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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를 차안에서 망치지 않으려면···

씹는 멀미약, 붙이는 멀미약을 비롯해 각종 멀미약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이런 약들을 먹지 않고 멀미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우주멀미는 심한 탈력감과 허탈감을 일으키고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 뒤쪽, 특히 눈 뒤쪽이 마비된 듯한 느낌을 줍니다. 또 위속에 있는 것이 모두 튀어나을 것 같은 상태가 되지요. 갓난애의 위가 원통형이어서 트림을 시키지 않으면 토해 내듯이 음식을 먹은 뒤 허리를 구부리면 그대로 올라올 것 같았습니다. 뇌 세포들도 전부 떠있는 느낌이었어요. 얼굴과 머리가 모두 팽팽해져 퉁퉁 부은 것 같더라구요"

지난 해 12월 지상 4백1km 상공에서 1주일 간 우주비행을 한 일본 TBS방송 아키야마 도요히로기자의 체험담이다.

그는 1주일간 소유즈우주선을 타기 위해 1년2개월 동안 훈련을 받았지만 멀미 앞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아키야마기자는 자신이 경험한 우주멀미는 인간의 몸 전부가 관련된 전신증상이라고 믿고 있다.

"처음에는 멀미란 단지 전정(前庭)기능의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라 몸 전체가 고통을 겪었어요. 무중력상태가 되면서 내장 뇌수 할 것없이 모두 이상을 일으켰습니다".

우주시대의 신종병인 우주멀미는 그동안 수많은 우주비행사들을 괴롭혀 왔다. 시대의 최첨단을 걸어가는 우주비행사들에게 멀미라는 케케묵어 보이는 증상이 최대의 시련을 주고 있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명의 히포크라테스의 저서에도 등장하고 있는 멀미는 차나 배 등이 흔들림으로써 생기는 불쾌한 증상인데 의학용어로는 동요병(motion sickness)이라고 부른다. 멀미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존재해온 병이지만 아직도 그 메커니즘이 완전히 밝혀 지지 않아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여 있다.

지금부터 자율신경이 불완전하고 신경질적인 사람, 위궤양 등 위에 이상이 있는 사람, 사춘기의 청소년에게 특히 자주 나타나는 멀미에 대해 알아보자.
 

붙이는 멀미약은 적어도 차를 타기 4시간 전에는 붙여야 효력을 볼 수 있다.


멀미를 면제받을 수는 없어

모든 사람들이 적어도 한번은 경험했을 멀미라는 증후군은 졸음 발한 오심 구토 타액 분비의 증가, 하품과 전신권태라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비록 이 고통에 대한 감수성이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완전히 면제받은 사람은 없다.

멀미에 관한 지식의 대부분은 엉뚱하게도 우주개발의 부산물로 얻어졌다. 무중력과 가속상태 하에서 인체의 반응을 이해하기 위해 멀미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수행한 것이다.

물론 멀미에 대한 관심은 우주시대 이전에도 있었다. 그 역사는 인간이 최초로 움직이는 물체를 타기 시작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멀미는 모처럼의 휴가여행과 드라이브를 망쳐놓을 뿐만 아니라 때로는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최근의 걸프전쟁 때도 멀미때문에 작전에 약간의 차질을 빚기도 했다고 한다. 소형 상륙정에 탄 미국 병사들 중 상당수가 멀미로 인해 무력화된 것이다. 실제로 멀미가 장기화되고 제대로 치료되지 않으면 우리 몸의 체액과 전해질이 고갈되며 최악의 경우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일을 더 어렵게 하는 것은 멀미는 결코 훈련과 경험에 의해 완전히 해방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심지어는 잘 숙련된 비행사와 항해사조차도 멀미를 한다. 단지 그들은 멀미증상을 누그러뜨리는 비법을 약간 터득하고 있을 뿐이다.

미국의 아폴로우주선이 달까지 항해하는 동안, 우주비행사들은 위장해에서부터 구토에 이르는 다양한 멀미증상을 경험했다. 우주왕복선의 탑승자들도 마찬가지였다. 1982년 11월에 발사된 최초의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에 탄 네명의 승무원중 두사람이 현기증 구토를 동반하는 멀미증상을 일으켜 계획됐던 일부 선외활동이 취소되기도 했다. 현재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는 이것을 우주부적응증후군이라고 명명하고 이에 대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엄격한 훈련을 받은 우주비행사라 할지라도 첫 비행때 30%나 멀미증세를 보인다고 한다.

