란 뜻이죠.
Q 구조물의 연대도 알아냈던데요.
‘발광 연대측정법’이란 방법으로 통나무 나이를 확인했대요. 통나무를 감싸고 있는 퇴적물 속 광물인 장석을 활용해서요. 장석이 흡수한 토양 내 방사선을 분석해 장석이 태양광에 마지막으로 노출된 기간을 확인하는 방법이죠. 연구팀은 이를 통해 우리가 최소 47만 6000년 전부터 유목 생활이 아니라 정착 생활을 했다고 결론내렸어요. 그렇게 이번 유물은 ‘지금까지’ 발견한 가장 오래된 목재 건축물의 증거가 됐죠. 부디 여러분들이 더 오래된 숨은 유물 찾기에 성공하길 기원합니다. 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