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마당을 이용해 프린터의 숨겨진 기능을 활용해 보자.
컴퓨터 이용자들이 초보시절에 가장 애를 먹는 부분 중의 하나가 인쇄(프린터)다. 어찌어찌해서 프로그램을 짜거나 문서를 작성했더라도 마음 먹은대로 인쇄가 되지않아 골치를 썩은 경험을 누구나 한두 번은 했을 것이다.
엄희태씨(28, 소프트라인 소속 프로그래머)가 개발한 '프린터마당'은 이런 고민을 단숨에 해결해준다. 포스터 달력 시간표 카드 편지 등 학생들이 컴퓨터로 만들어보고 싶어하는 인쇄물들을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손쉽게 제작할 수 있다.
"국내에서 개발된 패키지 프로그램들이 워드프로세서나 데이터베이스(DB)에 치중돼 있고 '프린터마스터'나 '프린터숍' 같은 외국산 인쇄용 프로그램들은 한글지원이 안돼 유저들이 사용하기 힘든 형편입니다. 더군다나 학생들이 DTP(탁상출판)시스템 같은 비싼 프로그램을 사다 쓰기 어렵기 때문에 값싸면서도 사용하기 편리한 인쇄용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됐습니다." 90년 10월 초기버전 1.0이 발표됐으나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가 지난해 12월 몇가지 기능을 고쳐 내놓은 1.5버전이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용산관광버스터미널 4층에 있는 소프트라인 매장에서만 하루 40~50카피씩 팔려나가 자체적으로 집계하는 베스트셀러 소프트웨어 1위에 올랐다.
프린터마당은 포스트마당 달력마당 큰글마당 시간표마당 카드마당 편지마당 등 여섯마당으로 구성된다. 이 프로그램이 워드프로세서와 다른 점은 그림을 그리기 편리하고 글씨를 마음대로 확대 축소할 수 있으며 글씨를 크게 확대해도 외곽선을 매끄럽게 할 수 있다는 것. 기존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이 비트맵폰트(bitmap font)를 사용하는데 비해 프린터마당은 벡터폰트(vector font)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하다. 흔히 쓰이는 도트프린터로 큰 글씨를 인쇄하면 외곽선이 계단모양으로 거칠게 나타난다. 그러나 프린터마당을 이용하면 포스터나 작은 현수막에 쓰이는 큰 글씨도 레이저프린터로 찍은 것처럼 깨끗하게 표현된다.
다만 기존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한 파일을 불러내 인쇄하지는 못하고 프로그램 내부에서 인쇄할 내용을 만들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따라서 긴 문서를 출력하는데는 적당하지 않다. 벽보나 포스터, 메모판이 있는 달력, 편지나 연하장 카드, 작은 현수막, 수업시간표 등을 찍어내는데 이 프로그램은 제격이다.
프린터마당을 사용하려면 IBM PC XT기종 이상으로 주기억용량이 최소한 6백40킬로바이트(KB)가 돼야 하고, 프린터는 엡슨 호환기종이나 휴렛팩커드 레이저 기종이 있어야 한다. 또 마우스를 사용하면 이 프로그램을 더욱 편리하게 쓸 수 있다. 판매가격은 카피당 1만5천원.
엄희태씨는 8년 경력의 전문프로그래머로 지난 90년 8월에는 그래픽패키지에서 한글을 사용할 수 있는 램(RAM)상주프로그램 '한글박사'를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한글박사는 성능을 개선한 '한글박사프로'와 VGA카드를 지원하는 컬러버전 두가지가 팔리고 있다. 그는 앞으로 한글박사와 프린터마당을 결합시켜 그래픽과 인쇄기능이 뛰어난 통합패키지를 만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