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밤하늘에 매력적으로 떠있는 화성과 주위의 멋진 별무리를 필름에 담아보자.
도시를 떠나 시골이나 산으로 여행을 하면 밤하늘에 수많은 별들을 보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이런 밤하늘을 아름답게 느낀다. 사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카메라에 그와 같은 모습을 찍고 싶어하지만, '천체사진'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어딘가 특별하고 어려운 기교를 필요로 할 것으로 생각하고 쉽게 포기해버린다.
실제로 천체사진이 간단한 것은 아니지만 의외로 간단한 장비로 가능한 경우도 있다.
천체사진은 크게 네가지 방법에 의해 필름에 담겨지게 된다.
첫째 '고정촬영' 방법이다. 이는 특별한 장비없이 튼튼한 삼각대 위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대상을 향해 고정시키고 촬영하는 방법으로, 주로 밝은 혜성이나 별의 일주운동, 유성 그리고 별자리 촬영에 이용된다.
두번째로는 피지 백(piggyback)방식으로 망원경의 몸체 위에 카메라를 얹혀놓고 망원경으로 별을 추적해 필름상에 별의 광적(光跡)이 흐르지 않게 촬영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은하수 전경사진이나 큰 성운이나 성단 그리고 10등급 내외의 혜성 촬영에 이용된다.
세번째는 직초점 방식으로, 망원경의 본체에 렌즈를 떼어낸 카메라 몸체를 부착해 망원경 렌즈나 주반사경이 직접 카메라렌즈 역할을 하게함으로써 혜성의 확대상이나 어두운 성운 은하 등을 찍는 것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확대투영 방식으로, 이는 망원경의 아미피스(접안렌즈)를 통해 확대된 상을 필름면에 투영하여 달표면의 확대사진이나 행성표면, 이중성을 촬영하는 방법이다.
고정촬영으로 찍는 사진은 우선 무거운 망원경과 비싸고 정밀한 추적장치 등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다만 35㎜ 수동 카메라와 적당한 감광속도를 지닌 필름, 튼튼한 삼각대, 그리고 케이블 릴리즈만 있으면 된다.
손쉬운 고정촬영부터
겨울철 밤하늘에 매력적으로 떠있는 화성과 주위의 멋진 별무리들을 찍고 싶으면 카메라에 긴 시간 노출을 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만약 당신의 카메라의 셔터 속도계에 'B' 또는 'T'표지가 있으면, 오랜 노출을 필요로 할 때 케이블 릴리즈를 사용해 셔터를 열어놓은 상태로 고정시켜놓을 수 있다. 그러나 자동 카메라의 경우는 어두운 곳에서 셔터가 4~6초 이후 닫혀버리거나 계속해서 열려있게 되는데, 그럴 경우 노출되는 동안 계속 배터리가 소모되어 별의 일주사진을 찍게되면 전지를 완전히 소모해 작동이 되지 않는다.
이제 준비된 카메라에 필름을 넣기로 하자. 우리가 필름을 구입해 포장지를 보면 ASA DIN ISO 등의 영문자와 함께 100 200 400 등의 숫자가 표기되어 있다. 이 숫자는 필름이 빛에 대해 반응하는 감광도를 나타낸다. 우리가 흔히 인물 촬영에 사용하는 필름은 ASA100으로, 필름의 입자가 곱고, 낮의 밝은 빛에 잘 적응하게 제조돼 있다.
그러나 밤하늘을 대상으로 하는 사진들은 어두운 빛을 필름에 담아야 하므로, ASA100에 비해 일반적으로 감광속도가 빠른 필름을 많이 사용한다. 예를 들면 ASA200의 표지가 있는 필름은 같은 조건에서 ASA100 필름에 비해 두배의 빠르기로 감광한다. 이것은 어떤 물체가 ASA100의 필름으로 1초의 노출을 주어 적당한 사진이 되었다면 ASA200의 필름으로는 ½초의 시간이면 충분하다. 이와 같이 숫자가 커짐에 따라 감광속도는 계속 반으로 줄어들어 ASA400은 100에 비해 ¼의 속도로 노출을 줄일 수 있다.
