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5~10일 이탈리아에서 열린 ‘제26회 컴퓨터-인간 상호작용 학회’에서는 IT를 접목한 재미있는 기술들이 다수 발표됐다.
영국 글래스고대 스티븐 브루스터 교수팀은 시각장애인들이 햅틱 장비를 이용해 글씨 쓰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고 발표했다. 햅틱 기술은 사용자에게 움직임이나 진동을 전달해 사용자와 상호 작용하는 촉각기술을 말한다.
연구팀은 시각장애 어린이 8명을 대상으로 햅틱 장비를 이용해 글씨 쓰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는지 실험했다. 실험에 쓰인 장비는 미국의 센서블 테크놀로지가 만든 ‘팬텀 옴니’였다.
먼저 교사가 팬텀 옴니를 이용해 글씨를 쓴 뒤 시각장애 어린이들이 글씨를 따라 쓰게 했다. 팬텀 옴니는 교사의 동작을 기억해뒀다가 펜 움직임이 경로에서 벗어나면 반발력을 줘 움직임을 교정했다. 또한 좌우 이어폰을 이용해 수평 움직임을 지시하는 등 청각 정보도 동시에 제공했다. 그 결과 전혀 글씨를 쓰지 못했던 어린이들이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글씨를 쓸 수 있었다.
국립대만대 추 하오후아 교수팀은 카메라와 센서를 이용한 이 닦기 게임을 선보였다. 게임 대상은 칫솔질이 서투른 유치원생 나이대의 어린이다.
추 교수팀은 각 면에 센서가 3개씩 달린 직육면체를 칫솔 끝에 부착했다. 센서들은 칫솔의 움직임을 감지해 세면대 위쪽에 달린 소형 컴퓨터를 통해 세면대 앞에 달린 모니터에 신호를 보낸다. 어린이가 칫솔을 들고 이를 닦으면 모니터에 떠 있는 가상 이도 함께 닦인다. 이를 제대로 닦으면 가상 이에 붙어 있는 여러 가지 색깔의 ‘플라크’가 사라진다. 추 교수는 “13명의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게임을 하면 그냥 이를 닦을 때보다 치아의 청결 상태가 2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