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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없이 사장되는 지름길 보통머리로 발명왕이 되려면

발명하면 컴퓨터 로봇 인터페론 등 첨단기술만을 떠올리는 사람은 발명가가 될 수 없다.

현대는 발명의 시대다. 우리의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발명의 혜택을 받지 않은 분야가 거의 없으며, 발명의 힘을 빌리지 않고 움직이는 분야도 거의 없다.

우리의 생활주변을 살펴봐도 온통 크고 작은 수많은 발명으로 가득하다. 우리의 생활은 대자연에 적응해 살아가고 있다기 보다는 오히려 발명에 적응해 살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든다.

이에 따라 발명가는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발명을 통해 명예와 지위와 행복도 만끽하고 있다. 그러나 발명으로 성공한 사람들이라고 해서 모두 특출한 사람은 아니었다. 특수한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누구든지 할 수 있었던 것을 조금 먼저 했을 뿐인 보통사람들이다.

따라서 노력 여하에 따라 누구나 발명가가 될 수 있으며, 또 발명으로 성공할 수도 있다. 실제로 발명의 소재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들의 주위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감을 가져라

발명가가 되려면 먼저 '나도 발명을 할 수 있다'는 자신부터 가져야 한다. 발명이란 어떤 불편 또는 곤란한 일에 부딪쳤을 때 속상해하고 체념하는 대신에 '어떻게 하면 이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까'하고 생각만 해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이것은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또는 '이것은 이렇게 고쳤으면 좋겠다'고 무심코 말하는데, 이것을 행동으로 실천하면 바로 발명이 된다.

필립의 십(十)자 나사못 발명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라디오 수리공이었던 필립은 일(一)자 나사못이 쉽게 망가지자 오래 쓸 수 있는 십(十)자 나사못을 고안했고, 그 생각을 자신있게 실천에 옮겨 세계적인 갑부가 되었다.

요즘은 전국의 6천여개 학교에 발명반이 설치돼 학생들도 발명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넘쳐 있다. 지난 해 대한민국 학생발명전시회에 전시된 2백72점의 발명품들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즉시 기록해야 한다. 떠오른 아이디어는 5분이 지나면 20%, 20분이 지나면 40%, 하루가 지나면 70%를 잊게 된다고 한다.
아이디어를 발명으로 연결하느냐 못하느냐는 기록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로 결정된다. 성공한 발명가들은 모두 기록광이었다. 실제로 기록하지 않고 성공한 발명가는 없다.

예컨대 최근 발명으로 성공한 홍성모씨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항상 베개 옆에 두대의 녹음기를 준비해 놓은 뒤 잠자리에서 떠오른 아이디어와 꿈속에서 본 것을 즉시 녹음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은 잠자리에서 떠오른 금싸라기 같은 아이디어를 모두 놓쳐버리고 있다. 그러나 홍씨는 잠자리의 아이디어를 발명으로 연결, 유망중소기업의 사장이 되었다. 홍씨의 아이디어는 낮에 시장에서 본 인조꽃에서 인조과일을 생각해 낸 것.

이제는 대기업의 사장이 된 유병언씨도 기록광이었다. 유씨는 항상 메모지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회사에서나 집에서나 차속에서나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빠짐없이 기록했다. 꼼꼼한 기록을 통해 탄생한 유씨의 발명품인 종이비누와 환풍기는 국제발명전에서 모두 금상을 수상, 세계 각국에 수출까지 하고 있다.

물론 기록을 하는 방법에도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무조건 기록만 해서는 기록이 노리는 효과를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요점을 알기 쉽게 기록해 놓고 가능하면 스케치 정도의 그림을 덧붙여 두는 것이 좋다.
 

1990년 국제발명전 수상자 환영식^우리의 발명품이 이제 세계에서 높은 평점을 받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신선한 아이디어로 고안한 발명품들은 그 성가가 무척 높다.


수집광이 발명왕으로

관찰 역시 발명의 필수조건이다. 관찰의 대상은 우리 주변에 얼마든지 있다. 우선 아침에 일어나면 누구나 세수를 한다. 그 주변에는 세수대야 거울 비누 치약 등이 있고, 식탁에는 그릇 수저 조미료 주전자 등이 놓여 있다. 이것들은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작은 발명품들이다.

물론 처음에는 없었지만 자꾸자꾸 관찰해서 만들어진 것들이다. 관찰은 가끔 대발명을 탄생시키기도 한다. 예컨대 노벨상을 만든 노벨의 다이나마이트 발명도 관찰에서 비롯됐다. 노벨은 니트로글리세린이란 액체 폭약을 판매하는 상인이었다. 그런데 이 니트로글리세린은 조금만 충격을 가해도 폭발해 버리므로 수송을 할 때는 늘 목숨을 걸어야만 했다. 그래서 노벨은 이런 위험을 제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노벨은 실로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니트로글리세린이 든 통을 기차에서 내리려고 하는데 어디에 구멍이 뚫렸던지 통속의 니트로글리세린이 뚝뚝 떨어져서 모래에 스며들고 있었다. 좀더 자세히 관찰해 보았더니 인절미처럼 굳어지는 것이 아닌가.

