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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무게

좋은 뚱보 나쁜 뚱보 따로 있다

체중이 표준체중보다 20%나 상회하는 사람과 특별한 이유없이 10주내에 4.5㎏ 준 사람은…

체중만큼 우리의 건강상태를 간단히 잘 반영하는 지표는 없다. 사실 지나치게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갑자기 준 경우에는 건강에 적신호가 커졌다고 간주해도 무방하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뚱보와 홀쭉이들이 수두룩하다. 이들은 모두 정상체중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느 쪽에 속할까? 간단히 알아보는 방법이 있다. 자신의 키에서 1백을 뺀 수치에 0.9를 곱하는 브로카의 공식에 대입해보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공식은 키작은 사람들에게 다소 불리하다. 땅딸한 것도 서러운데(?) 뚱보라는 별명까지 덤으로 부여받게 되었으니…. 그래서 키 1백 50㎝ 이하인 사람에게는 곱하기 0.9를 면제해준다.

이렇게 자신의 표준체중을 계산한 뒤 실제 체중과 한번 비교해 보라. 만약 표준체중 보다 10~20% 초과한 상태라면 과체중으로, 20% 이상 많이 나간다면 비만으로 분류 된다. 반대로 10% 이상 미달된 경우라면 홀쭉이대열에 끼게 된다.

BMI지수라고도 하는 체격지수도 비만판정의 잣대로 자주 활용된다. 체격지수=$\frac{체중}{신장²}$으로 산출되는데 이때 신장의 단위는 m, 체중의 단위는 ㎏으로 환산한 뒤 공식에 대입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남녀의 정상 체격지수를 각각 22.4, 22.5로 잡고 있다. 또 한국 일본에서는 남녀 공히 22가 정상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에는 자기키를 제곱한 뒤 여기에 22를 곱하면 자신의 표준 체중을 구할 수 있다.

요즘에는 비만판정에 있어서 지방의 비율을 중시하는 경향이다. 체내지방 비율을 알려면 체지방측정기를 활용해야 한다.

지방의 비율을 중시

경희대 의대 김영설교수(내과)는 "남성의 경우 지방무게가 체중의 15~20%를 차지해야 정상이다. 따라서 검사결과 20%롤 초과하면 비만상태로 봐야 한다. 반면 여성의 체지방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어서 20~25%까지가 정상으로 간주된다. 즉 30% 이상이 돼야 비만으로 판정된다"고 말했다.

비만은 한때 부의 상징이었으나 요즘에는 어디서도 환영을 받지 못한다. 일본에는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뚱보는 일단 제외하는 회사도 있을 정도다. 미국의 의사 딜은 비만의 다섯가지 마이너스효과를 5D로 나타낸다. 즉 용모손상(disfigurement) 불편(discomfort) 무능(disability) 질병(disease) 사망(death)을 유발한다는 것.

비만과 성인병의 관계는 이미 소문이 나있다. 한번 지방이 많은 배부위를 꼬집어보라. 틀림없이 통증을 느끼게 될 것이고 심하게 꼬집으면 피가 날 수도 있다. 이는 지방 조직(군살)에도 신경과 혈관이 분포해 있음을 뜻한다. 그런데 체중이 1㎏ 증가하면 혈관이 2.6㎞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살에 영양공급을 해주기 위해서다. 이렇게 혈관의 길이가 늘어나면 자연 간 신장 심장 췌장 등 주요장기에 부담을 주므로 지방간 심장병 동맥경화 통풍 고혈압 당뇨병으로 대표되는 각종 성인병의 발병은 필연적이다. 또 체중의 증가는 고관절 슬관절 허리에 추가적인 압력을 가하기 때문에 관절염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뿐만 아니라 내분비계통과 호흡기계통의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 남성뚱보의 경우에는 성적 기능이 저하되고 대장암이나 전립선암에 걸릴 수 있으며, 여성뚱보는 월경이상 불임증 임신중독 유방암 자궁암 당남암 등에 취약해진다.

대체로 장수하는 뚱보는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일본의 스모선수들이 대개 단명하는 것만 봐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생명보험업계는 체중이 정상치 보다 10% 늘어날 경우, 남성의 사망률은 11%, 여성의 사망률은 7%로 증가한다는 통계를 발표한 바 있다.
 

어린이 시절에 고칼로리식(食)을 하는 것은 평생건강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친다(위). 남태평양의 통가에서는 뚱보여인이 미인으로 간주된다(아래).
 

여자뚱보는 둔부비만형

'배둘레가 1인치 늘면 수명이 3.3년 준다'는 말이 있다. 즉 허리둘레와 수명길이가 반비례한다는 얘기인데 이는 중심성 비만증(복부비만)의 위험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허리둘레가 지나치게 굵은 사람을 흔히 '배사장'이라고 부른다. 체지방이 몸전체에 골고루 퍼져있는 사람은 건강상 별 문제가 없으나 이 '배사장'들은 각종 성인병을 안고 산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니다.

