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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공룡 연구의 시작

18세기 첫화석발견, 5백여종 확인


공룡을 비롯한 중생대의 대형 파충류 화석은 현재 세계 여러 지역에서 발견되고 있다.


광활한 국토를 가진 중국과 몽골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룡화석의 보고다. 20세기 전반에 중국 서부의 미개척지로 진출한 중국인들은 그곳 주민들이 공룡의 척추뼈를 기름등잔으로 사용하는 것을 목격했다.

1776년 거대한 턱뼈를 가진 '바다뱀'의 화석이 네덜란드 남부의 백악기 지층에서 발견돼 큰 화젯거리가 됐다. 당시 네덜란드는 프랑스와 전쟁중이었는데, 네덜란드의 도시를 함락시킨 프랑스의 장군은 병사들에게 이 '뱀'을 빼앗으라고 명령을 내릴 정도였다. 그만큼 이 괴상한 화석은 큰 인기를 끌었다.

그 후 파리 박물관으로 옮겨진 이 뼈화석은 바다에 살던 파충류임이 전문가들에 의해 밝혀졌다. 이 동물은 나중에 뮤즈강의 도마뱀이라는 뜻을 가진 모사사우루스(mosasaurus)로 불리게 됐다. 모사사우루스의 발견은 공룡연구의 합리적 사고에 큰 영향을 미쳤다. 사람들은 비로소 한때 이 지구상에 큰 도마뱀을 닮은 파충류가 살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됐다.

18세기에 공룡화석 첫 발견

한편 이와 비슷한 파충류의 화석이 북미에서도 발견됐는데, 어떤 것은 길이가 15m나 되는 것도 있었다. 1820년대에 이르러 과학자들은 '화석화된 파충류'를 찾아 집중적인 탐사를 실시, 보존상태가 좋은 대형 파충류 골격들을 다수 확보하고 이들의 해부학적 특징을 파악하게 됐다. 이들의 두개골은 이빨 모양이나 함몰공의 숫자가 현생 파충류와 아주 유사한 반면, 엉치뼈 등뼈 또는 다리뼈의 구조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사실을 알았다.

당시 파충류 화석 연구의 선구자였던 오웬(Owen)교수는 색다른 파충류인 이 거대한 동물들에게 걸맞는 새로운 이름을 붙여 '무서운 도마뱀'이라는 뜻의 디노사우리아라고 부를 것을 제안했다. 이때부터 공룡(dinosaur)이라는 이름이 널리 퍼지게 됐다.

벨기에의 탄광지대에서는 30마리 분의 뼈대가 한꺼번에 발견됐으며 미국에서는 대규모의 전문적인 발굴단이 조직돼 경쟁적으로 공룡화석을 채집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19세기 말에 이르러서는 거의 모든 종류의 멋진 공룡화석을 세계 각지에서, 특히 미국의 많은 박물관에서 볼 수 있게 됐다.

한편 아시아 대륙에서도 공룡의 골격 족혼알 등이 속속 발견됐다. 특히 광활한 국토를 가지고 있는 중국과 몽골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룡화석의 보고다. 20세기 전반에 중국 서부의 미개척지로 진출한 중국인들은 그곳 주민들이 공룡의 척추뼈를 기름등잔으로 사용하는 것을 목격했다. 현재 중국에는 공룡 전문 박물관이 세 곳이나 있을 정도다.

이렇게 세계 도처에서 많은 종류의 공룡화석군이 보고되고 이들에 대한 연구가 크게 진전됨에 따라 일단의 과학자들은 공룡을 파충강(class reptilia)에서 독립시켜서 공룡강(class dinosauria)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확실히 공룡은 파충류의 특징과 함께 오히려 포유동물에 더욱 가까운 증거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심지어 일부 과학자들은 조류도 마찬가지로 공룡강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1862년 '이상한 새'인 아키옵테릭스(시조새;archaeopterix)가 처음 발견된 이래 이러한 논의는 끊임이 없다. 아키옵테릭스가 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근거는 이들이 깃털 안구 공 그리고 빗장뼈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73년 오스트롬(Ostrom)은 면밀한 연구 결과 이들이 날지 못하지만 매우 빠른 육식공룡의 하나임을 여러가지 증거를 들어 주장했다. 그의 연구로 아키옵테릭스가 오늘날의 조류와는 다르지만 깃털을 제거해 버리면 남은 골격은 골빈 용류(coelurosaur)와 다르지 않음이 밝혀진 셈이다.
 

7천만년 전의 초식공룡 힙실로사우루스의 알 화석


5백여종의 공룡들이 살아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지각운동의 역사와 고기후(古氣候)를 복원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전개됐다. 최초의 공룡이 출현하기 직전의 지구는 대단히 온난하고 습윤했다. 이러한 상태는 큰 변화 없이 공룡의 전성기까지 지속되다가 약 1억4천4백만년 전 백악기가 시작될 무렵 지구는 습윤하지만 기온이 떨어지고 저지대는 바다로 덮이게 됐다. 그리고 백악기 중엽에 와서 지구에도 계절이 생겨나고 당시 생물들은 겨울을 경험하게 됐다.

이러한 기후 변화와 더불어 공룡연구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대륙의 이동이 밝혀진 사실이다. 약 2억5천만년 전 중생대가 시작될 무렵 오늘날의 대륙들 사이에는 바다가 없이 판지아라는 큰 대륙으로 묶여 있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약 2억년 전부터 시작된 대륙의 분열은 백악기가 끝날 무렵에는 거의 오늘날과 같은 대륙과 해양의 골격이 이루어 졌다.

