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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 실용성 뛰어난 압축천연가스 자동차

기존의 엔진을 압축천연가스(CNG)용 엔진으로 개조해 주면 LPG 차보다도 연료비가 적게 드는 차를 소지할 수 있다.

천연가스는 우리가 가정에서 취사용으로 사용하는 도시가스와 같은 것인데 흥미롭게도 이 가스를 먹고(?) 달리는 자동차가 있다. 압축천연가스차량이다. 잘 알다시피 천연가스는 주성분이 메탄(${CH}_{4}$)이고 소량의 에탄(${C}_{2}{H}_{6}$) 프로판(${C}_{3}{H}_{8}$) 및 부탄(${C}_{4}{H}_{10}$)으로 구성돼 있다. 인체에 무해한 천연가스는 대기중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누출사고시 가솔린이나 메탄올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적다. 또한 연소시작온도가 다른 연료보다 높아 쉽게 불붙지 않는 특징이 있다. 천연가스가 자동차연료로 처음 사용된 것은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 이탈리아에서 가솔린과 천연가스를 함께 사용하는 자동차를 개발한 것이 효시다. 그후 캐나다 호주 아르헨티나 뉴질랜드 등으로 퍼져 나갔으나 그 확산속도에는 한계가 있었다. 사실 1960년 이전까지만 해도 천연가스는 가솔린이나 디젤연료를 값싸게 대체하는 연료 정도로만 취급됐다. 천연가스가 동일한 부피의 다른 연료에 비해 발열량이 적고 따라서 엔진출력도 떨어진다는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널리 보급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다가 지구환경 문제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특히 자동차에서 연소 후에 배출되는 배기가스를 규제하자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한 1960년대 초부터 천연가스는 다시 주목의 대상이 되었다. 당시 미국에서는 천연가스의 저공해성을 새롭게 인식,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활발한 연구가 다시 시작됐다. 현재는 날로 강화되고 있는 배기가스 규제에 대한 대응방안으로서 천연가스차량이 본격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의 운송선^자동차에 쓰이는 압축천연가스(CNG)는 말그대로 천연가스를 압축해 놓은 것이다.


고압의 다중분사방식으로

1970년대까지만 해도 천연가스자동차라고 하면 기존의 가솔린 또는 디젤엔진에 공기와 연료를 혼합시키는 기계적 장치(믹서)를 장착해 연소시키는 것이 고작이었다. 따라서 이때는 유해 배기가스 성분을 줄이는 일, 다시 말해 연료와 공기의 정확한 비율(이론공연비)을 조정하기가 상당히 힘들었다. 그후 1970년대 후반에 개발돼 가솔린 차량에 제일 먼저 적용된 컴퓨터에 의한 제어기술 덕택으로 이론공연비에 아주 근접하게 조정하는 일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러한 컴퓨터 또는 전자제어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기계식의 혼합장치 대신 연료분사장치(인젝터)와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사용함으로써 이론공연비를 더욱 정교하게 했다.

현재 도로에서 달리고 있는 전자제어방식의 천연가스차량은 1, 2기압의 저압인젝터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엔진의 기통수에 관계없이 한개의 인젝터만을(일점분사방식)쓰고 있다. 그런데 이 경우 때때로 분사량이 충분치 못해 엔진의 출력저하를 가져올 수가 있다. 또한 한 점에서 분사된 연료를 엔진의 각 기통으로 분배해줄 때 자로 잰 듯이 균일하게 나누기도 어렵다. 따라서 전자제어방식으로 이론공연비를 정확하게 맞췄다 해도 엔진의 각 기통간에는 어느 정도 이론공연비의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는데 이것이 유해배기가스 발생을 증가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대우자동차기술연구소는 지난 2년여에 걸쳐 연구를 수행, 유해 배기가스성분을 대폭 줄이고 출력의 손실을 극소화한 고압의 다중분사방식을 세계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천연가스차량은 저압인젝터 대신 4, 5기압의 고압인젝터를 사용하고, 엔진의 기통 하나하나에다 인젝터를 장착한 다중분사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실용화에 성공한 천연가스차량은 대부분 전자제어식 믹서방식이다. 간혹 일점분사방식이 있으나 엔진의 출력감소가 커서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한편 미국은 이미 오래 전에 고압인젝터의 개발에 착수했으나 아직까지 실용화에 성공했다는 발표는 없었다. 캐나다에서 디젤엔진을 천연가스용으로 개조하면서 고압분사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나 다중분사가 아닌 일점분사 방식이다.
 

