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의 관측결과로부터 우리의 태양계와 같은 행성계가 우주 곳곳에 존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의 태양계와 같이 항성(恒星)을 돌고 있는 행성계는 존재할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바로 '지구외에 생명체가 존재하는 곳이 있을까'라는 의문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생명이 탄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행성이다. 행성표면은 생명이 발생하고 복잡한 상태로 진화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말하자면 '세균배양 접시'(petri dish)가 행성인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구밖 생명체'의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해서 다른 행성계를 찾는 일이 매우 시급하다.
만약 우리 태양계외의 행성계가 찾아진다면 태양계의 생성기원을 밝히는데도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다.
행성계 탐사방법에는 두가지가 있다. 직접적인 방법으로는 행성에서 나오는 적외선복사를 잡아내는 것. 이 적외선복사의 정체는 행성이 항성의 빛을 받아 반사하는 빛을 말한다. 이 방법은 쉽지 않다. 왜냐하면 행성의 반사광은 가까이에 위치한 모성(母星, 항성)의 밝은 빛에 눌려 제대로 측정이 안되기 때문이다.
이 방법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려면 관측기기의 수준이 대폭 향상돼야 할 것이다. 우주과학자들은 1990년 후반 NASA(미국 항공우주국)가 쏘아올릴 예정인 우주적외선망원경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렇다면 당분간 어떤 방법에 의존해서 행성탐사가 가능할까. 천문학자들은 항성과 행성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발생하는 위치변화를 측정한다면 행성계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행성이 항성의 어느 면으로부터 반대측으로 운동할 때 항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 현상은 지구에서 관측하면 조금씩 항성의 속도가 변하는 것이 관측될 가능성도 있다. 지구에서 멀어지면 항성의 빛은 수축되고 지구에 가까워지면 팽창한다. 수축되는 빛은 청색을 띠며 팽창하는 빛은 붉은색을 띤다. 이것은 도플러 효과로 잘 알려진 현상이다. 항성의 스펙트럼 가운데 흡수선을 주의깊게 측정한다면 항성과 행성의 규칙적인 운동으로 인한 주기적인 변화가 측정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케페우스자리의 α별과 HD 114762 등이 행성들을 거느린 항성이 아닌가 추측되고 있다.
현재 천문학자들은 행성계의 생성기원에 대해 세련된 시나리오를 만들어놓고 있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의 유일한 샘플은 우리 지구가 포함된 태양계일 따름이다. 항성이 탄생하고 이에 따라 행성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많은 샘플을 기초로 해 연구가 진행돼야 더욱 확실한 모델을 만들 수 있다.
태양계 기원에 대한 현재의 견해는 '성운(星雲)설'로 요약할 수 있다. 성운설은 18세기 후반 칸트(Immanuel Kant)와 라플라스(Pierre Simmon Laplace)설에 기초한다. 그들은 가스와 먼지가 응축돼 태양과 행성들이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이 이후 성운설은 현재까지 여러학자들의 의견이 덧붙여지면서 점점 세련돼 왔다. 그러나 그 본질은 18세기 성운설과 크게 차이가 없다. 태양계와 다른 행성계가 발견된다면 성운설은 한단계 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항성의 위치를 정밀 측정하거나 행성의 적외선 복사를 잡아내기 위해서는 측정장소를 우주공간으로 옮기거나 고도의 측정장비를 확보해야 한다. 90년대 후반에 쏘아올릴 예정인 적외선망원경도 이러한 계획의 일환이다. 또한 항성의 천구상 각도를 1천분의 1 (달면에 떨어진 10원짜리 동전을 볼 수 있는 각도)까지 측정할 수 있는 기기를 제작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