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작용, 조산운동, 조륙운동, 해수와 기후의 변화, 대륙빙하의 발달 등은 동일과정설로 설명할 수 없다." - 격변설의 입장
오늘날에는 진화론의 영향으로 이 지구가 우연히 생겼으며, 따라서 우주공간에는 지구와 비슷한 별들이 무수히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따라서 지구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비하시키려는 사고풍조가 만연하고 있다. 공상과학소설들은 외계의 별에서 외계인과 만나는 이야기에 관한 것들이며, 어린이들은 이러한 이야기에 매료돼 대개가 외계인이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아마도 태양처럼 불타는 별이 아니라 그 주위를 도는 지구 같은 행성이 있어야만 외계인이 존재할 가능성을 그나마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태양 이외의 별에 행성이 있다는 사실조차도 현재까지는 확인 된 바 없다.
탐사한 바에 따르면 태양계에서 물이 발견되는 곳은 지구 뿐이다. 그리고 지구의 흙과 비슷한 것을 가진 행성도 없다. 공기를 가진 행성들은 있으나 그 공기의 조성이 지구의 그것과는 비슷하지도 않다.
지구의 기온을 대기와 바다만의 작품으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지구와 태양간의 거리, 지구 자전축의 기울기, 자전의 속도 등이 지구의 기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물론 이것들이 다 생물이 살기에 알맞게 돼 있다. 만약 지구축이 23°27' 기울어져 있지 않고 태양이 적도 위에만 있다면 지구에서 생물이 살 수 있는 면적은 지금의 반으로 줄어 들었을 것이다. 지구의 자전속도가 지금보다 느리다면 낮에는 기온이 너무 뜨거워서 생물들이 타 죽을 것이고 밤에는 얼어 죽을 것이다. 예를 들면 달은 14일은 낮이고 14일은 밤인데, 낮에는 1백25℃까지 온도가 오르고, 밤에는 -1백60℃까지 내려간다. 자전속도가 빠르다면 생활주기가 적응이 안되고, 번식을 하지 못해 생물들은 멸종할 것이다.
지구의 크기가 10%정도 작다면?
지구의 크기가 지금보다 10% 정도 더 크거나 작다고 해도 지구는 인력의 변화, 이로 인한 공전운동과 기압의 변화 등으로 지구의 환경은 지금과는 엄청나게 달라졌을 것이다. 그렇게 달라질 때 지구에 과연 생물체가 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만약 달이 현재보다 10% 정도 더 지구에 가까워진다고 하면 그로 인해 훨씬 커진 인력을 갖게 된 조류가 대부분의 대륙을 쓸어버릴 것이다. 물 공기 흙과 마찬가지로 지구의 천문학적인 환경도 어느 요소 하나 흠잡을 수 없을 정도로 생물들이 살기에 완벽한 환경을 이루고 있다.
인류역사 이래 지구의 발생에 대해 수많은 설명이 제시돼 왔다. 이러한 설명들은 본질적으로 관찰과 실험을 통해 증명될 수 없기 때문에 가설의 상태에 머물러 있다. 지금까지 제시돼온 가설들 기운데 자연의 법칙에 합치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모든 가설이 자연법칙상 납득할 수 없는 오류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수많은 가설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가설들 중에는 태양주위의 기체와 먼지들이 인력에 의해 뭉쳐져서 지구가 됐다는 성운설도 포함돼 있다. 수소(${H}_{2}$)나 헬륨(He)같은 기체는 서로 끌어당기는 인력이 있지만 서로 밀어내는 기체압력에 의해 분산되기도 한다. 따라서 기압을 이기고 뭉쳐서 지구가 됐다는 성운설은 반론의 여지를 많이 지니고 있다. 또한 수소나 헬륨이 지구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원소로 전환된다는 것은 가설일 뿐이며, 자연에서 직접 관찰된 바도 없고 실험실에서 증명해 본 일도 없다.
