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舊)소련의 전쟁물자 생산업체와 항공관련업체들이 새로운 해외시장을 찾기위해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해외시장 진출은 세계 첨단 과학기술분야에 주목할만한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돼 관계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세계전체 생산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소련산 티탄(Ti)의 경우 연방 붕괴 사태로 최근들어 주문이 50%나 줄었지만 러시아가 호조건으로 자기들 몫의 티탄(Ti)을 시장에 내놓을 경우 기존 판로의 활성화는 물론 새로운 판로를 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티탄은 지구표면을 구성하는 요소 가운데 아홉번째로 흔한 것이지만 가벼우면서도 강하고 알루미늄보다 열저항력이 크며 부식에 강하다는 장점 때문에 제트엔진의 연소실, 로켓, 초음속여객기 동체 등을 제작하는데 요긴하게 쓰이는 금속이다.
최근 구 소련이 정밀기술 분야에서 축적한 성과가 어느 정도인지를 살펴보기 위해 우랄산맥의 한 공장을 시찰한 일군의 미국전문가들은 이들이 30m길이 설비에 감춰진 1백분의 1마이크로미터 크기의 구멍까지 찾아낼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런 기술은 핵 및 의약품생산, 에너지 부문에 응용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례로 구 소련 과학자들이 미국 과학자들에게 우주여행을 위한 핵추진엔진을 건설할 수 있는 기술을 알려주겠다고 제안한 것은, 고열에 견디는 금속을 개발하고 방사능물질을 밀폐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