우주멀미 보다는 괴로움이 덜하지만 배멀미도 수많은 사람들의 인내심을 시험해 왔다. 요즘 남극대륙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의 남극기지 탐사대원들도 그곳까지 가는 동안 배안에서 그야말로 죽을 맛을 봤다고 한다. 트라팔가해전에서 나폴레옹에게 일격을 가한 영국의 명제독 넬슨도 종종 배멀미로 고통을 겪었으며, 영화로도 소개된 아라비아의 로렌스가 낙타를 타기만 하면 멀미를 했다는 얘기는 잘 알려져 있다.

"멀미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하지만 움직일 때 나타나는 신체의 반응과 멀미의 진행과 멈춤에 대한 연구는 상당히 진척돼 있는 상태다"라고 신경외과 전문의 김영식씨는 말한다.

정보의 어긋남이 원인

19세기의 의학자들은 멀미를 할 때 위가 고통의 근원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오심과 구토가 멀미의 가장 괴로운 증상중 하나이므로 그렇게 여길만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내이(內耳)가 멀미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다.

인간의 내이는 해부학적 기능적으로 다른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즉 청각기능을 담당하는 달팽이관과 몸의 균형을 책임지는 전정(前庭)부로 구분된다. 그중 전정부는 세 개의 세반고리관으로 구성돼 있다.

멀미를 설명하는 데에는 두가지 이론이 있다. 그 하나는 1960년대까지 유력했던 설로 전정계에 대한 과잉자극을 멀미의 첫번째 원인으로 꼽는다. 이를테면 전정의 흥분이 자율신경과 구토중추에 전해져 특유의 멀미 증상을 일으킨다는 것.

전정과 멀미의 '밀월관계'를 처음 밝힌 것은 미국의 군연구기관이었다. 대서양에서 해상훈련을 하던 해병대 병사중 감기약을 복용한 병사만이 배멀미를 거의 하지 않았는데 이것이 실마리가 되었다. 즉 감기로 인해 혹은 스트렙토마이신 등 약물의 부작용때문에 전정기능에 이상이 생겼을 때에는 멀미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이 발견은 얼마 뒤 멀미약의 탄생으로 이어지게 된다.

멀미의 원인을 설명하는 또하나의 이론은 눈 귀 관절 등에서 뇌로 보내진 정보들이 서로 모순돼 멀미를 일으킨다는 견해다. 1975년 영국의 리즌과 브랜드가 제안한 이 이론은 정보의 어긋남이 멀미를 일으킨다는 게 핵심이다. 예컨대 '지금 운동중이다'라는 정보는 전정(귀)에서 뿐만 아니라 눈 그리고 근육이나 건에 있는 감각수용기에서 동시에 뇌로 전달된다. 이같은 뇌로의 정보전달과정이 적어도 걷고 있을 때에는 아무런 착오없이 이뤄진다. 그러나 움직이는 물체를 타고 있을 때에는 이들 각 부분에서 보내는 정보가 서로 달라져 뇌를 완전히 혼돈시키게 된다. 바로 이런 뇌의 혼란이 자율신경과 구토중추를 자극, 멀미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 두 설중 그 어느 것도 멀미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완전하게 밝혀주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절대로 쓸모없는 이론은 아니다. 어떤 상황이 멀미를 일으키기 쉽고, 멀미를 피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어느 정도 암시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배멀미를 예로 들어 이들 멀미이론이 어떻게 응용될 수 있는가를 알아보자. 망망대해에 떠있는 배는 가로 세로 수직방향으로 제멋대로 움직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여섯 개의 세반고리관(한 귀에 세개) 모두를 자극한다. 따라서 전정은 '지금 움직이고 있다'는 정보를 뇌에 보내게 된다.

이때 갑판 아래에 있는 사람은 멀미를 더 강력하게 느낀다. 눈으로 배가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없으므로 '가만히 앉아 있다'라는, 전정과는 상반된 정보를 뇌에 전달하기 때문이다. 반면 갑판에 있는 항해사는 배의 오르내림을 느낄 뿐 아니라 볼 수도 있다. 그러므로 뇌로 전달되는 정보에 어긋남이 없어 멀미를 덜 느끼게 된다. 물론 배의 요동이 아주 커지면 항해사도 멀미를 비켜갈 수 없다.

이밖에 버스나 자동차를 탔을 때 간혹 맡게 되는 기름냄새가 멀미의 원인이 된다는 설도 있다. 심지어는 성격이나 경험이 멀미를 초래하기도 한다. 단지 배의 모습만을 보고서 울렁거림을 느끼는 사람이 그들이다. 이들에게는 분명히 어떤 심리적인 요소가 영향을 준 것으로 여겨진다.