허리둘레를 히프둘레로 나눴을 때 남녀공히 0.7~0.8이면 정상이다. 다시 말해 허리 둘레보다 엉덩이둘레가 약간 더 길어야 건강형 체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0.7~0.8 이상이면 복부비만, 이하이면 둔부비만으로 분류한다. 대개 남자뚱보는 복부비만형이고, 여자뚱보는 둔부비만형이다. '상체가 살찐 것이 더 나쁘다'는 말은 복부비만이 성인병을 유발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는 것을 뜻한다.

비만은 곧 지방의 과잉축적을 의미하므로 우리 몸안에 있는 지방세포의 숫자와 크기를 아는 것은 비만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정상인의 체내 지방세포의 수는 2백억~3백억개다. 그런데 뚱보의 지방세포 숫자는 9백억~1천5백억개에 이른다.

"지방세포의 수는 23, 24세경에 다 형성 되는데, 그 이후로는 숫자가 거의 변하지 않는다. 흥미롭게도 일생에 두번 지방세포의 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즉 엄마 뱃속에 있을 때(임신 말기)부터 1, 2세 때까지 한번, 그리고 9~13세일 때 또 한번, 집중적으로 많은 수가 증가되는 것이다. 따라서 유아기 때 우유를 너무 많이 먹거나 개구장이 시절에 과다한 영양을 섭취하게 되면 평생 비만 한 사람이 되기 십상"이라고 원로영양학자 이기열박사는 충고한다.

실제로 20대 초반에 지방세포의 수가 일단 확고히 정해지면 그 이후로는 숫자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체중의 증감에 따라 지방세포의 수가 늘거나 줄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 대신 에너지섭취량과 운동량 등에 따라 세포의 크기(용적)가 달라질 뿐이다.

따라서 뚱보를 두가지 형으로 나눌 수 있다. 지방세포의 수가 많은 형과 지방세포의 크기가 큰 형으로 분류할 수 있는 것이다. 이중 전자는 상하반신이 한결같이 뚱뚱한 상태를 나타내고, 감량작전도 용이하지 않다. 반면 후자는 몸통만 굵은 상태이고 감량이 비교적 쉽게 이뤄진다. 또한 각종 성인병에 걸리기 쉬운 유형이기도 하다.

어릴 때 지방세포의 수가 많아지면 평생 뚱보가 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꼬마뚱보가 더 나쁘다'는 말도 그래서 나왔다. 그런데 최근 우리의 경제상황이 나아지면서 어린이 뚱보가 엄청나게 늘고 있다. 국내의 전체비만자 비율은 약 10%로 알려져 있으나 비만아는 5명에 한명 꼴이나 된다. 더구나 이들 어린이 비만자중 약 80%가 지방간 당뇨병 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지난 해에 조사돼(대한소아과학회) 큰 충격을 던지기도 했다. 어린이나 청소년 비만은 성격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내성적인 성격을 갖기 쉽고 충동적인 행동이 많으며 사회적응성도 떨어지게 되는 것.

'만병의 근원'인 비만의 원인은 아직 명쾌히 밝혀져 있지 않다. 대개는 유전적인 요인을 든다. 뚱보조부모와 뚱보부모에게서 뚱보 아기가 태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멘델의 법칙을 그대로 따르지는 않아서, 부모나 조부모와 체형이 전혀 다른 경우도 허다하다.

운동부족 과식 지나친 스트레스 등이 비만의 단순원인으로 꼽히가도 한다. 때로는 술도 비만과 연루된다. 분해되지 않은 알코올 이 지방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또 유전성질환 대사장애 내분비(호르몬)질환으로 인한 비만도 간혹 관찰되고 있으나 사례는 극히 드문 편이다. 여성의 경우 피임약을 복용한 후에 몸이 급격히 불기도 한다. 신경통 관절통 피부병약에 함유된 스테로이드가 비만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밖에 신경 안정제를 복용하고 있는 사람은 몸이 나른해져 활동성이 떨어짐에 따라 비만이 되기 십상이다.

한 열흘 단식한 후 체중을 10㎏ 쯤 뺏다면 비만치료는 겨우 첫 단추를 낀 셈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것을 대성공이라고 기뻐한다면 지나친 환상이다. 한달 쯤 뒤에 측정하면 오히려 체중이 더 늘어나 있을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비만치료는 어떤 면에서 보면 암치료보다도 어렵다. 체중을 감소시킨 뒤 5년동안 그 체중을 유지해야 비로소 성공적인 비만치료라 할 수 있기에.

