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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는 너무 커도 너무 작아도 문제다. 특히 호르몬 등의 이상으로 비정상적인 성장이 이뤄지면…

흔히 요즘을 장신의 시대라고 한다. 미국에서는 키가 큰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는 속설이 오래 전부터 널리 퍼지고 있다. 또 키 1cm가 커지면 한해에 20만원을 더 번다는 흥미로운 조사결과도 나와 있다. 10cm만 차이나면 연봉차가 2백만 원이나 된다는 얘기다. 영국에서는 남자 1백 90cm 이상, 여자 1백70cm 이상 돼야 귀족의 정통성을 인정해주는 풍조가 존재한다. 국내의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장신프레미엄은 상당하다.

흔히 미팅 때 만난 파트너를 '키도 크다, 키만 작다, 키만 크다, 키도 작다' 등 키와 관련지어 4등급해 평가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취직면접을 할 때나 맞선 을 볼 때도 키는 매우 비중이 큰 항목으로 취급된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식으로 우리 조상들은 오랫동안 단구를 자랑해 왔지만 이제는 그 양상이 완전히 뒤바뀐 것.
 

(그림1)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은 키가 자라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성장호르몬주사만 맞는다고 해서 누구나 장신이 되는 것은 아니다.
 

1세기 동안 10cm 커져

아무튼 많은 사람들이 키가 좀더 컸으면 하고 바란다. 짧은 다리를 잡아늘리는 수술과 이른바 신장기가 등장해 한동안 인기를 누린 것은 이러한 희망을 잘 반영하는 사례 들이다. 근래에는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라도 성장호르몬치료를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병원 앞에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을 정도.

사람의 키는 인종마다 다르고 민족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북구인들은 남방인보다 대체적으로 키가 크다. 몇몇 학자들은 햇볕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북구인은 되도록 햇볕을 많이 받기 위해 장신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체표면적을 넓혀야 태양을 더 받는다는 얘기다. 콩나물도 햇볕을 덜 받을수록 길어지는 것을 보면 일견 그럴듯해 보인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널리 인정된 사실은 아니다.

서양인들은 여성의 이상적인 키를 1백68cm, 남성은 1백78cm로 여기고 있다. 각종 국제미인대회의 심사기준이 되는 밀로의 비너스상에서 유추해낸 수치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대략적인 통계를 내보면 이보다 훨씬 낮은 수치를 보인다. 대체로 남자 1백65cm, 여자 1백54cm이면 세계평균에 속한다.

흔히 남자에서 1백60cm 이하인 사람을 저신장, 1백60~1백70cm이면 중신장, 1백70cm 이상이면 고신장이라고 분류한다. 90년에 발표된 교육부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3 남학생의 평균키가 1백69.87cm 이므로 고신장군(群) 진입을 목전에 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고3 여학생의 평균키도 1백58.60cm이므로 세계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셈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북방계 민족의 유전자를 물려받았기 때문에 비교적 키가 큰 편이다.

그렇다면 키가 크고 작음을 가르는 요인은 무엇일까. 경희대 의대 김영설교수(내과)는 "유전적인 요인이 첫째다. 즉 키 큰 부모를 둔 아이는 대개가 장신으로 자라게 된다. 학문적으로는 양친의 키를 더한 뒤 둘로 나누면 아기의 예상신장이 된다. 그러나 요즘에는 이 수치를 훨씬 초과하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고 유전론을 내세운다.

"부모중 어머니의 키에 따라서 아기의 장래 키가 결정된다"는 속설이 있으나 이것은 과학적인 근거가 희박하다. 즉 부모가 공평하게 아기의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다.

물론 환경적인 요소도 키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 영향력은 생각보다 작다는 것이 학자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쉽게 말해 우유를 아무리 많이 먹이더라도 부모가 작으면 아기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

원인이 아직 명쾌하게 밝혀져있지 않지만 지난 1세기동안에 평균신장이 10cm나 커졌다. 실제로 1895년 도쿄의학잡지에 기록된 조선인의 평균키는 1백61.1cm에 불과하다. 그보다 전인 임진왜란 때의 기록(서애 유성룡의 군문등록)은 우리 조상들의 키가 지금보다 훨씬 작았음을 보여준다. 조사된 4백8명의 병정의 평균키가 1백52.7cm에 머물렀던 것.

