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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연 다이아몬드에 이어 제3의 탄소로 각광받고 있는 훌러렌의 대량생산법을 국내의 과학자들이 개발해냈다.​

동력 필요없는 「자연가습기」발명 -증발접시와 선풍기로 구성


따로 동력이 없어도 자연적으로 실내를 가습하는 가습기가 발명됐다. 발명자는 예비역 준장출신인 배성순씨.

"종래의 초음파가습기나 분무식가습기는 전기를 이용해 많은 양의 수분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습도가 높은 경우와 낮은 경우에 일일이 조정해서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랐고 특히 습도가 높을 경우 전자제품 등에 피해를 줄 우려도 있었다"고 지적한 배씨는 "보다 질이 좋은 수분을 공급해주기 위해 '자연가습기'를 고안하게 되었다"고 발명동기를 밝혔다.

증발접시와 선풍기가 이 발명의 핵심. 실내의 습도를 측정하는 습도센서의 명령에 따라 선풍기가 돌아가게 되는데 이 선풍기가 증발접시에 담긴 물을 방안 골고루 퍼지게 한다.

배씨는 앞으로 자신의 발명품을 상품화할 계획이다. "제품을 보다 소형화하는 것이 최대과제"라고 밝힌 발명자는 "얼핏 생각하기에는 간단해 보여도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데 3년 반이 걸렀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달이지 않고 복용하는 녹용분말 제조방법이 백인범씨에 의해 개발됐다. 냉동건조된 녹용을 분말화한 것인데, 서울대 생약연구소 연구결과에 따르면 달이는 것에 비해 약효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녹용을 달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분감소와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이 이 발명의 계기.

또 휴대용 소형온수보일러가 박기준씨에 의해 발명됐다. 종래의 야외용 보일러는 단순히 가열온도를 자연순환시키는 것이었다. 게다가 난방관 내에 기포가 많이 생겨 순환력이 저하되기 일쑤였다. 또 온수온도가 조금만 떨어져도 자연순환이 잘 안돼 난방효과가 떨어지는 결점을 안고 있었다.

그에 비해 박씨가 고안한 휴대용 소형 온수보일러는 순환펌프없이 자체적으로 온수를 강제순환시킬 수 있게 돼 있다. 아울러 온수와 증기압을 이용, 물탱크나 수조를 가열할 수 있게 하고 순환력도 향상시킨 발명품이다.

새로운 혈액응고 방지물질, 히루딘-유전공학적으로 대량생산될 듯

잘 알다시피 혈액중의 피브리노겐이 피브린으로 바뀌면 혈액이 응고된다. 이때 트롬빈이라는 물질이 이 반응을 유도한다. 따라서 트롬빈을 억제하는 물질을 외부에서 넣어준다면 피브린이 형성되기 어려워질 것이다. 다시 말해 혈액의 응고를 방지할 수 있다.

그 동안 돼지 소 등 가축의 기관지에서 추출한 헤파린이 이 일을 해왔는데 부작용사례가 많아 과학자들은 그 대체물질이 없을까 고심해왔다. 그 결과 거머리의 침샘에서 얻을 수 있는 히루딘이라는 단백질이 헤파린과 유사하게 작용함을 알아냈다. 히루딘은 부작용도 상대적으로 적어 혈액응고 방지물질로는 그만이지만 그동안 대량생산하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해 '실험실 속의 물질'로만 남아 있었다.

그런데 최근 유전공학연구소의 이상기박사팀(대사공학연구실)이 히루딘을 유전공학적으로 얻어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냈다. 히루딘을 만들 수 있는 유전자를 거머리의 침샘에서 뽑아낸 뒤 이를 효모에 주입, 히루딘을 대량생산해낸 것.

이 연구에 참여했던 최의성박사는 "대다수의 유전공학자들이 대장균이나 효모를 이용해 히루딘을 추출해내려 한다. 그런데 대장균 안에서 유전자의 발현은 잘 되지만 분해가 많이 돼 우리 연구팀은 효모를 통해 히루딘을 얻어냈다"고 밝혔다.

