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나 바닷가재 새우 등의 껍질이 과일의 저장기간을 늘리는 산화방지제로 쓰일 전망이다. 이 천연 산화방지제는 값이 싸고 양이 풍부할 뿐 아니라 '알라'(Alar) 등의 기존 화학제와는 달리 인체에 무해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어 관련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과일은 공기 중에 노출되는 즉시 산소와 반응해 부패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해외로 과일을 수출하거나 기타 장기간 보관해야 할 경우에는 어떻게 과일의 신선도를 유지하느냐가 과수업자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 그동안은 인공적으로 만든 화학합성제가 산화방지제로 쓰였다. 그러나 작년 2월 EPA(미국환경보호국)가 미국내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산화방지제 알라에서 발암 성분을 검출해 사용중지 명령을 내린후 상황은 달라졌다.
그이후 인체에 해가 없는 새로운 산화방지제를 찾는 일에 박차가 가해졌다. 이번에 갑각류 껍질의 키틴질에서 산화방지제 성분을 만들어낸 사람은 아일랜드 퀸스대학의 연구원 크리스티나 카롤란. 키틴은 셀룰로스 다음으로 자연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고분자물질이다. 이는 갑각류의 껍질을 단단하게 하는 성분.
카롤란과 동료들은 키토산(chitosan)이라고 불리는 키틴 유도체를 변화시켜 물에도 용해되지 않는 투명한 겔을 만들었다. 이 겔을 사과에 바른 결과 신선도가 유지된 기간은 무려 6개월. 예전의 인공산화 방지제는 고작 10주밖에 효능을 보이지 못했다.
카롤란이 만든 겔은 과일 표면에 막을 형성한다. 이 막은,저장기간을 늘리는 이산화탄소는 침투하게 하고 부패의 원인이 되는 산소는 투과하지 못하게 차단한다. 이 겔의 역할은 '마치 과일을 신문지에 싸서 상자에 담아 창고에 넣어두는 것과 같다'는 것이 카롤란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