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PC의 운영체제로 채택되면서 PC시장을 석권한 MS-DOS. 최근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UI)가 향상된 유닉스의 도전이 만만찮은데…
컴퓨터를 한번이라도 다루어본 사람이면 컴퓨터를 쓸 때 가장 처음 접하게 되고 또한 매번 빠짐없이 만나게 되는 것이 운영체제(OS, Operating System)라는 것을 기억할 것이다.
컴퓨터에 전원을 넣으면 화면에 글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잠시 시간이 지나면 준비가 완료됐으며 지시할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는 표시 (prompt)가 나타난다. 이때 명령을 주면 컴퓨터는 이 명령대로 수행하는데, 이처럼 컴퓨터가 명령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지시받은 명령을 수행하는 일련의 프로그램군을 운영체제라고 한다.
컴퓨터가 처음 발명되었을 때는 운영체제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후 컴퓨터가 개량되면서 어셈블러(Assembler), 입출력 루틴같은 도구들이 개발돼 작업의 능률을 높여 주었으나, 운영체제의 원조는 1953년에 탄생한 IBM 704에서 동작한 SOS(Share Operating System)라 하겠다. 이후 유니벡의 모니터 시스템 시대를 지나 60년대 후반에 등장한 IBM의 시스템 360에 의해 컴퓨터 운영체제가 확립된다. 시스템 360은 성능이 각기 다른 컴퓨터에 동일한 운영체제를 적용함으로써 같은 계열의 컴퓨터간에 프로그램의 호환성을 확보했다. 이후 운영체제는 진보를 거듭하여 여러 업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다중 처리, 시간분할 사용(TSS, Time Sharing System), 보조기억 장치를 주기억장치처럼 쓰게 하는 가상기억(virtual memory), 각기 다른 운영체제를 한대의 컴퓨터에 동시에 수용할수 있는 가상기계(virtual machine) 등으로 발전하고 있다.
MS-DOS의 시장석권
1974년 인텔사가 8080이라는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발표한후 이를 이용한 개인용 컴퓨터(PC)들이 등장하게 됐는데, 8비트 PC시대에 가장 널리 쓰인 운영체제는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개발해 DRI사가 판매한 CP/M이다. CP/M은 CP/M 1.3, CP/M 플러스, MP/M, MP/M-Ⅱ로 발전해 나간다. 78년 4월 인텔이 8086 프로세서를 발표하여 16비트 PC들이 등장하게 되나 DRI에서는 16비트 PC용인 CP/M-86의 발표가 늦어져 잠시 16비트 운영체제에 공백기간이 존재한다 이 사이를 틈타 80년 SCP사에 있던 팀 패터슨이 독자적으로 8086용 운영체제인 DOS-86을 개발한다.
80년 IBM이 뒤늦게 PC시장에 참여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마이크로소프트사에 의뢰하였고 마이크로소프트사는 SCP사의 DOS-86을 매입하여 MS-DOS라는 이름으로 IBM PC용 OS를 제안한다. MS-DOS는 IBM PC의 운영체제로 채택됨으로써 16비트 PC에서 가장 각광받는 OS가 됐다. 81년에 버전1.1이 나온 이래 83년에 버전2.0, 84년에 버전3.0, 87년에 버전3.3, 90년에 버전5.0이 각각 발표되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것은 버전 3.X(3.1, 3.2, 3.3)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CP/M의 모체가 되는 DEC사의 TSS보다 IBM대형기종의 JCL(Job Control Language)에 더 익숙한 사람들을 위해 개발된 오아시스(OASIS)시스템은 탠디사의 TRS-80, 크로멘코사의 Z-3 등에 널리 채용되었다. 오아시스 시스템은 THEOS 8, THEOS 86, THEOS 286 등으로 발전한다. 한편 CP/M-86의 출하가 늦어 16비트 시대에 한발 뒤진 DRI사는 MS-DOS와 프로그램 호환이 가능한 DR-DOS를 개발하여 유럽 및 동남아를 중심으로 상당한 세력을 만회하고 있다.
