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옆얼굴은 눈썹, 코, 입술, 턱 등의 모양에 따라 결정된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등 국제 공동연구팀이 이처럼 사람의 옆얼굴 형태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무더기로 밝혔다.
연구팀은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멕시코, 페루 등 라틴아메리카에 있는 5개 국가에서 여성 3408명과 남성 2761명의 오른쪽 얼굴을 사진으로 찍은 뒤, 얼굴의 옆모습에서 뽑아낼 수 있는 주요 특징 19개와 보조 특징 22개를 간추렸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얼굴 특정 영역의 길이, 비율, 각도 등 측정값 59개를 정의한 뒤 이와 관련 있는 유전자 영역 32개를 찾아냈다.
이 중 입술 모양에 관여하는 WARS2/TBX15 유전자 영역은 중앙아시아 등지에서 살다가 약 4만 년 전 사라진 친척 고인류 데니소바인으로부터 기원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 영역이 허리와 엉덩이에 분포된 체지방 비율과도 연관이 있으며, 이는 데니소바인이 추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 생긴 진화의 산물이라고 설명했다.
뾰족한 코 모양에 관여하는 VPS13B 유전자 영역도 주목을 받았다. 이 유전자는 생쥐에서도 발견된다.
안드레스 루이즈-리나레스 UCL 생명과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간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2월 5일자에 실렸다. doi: 10.1126/sciadv.abc6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