오늘날 과학이 크게 발달했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살고 있는 땅속 수십km에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구의 반경이 약6천3백70km인데 실제로 땅을 파서 확인해 본 깊이는 약 10km다. 지구를 사과에 비유한다면 사과의 껍질도 잘 모르는 셈이다.
요즘에는 지진파 중력 자기 등의 현상을 통해 수집한 자료를 활용, 지구의 내부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지표에서부터 평균 35km 깊이까지를 대륙지각이라 하는데 지각을 구성하는 암석은 환경 조건이 달라지면 암석이 안정상태를 이루기 위해 변질과정을 겪는다. 지표의 형태, 즉 지형은 지각변동 대홍수 화산활동 등으로 인해 크게 바뀌게 된다. 또한 풍화작용과 기후변화에 의해서도 지형이 달라진다. 지층 및 지형형성 과정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가설로는 동일과정설과 격변설이 있다.
동일과정설의 「맹점」
'과학동아'(1991년 8월호)의 '진화냐? 창조냐?' 논쟁에서 진화론측 집필자는 "동일 과정설과 급변설은 오래전 지질학 초창기에 이미 논란되고 걸러진 문제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마치 동일과정설이 지구과학과 지형학의 모든 문제와 현상을 다 설명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면서 격변설(급변설)의 가능성과 영향은 아주 배제해 버린듯 하다.
먼저 동일과정설을 간단히 서술해 본다. 동일과정설은 18세기 중엽에 영국의 지질학자 라이엘(Lyell)과 허튼(Hutton) 등이 주장, 현재의 지구과학의 기본골격이 된 학설이다. 이 설은 "현재는 과거의 열쇠다"(The present is the key for the past)라고 주장한다. 과거에도 현재와 똑같은 방법과 강도로 지표상에 힘이 작용했다고 믿는 것이다. 따라서 동일과정설 지지자들은 현재의 지형이나 지질은 장기간에 걸친 오랜 침식과 퇴적작용에 의해 진화됨으로써 형성됐다고 간주한다. 이밖에도 지사학의 기본법칙인 지층 누적의 법칙, 동물군 천이의 법칙, 부정합의 법칙들이 모두 진화론에 기초를 둔 것이다.
한편 격변설은 프랑스의 퀴비에(Cuvier)가 처음 제안했는데 대홍수 등 격변에 의해 지층과 지형이 형성됐다는 견해다.
먼저 지형학적 입장에서 동일과정설의 문제점을 점검해 보자. 첫째로 신생대 제4기에 나타났던 해수면과 기후변동, 대륙빙하의 발달, 화산활동과 조륙운동 조산운동 등은 "현재가 과거의 열쇠"라는 동일과정설의 관점으로는 도저히 이해될 수 없는 격변의 증거들이다.
더구나 지형의 발달이나 지층의 형성이 장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됐다는 학설을 믿기에는 너무나 예외가 많다. 사실 우리는 이러한 예외적 현상에 대해서 비교적 무관심해 왔거나 아니면 일부러 눈을 돌려 버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많은 특징이 있는 지형이나 지층이 우리가 예상할 수 없었던 격변에 의해서 생성됐고 교란됐으며 장차에도 이러한 격변은 계속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격변의 예는 지구의 넓은 지역에서 분포하고 있는 화산작용, 구조운동(조산운동 포함), 대륙빙하의 발달, 해수면의 변동, 기후의 변동 등에서 잘 볼 수 있다. 라이엘이나 허튼이 주장했던 진화론적인 접근방법이 지구과학 발달의 초기에는 그 골격을 세우는데 큰 역할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으나 진화론적인 사고방법만으로는 모든 지형이나 지층을 볼 수 없다는 것이 확실하다.