아무튼 멀미는 단 한가지 요인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관여 하는 것으로 믿어진다.
 

우리의 귀


되도록 앞자리에 앉아야

멀미의 원인이 이렇게 아리송한 만큼 그 대책도 다양하기 짝이 없다. 그중 가장 좋은 방법은 되도록 신체의 움직임을 억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차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가령 등을 대고 누우면 앉은 자세보다 멀미의 발생을 20%까지 줄일 수 있다. 이 방법은 특히 선박 기차 자동차여행을 할 때 효과적이다.

머리의 움직임을 줄이기 위해 머리를 고정시키는 방법도 있다. 이 방법은 움직이는 물체를 탄 사람이 밖을 볼 수 없을 때 매우 유효하다. 그러나 차량의 앞쪽에 앉아 전경을 볼 수 있을 때는 특별한 효과가 없다.

이처럼 시각은 그것이 안정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때에는 멀미에 대한 강력한 억제작용을 한다. 반대로 내이나 눈이 서로 어긋난 정보를 뇌로 보내는 경우에는 차라리 눈을 감는 편이 더 낫다.

생각을 분산시키고 뭔가 활동을 하면 멀미가 억제된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반면 자신의 움직임에 대해 지나치게 정신을 집중하면 멀미가 악화된다고 한다.

따라서 올 여름방학이나 휴가를 이용, 배를 타고 제주도 홍도 울롱도 등을 여행하는 사람은 다음과 같은 멀미대책을 세워둬야 한다. 배멀미에 약한 사람은 갑판 아래보다는 위에서 전방을 바라다 보는 것이 좋다. 부득이 수평선을 볼 수 없을 경우에는 머리를 뒤로 한 채 조용히 누워 눈을 감고 있는 것이 최선책이다.

차멀미를 자주 하는 사람은 되도록 앞자리에 앉아 전면의 도로를 바라보는 것이 예방책이 될 수 있다. 직접 운전을 하는 사람은 거의 차멀미를 하지 않는데 이는 정신적 신체적 긴장이 멀미를 억제해 주기 때문이다. 차안에서 멀미를 하기 십상인 승객은 뒷자리에 앉아 머리를 떨구고 독서를 하고 있는 사람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어떤 움직임이 장기화되면 점차로 그 움직임에 대해 어느 정도 적응하게 된다. 이같은 적응을 담당하는 기관은 우리의 머리 안에 있는 소뇌다. 이는 소뇌를 적출당한 실험동물이 전혀 그와 같은 적응을 하지 못했다는 연구결과로 입증됐다.

그런데 멀미는 잘 적응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를테면 어떤 자극에 적응된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 자극의 종류가 달라지거나 강도가 커지면 반드시 멀미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오랜 선박여행 경험으로 배멀미에는 어느 정도 자신을 보이는 사람도 자동차로 드라이브를 하거나 큰 폭풍을 만나 선체가 마구 흔들리면 멀미증세를 보인다.

식사습관도 멀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직 그 상세한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과식을 하거나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한다. 반면 과일과 채소위주의 가벼운 식사는 멀미를 억제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특히 선박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은 이런 식의 식사를 여행기간 동안 뿐만 아니라 여행 며칠 전부터 착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한다.

최근에는 각종 약제들이 '멀미 안녕'을 외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들은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복용했을 때 좋은 예방효과를 나타낸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약물외적인 대책들보다 그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도 흔하다.

미해군과 항공우주국(NASA)은 멀미에 대한 감성을 줄여주는 몇몇 약물을 개발해 냈다. 멀미약이 제약회사가 아닌 다소 의외의 기관에서 개발된 점을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사실 근대에 이르러 멀미를 진지하게 연구하기 시작한 곳은 군대, 특히 해군이었다. 배멀미로 전의를 상실한 병사를 이끌고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비행기의 출현은 예상했던대로 비행기멀미를 탄생시켰다. 그 결과 멀미에 관한 연구가 19세기에 싹트기 시작했다. 조종사가 멀미를 심하게 하면 승객들이 안심하고 비행기에 탑승할 수 없을 뿐더러 대당 가격이 엄청난 전투기가 비행사의 멀미와 함께 추락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우주시대가 열리자 이번에는 멀미가 우주비행사의 자질을 가름하게 되었다. NASA가 멀미연구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도 신종병인 우주멀미가 계획에 큰 차질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런 인연으로 미해군과 NASA는 두 종류의 멀미약을 선보이게 되었다. 그 하나는 항(抗)히스타민 약물과 콜린억제약물로 이뤄져 있다. 여기서 콜린억제약물이란 뇌로 정보를 보내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세틸콜린의 작용을 방해하는 물질을 말한다.
 

