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원자를 인간이 마음먹은대로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옮기고, 또 원하는 위치에 고정시킬 수 있다.
지난 1990년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산 호세에 위치한 IBM의 알마덴연구소에서는 세계가 깜짝 놀랄만한 실험이 성공리에 수행됐다. 제논(Xe)원자 하나하나를 금속(니켈)결정체의 표면 위에 재배열한 것이다. 이렇게 인위적으로 원자의 구조를 바꿈으로써 인공원자시대(원자조작시대)의 문을 연 사람은 IBM의 과학자인 D. 아이글러(Eigler)와 E. 슈바이처(Schweizer).
그들은 35개의 제논원자를 움직여 니켈표면 위에 IBM이라는 글자를 새겼다. 이 '원자글자'는 보통 영자신문 기사의 활자보다 50만배나 작고, 각 원자간의 거리는 13Å(옹스트롬)에 불과하다. 여기서 옹스트롬은 원자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흔히 사용하는 거리의 단위(1Å=${10}^{-8}$cm)인데 보통 원자의 직경은 1~4Å이다(원자덩어리 속의 원자간거리는 5Å 정도).
아이글러박사팀은 IBM이라는 '원자글자'를 쓰기에 앞서서 7개의 제논원자로 고리모양을 만들었다. 아마도 이 고리가 원자를 하나씩 끌어와 조립한 최초의 인공원자구조물로 기억될 것이다.
1986년 노벨상을 안겨줘
하나의 원자를 인간의 마음대로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옮기고, 또 원하는 위치에 고정시킬 수 있게 한 일등공신은 STM(scanning tunneling microscope)이라는 섬세하고 정밀한 현미경이다. 우리 말로는 주사력 현미경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주사형 터널링 현미경이라고 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 현미경은 IBM의 과학자인 H. 로러(Rohrer)와 G. 비닉(Binnig)이 1981년에 처음 개발한 것인데 그 공로로 두사람은 전자현미경을 발명한(1932년) 독일의 엔지니어인 E. 루스카(Ruska)와 함께 1986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원자를 이동시키기 위해 아이글러와 슈바이처는 STM의 탐침(바늘, tip)을 원자의 표면에 최대한 가까이 접근시켰다. 이때 탐침과 표면 원자사이의 거리는 그 가운데에 원자 몇개가 들어갈 정도.
STM의 탐침은 대개가 매우 날카로운 텅스텐 또는 백금바늘인데(아이글러박사팀은 텅스텐탐침 사용) 그 크기가 1백Å 이하다. 이 '극초미니' 탐침 끝으로 아주 미세한 전류를 흘려 보내면 전자가 생긴다. 그러면 전자는 원자의 표면을 뛰어다니게 되므로 아주 조그만 구형(球形)의 원자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사실 STM 원래 제작목적은 이렇게 원자의 실체를 명확히 알아내는데 있었다.
아무튼 탐침과 원자가 거의 맞닿을 만큼 가까워지면 탐침과 표면의 원자간에 약간의 인력이 작용한다. 바로 이 순간에 탐침을 원자의 표면과 평행하게 움직여주면 원자를 이동시킬 수 있다. 원하는 위치에 이르렀을 때 탐침을 약간 들어올리면(즉 탐침에 가한 전류를 제거하면) 순간적으로 인력을 잃어버린 원자는 그 자리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마치 자석 가까이에 다른 자석을 갖다 댄 뒤 두 자석이 완전히 달라붙지 않은 상태에서 한 자석을 끌어오는 것과 흡사하다. 여기서 원자표면의 상태가 매우 중요한 관건이 된다. 아무리 매끈하게 보이는 원자의 표면이라 할지라도 원자의 입장에서는 울퉁불퉁한 계란 포장박스같이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원자는 이 굴곡이 심한(?) 곳을 건너 뛰어야만 다른 장소로의 이동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원자가 '장대높이뛰기'를 시도할 수 없는 노릇이므로 결국 울퉁불퉁한 표면을 '파도타기'하면서 이동할 수밖에 없다.
균형의 극치
흔히 원자의 '파도타기'는 균형의 극치로 표현되기도 한다. 이동하는 원자와 표면에 남아있는 원자 사이에서 역학관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말이다. 우선 원자를 끄는 힘이 원자가 불룩 튀어나온 표면을 타고 넘어 움푹 패인 곳으로 가지 못하게 막는 힘, 즉 수평력을 초과해야 원자의 '파도타기 '가 가능하다.