가스제조공장의 탱크와 가스관


장거리 주행이 어려워

이번에 국내에서 개발된 천연가스차량은 기존의 휘발유차량에 고압천연가스용기 압력조절기 고압가스분사장치 등을 장착,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의한 전자제어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이 차량은 무엇보다 유해 배기가스 배출면에서 기존의 차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가솔린차량중 매연을 가장 적게 내는 것으로 알려진 차종과 비교해 봐도 일산화탄소(CO)의 배출량이 48%, 탄화수소(HC)가 32%, 질소산화물이 10%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몰려 강력한 규제가 예상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22%나 줄어 들었다.

가솔린차량을 천연가스차량으로 개조할때 두 연료의 발열량의 차이 때문에 약간의 문제가 발생하곤 했다. 천연가스차량의 엔진출력이 크게 떨어졌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서 개발된 천연가스차량은 고압분사방식을 채택함으로써 가솔린엔진과 동등한 출력을 얻었으며, 천연가스차량의 기존의 장점들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다시 말해 연료의 이상연소가 다른 연로에 비해 일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열효울이 높고, 완전연소에 가까운 연소를 하기 때문에 찌꺼기의 발생이 거의 없어 엔진이나 엔진윤활유의 수명이 연장된다. 아울러 연료비가 가솔린의 4분읭 1정도로, 대체연료중 가장 저렴하다. 

천연가스차량의 단점으로는 연로가 기체 상태이므로 고압 또는 저온의 용기가 필요하는 점을 들 수 있다. 따라서 불가피하게 연료탱크의 부피나 무게가 커진다. 또 차량에 탑재가능한 연료탱크만 가지고는 먼 거리를 달릴 수 없다는 점도 불리하다. 이러한 관전에서 보면 앞으로 천연가스차량의 획기적인 보급은 경량화 소형화된 연료탱크의 개발에 달려있다고 여겨진다.

국내에서도 호나경의 파괴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높아지고 차량의 급격한 증가로 대기오염이 심각해짐에 따라 배기가스에 대한 규제가 날로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의 자동차 제조회사들은 1980년대 초반부터 가솔린이나 디젤차량의 유해 배출가스량을 줄이는 연구를 시작하는 한편, 새로운 저공해연료인 알코올계 연로나 천연가스연료의 실요화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어떠한 저공해연료를 선택해 연구하는냐 하는 문제는 자동차 제작사들이 각사의 여러가지 연건을 감안해 결정하고 있다. 필자가 재죽중인 대우자동차의 경우에는 현 생산체계와의 화환성, 세계 자동차업계의 추이와 경제성, 배기가스성분을 종합검토한 결과, 실용성이 가장 높게 평가된 천연가스를 연구 대상으로 채택하게 되었다. 반면 기아자동차(주)는 메탄올을 연료로 하는 M100차량 그리고 메탄올 85%와 가솔린 15%의 혼합 성분을 연료로 하는 M85 차량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메탄올차량이 기술적으로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는 연료계통에 대한 부식성을 최소화하고, -10˚C 이하일 때 시동이 불량해지는 점을 극복하고, 장차 규제가 예상되는 발암물질인 포름 알데히드의 양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것 등을 꼽을 수 있다.

현대자동차(주)도 메탄올차량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의 메탄올차량은 기아의 경우처럼 메탄올의 성분비율이 100% 혹은 85%의 두가지로 고정돼 있는 것이 아니고 휘발유와 메탄올이 암의의 비율로 섞여 있을 때에도 운전이 가능한, 정확히 말해서 이중연료차량의 개발을 거의 완료한 단계라고 한다.

국공립연구기관에서도 저공해차량의 실용화 연구가 진행중이다. 예를 들면 한국기계 연구소가 소련의 나미자동차와 공동으로 트럭 버스 같은 상용차용 천연가스엔진 개발에 몰두하고 있으며, 환경처 산하 환경연구원에서는 천연가스와 디젤 겸용 차량개발에 착수했다.

일본과 미국이 주도해

전세계적으로 저공해차량개발을 위한 연구가 가장 활발한 나라로는 미국과 일본을 꼽을 수 있다. 미국에서는 1970년에는 세계최초로 압축천연가스 관련법령이 제정되기에 이르렀다. 그 법령은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에서는 가솔린 및 디젤차량을 압축천연가스 차량으로 개조해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우편물을 배달하는 트럭중 다수가 압축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고 있는데, 미국 소포배달회사인 UPS(United Parcel Service)사는 2천7백대의 차량을 90년대 중반까지 압축천연가스차로 전환할 예정이다. 또 미국의 제너럴모터스사느 90년대 중반까지 중소형 트럭과 밴(van)차종에 압축천연가스를 적용할 예정이며 아울러 포드사도 미국가스협회와 공동으로 AFV라 불리는 압축천연가스차량을 개발중이다.