판지아를 석권하던 공룡들도 대륙의 분열로 인해 서로 떨어져 살게 됐다. 북반구에서는 지리적 변화와 함께 식물계도 백악기 말에 꽃피는 식물을 비롯해서 온대성 속씨식물들이 종래의 나자식물을 대체하게 됐다. 이와 같은 환경의 변화는 대단히 다양한 공룡들이 지구상의 구석 구석에 퍼지게 만들었다. 대다수의 분류학자들은 당시 적어도 5백종 이상의 공룡들이 살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룡들의 체구와 형태는 다양하지만 대체로 체구가 커지는 진화의 경향을 보인다. 지난 10여년 간의 연구결과 왜 공룡이 이처럼 거대했는지에 대한 해답이 나왔다. 기후가 한냉해 지면서 앞서 나온 아키옵테릭스와 같이 작은 동물은 깃털을 절연물로 사용한 반면 깃털이 없는 공룡들은 체구를 크게 함으로써 체온을 훨씬 용이하게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점차 한랭해지는 환경에 새로 적응해 살아남는 방편으로써 점차 몸을 크게 변화시킨 것이다.

이밖에도 1977년에 소련에서 발견된 테로사우르(pterosaurs ; 익룡류)의 화석은 깃털이 아닌 털이 나 있던 흔적이 뚜렷하다. 또한 이들의 머리뼈는 잘 발달된 큰 뇌를 가지고 있었으며 그밖에 다른 증거는 그들이 새끼를 돌보았을 것으로 짐작케 한다. 무엇보다도 털이 있다는 사실은 이들이 온혈동물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밖에도 1972년 미국에서는 날개 길이가 8m나 되는 테라노돈(무치익룡)같은 아주 큰 테로사우르가 발견됐는데, 그들이 나는 모습은 글라이더와 같았으리라고 추정된다. 그러나 같은 해에 텍사스에서는 날개 길이가 15m나 되는 새로운 테로사우르가 발견돼 큰 화제가 됐다. 퀘졸코트러스라는 이름의 이 괴물은 당시의 호수나 바다에서 매우 먼 곳에서 발견됐으므로 아마도 죽은 공룡의 사체를 먹고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까지 모든 공룡들은 조그만 뇌를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대단히 어리석은 동물이었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실루로사우르(골빈 용) 드로매오사우르(속주룡)는 큰 뇌의 용적과 더불어 뇌의 생김새로 보아 그들이 영리한 동물이었다고 많은 학자들은 주장한다.

진화의 법칙 실증한 공룡 절멸

공룡 연구에서 가장 관심의 대상이 돼온 의문은 왜 갑자기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추었느냐는 점이다. 현존하는 공룡의 멸종원인설은 대단히 다양하다. 그 가운데 우주의 폭발이 지구를 황폐화시켰다는 가설과 기후의 혹한기가 다가와서 생물계에 큰 타격을 가해 급기야 공룡의 멸종이 야기되었다는 가설이 가장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상과 같이 지난 2백여년간 세계 각처에서 수집된 다양한 공룡과 익룡류를 대상으로 많은 연구가 있었으나 아직도 어느 가설에 관해서 뚜렷한 확신이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날 우리는 화석을 해석하는 데 많은 잘못을 저질렀다.

1670년경 최초로 발견된 공룡의 뼈는 오랜 옛날 살던 거인의 뼈로 오해됐을 정도다. 화석 골격을 복원하는 데도 많은 오류가 있었다. 이구아노돈의 큰 고깔처럼 생긴 엄지손가락 뼈를 코 위에 뿔처럼 가져다 붙인 적도 있다. 또한 이구아노돈을 포함한 모든 공룡들이 네 발로 걸었을 것으로 생각했다가 후에 많은 공룡들이 두 발로 걸었음을 알게 됐다. 또 다른 재미있는 오류는 목과 꼬리가 모두 긴 장경룡의 머리를 목 대신에 꼬리의 끝에 붙인 것이다. 이러한 실수는 공룡연구가 완전히 낯선 새로운 연구분야였기 때문이다.

공룡을 포함해서 모든 생물들은 먼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매우 긴 사슬로 연결돼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사슬에서 각 '고리'는 그 다음의 고리나 마찬 가지로 중요하다. 동물들이 곧추선 다리 자세를 가지게 된 것은 중생대에 일어난 동물 역사의 중요한 한 고리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공룡들은 조류를 탄생시킨 무리라는 점에서 역사상 가장 중요한 동물인 동시에 자연사 측면에서도 종은 진화하며 또 많은 종은 자주 멸종한다는 사실을 확연히 보여 줌으로써 진화의 법칙을 실증한 셈이다.

한때 번성했던 동물군이 갑자기 사라져 버린 사실은 생물과 자연의 조화가 얼마나 오묘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우리가 그들의 멸종에서 배울 큰 교훈이 있다. 즉 우리의 환경이 잘 보전되지 않고 공해와 전쟁으로 혹은 자원 고갈의 결과로 인해 자연의 오묘한 조화가 깨진다면 거대한 공룡류와 익룡류가 겪은 멸망의 전철을 인간이 밟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미국 자연사박물관에 복원되고 있는 공룡. 몸집이 커서 사다리까지 이용해야 한다.
 

1992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백광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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