그러나 원자가 표면에서 아주 벗어나지 않도록 하려면 원자를 표면에 붙들어주는 힘이 원자를 당기는 탐침의 견인력보다 커야한다. 비유컨대 해변에서 파도타기 하다가 먼 바다까지 밀려가는 것은 곤란하다.
당시 아이글러박사는 "이 기술의 묘(妙)는 표면에 있는 원자 위에 위치한 탐침의 견인력을 조절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즉 탐침의 높이를 바꿔주면 견인력도 달라진다"고 말했다.
원래 아이글러박사는 원자와 분자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를 밝히기 위해 STM을 접하게 되었다. 연구팀은 직접 민감도가 높고 정밀도가 뛰어난 STM을 제작했다. 또 외부의 오염과 진동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고도의 진공실을 만들어 그곳에 STM을 보관했다. 사람의 목소리와 같은 미세한 진동이나 인체의 체열과 같은 미미한 열원으로부터도 STM을 격리시켰다. 사실 STM은 초방진과 초진공을 요구한다. 만약 바닥이 그냥 진동하는 정도가 1만이라면 ${10}^{-2}$ 이하의 초방진이 확보돼야 STM의 관측 자료는 믿을만한 것이 된다.
또한 연구팀은 액체헬륨을 사용해 제논원자를 절대온도 4K까지 냉각시킴으로써 불필요한 원자의 요동을 막았다. 그 결과 0.002Å만큼 미세한 원자의 이동을 감지할 수 있었다.
이런 원자옮기기 실험대상으로 최종선정된 것은 제논원자였는데, 이 원자는 상온에서 불활성을 나타내는 기체다(대기중에는 1천만분의 1 정도 낮은 비율로 존재하며, 사진이나 레이저 등의 섬광전구에 넣는 기체로 알려져 있다).
제논원자가 실험대상원자로 대뜸 채택된 것은 그 크기가 가장 큰 원자군(群)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원자들끼리 서로 밀착돼 있지 않으므로 (기체인 점을 생각하라!)하나씩 떼내기 쉽다는 점도 높은 평점을 받았다. 물론 기체인 제논원자가 차분히 붙어 있지 않고 쉴새없이 운동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은 그 조작상 불리한 면도 없지 않다. 뛰어다니는 사슴을 사냥하는 것이, 뭔가에 빠져 요지부동상태에 있는 사습을 사냥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다.
결국 사슴의 시선을 한곳에 붙들어 놓아야 사냥이 제대로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아이글러박시팀은 제논원자를 절대온도 0K에 가깝게 냉각시켰다. 니켈과 제논원자가 이렇게 강력하게 냉각되면 제논원자는 완전히 힘을 잃고 니켈표면에 놓이게 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바로 이 점이 원자옮기기 실험을 실용성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평가절하시키고 있다. 초전도현상이 1911년 네덜란드의 온네스(H. Onnes)에 의해 처음 발견됐지만 온네스가 찾아낸 최초의 초전도체인 수은은 절대온도 4.2K에서 초전도현상(저항이 0)을 일으키기 때문에 실용적인 가치는 전혀 없는 것으로 평가됐듯이. 따라서 만약 누군가가 상온에 가까운 온도에서 원자이동에 성공한다면 아마도 그는 노벨물리학상 후보에 일착으로 오를 것이다. 1986년에 IBM의 뮐러와 베트노르츠가 30K 이상의 고온(?)에서 초전도현상을 일으키는 초전도체, 즉 바륨-란타늄-구리의 산화물을 발견하고 그 후로 노벨상을 수상했던 것과 같이.
"STM을 처음 제작할 당시에는 STM이 원자의 이동에 쓰이리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이렇듯 과학적 이론이나 기기는 최초의 주창자가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발전되기도 한다"고 지난 4월 말 한국을 방문한 로러박사는 말한다.
물론 원자를 떼내어 고리모양이나 IBM 문자를 만드는 것이 당장 우리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 원자를 조작해 일반적인 화학적 방법으로 얻을 수 없는 특수한 분자를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분자들에 어떤 변형을 가할 수도 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기존의 것보다 훨씬 작은 극소형 집적회로를 원자 옮기기를 활용해 만들 수 있다. 어쩌면 원자이동기술이 반도체의 메가바이트(megabyte)시대를 마감하고 기가바이트(gigabyte)시대로 가는 견인차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인위적으로 원자배열을 한 소재를 반도체 칩제조에 사용할 경우, 현재보다 5백배나 더 미세한 수준으로 조립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와 있다.