일본에서는 1988년 스즈키자동차가 두 부품업체와 공동으로 5백cc급 액화천연가스 차량개발에 성공했다. 주로 가스회사가 중심이 돼 자동차회사와 공동 또는 단독으로 개발하고 있는데 그중 오사카가스사와 도쿄가스사가 자동차회사와 공동으로 1천8백cc와 2천cc 가솔린 및 디젤엔진의 압축천연가스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해 9월에는 도쿄가스사 산자동차 일본기화기 제작소가 공동으로 연구를 추진, 현재까지 개발된 차량중에서 세계에서 가장 저공해인 차량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세계최초로 압축천연가스차량을 실용화했던 이탈리아에서는 현재 약 27만대의 천연가스차량이 운행중이다. 이밖에도 캐나다 중국 호주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등에서 60여만대의 가솔린 천연가스 겸용차량이 운행중에 있다. 특히 뉴질랜드에서는 1979년에 정부가 총 주행차량의 10%에 해당하는 자동차를 압축천연가스자동차로 개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1995년까지 22만대를 천연가스화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천연가스 디젤 겸용 엔진개발등 관련부문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만약 저공해자동차를 1998년까지 개발하지 못해 미국수출이 불가능해지면 우리나라의 가장 큰 자동차시장을 상실,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되므로 국내에서도 자동차회사들을 중심으로 정부출연연구기관과 공동 또는 단독으로 저공해 자동차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경제적으로 큰 이득

기존의 엔진을 천연가스용으로 개조하는데는 현재 기준으로 1백만원 정도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장차 천연가스차량의 대량보급이 이뤄지면 추가비용은 현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설령 1백만원이란 추가비용이 더 든다해도 자동차가 하루 2백㎞씩 한달에 25일을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금방 본전을 뽑고도 남는다. 가솔린을 연료로 사용했을 때보다 연료비를 매달 20만원 이상 절약할 수 있으므로 다섯달이면 추가비용을 상쇄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6개월 째부터는 매월 20만원의 절약효과를 나타내므로 천연압축가스차량을 5년간 운행할 경우, 총 절감액은 1천만원 이상이다.

국내의 영업용 택시가 사용하고 있는 가장 싼 연료인 LPG 보다도 천연가스의 값은 훨씬 더 저렴하다. 앞에서와 같은 운행조건(하루 2백㎞씩 한달에 25일주행)이라면 천연가스 사용시의 연료비 절감액은 한달에 약 3만원에 이른다(LPG 대비). 그런데 영업용 택시는 일반적으로 하루 주행거리가 4백~5백㎞이므로 한달 연료비 절약액은 6만~7만5천원이 될 것이다. 이를테면 1년4개월 안에 엔진을 천연가스용으로 개조하면서 지불한 추가비용이 회수된다는 얘기다. 또 영업용택시의 차량수명을 3년6개월로 간주했을 때 일단 본전을 뽑은(?) 뒤 나머지 기간동안 택시운전자가 1백50만원 이상의 연료비 이익을 보게 된다.

더구나 압축천연가스는 100% 기화된 상태에서 연료를 공급하기 때문에 다른 연료에 비해서 증발에 필요한 열(증발잠열)이 불필요하게 되므로 연비면에서 액체상태의 연료보다 유리하다. 또한 완전연소에 가깝게 연소돼 찌꺼기를 연소실 내부에 남기지 않는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이로써 부품의 수명이 연장돼 정비비용이 절약되는 부수적 이익도 생긴다.

압축천연가스차량은 뛰어난 경제성과 저공해성 외에도 기존 가솔린이나 디젤엔진 생산설비와의 호환성이 좋아서 마음만 먹으면 금방 생산할 수 있는 자동차로 이미 평판이나 있다. 이 자동차의 보급을 획기적으로 늘리려면 자동차회사들과 부품제조업체들이 더욱 노력해 성능의 개선을 이루도록 하는 한편 질좋고 값싼 부품과 가볍고 작은 연료탱크의 개발 및 생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천연압축가스차량을 널리 보급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전국 방방곡곡에 도시가스 배관망을 깔아야 한다. 즉 어디서나 소비자가 쉽게 천연가스를 차에 넣을 수 있도록 가스충전소의 설치를 서둘러야 한다. 다행히도 한국가스공사가 1993년 말까지는 도시가스 배관망을 전국 시군지역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계획을 추진중에 있으므로, 빠르면 93년말이나 94년부터는 전국적으로 천연가스차량의 운행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오염된 우리나라의 대기가 개선되고 후세에 깨끗한 환경을 물려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압축천연가스자동차의 본넷을 열어보면 일반 승용차와 별 차이를 느낄 수 없다. 실제로 기존의 엔진을 약간 개조하면 압축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1992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이귀영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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