이러한 문제는 소지형의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예컨대 하천에 의해 어떤 하곡이 형성될 때에는 장기간에 걸친 오랜 변형보다는 홍수나 이상적(異常的)인 천기현상과 관련된 격변적인 변형이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볼 때 오랫동안 일반 교과서에서 기본적인 이론으로 수용하고 있었던 지형의 윤회설이 최근 부정되고 있는 것은 극히 당연하다. 왜냐하면 지형윤회설은 지각운동이나 구조운동 화산운동 등 격변현상을 고려하지 않고 지형은 서서히 진화한다는 가정하에서 그 이론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이론이 점차 학계에서 부정된다고 하더라도 하루아침에 없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무심코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진화론적인 해석방법에 문제가 있음을 인식했다면 다른 방면에서의 접근방법, 즉 단시간 내에 이뤄지고 높은 강도를 가진 격변이 지형형성에 극히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인정해야 한다.
여태껏 우리는 진화론에 의해서 설명되지 않는 현상을 예외적인 현상으로만 취급해 왔으나 이것도 시정돼야 할 것이다. 이 경우 가장 많이 등장했던 그럴듯한 이론이 소위 층상단층(overthrust)현상이었는데, 지층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비(非)진화론적인 현상을 층상단층이나 기타 예외적인 현상으로 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면 격변설의 가장 큰 배경이 되는 성경 창세기의 대홍수사건이 실제로 있었을까. 노아의 홍수는 전 세계적인 홍수가 아니고 국지적인 홍수였는가. 이 질문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과거부터 계속돼 왔다.
창세기에서 말하는 40일간의 강우기간이 실제로 있었고 3백21일간 지구를 강타한 홍수사건이 사실이었다면, 그 격변은 현재의 지형과 지질특성을 결정하는데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러한 격변에 의해 생성된 지형들은 결코 진화론적인 지형발달의 결과는 아닐 것이다.
대홍수가 정말로 있었는지 혹은 없었는지를 확실히 밝혀주는 증거는 아직 없다. 왜냐하면 설령 어떤 증거가 발견된다 하더라도 그러한 증거들이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소지를 항상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거에 대홍수가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자료들이 많이 발견됐지만 단지 논쟁만 불러일으켰을 뿐이지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어떤 뚜렷한 의견의 합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 여러가지 새로운 사실들이 많이 발견돼 일반 비기독교 과학자들 조차도 노아의 홍수사건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차츰 높아지고 있는데 그 이유를 몇가지 들어본다.
노아의 홍수는 실제로 증명되고 있어
첫째로 귄즈(Gunz)와 민델(Mindel) 간빙기(미대륙의 아프토니아 간빙기)에 전세계의 해수면이 현재보다 약 1백m 이상 높았다는 사실과 이렇게 높은 해수면은 현재의 극지방과 고산지대에 있는 빙하가 전부 녹는다고 하더라도 도달될 수 없다는 점을 증거로 들 수 있다. 특히 귄즈와 민델간빙기가 진행되는 동안에 육지의 심한 확장이나 축소현상이 발견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이 해수면은 대홍수때 높아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의 바다와 빙산의 모든 물이 지구상의 산과 바다골짜기를 평탄하게 한다면 그 깊이가 약 3km에 이를 것이다. 이렇게 엄청난 양의 물은 대부분이 대홍수때의 화산폭발 과정에서 쏟아져 나온 지하수에서 그 근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 퇴적층을 관찰해 보면 대홍수가 발생했을 것으로 생각 되는 기간 이후에 혹은 그 말기에 전 세계에 걸친 조산운동(즉 신생대 제3기 말의 스칸디나비아 알프스 히말라야 안데스조산운동)이 있었다는 것이 확실하게 나타난다. 아마도 대홍수 기간에는 현재 우리가 보는 높은 산지들이 아직 형성돼 있지 않았을 것이다.
둘째로 대홍수의 초기와 말기에는 심한 화산활동이 있었음을 수성퇴적층 내의 화산퇴적물의 혼입을 통해 알 수 있다. 백악기 말에 조산운동이 심했고 또 백악기 내내 화산 활동이 활발했다는 사실과 앞에서 말한 여러 가지 현상을 고려해 본다면 대홍수 초기가 대략 현대 지사학(地史學)의 백악기 말 쯤에 해당한다고 추정된다. 대홍수 기간에 광범위한 퇴적층이 생성됐는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신생대 제3기층은 대체로 여기에 해당될 것 이다. 이때에는 많은 화석이 생성됐으며 이러한 화석들은 진화론자들에 의해 생물진화의 증거로 행석돼 왔다.