칼슘과 인산 많이 섭취해야

사람의 키가 자라는 속도를 점검해보면 일정하지 않고 급속과 완만이 교차함을 알 수 있다. 태어나서 2, 3세가 될 때까지는 그야말로 쑥쑥 자란다. 1년에 거의 20cm씩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후로 사춘기가 되기 전까지는 성장속도가 둔화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남자 12세, 여자 10세까지는 1년에 4, 5cm씩 자란다. 사춘기(남자 12~16세, 여자 10~14세)에 이르면 다시 성장이 가속돼 매년 10cm 안팎의 빠른 성장속도를 보인다. 대개 이 두번째 급성장기를 끝으로 키는 일생동안 일정한 수치를 유지하게 된다.

이같은 성장에 있어서도 남녀의 차는 여실히 드러난다. 한국행동과학연구소에서는 75년생 남학생과 여학생을 대상으로 15년간 추적조사를 했는데 9세까지는 남녀의 평균신장차가 2.9cm였다고 한다. 그러다가 10~12세일 때는 여학생들의 성장속도가 상대적으로 빨라져 그 간격이 좁혀졌다가 13~15세에는 남학생의 신장률이 현저히 높아져 남녀의 신장차는 10.5cm에 이른다는 것.

이렇게 정상적으로 성장하려면 적당히 휴식을 취하고 영양을 골고루 충분히 취하며 알맞게 해야 한다. 또한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고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것이 정상성장의 첩경이다.

"특히 전신질환과 소모성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에너지를 축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각종 호르몬, 예컨대 성장호르몬 갑상선호르몬 성선호르몬(여성호르몬 남성호르몬) 인슐린 등이 인간의 성장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므로 너무 키가 빨리 자라거나 더디게 자랄 때는 이 호르몬들의 혈중농도를 살펴야 한다."

연세대 의대 김덕희교수(소아과)의 말이다.

영양학자들은 열량이 높은 음식보다 영양가가 많은 음식이 키를 크게 해줄 것이라고 얘기한다. 특히 단백질 함량이 높은 음식을 즐기기를 권하고 있다. 또 뼈의 주성분인 칼슘과 인산의 함량이 많은 식품도 성장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비타민D를 적당량 섭취해야 장에서의 칼슘흡수가 원활해진다. 만약 칼슘의 섭취량과 흡수량이 부족하면 구루병(곱사병)에 걸릴 수 있다.

정서적 장애나 심한 스트레스도 키의 성장을 가로막는다. 얼마 전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던 '서커스소녀'의 키가 같은 또래의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작았던 것도 심한 핍박으로 인한 정서장애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운동은 성장자극제의 역할을 한다. 특히 어릴 때 흥미위주로 골고루 운동을 하면 성장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한 종목만을 택해 집중적으로 운동하면 오히려 성장을 방해 한다. 이는 편식이 해로운 것과 마찬가지"라고 이화여대 윤남식교수(체육학)는 들려준다.

농구 배구 등 점프를 많이 하는 운동을 하면 키가 커지고, 역도나 태권도 등을 하면 키가 작아진다는 얘기가 있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너무 어릴 때 유도를 시작하면 어깨가 올라가고, 역도를 하면 목근육이 이상발달하며, 농구를 하면 등이 굽을 수도 있으므로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에 특정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림2) 우리 몸에서 각종 호르몬이 분비되는 장기들^성장호르몬(뇌하수체에서 분비) 갑상선호르몬(갑상선) 성선호르몬(난소 정소) 인슐린(췌장) 부신피질호르몬(부신) 등이 인간의 성장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일본 청소년보다 키 작아

입시위주의 과중한 학교교육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발육저해를 초래할 수 있다. 우선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게 되므로 성장에 방해를 받는다.

그 때문인지 한국의 청소년 평균키가 일본의 청소년 평균키보다 3.4cm나 처진다. 우리가 유아 때는 더 크다가 청소년 시기에 역전을 허용하고 있는 것.

그런데 키는 하루 사이에도 조금씩 변한다. 잠자기 전의 키가 아침보다 1.56cm나 준다는 보고도 있다. 또 오전 9시에 쟀을 때 가장 키가 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작아져 오후 3시에 측정하면 최고치보다 0.8cm 밑돈다는 조사결과도 나와 있다.

"사람이 서서 활동하기 때문에 오후가 되면 척추길이가 조금 줄어들 수 있다. 척추뼈 사이에는 체중을 받쳐주는 추간원판(디스크)이 23개 존재하는데 이 추간원판의 길이는 척추전체길이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따라서 체중에 의해 척추가 눌리면 추간원판의 물이 일부 빠져나가므로 오후에 키가 작아지는 것"이라고 중앙대 의대 정규철교수는 그 이유를 설명한다.