비만치료의 양대산맥은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이다. 물론 이 둘을 겸하면 효과가 동반 상승한다.

동국대 노완섭교수(식공과)는 "4감3증, 즉 설탕 지방질 소금 카페인을 줄이고, 운동량 물 섬유질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최상의 비만대책"이라고 밝히면서 "되도록 과식을 피하고, 특히 밤에는 음식을 섭취하지 말아야 하며, 빨리 먹지 말고, 같은 양이라도 여러 번 나눠 먹어야 한다"고 권장했다.

대략 잡아 하루에 2천5백㎈를 음식으로부터 섭취하면 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 열량을 훨씬 미달하거나 상회하면 문제가 생긴다. 만일 열량을 과잉섭취 했다면 운동을 통해 소모하거나 지방이 아닌 근육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열량을 적게 섭취하는 것이다. 실제로 하루에 2천㎈ 만 섭취하면 1주에 0.5㎏의 감량효과를 얻는다. 운동을 통해서는 하루에 2백50㎈를 소모시키는 것이 적당하므로, 이런 정도의 운동을 1주동안 계속했을 경우 0.25㎏이 줄게 돼 있다. 이 둘을 합하면 1주에 0.75㎏을 감량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학자들은 이 정도의 감량이면 신체에 별 부담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1주에 0.9㎏ 이상 감량하면 몸에 무리가 온다. 배에 낀 지방조직이 제거되기에 앞서서 근육과 내장기관의 지방조직이 먼저 파괴되며 산성물질인 케톤체를 과잉생산하게 되므로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게 되는 것이다. 급격한 다이어트는 편식을 유도하는 등 영양적으로도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여성에게 빈혈 저혈압 무월경 위장장애 등을 위발하고 혈액의 비중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적혈구의 크기가 적고 혈액의 비중과 혈압이 낮으므로 다이어트의 부작용이 더 심각하게 나타난다.

급하게 체중을 빼려고 마음먹은 사람은 때로 단식을 결심하기도 한다. 물과 비타민만 섭취하고 다른 음식은 먹지 않는 것이 단식인데 제대로만 하면 7~10일에 10㎏ 정도 뺄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영양학자들은 단식을 권유하기를 꺼린다. 일시적으로 위가 줄어 살이 빠지긴 하지만 곧 위가 원래대로 커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공복감이 더 심해져 얼마 후 체중이 오히려 늘 가능성도 없지 않다.

비만에 대한 두려움은 두가지 신종 정신질환을 탄생시켰다. 거식증과 걸식증이 그것이다. 일종의 식욕감퇴증인 거식증은 말 그대로 식사를 일체 거부하는 병인데 영국의 세계적인 남매 혼성듀엣이었던 '카펜터즈'의 일원인 카렌 카펜터를 죽음으로 몰고가 일반에게 유명해졌다.

요즘에는 '제인 폰다체조'를 개발해 자신의 체중조절은 물론이고 막대한 돈벌이까지 하고 있으나 한때 미국의 여배우 제인 폰다는 체중문제로 고민하다 걸식증에 걸려 고생하기도 했다. 병적인 기아감을 호소하는 걸식증은 식욕과다증의 일종인데 아이러니컬 하게도 날씬한 체형을 원하는 미국의 여대생 사이에서 주로 전파됐다. 자포자기의 심정에서 정반대로 마구 폭식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곧 후회막급이다. 구토를 하거나 이뇨제 설사제를 복용함으로써 다시 체중을 줄이려고 인간 힘을 쓰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은 또다시 반복된다.

뚱보는 먹는 것을 줄이는 것보다 운동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식이요법만 할 경우 지방과 근육 내장조직이 함께 줄어들어 온몸에 힘이 빠져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방만 줄이고 근육을 유지하려면 운동요법의 병행이 필수적이다.
 

고지방식(食)은 비만으로 가는 지름길(위). 아르키메데스원리를 활용해 체지방의 무게를 재고 있다. 이 측정법은 지방은 물보다 가벼우나 근육과 피는 물보다 무겁다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아래).
 

근육과 지방의 한판싸움

따지고 보면 비만치료는 근육과 지방의 싸움이다. 그러므로 근육을 소모하는 식이요법 보다 지방을 소모하는 운동요법이 더 효과적이라는 지적은 지극히 타당하다. '살을 빼려면 운동강도를 되도록 낮추고 꾸준히 하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있다. 짧은 시간동안 격렬하게 운동하면 간이나 근육에 저장된 글리코겐(glycogen)이 주된 에너지원이 되므로 피하지방을 줄이는 데 별 도움이 안된다. 반면 서서히 지속적으로 운동하면 배의 지방이 에너지원으로 쓰이게 되므로 비만치료에 훨씬 효과적이다.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의 뚱보라면 운동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역사상 세계 최고의 뚱보는 미국의 존 미녹이라는 사람(1981년 사망)인데 그의 최고체중은 6백35㎏이나 나갔고, 현재 살아있는 사람중 최대뚱보는 '뚱보 알버트'란 별명을 가진 미국의 알버트 잭슨이다(최고기록 4백4㎏), 또 살아있는 여성 중 가장 무거운 사람은 미국의 로시 카네올라(48)로 최고 3백85.5㎏까지 기록했다.