아마도 화석화된 동식물은 아래지층에서 위 지층으로 쌓여 나갈 것이다. 그런데 위 지층에서 아래지층에서 보다 덜 진화된 동식물의 화석이 나오는 경우가 있어 진화론자들을 당황하게 했다(층상단층 등에 의한 지층의 교란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또 각 지층에서 나오는 화석들이 그 발전단계에 있어서 연속성을 나타내지 않는(missing links) 경우도 허다하게 있었다. 이는 하부지층에서 상부지층으로 감에 따라 점차 보다 더 진화된 동물의 화석이 나타난다는 본래의 진화론에 큰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대홍수 말기에는 심한 조산운동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조산운동은 신생대 제3기에 지구 전체에 걸쳐서 일어난 수많은 조산운동, 예컨대 스칸디나비아 알프스 히말라야 안데스 조산운동 등과 같은 조산운동으로 여겨진다. 높이가 8km에 이르는 에베레스트 산꼭대기에도 화석을 보유한 퇴적층이 있는 것으로 보아, 에베레스트도 대홍수때 덮였다가 대홍수 말기에 일어난 수직적인 조산운동 덕분에 가장 높은 산이 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셋째로 성경은 노아의 홍수 이전에는 매우 살기 좋은 환경이었다고 기록하고 있는데, 현재의 고기후학과 지사학의 연구성과를 보면 고생대와 중생대의 기후가 일반적으로 현재보다 훨씬 온난하고 사람이 살기에 적당한 환경이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아마도 대홍수가 있기 이전의 지구환경은 현대 지사학에서 말하는 중생대 말기 이전과 흡사했을 것이다.
석유 석탄의 생성기원도 설명해 준다
그때의 온화한 기후는 대기중의 수증기량(vapor blanket)이 현재보다 많아서 대기를 통한 태양복사열의 유실이 방지됐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다량의 수증기는 후에 심한 화산활동으로 인해 생성된 미세한 화산재들에 의해 응결돼 다량의 강수현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중생대 석탄기에 나타났던 각종 식물의 번성배경도 따지고 보면 모두 이러한 온화하고 다습한 기후 덕분일 수 있다.
지형학이나 지사학의 입장에서 보면 대홍수는 큰 격변이었음에 틀림없다. 이 천재지변의 격변을 배제하면 지구의 거의 모든 지역에 매장돼 있는 석탄이나 석유의 생성기원에 대해서도 잘 설명할 수 없다. 지구상에 나무가 아무리 무성하게 자랐고 서식하는 생물이 많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땅에 그대로 묻어서는 석탄이나 석유가 될만한 양이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큰 홍수가 이들을 쓸어모으고 지각의 격변에 의해 땅속에 묻혔다고 보지 않으면 설명하기 어렵다.
대홍수기간에 일어난 지각의 대격변사건은 현재의 지형이나 지층발달에 큰 흔적을 남길 수 있었을 것이다. 현대과학의 입장에서 이러한 대홍수가 중요한 이유는 대홍수사건이 지질학적 수문학적 흔적을 남겼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현재의 과학계에 널리 퍼져 있는 진화론적 사고가 지질학이나 지형학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는 사실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질학적으로 대홍수의 존재를 무시한 소위 동일과정설에 의한 지형이나 지층해석에는 많은 무리가 있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지형학이나 지질학의 근본을 이루고 있는 진화론적인 사고를 거의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왔으나 현재 우리가 아는 여러가지 현상, 즉 구조운동 화산작용 조산운동 조륙운동, 해수면 변화, 대륙빙하의 발달, 기후의 대변화 등은 진화론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 따라서 진화론적 사고가 무조건 옳고, 격변론적인 사고는 무조건 옳지 않다는 생각은 마땅히 수정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