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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겨지는 태양계의 신비④ 태양이 되려다 좌절한 목성(Jupiter)

태양계 행성 중 무게나 규모면에서 '큰아들'격인 목성은 태양계 생성 초기의 모습을 원형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목성과 그의 위성들^보이저탐사선이 찍은 사진을 몽타주해 만든 사진


질량 : 1.9×${10}^{26}$㎏
지름 : 14만2천8백㎞
평균밀도 : 1.33g/㎤
자전주기 : 9시간50분~9시간55분
공전주기 : 11.86년
태양과의 평균거리 : 7억7천8백30만㎞(5.203AU)
 

태양계의 아홉개 행성중에서 가장 큰 것이 목성(木星)이다. 목성은 태양계의 다른 8개 행성을 합친 것보다 2.5배나 더 큰 질량을 가지고 있다. 목성의 적도를 따라 지구를 늘어 놓는다면 지구를 11개는 늘어 놓아야 목성의 적도를 겨우 덮을 수 있을 정도이고(적도반경이 11배이상), 목성의 부피를 지구로 채우려면 지구가 1천3백21개는 있어야 한다.

목성의 영어 이름인 주피터(Jupiter)는 올림푸스 신들의 왕 이름에서 붙여졌다. 목성은 이름 그대로 '행성의 왕'인 셈이다.

목성은 금성 화성과 함께 육안으로도 선명하게 보이는 행성으로 특히 작은 망원경을 가진 아마추어들에게는 가장 인상적인 천체로, 흥미있는 관측 대상이 되고 있다. 그것은 목성 주위에는 갈릴레이가 발견한 네개의 위성이 선명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갈릴레이 위성이라 불리는 이 위성들은 갈릴레이로 하여금 지구가 모든 천체 운동의 중심이 아니라는 신념을 심어준 천체이기도 하다(밤하늘에서 목성을 찾는 법은 과학동아 1991년 3월호 참조).

작은 망원경을 사용하면 4개의 큰 위성뿐만 아니라 아주 찬란한 색깔을 가진 표면을 관측할 수 있다. 목성 표면은 적도에 평행한 희거나 적갈색의 밝은 띠와 암갈색의 어두운 줄무늬로 덮여있고, 남반구에는 거대한 대적점(大赤点)이 있다.

가스로 이루어진 천체

목성은 지구 수성 금성 화성 등 지구형 행성과는 달리 주로 가스로 이루어진 천체다. 구성 성분으로 보면 목성은 태양과 비슷하다. 만일에 목성이 현재 크기의 수백배로 컸다면 목성은 스스로 빛을 내는 하나의 항성이 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태양도 대부분의 별과 같이 이중성(二重性)이 되었을 것이고, 지구에서는 두개의 태양이 번갈아 뜨고졌을 것이다.

목성과 같은 행성을 지구형행성에 대응하는 용어로 목성형 행성이라고 한다. 이러한 행성에는 목성을 비롯해서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 태양계 외곽의 거대한 행성들이 속한다. 이 행성들의 공통점은 구성 물질이 주로 수소와 헬륨 등 가스이고, 많은 수의 위성을 거느리고 있으며, 행성 주위에는 고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행성들은 가벼운 가스 성분의 물질이 주성분이기 때문에 지구와 같이 딱딱한 표면이 없다. 따라서 인간이 그곳을 직접 탐사한다고해도 발붙일 곳이 없을 것이다. 사람이 만약 목성 질량에 끌려 들어간다면(목성 중력은 지구의 2.74배) 어떻게 될까. 두꺼운 가스층을 뚫고 들어간 후 수소와 헬륨의 액체로 이루어진 바다속으로 가라앉은 다음, 목성 중심부 가까이에 가서야 고체 물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물론 사람이 그동안 살아 남지도 못하겠지만).

