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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약초로 새끼 성별 구별

암놈이 높은 지위 얻기 위해


약초를 먹으면 체내 생식기관의 조건이 달라진다.
 

오래전부터 영장류동물학자들은 원숭이가 스스로 병을 치료하기 위해 약초를 가려내 뜯어먹을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최근 미국 듀크대학의 동물학자인 케네스 글랜러는 이에 더해 원숭이가 새끼의 성별을 구별해서 낳기 위해 특정한 풀을 뜯어먹는다는 연구결과를 보고했다.

그는 코스타리카에서 58마리의 '짖는 원숭이'(hawled monkey) 생태를 관찰한 결과 이런 사실을 발견했는데 이중 36마리는 숫놈을 낳을 수 있는 Y염색체를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신체상의 특징이 조정돼 있었다.

글랜더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고 왜 그래야하는지를 따져본 결과 철저한 위계를 가지고 있는 원숭이 집단의 특성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동물학자들은 원숭이 사회에서 지위가 높은 암놈일수록 숫놈을 많이 낳는다는 사실을 오래 전부터 인정해왔다. 숫놈이 선호되는 이유는 더 많은 후손을 다음세대에 남길 수 있다는 이유에 서다. 즉 암놈 한 마리는 평생에 걸쳐 겨우 10마리의 새끼를 낳을 수 있는 반면 숫놈 한 마리는 최대 40마리까지 자신의 씨를 퍼뜨릴 수 있는 것이다. 숫놈 자식을 낳아 그 숫놈이 더 많은 손자를 퍼뜨린 암놈원숭이는 그만큼 지위가 격상된다. 따라서 지위가 낮은 암놈도 숫놈을 낳기 위해 애를 쓴다.

하지만 남과 여가 1:1의 비율로 탄생하는 자연의 법칙을 넘어 서서 어떻게 숫놈만을 선택적으로 낳을 수 있을까. 글랜러는 짖는 원숭이들이 자신들의 주거지를 옮겼을 때 집단의 우두머리가 이 특정한 식물들을 자기 소유로 점찍어 놓는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바로 이 식물이 새끼의 성별을 구별할 수 있도록 암놈원숭이의 생식기관을 바꾸어놓는다는 것이다. 지위가 낮은 암놈들은 우두머리 암놈이 잠시 자리를 뜨기만 해도 이 풀잎을 몰래 먹기위해 기를 쓴다는 사실이 이러한 가정을 뒷받침한다.

1992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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