또 데이터를 원자크기로 저장함으로서 현수준보다 1백만배나 더 높은 밀도로 데이터를 수록하게 될지도 모른다. 좀더 비약하면 지금과는 그 개념부터 다른 신소재를 개발하는데 원자이동기술이 적극 도입될 가능성도 있다. 원자 한두개만 바꿔놓으면 엄청난 일을 해낼 수 있다는데 그 일을 마다할 재료공학자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시대(${10}^{-6}$)를 마감하고 새롭게 나노(nano)시대(${10}^{-9}$)를 여는 기기중 하나인 STM은 양자역학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해 고전역학 아래에서는 성립자체가 불가능하다.
마이크로시대를 마감하고
예를 들어 위치에너지가 같은(동일한 높이에 있는) A, B 두 곳 사이에 높다란 에너지벽이 가로막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A에 있는 물체가 B로 가려면 A의 운동에너지가 에너지벽의 위치에너지보다 커야 한다는 것이 고전역학(뉴턴역학)의 요체다. 그러나 양자역학에서는 어떤 에너지의 변화없이(에너지벽을 뛰어넘을 만큼의 에너지 변화없이)물체가 A에서 B로 이동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 이를 두고 흔히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A와 B 어느 곳에도 존재할 수 있다"고 나타낸다. 유명한 물리학자인 슈뢰딩거가 양자역학의 근본개념을 고양이로 설명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에너지벽과는 무관하게 양쪽에 존재하려면 에너지벽에 어떤 미지의 터널이 뚫려있을 것이라고 양자물리학자들은 추측한다. 마찬가지로 에너지벽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 전자가 존재한다면 거기에도 터널이 있을 것이라는 가정 아래에서 STM은 출발한다. STM의 T, 즉 터널링(tunneling)도 바로 이 에너지벽의 터널을 통해 전자가 이동함을 뜻한다.
만약 모든 것이 정상이라면 전자는 에너지벽을 중심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또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할 것이다. 쉽게 말해 양방향으로 자유롭게 전자는 왕래한다. 물론 그 확률은 반반이다.
그런데 전자가 이렇게 왔다갔다 하는 상태라면 전자의 흐름을 제어할 수 없다. 따라서 STM은 전자를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게 한다. 그 원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탐침에 약간의 전류를 흘려보내주면 전자는 한쪽방향으로만 터널링한다. 즉 탐침의 끝에 있는 마지막 원자(탐침을 백금이나 텅스텐으로 제작하므로 백금원자이거나 텅스텐원자일 것이다)가 탐색하고자 하는 물체의 원자표면으로 이동할 것이다. 이때의 전류는 10nA(n은 ${10}^{-9}$)에서 10pA(p는 pico의 약자로 ${10}^{-12}$) 정도로 극미한 양이다.
"요즘은 ${10}^{-15}$A도 측정할 수 있으므로 10pA쯤은 정확하게 발생시킬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전자의 숫자를 하나씩 셀 수 있을만큼 과학이 발전해 있다".
STM전문가인 서울대 물리학과 국명교수의 말이다. 탐침에 전해진 미세한 전류는 증폭과정을 거치면서 전압으로 바뀐다. 이때 거리(탐침과 관찰하려는 원자사이)가 전류의 크기에 비례한다는 수식이 유용하게 쓰인다. 쉽게 말해 거리가 가까워지면 전류량이 작아진다. 따라서 전류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면 둘(탐침과 관찰대상)사이의 거리가 일정하게 고정된다.
이어서 STM의 탐침은 역되먹임회로(negative feedback circuit)를 거치게 된다. 이것은 전압을 거리로 바꿔주는 장치다. 보통 1V의 전압을 걸면 거리가 3Å 떨어지게 되는데, 이 일을 대개 압전세라믹이 해낸다. 이러한 모든 과정은 물론 컴퓨터에 의해 제어된다. 그리고 그 결과는 모니터상에 생생히 나타난다.
부도체의 원자를 보려면
현재 원자를 볼 수 있는 기기로는 TEM(투과전자현미경)과 STM이 대표적이다. TEM은 전자빔을 쏘아 원자를 보긴 하지만 관찰되는 정보가 제한돼 있다. 반면 STM은 원자를 다각도로 볼 뿐 아니라 다룰 수도 있는 한수 위의 현미경이다. 원자의 표면분석은 물론이고 표면의 기하적 전기적 구조까지 들여다 볼 수 있다. 또 원자 하나하나의 전하밀도 전자분포 등을 관찰할 수 있고 결합(bond)상태까지도 시야에 들어온다.
"STM은 원자의 표면변형에 유용하다. 한 예로 반도체에 미세한 선을 긋는 작업(lithography)에도 활용할 수 있다.