멀미에 약한 사람은 자동차여행을 할 때 되도록 차량의 앞쪽에 앉는 것이 좋다.


「멀미 안녕」을 외치지만

멀미에 효과적인 콜린약제약물로는 스코폴라민을 꼽을 수 있다. 이 약제는 내이와 구토중추 모두에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선진외국에서는 항히스타민제 만큼 널리 사용되지는 않는다. 표준용량(0.6mg)을 복용해도 졸음이 오고 갈증이 생기고 시야가 몽롱해지는 등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0.1~0.2mg의 용량으로도 멀미 억제효과를 획득, 부작용을 피할 수 있는 사람도 상당수 있다.

피부를 통해 약물을 흡수시키는 새로운 약물운반체계(DDS, Drug Delivery System)가 최근 몇몇 약제들에 응용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귀밑에 붙이는 멀미약이다.

현재 국내에서도 경피(經皮) DDS를 채택한 '키미테' '바이패취' 등이 판매되고 있는데 이 약들의 주성분은 스코폴라민이다.

"1974년 알자사(社)가 스코폴라민의 경피 DDS를 개발한 이래 피부를 통한 약물투여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인간의 몸중에서 가장 표면적이 큰 곳이 피부이므로 이 경피 DDS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서울대 약대 심창구교수는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약을 먹지 않고 피부에 붙이면 간 장애나 위장장애를 피할 수 있다는 (간이나 위를 지나지 않으므로) 장점이 있으나 모든 약을 경피DDS화 할 수는 없다. 이를테면 극히 소량만 흡수돼도 약효를 낼 수 있는 약제만이 피부에 붙일 수 있으며, 스코폴라민은 바로 그런 특성 때문에 최초의 경피DDS 약제가 되었다. 여러 임상결과는, 피부를 통해 흡수되는 스코폴라민이 입으로 복용하는 멀미약보다 효과는 다소 떨어지지만 부작용이 더 적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안심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우선 노약자 녹내장 환자 피부과민증 환자는 스코폴라민제제를 멀리해야 한다. 특히 붙이는 약을 만진 후 바로 눈을 만지게 되면 눈이 부시고 안압이 높아지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두번째 부류에 속하는 멀미약은 중추신경계의 또다른 중요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의 활성을 증가시키는 것들이다. 이 부류의 약물에는 텍스트로암페타민과 에페드린 등이 포함돼 있는데 그중 덱스트로암페타민은 강력한 자극성을 갖고 있는데다 남용할 가능성이 있어 사용에 제한을 가하고 있다.

어떤 멀미약이든 약효를 발휘하려면 적어도 움직이는 물체를 타기 한시간 전에 복용해야 한다. 또 오래도록 자극이 이어지는 경우에는 몇시간마다 반복해서 멀미약을 먹어야 한다. 더욱이 붙이는 멀미약을 사용할 때는 적어도 차타기 4시간 전에 붙여야 효력을 볼 수 있다. 경피용 스코폴라민이 체내에서 최대 유효농도에 이르러면 4~16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붙이는 멀미약의 경우 그 효력은 약 3일동안 지속된다.

일단 멀미가 시작된 뒤에 멀미약을 복용하면 그다지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멀미약의 부작용으로 진정효과가 나타나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을 수는 있다.

최근에는 예방적 약물요법의 대안으로 바이오피드백(biofeedback)요법이 연구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의학자들은 바이오피드백 요법을 미래의 멀미 해결사로 여기고 있다. 특별한 훈련을 요구하는 바이오피드백요법은 멀미환자 자신에게 그들의 증상을 제어하도록 한다. 다시 말해 멀미에 예민한 사람들에게 심장박동 근육긴장 혈압 등 일반적으로 불수의적이라고(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알려진 신체현상을 자신이 직접 조절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아직 실험중에 있다. 과연 일반 대중에게도 유효하냐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멀미를 예방하려면 여행을 떠나기 전에 우선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 수면부족도 멀미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멀미약을 복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늘 부작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정보의 어긋남을 가급적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신문 책 지도 등을 보지 말고 먼 곳의 경치를 보거나 아예 눈을 감고 있는 것이 좋다. 눈을 감고 있으면 적어도 뇌의 혼란은 일어나지 않는다. 시선도 되도록 분산시켜야 한다. 경험으로 알다시피 시선을 한 곳에 집중시키면 멀미를 일으키기 쉽다. 가능하면 주변의 경치나 바다의 물결 등을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세도 중요한데, 서 있는 것이 가장 나쁘고 편안히 누워있는 것이 최선책이다.

1991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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