이 광경을 지켜 본 노벨은 '이것은 어쩌면 폭발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그 조그만 덩어리를 돌멩이로 두들겨 보았다. 안전했다. 그는 모래에 니트로글리세린을 흡수시키면 쉽게 폭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것이 다이나마이트의 시작이었다. 그 뒤 연구를 거듭해 마침내 규조토라는 흡수성이 강한 흙에 니트로글리세린을 흡수시켜 지금의 다이나마이트를 발명하는 개가를 올렸다.

발명은 수많은 재료의 수집과 기필코 해내고야 말겠다는 끈질긴 집념이 뒷받침돼야 성공을 보장받는다.
사실 재료의 수집만큼 값진 것도 없다. 에디슨은 필라멘트의 재료를 찾아내기 위해 금속 6천가지, 동물의 털 2천가지, 식물의 섬유 2천가지 등 무려 1만가지의 재료를 수집해 실험에 임했다. 그래도 찾아내지 못하자 또다시 일본산 대나무 3백50가지를 수집해 실험한 결과 성능이 뛰어난 필라멘트의 재료를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세계적인 발명품으로 손꼽히는 '왕관형 병뚜껑'도 수집에서 시작됐다. 발명가 페인타는 병속의 내용물이 상하지 않는 병뚜껑을 발명하기 위해 먼저 코르크뚜껑 고무뚜껑 금속뚜껑 등 6백가지의 뚜껑을 수집했다. 이 수집과정은 무려 5년이나 걸렸다. 그는 다시 1년동안 수집품들을 비교 분석, 드디어 '코르크에 금속판을 씌운 왕관형 병뚜껑'을 발명하는데 성공했다.

수집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끈기, 즉 집념이다.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집념이 훌륭한 발명의 지름길인 것이다.

독일의 과학자인 에르리히가 발명한 '살바르산 606'은 6백5회를 실패한 끝에 성공한 세계 최초의 매독치료제다. 에르리히는 이 발명으로 1908년 노벨의학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차지했다.

고정관념은 발명의 적이다. '1+1=2'라는 간단한 진리도 때로는 과감히 부정할 줄 알아야 성공할 수 있다. 콜룸부스는 고정관념을 버림으로써 달걀을 세울 수 있었다.

손쉽게 할 수 있는 발명도 어떤 고정관념에 묶여 있으면 어려워진다. 세계적인 석학으로 통하는 영국왕립학회 데이비박사의 안전등 발명과정이 그 대표적인 예다.

1800년도까지만 해도 탄광의 광부들은 어두운 갱 속에서 석탄을 캐야 했다. 갱 속에 가스가 가득 차 있어서 불을 켜면 폭발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광산업자들은 데이비박사에게 안전등의 발명을 부탁했다.

데이비박사는 즉시 연구에 착수했다. 그러나 '가스는 불을 만나면 폭발한다'는 고정관념이 그의 연구를 1년동안이나 방해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무심코 알코올램프에 불을 켜고 그 위에 철망을 얹어 보았다. 그러자 뜻밖에도 신기한 현상이 목격됐다. 놀랍게도 불꽃이 통과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또다른 고정관념이 그의 연구를 방해했다. '불꽃은 철망을 통과할 수 없지만 가스는 철망을 통과한 뒤 등속의 불꽃과 만나 폭발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고정관념때문에 결국 그는 또다시 1년이 지난 뒤에야 안전등을 발명할 수 있었다.

원리는 간단했다. 철망 속에 가스가 들어와서 타도 불꽃이 철망을 통과할 수 없기 때문에 폭발의 위험이 없다는 것.
그는 즉시 특허를 출원했다. 그러나 특허권은 주장하지 않았고 모든 광산에서 자유로이 사용하도록 했다.

필요를 발명으로 연결해
 

임권택씨의「야외용 스팀담요」. 야영광이었던 임씨는 야영을 할 때마다 야외용 담요의 필요성을 느껴왔다.


발명의 소재는 자연에서 찾아야 한다. 인간을 에워싼 자연 속에는 예나 지금이나 탐구해야 할 소재가 수없이 많다. 그래서 특허법 제2조 제2항은 '발명이라 함은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의 창작으로서 고도의 것을 말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자연은 발명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
자연의 현상이 힌트가 된 발명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매직 테이프'와 '페니실린'이다.

매직 테이프를 발명한 도메스트럴이라는 스위스 사람은 사냥이 취미였다. 어느 가을날 사냥할 동물을 찾아 숲속을 헤매고 있을 때 우엉가시가 그의 옷에 달라붙었다. 이것은 당연한 자연의 현상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 원리를 응용, 매직 테이프를 발명했다.

또 플레밍은 구균(球菌, 세균의 일종)의 순수배양 연구에 몰두하고 있었는데 항온기(恒溫器)에 넣은 유리접시 속에서 구균과는 다른 종류의 콜로니(colony)가 발생한 것을 발견했다.
순간 그는 세균배양(培養)의 실패에 크게 당황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콜로니 주위의 구균이 한결같이 녹아있는 것을 발견한 그의 눈은 반짝이기 시작했다.