이렇게 유전공학적으로 생산된 히루딘을 곧 상품화할 예정인데 여기에 국내의 몇몇 제약업체와 옛소련 NPO 생물연구소가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거머리(사진)의 침샘에서 하루딘을 얻는다.


훌러렌 양산법 세계최초로 개발-종전보다 4~8배 생산량 늘어

'꿈의 신소재'라고 일컬어지는 훌러렌(${C}_{60}$)의 대량생산법이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소헌영 조양구박사팀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탄소원자 60개가 축구공처럼 배열된 완전구형화합물인 훌러렌은 속이 빈 분자. 85년부터 이 물질의 존재가 예상돼 왔는데 실제로 제조된 것은 90년 9월부터다.

"진공용기에 흑연봉을 넣은 뒤 직류 교류로 방전해주면 검댕이를 얻을 수 있는데 지금까지 이것을 모아 훌러렌을 만들었다. 그러나 우리는 고주파유도결합 플라스마에 흑연분말을 주입함으로써 대량으로 훌러렌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고 소박사는 말한다.

실제로 기존의 ${C}_{60}$ 제조법은 진공용기를 요구했을 뿐더러 10분 작업한 뒤 제조장치를 20분 이상 식혀야 했기때문에 하루에 8번 정도 작업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에 비해 소박사팀이 개발한 방법은 연속작업이 가능해 종전 방법보다 4~8배까지 생산량을 늘일 수 있다고 한다. "대체로 하루에 2백50mg을 제조할 수 있다"고 소박사는 얘기한다.

겨우 2백50g이냐고 되묻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C}_{60}$ 1g당 3천만원(금값의 2천5백배)에 팔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훌러렌이 얼마나 만들기 어려운 물질인가를 실감할 수 있다.

앞으로 초전도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이는 훌러렌은 건축가인 벅민스터 훌러의 이름에서 그 명칭을 따왔다. 훌러는 돔모양의 건축을 잘 짓기로 유명한 건축가다.
 

훌러렌은 사진의 건물과 유사한 완전구형화합물이다.

 

독소 없는 3배체 굴 만들어-성장도 빠르고 맛도 일품

'r'이 안든 달에는 굴을 먹지 마라는 외국속담이 있다. 즉 5월(may) 6월(jun) 7월(july) 등 철자에 'r'이 없는 달은 굴의 산란기이므로 이때는 가급적 굴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실제로 산란기에는 굴에 독소가 약간 포함돼 있고 맛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굴의 산란기를 아예 없애버린다면 그런 속담은 불필요해질 것이다. 수산진흥원의 박미선연구관팀은 지난 3년동안 바로 이 일을 해냈다. 유전공학을 이용한 염색체조작으로 보통 참굴(2배체)과는 다른 3배체 굴을 만든 것. 우장춘박사의 3배체 수박이 그 자손을 퍼뜨리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3배체 굴도 생식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굴의 정자와 난자가 만나면 수정란이 되는데 이것은 제1극체 제2극체 등으로 계속해서 분화된다. 바로 이 극체기를 없앰으로써-온도 약품 수압 등을 활용해-3배체굴을 만들어냈다"고 박연구관은 설명한다.

이렇게 굴이 생식기능을 잃게되면 생식에 필요한 에너지를 성장하는 쪽으로 돌려 빨리 자라게 된다. 또한 산란기의 폐사가 줄어들고 고기의 질도 잘 유지된다고 한다.

1년7개월에 걸친 실제 양식실험 결과 3배체 굴의 비만도(전체 무게중 고기부분이 차지하는 비중)가 20.5%로 2배체 굴(18.5%)을 약간 앞섰고, 글리코겐함량(1.4~6배)과 생존율(2배체굴 74% , 3배체굴 92%)도 높게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굴의 맛을 좌우하는 유리아미노산 성분인 타우린과 글루타민산 함량도 2배체 굴에 비해 10~15% 높았다.
 

19개월된 3배체굴(3N)과 2배체굴(2N)의 비교. 3배체 굴의 살이 훨씬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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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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