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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고도 해발 4천5백m에 이르는 티벳고원의 변두리에는 히말라야 쿤룬 치렌 등 세계적인 산맥들이 줄지어있다.

중국에서는 티벳(Tibet)고원을 칭장(靑藏)고원이라고 부른다. 칭장고원은 칭하이(靑海)성과 시장(西藏)성 및 쓰촨(四川)성의 서부지역을 포함하는 총 면적 2백30만㎢의 지역을 말한다. 이곳은 평균고도 해발 4천5백m에 이르는 지상 최대의 고원으로 예로부터 세계의 지붕으로 불리어 왔다. 필자는 지난 90년 12월 24일부터 29일까지 이 지역을 답사했는데 명성에 걸맞게 엄청난 감동을 주는 곳이었다.

칭장고원의 변두리에는 히말라야산맥 쿤룬산맥 치렌산맥 횡단산맥 등 세계적인 대산맥들이 줄지어 있고 고원내부에는 강디스산맥 탕구라산맥 등이 있어 고원과 분지를 나누고 있다.

이들 산지와 골짜기 사이에서 황하 양쯔강 메콩강 샐윈강 푸라마프트라강 등 세계적인 대하천들이 발원하고 있다.

이 고원은 거금 4천만년 전인 신생대 제3기 중신세에 발생한 대지각변동인 히말라야 조산운동에 의해 해저에서 융기한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새로운 지질시대의 조성물로 아직도 융기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지열자원이 풍부해

판구조론(Plate tectonics)과 관련해 살펴 보면 이 지역은 오스트레일리아판과 유라시아판의 접촉축소대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암장활동에 따른 구조운동이 강렬, 지열자원이 풍부하다.

칭장고원의 양빠징(羊八井)분지에는 중국 최대의 온천군이 있다. 이를 지열활동의 유행별로 분류하면 간헐온천 수열폭작(水熱爆炸) 기천(汽泉) 불천(沸泉) 탄산광천 열천(熱泉)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기기묘묘한 온천들은 기포와 물끓는 소리를 내며 흰 물안개를 하늘높이 올리고 있다. 이곳 온천들의 수온은 72℃ 에서 92℃에 이르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하루의 용출량도 수백t에 이르는 것들이 많다고 한다.

하천 오아시스를 이루고

이곳에는 중국 최대의 지열발전소가 건설 돼 있다. 이 생소한 발전소의 시설용량은 7천W시로 주변지역의 전력수요를 거의 충당하고 있을 정도다. 뿐만 아니라 지열채소의 생산도 활발한데 이는 주민생활의 향상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칭장고원은 위도상으론 중위도에 속하나 지역의 평균고도가 4천5백m에 이르기 때문에 기온의 수직적 체감률이 높다. 쾨펜(Köppen)의 기후구분상으로는 툰드라기후 (ET), 즉 한지사막(寒地沙漠)으로 분류 된다.

필자는 칭장 공로(公路)상의 주요 기착지점인 꺼얼무(格爾木) 우다오량(五道梁) 낙츄(那曲)를 차례로 방문했다.

칭장고원을 탐사할 때 기지 또는 기점이 되는 꺼얼무(북위 36˚4′ 동경 94˚9′ 표고 2천 8백7m)의 클라이모그래프(Climograph)로 그곳의 월별기온과 강수량을 살펴보면 이렇다. 최한월인 1월평균기온은 -11.8℃, 최난월인 7월평균기온은 17.6℃, 연평균기온은 3.7℃, 기온의 연교차는 29.4℃, 연평균강수량은 38.3㎜로 전형적인 냉대사막기후를 나타낸다. 그러나 꺼얼무는 생활환경이 비교적 쾌적한 편이다. 쿤룬산맥에 자리잡은 빙하가 녹은 물이 사철 흘러내려 하천 오아시스를 이루기 때문이다.

동물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칭장공로상의 요지이며 전진 기지로 개척된 우다오량 (북위 35˚1′동경 93˚ 표고 4천6백45m)은 쌀쌀하게 느껴지는 곳이었다. 이곳은 1월평균기온이 -17.3℃, 7월 평균기온이 5.5℃인데 연평균기온이 중국에서 가장 낮은(-5.8℃)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한마디로 전형적인 툰드라기후를 보이는 동토였다(툰드라기후지역이란 최난월평균기온이 10℃ 이하인 곳을 말한다. 한지유목지역으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인간의 계절 활동만이 가능한 지역이다). 기온의 연교차는 22.8℃, 연평균강수량은 2백70.2㎜인 데 쿤룬산맥의 풍하측에 있는 꺼얼무보다 훨씬 강수량이 많다.

