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킹 탐사이후 15년간 잠잠했던 화성의 생명체 존재여부 논쟁에 다시 불을 붙일 듯
미국의 우주선 바이킹호가 화성에서 생명체를 발견하는데 실패한 이래 15년이 흘렀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연구원들은 희망을 버리지않고 있다. 그들은 바이킹호가 탐험하지 않은 곳에 유기체가 존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만약 그들의 기대대로 유기체가 존재하고 있다면 그 유기체는 광합성에 의존해 살아갈 것으로 여겨진다. 아무튼 그 유기체들은 화성표면 위로 쏟아지는 무시무시한 자외선으로부터 그들 자신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광합성을 하는데 필요한 빛과 기체를 흡수해야만 할 것이다.
그런데 지구에서도 그와 비슷한 유기체가 발견돼 화성에 생물이 살고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는 일부 과학자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아메스(Ames)연구센터의 생물학자인 린 로스실드가 소금덩어리 안에서 번식하고 있는 문제의 미생물을 찾아낸 것이다.
그는 정말 우연히 그 생명체를 발견했다.
"나는 한 지질학자와 함께 바자(Baja)에 있는 암염층 주위를 걷고 있었죠 그런데 그 지질학자가 삽으로 그 주변을 팠어요.이런 행동은 지질학자에게는 습관적인 것이지요"라고 그는 당시를 되돌이켰다.
지질학자가 거대한 소금덩이를 깨뜨리자 그 안에서 붉고 푸른 줄이 드러났다. 로스실드는 직감적으로 그것이 어떤 종류의 박테리아에 의해 생기는 색깔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이 기묘한 소금결정 샘플을 자신의 실험실로 가지고 가서 현미경으로 보다 상세히 관찰했다. 놀랍게도 그 안에는 유기체들이 무성하게 들어 있었다. 그후 계속된 연구를 통해 그는 그 유기체들이 질소와 이산화탄소 같0|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기체들을 흡수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NASA의 생물학자들은 로스실드가 발견한 박테리아를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고 있다. 그들은 이 박테리아가 바자의 암영층에서 발견된데 착안, 극히 짠 물에서도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다.
"이 박테리아들은 아마도 바닷물에서 생겨났을 것입니다"
아메스연구센터의 미생물생태학자인 로코 만시넬리의 말이다.
그는 이 박테리아가 원래 바닷물 속에서 생겨났으나 물이 다 증발해 버리자 남겨진 소금결정 속으로 들어간 것 같다고 추정했다.
로스실드는 자신이 찾아낸 박테리아를 엔도이배포레이츠(endoevaporates)라고 명명했다. 그리고 그 미생물이 화성에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최초의 생명체가 바다에서 발생했다면 그 생명체는 바다가 없어질 때 생성된 소금침전물을 은신처로 삼았을 것이다. 로스실드는 이 소금침전물이 광합성에 필요한 만큼의 가시광선은 통과시키면서 대부분의 자외선은 차단시킨다고 확신한다. 게다가 소금은 이산화탄소나 질소와 같은 기체를 통과시킨다. 따라서 엔도이배포레이츠는 화성대기중에 있는 질소와 수증기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까지도 자신의 삶을 유지하는데 활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로스실드는 "이 미생물이 틀림없이 화성에 있다고 확언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한 뒤 "하지만 존재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많은 과학자들이 35억년 전쯤에는 화성에도 바다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므로 '로스실드의 미생물'은 그 근거가 결코 희박하지 않은 셈.
고대 중국에서는 불의 행성, 바빌로니아에서는 질병과 죽음의 행성, 고대 그리스 로마에서는 전쟁의 신으로 통했던 화성에 정말로 생명체가 존재하느냐는 오랜 세월에 걸쳐 논란의 대상이 되었으나 지금은 적어도 고등생물은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러나 미생물과 같은 하등생물은 어쩌면 존재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1972년 미국의 마리너 9호가 찍은 사진에 기후변화의 조짐이 발견되고 물이 흐른 자국으로 보이는 곳이 나타나 하등한 생명체의 존재가능성이 긍정적으로 점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후 바이킹우주선의 화면표면 탐색결과, 어떤 생명체도 살고 있지 않는 것으로 결론지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