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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로부터 17만㎞ 떨어진 소행성 발견

충돌한다면 히로시마 원폭의 10배


1991 BA의 모습


지름 1백m짜리 소행성과 충돌확률은 1년만에 한번꼴이다.

1991년 1월 18일 5시(표준시) 애리조나대학 소행성 연구그룹의 라비노비치는 천구상을 대단히 빠르게 움직이는 17.5등급의 천체를 발견했다. 이 천체는 한시간에 1.4°(겉보기 각도)나 움직였다. 라비노비치는 동료인 스코치에 전화했다. 스코치는 망원경이 있는 키트피크 천문대까지 1천㎞를 차로 달려 이 천체를 관측했다. 그 결과 5시간에 걸쳐 아홉장의 CCD(전하 결합소자)촬영 사진을 얻었고, 그 천체가 인공위성이 아닌 소행성이라는 사실을 확인됐다.

CCD화상의 정확한 관측이기 때문에 소행성의 궤도가 금방 계산됐으며 발견연도와 발견순서에 따라 1991BA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궤도 계산으로부터, 소행성은 지구에서 17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7만㎞라면 지구 지름의 10배 이상 거리로 매우 먼 감이 들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통신위성이 떠있는 궤도(3만6천㎞)의 5배에 불과한 거리다. 달보다 더 가까이 접근해 있는 것이다. 이제까지의 소행성 중 가장 가까이 접근했던 것은 1989FC로 75만㎞. 1991BA는 이 수치를 일거에 4분의 1로 줄인 셈이다.

소행성은 태양빛을 반사해 빛을 낸다. 발견 때의 밝기(17.5등급)와 거리로 부터 표면반사능률을 적당히 가정하면 1991BA의 지름은 9m로 계산된다. 이 또한 이제까지 발견된 소행성 중 가장 적은 수치다.

9m의 소행성이라도 지구와 충돌 한다면 지구와의 상대속도가 매초 수십㎞이므로 충돌에너지는 어마어마하다.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10배 이상의 위력을 지닐 것으로 추측된다. 태양계 전체로 봐서는 매우 미미한 움직임이지만 지구의 인류에게는 파멸적인 사태를 초래할 것이다.

태양계 내에는 9개의 행성이외에 소행성과 혜성이 존재한다. 혜성은 물 암모니아 등 비교적 저온에서 기화(氣化) 가능한 물질이 굳어진 것으로, 태양 가까이 갈 때는 이들이 녹아 꼬리로 변한다. 소행성은 암석과 철 등 비교적 고온에서도 녹지않는 물질로 구성돼 있으며, 태양빛을 받아 빛나기 때문에 보통의 별과 구별하기 어렵다(기타 소행성과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과학동아' 90년 10월호 참조).

인류가 소행성에 관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지구와의 충돌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6천5백만 전 공룡이 절멸한 이유로 유력하게 손꼽히는 것도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이다. 지름이 10㎞ 이상인 소행성의 수는 10개이며 지구와 충돌할 확률은 1억년에 한번으로 계산된다. 1㎞ 이상은 1천개이며 충돌확률은 1백만년에 한번꼴. 지름이 1백m 이상은 10만개이며 1만년만에 한번꼴로 지구와 충돌한다고 계산된다.
1991BA와 같이 지름이 9m 정도인 것은 셀 수도 없이 많으므로 충돌 확률은 커지는 셈이다.

확률이라는 것은 가능성이며 반드시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지구는 소행성과의 충돌 위험을 안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세계의 천문학자들은 네트워크를 구성해 CCD촬영으로 지구에 가까이 다가오는 소행성에 공동으로 대처하고 있다. 1991BA도 이 네트워크에 걸려 '요주의 대상'이 된 것이다.

지름이 1m 이하인 암석이 지구대기에 돌입하면 지상 1백m 상공에서 뜨거운 열을 받아 타버린다. 우리가 화구(유성중 큰 불꽃을 내며 타는 것)라고 부르는 것은 대부분 이것이다. 이 화구가 내는 불빛은 사람의 그림자를 드리우게 할 정도로 밝다. 물론 타다남은 찌꺼기는 지상에 떨어져 운석공(운석이 남긴 흔적)을 만들기도 하고 운석으로 채취되기도 한다.

이번에 발견된 소행성 1991BA는 지금까지의 소행성보다 가장 지구에 가까이 접근했다. 확률만 놓고 볼 때 앞으로 더 가까운 소행성이 발견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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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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