평균고도가 4천5백~5천5백m, 총면적이 1천㎢에 달하는 우다오량 주변에는 고한초원대(高寒草原帶)가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이곳은 각종 야생동물의 낙원이기도 한데 세계적인 야생동물보호지역으로 그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이 고한지성(高寒地性) 단초초원에는 초식동물인 예뉴(野牛, 들소) 예뤄(野驢, 야생나귀) 사슴 티벳영양(藏羚) 얜양(岩羊) 황양(黃羊) 따토우양(大頭羊) 칭양(靑羊) 토끼 등이 서식한다. 또한 이들을 잡아먹고 사는 쉐어뽀(雪豹) 랑(狼) 등도 대초원을 누비고 있다. 아울러 잡식성인 슝(態) 써리(猞猁) 한타(旱獺) 우리 (狐狸) 등도 분포한다. 또 조류인 세지(雪鷄) 싸지(沙鷄) 등이 하늘을 날고 있다. 초원의 '청소부'인 두종의 독수리, 우지우(兀鷲) 투지우(秀鷲)도 눈알을 부라린다. 인적이 드문 칭장고원은 그야말로 동물의 멋진 낙원이었고, 대자연과의 조화를 멋지게 이루고 있었다.
 

1㎢ 당 세명이 살아

이 평화로운 고원에 때때로 불법침입자인 밀렵꾼들이 나타나 세계적인 야생동물 보호구를 해치고 있다.

탕구라(唐古拉)산맥과 니얜칭탕구라(念靑唐古拉)산맥 사이에 있는 낙츄는 교통의 요지인데 칭장고원의 중심부에 해당하는 곳이다.

이곳의 수리적 위치는 북위 31˚4′ 동경 92˚로 표시된다. 해발고도는 4천5백7m다. 최한월인 1월평균기온은 -14.4℃, 최난월인 7월평균기온은 8.8℃를 가리킨다. 연평균기온은 -2.1℃ 이고 기온의 연교차는 23.2℃ 다. 연평균강수량은 4백6㎜로 강수량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그 이유는 열대의 습윤한 기류가 샐윈(Salween)강의 하곡을 따라 유입되기 때문이다.

칭장고원은 시장자치구의 전지역과 칭하이성의 위슈(玉樹) 그리고 장족자치주 하이시(海西)몽골족 장족 카자크족자치주 꼬록(果洛)장족자치주와 쓰촨성의 깔저(甘孜)장족자치주 등 9개지역을 포함한다(시장5구 칭하이3주 쓰촨1주).

이 지역들은 인구희소지역일 뿐만 아니라 유목을 주로 하기 때문에 인구와 생활에 관한 통계자료가 빈약하다. 사실 이런 광활한 곳에서 인구센서스가 제대로 이뤄질 리 없다. 그래서 대다수의 통계가 신뢰성을 주지 못한다. 대략잡아 총 2백30만㎢에 이르는 칭장지역에 6백94만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구밀도는 1㎢당 3명 꼴이다.

민족구성을 보면 장족이 총인구의 90% 이상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그리고 한족 후이족 투족 사라족 몽골족 카자크족 맘바족 뤄바족 등이 소수민족을 구성한다.
 

장족이 절대다수

이들은 주로 면양 소 말 나귀 낙타 산양 등의 유목을 생업으로 한다. 이중에서도 칭하이성의 허츄마(河曲馬)와 다통마(大通馬)는 중국의 대표적인 명마로 손꼽이고 있다.

한편 칭장고원은 동충하초(冬虫夏草) 사향 녹용 패모(貝母) 설연(雪蓮)과 같은 귀중한 약초의 산지로도 유명하다.

지하자원으로는 금 은 동 철 석유 천연가스 석탄 니켈 망간 리튬 칼륨 납 아연 유황 석면 붕사 운모 등이 풍부하다. 현재 이런 자원을 이용한 석탄화학 야금 금속기계 방적 모방 피혁 제지공업 등이 발달해 있다.

칭장고원은 때묻지 않은 태고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끝없이 높고 푸른 하늘! 광활한 초원! 대자연의 순리에 따라 살아가는 인간과 동식물!.

오늘날 도시공해와 환경오염으로 시달리는 우리의 모습을 생각할 때 이곳은 인간이 지켜야 할 인류환경의 마지막 보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