이 추간원판의 수분은 어릴수록 많기 때문에 어린이의 경우 키의 '일교차'가 상대적으로 크다. 따라서 어린이의 옷을 살 때는 하루중 가장 키가 커지는 오전 중에 고르는 것이 좋다.

아무튼 키가 너무 작은 것은 본인과 그 가족에게 심각한 문제다. 더구나 1백명을 키순서로 세워놓았을 때 앞에서 세번째 안에 들고 한참 자랄 시기에 매년 4, 5cm 이하로 성장한다면 뭔가 병적 상태(왜소증)로 봐야 할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키가 1백30cm도 안 되는 난장이들도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왜소증 환자의 80%는 가족성 또는 체질성 환자들이다. 여기에는 부모의 키가 작아 어쩔 수 없이 단신으로 귀착된 사람들과 국민학생 시절에는 키가 작았다가 중학생이 된 후 갑자기 발육하는 '늦깎이', 즉 성장지연자들이 포함된다. 이들중 후자는 나중에 키가 클 소지가 있으므로 따로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않아도 되나 전자는 그대로 두면 틀림없이 본의 아니게 '땅딸이'가 되므로 적극적인 치료대상이 된다.

왜소증 환자의 나머지 20%는 호르몬대사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이다. 실제로 성장호르몬 갑상선호르몬 성선호르몬 인슐린 등이 크게 부족하거나 부신피질호르몬이 과잉분비되면 '소인국사람'이 될 수 있다. 물론 이 경우는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해주거나 과잉의 호르몬분비를 억제해주면 성장이 재개 된다.

만성적인 질환이나 영양불균형이 있을 경우에도 '꼬마'가 되기 십상이다. 출산시 머리부터 나오지 않고 엉덩이나 다리부터 빠져 나온 경우에도 왜소증에 걸리기 쉽다. 또 뇌막염 뇌염 뇌종양 뇌하수체종양 등 뇌에 큰 손상을 입었을 때도 성장이 정지될 수 있다. 때로는 방사선치료나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성장이 멈춰지기도 한다. 이밖에도 만성 질환이나 골격질환 그리고 몽고증 터너증 등 유전질환이 왜소증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여러 호르몬 중에서도 성장호르몬과 갑상선호르몬은 성장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은 이름 그대로 성장에 깊숙이 관여돼 있다. 왜소증은 물론이고 거인증과도 직간접 연루돼 있는 것. 흔히 이 성장호르몬이 극도로 적게 분비되면 성장이 정지되고 제2차 성징도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능과는 별 관련이 없다고 한다.

갑상선호르몬의 분비부족도 성장정지와 직결될 수 있다. 만약 어릴 때 갑상선제거수술을 받은 사람이 왜소증 환자가 됐다면 거의 틀림없이 갑상선호르몬분비량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에는 손발의 성장이 정지될 뿐아니라 지능도 떨어진다. 때로는 얼굴은 어린애같지만 피부에 심한 주름이 잡히는 다시 말해 조로증(早老症)환자가 되기도 한다.
 

(그림3) 남녀는 성장양상에서 명백한 차이를 보인다.^나이를 먹을수록 키에서 머리가 차지하는 비율이 감소하고 몸에 균형이 잡힌다. 남자는 대개 16세까지 성장하고 여자는 그보다 2년 정도 일찍 성장을 마감한다.
 

성장호르몬요법의 허실

자신의 성장곡선에 이상이 있다고 느껴지면 지체없이 병원(내과)을 찾는 것이 좋다. 병원에 가면 혈액검사 내분비검사 X선검사 갑상선기능검사 염색체검사 뇌컴퓨터촬영 등을 받게 된다. 검사에 소요되는 기간은 보통 2, 3일.

검사결과 자신의 작은 키가 단순히 유전적인 원인으로 밝혀지면 성장호르몬의 다량투여(보통 투여량의 2, 3배)가 일단 고려될 것이다. 또 호르몬의 대사이상으로 성장이 정지된 경우에도 성장호르몬치료가 기능하다. 그러나 만성적인 신체질환(심장 신장 폐 간 등에), 만성빈혈, 영양결핍 및 불균형, 약물 부작용이 성장지연을 초래했다면 무엇보다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최상의 해결책이다.

성장호르몬은 가족성 체질성 성장지연환자와 인구 5천명당 1명 꼴로 발생하는 성장호르몬결핍환자들에게는 둘도없는 명약이다. 그렇다고 성장호르몬 투여를 받은 모든 환자에게 효력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효과를 본 사람은 대단한 행운아라고 볼 수 있다.