DEC사의 미니 컴퓨터용으로 개발된 유닉스(UNIX)를 PC에서 구현하려는 시도도 활발하다.
그중 많이 보급된 것은 제닉스(XENIX)로 다중처리가 가능하고 4명까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네가지 흐름
PC사용자들이 느끼는 큰 불편중의 하나는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할 수 없다는 점일 것이다. 예를 들어 프린터로 인쇄할 동안 사용자는 화면을 쳐다보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여러 명의 사용자가 동시에 사용할 수 없는 것도 불편한 점이다. 또한 사용자의 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간과의 인터페이스 부분이 개선 강화돼야 한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는 기능들은 많은 하드웨어 자원을 소요하므로 AT급 PC에서는 수용하기 어려웠으나 최근 386 PC가 등장하면서 크게 발전하고 있다.
이들 새로운 기능을 제공하는 운영체제는 크게 네가지 흐름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기존의 MS-DOS의 연장선상에서 해결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MS-DOS위에서 동작하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것으로 데소뷰(DESOview) MS윈도(MS-Window ) 옴니뷰(Omniview 386) VM/386 멀티태스크(Multitask) Vmos/3 등이 있다.
두번째로는 MS-DOS와 상관없이 새로운 운영체제를 만드는 방법으로 PC-MOS /386 TH-EOS 386 등이 여기에 속하며 IBM의 OS/2도 이 계열에 속한다 하겠다.
세번째로는 유닉스를 PC에 탑재하는 흐름으로, MIT 대학에서 X윈도(X-Window )가 개발되어 유닉스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지적되어 온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가 크게 개선됨으로써 향후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운영체제가 갖추어야할 기능을 먼저 정의하고 설계하여 이를 실행할 수 있는 프로세서를 개발하는 방법이다. 여기에 속하는 것은 TRON(The Realtime Operating system Nucleus)이며, 32비트의 GMICRO/200이라는 프로세서가 개발되었다.
한국형 K-DOS개발
컴퓨터의 운영체제는 인간을 포함한 정보처리 자원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궁극의 목표다.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에게는 우리말 우리 문화를 수용함으로써 사용자의 능률을 높여줄 수 있는 운영체제가 더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또한 운영체제는 컴퓨터의 근간을 이루는 시스템 소프트웨어로서 이 기술의 확보는 컴퓨터 산업기술 자립의 핵심이 된다. 더구나 국내 PC보급이 1백만대를 넘어선 상황에서 PC 한대당 얼마씩 어김없이 지불해야 하는 로열티의 해외유출 비용도 막대하다. 이러한 배경하에서 한국형 PC OS K-DOS의 개발이 과학기술처의 특정연구 과제로 채택돼 금성소프트웨어 한국정보시스템 상운이 참여한 컴퓨터연구조합의 연구개발팀에 의해 개발되었다.
K-DOS는 모든 명령을 우리말로 지시할 수 있고, 모든 안내문도 우리글로 표시함으로써 어린 학생을 비롯하여 누구라도 쉽게 컴퓨터에 친숙해질 수 있게 한다. K-DOS는 기존에 개발된 프로그램들을 그대로 쓸 수 있도록 MS-DOS와 호환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교육용 PC 사용에도 적합하다는 인정을 받고 있다. K-DOS는 내년 상반기중에 DOS 5.0에 해당하는 기능을 보강하고 이어 다중처리 실시간처리 등의 기능을 순차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이제까지 보아 왔듯이 PC용 운영체제는 인간을 포함한 정보처리자원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위에서 언급한 방안들 이외에도 다수의 PC를 선별하여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안, 입력 인터페이스의 강화(예를들어 펜 입력방식) 등이 시도되고 있으며 특히 다국어, 다국 문화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우리도 우리에게 더욱 적합한 운영체제가 지속적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꾸준한 노력이 이어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