"이 푸른 곰팡이가 구균을 사멸시키는 성분을 분비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무심코 넘겨버리기 십상이었던 자연의 현상이었으나 그의 눈과 예감은 이를 무심코 흘려버리지 않았다. 이윽고 당시 사망률 1위였던 폐렴으로부터 유아를 살려내고, 화농균을 죽이는 특효약인 페니실린을 발명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다. 이 격언은 발명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일명 '들고 다니는 온돌방'으로 요즈음 화제가 되고 있는 임권택씨의 발명품 '야외용 스팀담요'는 임씨 스스로가 필요해서 발명한 것이다. 이 발명으로 이제 등산 낚시 야영을 할 때 텐트 속에서도 온돌방의 효과를 만끽하게 되었다.

주말이면 어김없이 등산 또는 낚시를 즐기는 임씨는 야영을 하는 도중 비를 만나 감기에 걸려 병원신세를 진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야영 때마다 따뜻한 담요가 있었으면 하고 생각했다. 이것이 야외용 스팀담요를 발명하게 된 계기다.

버너 하나로 장시간 온돌방의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이 발명품은 생산되기가 무섭게 날개돋친 듯 팔려 임씨는 어엿한 중소기업의 사장이 되었다.

세계적인 발명가로 손꼽히는 유재만씨도 비슷한 경우.

유씨는 병약한 자신의 건강을 회복시키는데 미네럴이 특효라는 사실을 알고부터 손수 연구에 착수, 2년여의 연구 끝에 '바이오 미네랄'을 발명하는 개가를 올렸다.

이 발명으로 유씨는 건강을 회복했을 뿐만 아니라 기업화에도 성공, 발명계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바이오 미네랄'은 87년 전국우수발명전 국무총리상, 88년 서독국제발명전 금상, 89년 뉴욕국제발명전 금상, 89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 수상경력 만으로도 가위 세계 수준의 발명임을 짐작할 수 있다.
 

유재만씨의「바이오 미네랄」. 유씨는 자신의 건강을 회복시키기 위해 이 제품을 발명했다.


화장실 침대 위에서

발명하는 장소로는 연구실 말고도 세곳이 있다. 발명가들은 이를 가리켜 '발명장소의 삼상(三上)'이라고 한다.

그 첫번째 장소는 침대 위다. 사실 침대 위처럼 편한 곳도 없다. 그 때문인지 잠들기 직전 또는 꿈속에서 금쪽같은 아이디어가 자주 떠오르게 된다. 따라서 발명가들은 베개 옆에 항시 필기도구를 준비해 놓고 있다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즉시 기록하고 있다.

두번째는 화장실의 변기 위다. 이곳은 외부와 단절된 좁은 공간이지만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는 편안한 공간이므로 사색의 장소로는 그만이다. 속설에 따르면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발상도 이곳에서 이루어졌다고 한다. 따라서 많은 발명가들은 화장실에도 필기도구를 비치해 두고 있다.

세번째는 말의 안장 위다. 말이 움직일 때 그 리듬을 타면 기분이 좋아지므로 많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한다. 요즘은 말을 탈 기회가 거의 없으므로 대신 전철 버스 택시 안에서 아이디어를 짜내면 될 것이다.

발명이 완성되면 하루 빨리 특허청에 출원, 권리를 인정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우수한 발명을 했더라도 출원의 절차가 없으면 발명자에게 권리(특허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같은 발명이 여러 사람에 의해 출원된 경우 가장 빨리 출원한 사람에게 권리가 주어진다. 이것이 선(先)출원주의인데, 미국을 제외한 전세계가 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학생들의 발명을 장려하기 위해 학생이 발명을 했을 경우에는 출원료 및 심사청구료 전액을 면제해주고 있다. 또 심사가 끝나 등록이 된 뒤에도 3년동안 등록료를 면제 받는다.

발명가에게 주어지는 정부와 민간기관의 혜택은 잘 알아 두었다가 빠짐없이 받는 것이 좋다.

출원과 동시에 발명가에게 주어지는 특권이 있다. 예를 들면 매년 열리는 전국우수발명품전시회와 1년동안 전시되는 발명품전시(삼성동 한국종합전시장) 별관 2층에 있는 발명장려관에서 전시된다)에 참가할 수 있는 신청자격이 주어진다. 물론 특허청의 심사를 통과한 발명품은 무료로 전시된다. 또 외국 특허청에 출원하는 사람에게는 5건까지 건당(件當) 평균 40만원이 무상 지원된다.

등록을 마치면 혜택은 더욱 커진다. 지난해 까지 1천만원 범위 내에서 무상 지원되던 우수 발명에 대한 시작품(견본) 제작비가 금년부터는 무한대로 늘었다. 학생에게는 견본 제작비의 전액이 지원되고, 일반인은 제작비의 10%만 부담하면 된다. 아울러 기업화할 수 있도록 알선도 해주고 구체적인 지원도 한다. 좋은 발명만 하면 돈이 없어도 사장이 될 수 있는 시대가 바야흐로 열린 것이다.

1991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왕연중 조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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