목성형 행성들은 태양에서 거리가 멀기 때문에 온도가 낮고, 또 중력이 커서 태양계 형성 당시의 상태가 비교적 잘 보존돼 있다. 또 격렬한 대기의 활동이 일어나고 있고 자기장이 강력하다. 그래서 학자들이 이들에 갖는 관심은 대단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주선에 의한 목성탐사가 일찌감치 이루어졌고 또 현재도 진행중에 있다.

파이어니어(Pioneer)10호와 11호가 각각 1973년과 1974년 말에 목성을 탐사했고, 1979년 3월과 7월에는 보이저(Voyager)1호와 2호가 각각 목성에 접근해 탐사작업을 벌였다. 이 우주선들은 새 위성을 비롯해서 많은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아름다운 근접사진들을 보내왔다.

1989년 10월 18일에는 목성 탐사선 '갈릴레오'(Galileo)가 케네디 우주센터를 떠났다. 이 우주선은 먼저 금성으로 비행한 후에 금성 중력을 이용해 목성으로 항진을 계속해서 발사 6년후인 1995년 12월7일 목성에 도착할 예정이다. 갈릴레오 우주선은 목성의 대기를 분석하고, 갈릴레이 위성의 지질학적 물리학적 특성을 분석하며, 목성 자기권(磁氣圈)의 성격과 구조를 밝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구의 3백18배 중량

목성의 질량은 1.9×${10}^{26}$㎏으로 지구의 3백18배이고, 적도 지름은 14만2천8백㎞로 지구의 11.2배다. 목성의 밀도는 1㎤당 1.33g 으로 물의밀도보다 조금 크고 태양의 밀도와 비슷하다. 이 밀도로부터 우리는 목성의 주성분이 가벼운 수소와 헬륨임을 알 수 있다. 목성은 질량이 크므로 목성을 탈출하기 위한 이탈속도는 초속 61㎞다(지구의 이탈속도는 초속 11.2㎞). 목성 대기 상층부의 온도는 절대온도 1백30K(-1백43℃)로 낮고 수소분자는 초속 1㎞로 움직인다. 이와같이 분자의 속도가 이탈속도보다 훨씬 낮으므로 수소를 비롯해서 어떤 원자나 분자도 목성에서 빠져 나가지 못한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보는 목성은 45억년 전 생성될 때의 대기와 질량 거의 그대로인 것이다.

태양으로부터의 평균거리는 5.203천문단위(AU)로서 7억7천8백30만㎞이나 근일점에서는 4.951AU, 원일점에서는 5.455AU로 태양으로부터의 거리가 변한다. 궤도주기, 즉 목성의 1년은 11.86년이고 궤도는 황도로부터 1˚81′17″ 기울어져 있다.

목성이 거대한 천체임에도 불구하고 자전속도는 상당히 빠르다. 목성은 차등자전(差等自轉)을 한다. 즉 자전이 적도에서 가장 빠르고 극쪽으로 가면서 느려진다. 이러한 자전은 목성과 같이 고체가 아닌 천체에서만 일어날 수 있다. 적도에서 자전속도는 9시간 50.5분이고 극지역에서는 9시간 55분이다. 이러한 속도면 적도에서 대기의 상층부는 시속 4만5천㎞의 속도로 돌고 있는 셈이다. 목성이 이렇게 빠른 자전을 하므로 그 모양이 조금 납작한 타원체가 되는 것이다. 목성은 적도의 지름이 극지름보다 약 7천5백만㎞ 크다.

우리가 망원경으로 보는 목성이나 또는 보이저 우주선이 보내온 목성의 사진은 목성 표면이 아니라 상층 대기의 모습이다. 목성 사진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적도와 평행하게 밝은 띠와 어두운 줄무늬가 번갈아 쳐져 있는 모습이다. 이것들은 안정상태에 있는 구름들로서 그 폭과 색깔이 시간에 따라 변하지만, 대체로 규칙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밝은 영역은 어두운 영역보다 온도가 낮다. 그래서 밝은 영역이 어두운 영역보다 조금 상층부에 위치한다. 이러한 온도의 차이로 부터 우리는 밝은 영역이 높은 압력을 가지고 상승하는 영역의 상층부이고, 어두운 영역은 낮은 압력을 가진 하강 영역의 상층부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대기의 흐름을 따라 행성 내부로 부터 열이 외부로 운반된다.