이렇게 엄청난 뚱보들에게는 간혹 수술요법이 적용되기도 한다. 영양소를 대부분 흡수하는 소장을 일부 잘라내는 소장절제술이 40여년 전에 소개돼 병적인 비만을 치료하고 있는 것. 이 수술을 받으면 체중이 평균 35% 나 줄어드는 극적인 효과를 얻지만 합병증 등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에 보통 뚱보에게는 시술되지 않는다.

요즘 국내에서도 '배사장'들을 대상으로 간혹 실시되고 있는 지방흡인술은 70년대 후반에 개발된, 비교적 안전한 감량법이다. 배를 1㎝ 이하로 절개한 뒤 피부밑에 튜브를 넣어, 지방을 빨아들이는 수술(음압을 활용)인데 일시적인 효과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

비만억제약도 요즘 시중에 많이 나돌고 있다. 연세대 의대 허갑범교수는 "약으로 쉽게 뺀 체중은 쉽게 늘 수 있다"고 얘기한 뒤 "급격한 체중감소는 여러 부작용을 초래 한다"고 덧붙였다.

식욕억제제로 널리 쓰이는 암페타민 계통의 약은 중추신경을 흥분시킴으로써 대사율을 상승시키고 포만감을 주는 약리작용을 갖는다. 아울러 혈압을 높이고 초조 불안감을 가중시키며 불면증을 초래하기도 한다. 장기 복용한 경우 환각증세를 일으키기도 한다.

섬유소계통의 식욕억제제도 널리 복용되고 있다. 이 약은 위에 가급적 오래 머물러 공복감을 줄이는 것이 주임무인데 간혹 위장장애를 일으킨다. 소변을 자주 보게하는 이뇨제도 간혹 체중조절에 활용된다. 10여년 전에 프로복싱 동양주니어미들급 챔피언이었던 주호선수가 이 약을 복용해 말썽이 되기도 했다. 또 근래에는 국가대표 수중발레 선수인 신소현양을 사망케 하기도 했다. 이뇨제를 과다복용하면 우리 몸안의 체액조절의 양대산맥인 칼륨(K)과 나트륨(Na)의 평형이 파괴된다. 즉 저칼륨현상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렇게 체내 전해질의 평형이 깨지면 심장쇼크사를 유발할 수 있다. 때로는 약한 설사약이라 할 수 있는 변비완화제가 비만억제약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이 약을 장기복용해 지속적으로 설사를 하게 되면 탈수(dehydration)가 일어나는데 심하면 쇼크사로 발전될 수도 있다.

하루 섭취 열량을 3백~7백㎈로 제한해 준다는 소위 특수 다이어트식품도 판매되고 있다. "이것은 주로 액체상태의 단백질이다. 비록 단기간에 감량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효과는 일시적이다. 더욱이 여러 합병증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으므로 16주 이상 장기복용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서울대 의대 서정돈교수는 주의를 환기시킨다.

1백57㎝에 20㎏

이번에는 마른 사람들의 얘기를 해보자. 표준체중보다 10% 밑도는 체중을 가진 사람을 홀쭉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뚱보들보다는 장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 박테리아 등 병원체에 대한 저항력이 상대적으로 낮아서 감기 몸살 결핵 등에 걸릴 위험성은 더 크다. 특히 거식증에 걸린 여성은 형편없이 말라서 비아프라나 이디오피아의 구호대상자들처럼 뼈만 앙상하게 남기도 한다. 기네스북에 오른 가장 가벼운 사람은 멕시코의 난쟁이 루시아 자라테(여성)였는데(20세 때 5.9㎏), 정상적인 키(1백57㎝)로 가장 가냘픈 사람은 에마 셀러라는(20㎏) 미국의 거식증 환자였다.

마른 사람에게 잘 나타나는 질환은 이밖에도 허다하다. 예컨대 영양흡수장애 간질환 담질환 암 요독증 심장질환 당뇨병 기생충감염 갑상선기능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이 지나치게 말랐다고 생각하면 고칼로리의 음식을 섭취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며 식사를 거르지 않음으로써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
 

2차대전중 한 포로수용소에서. 극도의 저열량식(食)을 제공했을 때의 인간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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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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