또 원자수준의 구조변경도 가능하게 할 것으로 여겨지지만 그때가 언제쯤 될 것인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반도체의 기억소자가 빠른 속도로 소형화 고집적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역학적으로 줄여나가는 작업, 즉 선폭을 줄이는 작업이 곧 한계에 부딪칠 것이다. 그때는 새로운 개념이 도입돼야 완전히 다른 차원의 발전이 가능한데, STM이 그 문을 열 가능성도 있다"고 국교수는 지적한다.
STM은 이미 언급했듯이 터널링이 생명이다. 즉 탐침의 전자가 에너지벽을 힘들여 넘지 않고 벽을 막바로 터널링함으로써 그 아래에 위치한 원자세계를 탐구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탐침과 대상원자가 모두 전자를 가진 전도체여야 한다는 제한이 따른다.
이런 STM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작한 것이 원자력 현미경(AFM, atomic force microscope)이다. IBM의 비닉과 미국스탠퍼드대학의 퀘이트가 1986년에 처음 만든 AFM은 일단 원자의 힘을 측정한 뒤 역되먹임함으로써 나노세계를 관찰한다. 이 현미경은 부도체에도 사용가능한데, 산업용(실리콘 웨이퍼의 관찰 등) 관찰용(DNA 등)으로 널리 쓰인다.
1989년에 한스마(Hansma) 등이 개발한 ICM(ion conductance microscope)도 부도체의 원자수준관찰이 가능하다. 또 전기화학반응을 이용하는 SECM(scanning electrochemical microscope)도 선을 보이고 있다. 이 기기는 용액 속에 담겨있는 탐침과 시료(대상원자) 사이의 화학물질이 산화 또는 환원되면서 흐르는 탐침전류를 이용, 표면의 영상을 얻는 것이다. SECM은 화학적 감지능이 있는 현미경으로 유명하다.
STM AFM ICM SECM 등을 묶어 SPM(scanning probe microscope)라고 부르기도 한다. 현재 SPM의 부류에 속하는 현미경은 20여종에 이른다.
여기에는 레이저와 STM을 결합시킨 국교수의 작품도 포함된다.
"1972년 미국 표준연구소(NBS)의 영(Young)박사팀이 STM과 비슷한 것을 개발하려고 시도했으나 실패로 끝났다. 당시에는 방진기술과 회로기술이 요즘처럼 발달해 있지 않았고 특히 컴퓨터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아 성공하기 어려웠다"고 로러박사는 회상한다.
81년에 STM이 처음 제작된 뒤 이를 상품화한 장비회사도 계속 늘어가고 있다. 이제는 전세계적으로 50여곳의 장비회사가 성업중인데 여기에는 재미교포가 운용하는 박사이언티픽사(社)도 포함된다. 국내에서는 현미경 전문업체인 동일교역이 STM의 개발을 거의 끝낸 상태다.
국내에는 10여곳에 STM이 설치돼 있다. 그중 한국표준연구소와 선경연구소에서는 STM을 수입해 왔다(수입가 10만달러 정도). 또 서울대에는 국명교수가 직접 제작한 STM 3대가 있고, 전북대에도 박찬교수가 만든 STM 1대가 설치돼 있다.
STM연구자들의 모임인 STM국제회의는 1986년에 스페인의 산티아고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 작년에는 제6회대회가 스위스의 인터라켄에서 열려 대성황을 이뤘다. 93년에는 중국 북경에서 제7차 대회가 열릴 예정인데, 이 회의에서 서울대의 국교수가 좌장을 맡는다고 한다.
83년부터 미국의 벨연구소에서 STM을 연구해 온 국교수는 90년에 미국 볼티모어에서 개최된 제5회 STM국제대회를 주최할 정도로 STM에 관한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인물.
현재 STM을 연구하고 있는 그룹은 전세계적으로 4천~5천팀에 이르는데, 로러박사는 '84년 멕시코의 칸쿤에서 STM에 관심을 가진 학자들이 처음 모였을 때 그 수가 10명에 불과했다"고 밝히면서 격세지감을 나타냈다.
아무튼 원자를 처음 발견한 영국의 존 달턴(Dalton)이 무덤에서 깜짝 놀라 깨어날 일이 STM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미래의 확실한 '신무기'중 하나인 STM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은 꽤 오래 전부터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국책프로젝트로 선정, ETL(일본 전총련)에서만 연간 1천만달러를 STM연구에 쏟아붇고 있다. 우리가 당장 급한 반도체의 기억용량 높이기에만 온 힘을 쏟고 있는 동안 미국 일본 등은 '현재는 무용지물이지만 미래에는 노다지가 될 수 있는' STM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