목성의 대기가 적도에 평행한 띠와 무늬를 이루고 있는 것은 목성의 빠른 자전 때문이다. 빠른 자전이 대기 흐름을 행성 전체를 회전하는 긴 띠와 무늬로 늘어나게 한 것이다. 지구에서와 마찬가지로 목성에서도 하강하는 공기는 태풍을 형성하기도 하는데 그 회전 방향은 남반구에서는 시계방향, 북반구에서는 반시계 방향을 이룬다. 반면 상승하는 대기는 그 반대의 방향으로 회전하는 태풍을 만든다. 이러한 태풍은 우주선이 찍은 목성 사진에서 수없이 발견된다.

태양의 구성과 유사

목성 대기의 띠나 태풍이 서로 다른 색깔(청색 적색 황색)을 띠는 것은 그곳에 포함된 물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목성의 대기에서는 메탄(CH₄) 암모니아(NH₃) 수소분자(H₂) 헬륨(He 물(H₂O) 아세틸렌(C₂H₂) 에탄(C₂${H}_{6}$ 포스핀(PH₃) 일산화탄소(CO) 시안화수소(HCN)등이 발견됐다.

보이저의 분석에 따르면 목성의 상층대기는 79%가 수소, 20%가 헬륨이고 나머지 1% 정도가 무거운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질량기준). 이는 태양의 구성비하고 거의 같은 값이다. 이 원소들은 대부분 분자의 형태로 존재한다. 목성의 대기는 뚜렷한 경계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그 두께가 대략 1천㎞ 정도일 것으로 생각된다. 대기 밀도는 밑으로 내려가면서 높아져서 결국은 액체 상태로 된 내부에 이르게 될 것이다.

목성의 대기 현상중에서 가장 뚜렷하게 보이는 것이 대적점(大赤点, great red spot)이다. 대적점은 타원의 모습을 한 적색의 태풍과 같은 것으로 길이가 약 4만㎞, 폭이 1만4천㎞로 매우 크다. 지구를 서너개는 삼킬 수 있는 크기다. 이 대적점은 과연 무엇일까. 이 문제는 아직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파이어니어 관측에 따르면 대적점은 주변보다 온도가 몇도 낮고 또 주변보다 8㎞정도 위로 솟아 올라 있다. 이로부터 우리는 대적점이 높은 압력이 상승하는 영역임을 알 수 있다. 대적점은 목성의 남반구에 있는 다른 태풍과 마찬가지로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고 있다. 즉 대적점은 거대한 태풍으로 적어도 지난 3백년 동안 현재의 모습을 유지해 왔다. 대적점이 붉은색을 띠고 있는 것은 그곳에 포스핀(PH₃)이 있어 화학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인 것으로 믿어진다.

이제 목성의 내부구조를 알아보자. 목성의 구조에 관한 모형 계산에 의하면 주로 수소분자로 이루어진 목성의 대기는 마치 과일의 껍질과 같이 목성을 덮고 있다. 내부로 들어가면서 밀도 온도 그리고 압력이 증가해 수소는 액체 상태를 이루게 된다. 그 안쪽에서는 압력이 2, 3백만 기압까지 올라가는데, 이러한 압력에서는 수소가 액체이지만 거의 금속과 같은 성질을 갖는 금속성 수소(metallic hydrogen)가 된다. 금속성 수소는 높은 압력하에서만 만들어지므로 지구상의 실험실에서는 만들어질 일이 없고 이론상으로만 존재하는 물질이다. 이 신기한 물질은 중심에서 1만4천㎞되는 곳까지 들어차 있고 그 안쪽은 고체의 핵으로 이루어져 있을 것이다. 목성 중심핵의 질량은 지구의 10~20배다. 목성 중심핵의 온도는 약4만K로 지구 중심온도보다 10배나 높다.