대체로 13세가 되기 전에 성장호르몬치료를 받으면 상당히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남자 15세, 여자 14세 이상이 되면 성장의 전진기지가 되는 골막이 닫히게 되므로 성장호르몬으로 치료해 봤자 뾰족한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1984년까지만 해도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람의 뇌하수체에서 뽑은 성장호르몬을 사용 했기때문에 성장호르몬의 값이 하늘높은 줄 몰랐다. 게다가 부작용으로 야콥스병이란 뇌성마비와 비슷한 증세를 보이는 병을 유발하기도 해서 쓰기가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85년에 미국의 릴리사와, 그 이듬해에 스웨덴의 노르디스크사가 개발한 인공 성장호르몬은 그런 부담을 덜어주었다. 인간의 성장호르몬 생성유전자를 대장균에 집어넣어 유전공학적으로 대량생산함으로써 값도 훨씬 저렴해지고 보다 안전한 성장호르몬을 얻게 된 것이다. 국내에서도 럭키가 인공 성장호르몬의 양산체제를 갖추고 있으므로 시판가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더라도 아직까지는 치료비용이 매우 높은 편이다. 1년간 성장호르몬치료를 받으려면 적어도 5, 6백만원은 든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1천만원 이상을 치료비로 부담해야 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떨어진 셈이지만 아직도 보통사람들에게는 버거운 액수다. 그래서 관련의사들은 의료보험적용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전공학적으로 제조한 성장호르몬이라 할지라도 안심은 금물이다. 김영설교수는 "성장호르몬은 인슐린과 반대작용을 하기 때문에 장기간 투여할 경우, 당뇨병에 걸릴 수 있다. 또 골단에서 뼈가 자람에 따라 관절염이 생길 수 있고, 심장병이나 고혈압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소지가 얼마든지 있다"고 경고한다.

매일 저녁에 성장호르몬을 피하주사했더니(체중 10kg당 1유니트) 6개월 사이에 성장속도가 평균 1.5배 빨라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또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정상인 왜소증 환자에게 성장호르몬을 정상투여치 보다 2배 이상 주입한 결과, 연평균 6cm 이상 자랐다는 매우 고무적인 소식도 전해진다. 물론 왜소증을 일찍 발견하고 성장호르몬요법을 장기간 실시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게 될 확률은 그만큼 커진다. 하지만 엄청난 비용을 들이고도 전혀 소득이 없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개인차가 큰 것이다.

키가 너무 작아도 고민이지만 너무 커도 문제다. 특히 키가 2m 이상 되고 매년 10cm 이상 자란다면 거인증을 일단 의심해야 한다. 특히 10~15세 때 과대성장하는 거인증 환자는 대개 상반신보다 하반신이 길다.

발육기에 뇌하수체 전엽의 기능이 지나치게 왕성해져 성장호르몬이 체내에서 다량분비되면 거인증 환자가 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이런 사람들은 지능이 다소 떨어지고 수명도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당뇨병이나 뇌하수체종양에 걸리는 경우가 흔하다.

팔목의 X선사진을 찍어 뼈모양을 보면 키가 앞으로 얼마나 자랄지 알 수 있다고 한다. 또 성장이 정상인지 비정상인지도 판별기능하다. 팔목의 완관절 수가 나이와 같아야 정상이라는데 근거해서. 예를 들어 12세이면 12개의 완관절이 X선사진 위에 나타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 경우 완관절의 수가 9개만 보인다면 성장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암시하게 된다.

키가 작으면 병에 잘 걸리지 않고, 수명도 연장된다는 속설이 있다. 반대로 키작은 여성이 심장마비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키작은 사람의 동맥혈관이 좁기때문에 그런 결과가 초래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자들은 키의 장단과 건강을 직접적으로 연관시키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설령 키가 1백50cm 이하이든, 2m 이상이든 간에 그것이 유전적인 것이라면 질병과는 하등 관계가 없다는 뜻이다.

또 학자들은 키가 작다고 해서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나폴레옹 처칠 넬슨 오나시스 피카소 아리스토텔레스 발자크 유리 가가린 볼테르 키츠 몽테뉴 하이네 플라톤 아르키메데스 디오게네스 키신저 등소평 모차르트 베토벤 후르시초프 스탈린 전봉준 등 수없이 많은 소영웅들이 역사를 주도했다. 또 세계식량기구(FAO)에서는 21세기는 작은 키가 환영받는 시대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어쩌면 '존 웨인 시대'는 서서히 저물고 '더스틴 호프만의 시대'가 다시 열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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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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