목성의 자기장도 지구보다 10배나 강하다. 그래서 목성 주위에도 지구에서와 마찬가지로 자기권이 형성돼 있다. 목성의 자기축은 자전축에 11˚기울어져 있다. 이 강력한 자기장은 전기를 통할 수 있는 액체 금속성 수소의 운동에 기인한 것으로 믿어진다. 목성에서는 강한 전파가 발사되는데 이것은 대기에서 일어나는 번개에서 방출되는 것이다.

16개의 위성집단
 

(그림) 목성의 내부구조


목성은 4개의 갈릴레이 위성을 포함해서 모두 16개의 위성을 거느리고 있다(이들의 물리적 성질은 표 참조). 위성들 대부분은 작은 암석으로 이루어진 천체들이다. 그러나 목성에서 네번째인 이오(Io)부터 여덟번째인 칼리스토(Callisto)까지 4개의 갈릴레이 위성들중 3개는 지구의 달보다도 크다. 목성의 모든 위성들은 궤도가 목성 적도면에서 3˚이내에 놓여있다. 위성들의 밀도는 목성에서 거리가 멀어지면서 줄어든다. 즉 목성에 가까운 이오와 유로파(Europa)는 지구의 달과 비슷한 밀도를 가진다. 이것으로 보아 이 위성들은 주로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고 약간의 얼음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반면 가니메데(Ganymede)와 칼리스토는 많은 양의 얼음을 가지고 있고 암석의 양은 적은 것으로 추측된다.

파이어니어와 보이저 우주선들은 갈릴레이 위성들을 근접 관측한바 있다. 이오는 수성 4분의 3 정도로 큰 위성이다. 이오는 이산화황으로 이루어진 엷은 대기(${10}^{-10}$기압)을 가지고 있다.

보이저는 이오에서 화산이 폭발하는 형상을 발견했다. 이것은 지구 이외의 천체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활화산이다. 이오에서 현재까지 11개의 활화산이 발견됐다. 이오의 대기는 화산에서 뿜어져 나온 가스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오의 표면에서는 운석공이 관측되지 않고 있는데, 그 이유는 화산에서 흘러나온 물질이 표면을 덮어 버렸기 때문이다.

유로파의 사진을 보면 마치 깨진 계란과 같이 표면이 얽혀있다. 이 위성의 표면은 얇은 얼음으로 덮여있는데 이 얼음층이 깨어져서 틈 내부로부터 어두운 색의 물질이 흘러나와 검은 선을 만든 것이다. 유로파의 표면은 운석공이 없이 매끄러운 것으로 보아 그동안 표면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믿어진다.

가니메데는 태양계에서 가장 큰 위성이다. 이 위성의 표면은 어두운 색깔을 띠고 있고 밝은 색을 띤 직선의 줄들로 덮여있다. 이것은 이 위성에 구조적인 지질작용이 있었음을 암시한다. 이 위성에서는 수없이 많은 운석공이 보이는데 이것들은 아주 오래된 것으로 40억년 전에 형성된 것들이다.

갈릴레이 위성들중 목성에서 가장 먼 칼리스토는 크기가 다양한 운석공으로 덮여있다. 이 위성의 표면은 대체로 어두운 색을 띠고 있다. 그러나 운석공 영역의 색깔은 밝다. 그 이유는 운석이 충돌해 표면을 덮은 얼음층을 깨어서 빛을 반사시킬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목성에도 토성과 같이 가는 고리가 있음이 보이저 우주선에 의해서 밝혀졌다. 이 고리는 두께가 30㎞로 얇고 거의 투명하다. 이 고리를 이루고 있는 물질은 아주 작은 입자(10㎛)임이 분명하다. 이 입자들은 목성에서 가장 가까운 위성인 메티스(Metis)와 아드라스테아(Adrastea)에 운석이 떨어져서 생긴 먼지로 생각되고 있다.
 

(표) 목성의 위성들
 

1991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민영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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