그래서 밤하늘의 물체를 찍는 사진은 일반적으로 감광도가 빠른 필름을 많이 사용하게 되지만, 찍고자 하는 대상과 목적에 따라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왜냐하면 감광도가 큰 필름의 사진을 현상해보면 사진의 표면이 인물사진과 같이 깨끗하지 못하고 거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필름으로 노출을 장시간 요하는 별의 일주운동 등을 촬영하면, 긴시간 동안에 어두운 밤하늘 배경에 민감히 반응하기 때문에 조리개의 조작에 조심하지 않으면 사진이 하얗게 바래버린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고정 촬영을 할 때 그 대상이 별자리의 일주 운동일 경우는 ASA100~200을 넘지 않는게 좋으며 점상의 별자리나 야경사진도 ASA400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멋진 배경도 담을 수 있어
카메라 삼각대 릴리즈 플래시 그리고 별자리지도(성도)를 가지고 밖으로 나와보자. 먼저 별의 일주 사진을 찍어 보기로 하자. 별의 일주 사진은 북극성을 중심에 놓고 F2~F4 정도로 15분에서 30분 정도의 노출을 주면, 하늘의 별들이 북극성 주위를 원형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부근은 별의 수가 적고 별들이 느리게 움직이므로 오랜 시간 노출을 주면 많은 동심원을 그리는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이 경우 조리개를 F4 이하로(F5.6, F8 등) 줄여주면 잡광을 피할 수 있고 화면 전체가 희게 되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사진1)에서 보는 바와 같이 나무나 산 구름 등 특이한 풍경을 넣을 수 있는 장소를 찾아 구도를 잡으면 더욱 흥미로운 사진이 될 수 있다. (사진1)의 경우 천구의 적도 부근에 위치한 오리온 자리를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ASA100의 컬러 필름으로 약 1시간 노출을 준 것으로 지구 자전에 의한 별의 이동을 뚜렷이 찍어내고 있다.
그런데 (사진2)와 같이 별자리 사진을 점상으로 촬영해야 할 때가 있다. 별자리의 모양이나 소행성의 위치, 별자리에서의 행성의 위치 등을 알려고 할 때 별의 광적이 너무 길면 곤란하므로 점상으로 나타내야 한다. 이때 별이 필름면에서 점상으로 나타나는 시간은 초점거리 50㎜ 카메라의 경우 6.88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촬영하는 대상의 하늘에서의 고도와 밝기에 따라 길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별을 점상으로 찍을 수 있는 시각은 (표)와 같으나 필름면에서의 빛 번짐이 있기 때문에 이 값의 2배까지 노출을 주더라도 별이 흐른 느낌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시간이 허용치보다 너무 많이 길어지면 별의 흐름이 나타나 (사진2)의 경우처럼 타원형으로 생기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이 경우 필름의 감도도 중요한 요소로 ASA100~400사이의 필름을 사용하는 것이 무난하다. (사진2)는 최근에 개발된 ASA3200을 사용해 촬영했다. 그 결과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입자가 거칠고 하늘의 배경이 너무 밝아 깔끔하지 못하게 됐다.
지금까지 초보자들도 쉽게 도전해볼 수 있는 고정촬영의 가장 일반적인 촬영 방법과 실제적인 문제들을 다루어 보았다. 마지막으로 야경사진에 대해 살펴보자. (사진3)은 우리들이 간과하기 쉬우나 외국의 천문잡지에서는 가장 가치있게 다루어지는 천체사진의 한 형태다. 이런 형태의 사진은 과학사진으로 뿐만 아니라 작품의 질에 따라서는 예술사진으로 발표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만큼 보기만큼 쉽게 찍어지지 않는다. 지상의 대상밝기와 천체의 밝기가 다른데서 오는 적정 노출의 결정이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따로 시골이나 산으로 가지 않고도 주변의 풍경과 함께 쉽게 구도를 잡을 수 있으므로 일반 사진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많이 권해보고 싶다. 이 경우 예상되는 노출을 기준으로 앞뒤로 여러장을 촬영해 가장 잘 된 것을 뽑고, 이때의 데이터를 이용해 실수를 줄이면 좋은 사진을 얻을수 있을 것이다.
이상에서 고정촬영의 대략적인 방법과 형태를 살펴보았다. 천체사진촬영은 의외의 흥미를 줄지도 모른다. 지금 간단한 준비로 당장 시도해보자.
다음에는 보다 전문적인, 망원경을 이용한 피지백 방식에 의한 천체사진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겠다.
서울대 천문대 24인치 반사망원경 가동-관측 천문학 발전에 기여할 듯
서울대 천문대에 전자동 24인치 반사망원경이 새로 설치됐다. 그동안 서울대에는 16인치 반사망원경 밖에 없어 관측천문학을 전공하는 석박사과정 대학원생들은 소백산 천문대의 망원경(24인치)을 이용하느라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사실.
15.5등급까지 관찰 가능한 이 망원경은 부경(副鏡)이 두개로 실제로는 두대의 역할을 한다. 때문에 서울대 천문학 연구자들에게는 그만큼 많은 관측 기회를 제공해 학문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 제작한 이 망원경에 든 비용은 약 1억6천만원. 본체에 1억4천만원, 분광기 사진기 등 주변기기에 2천만원. 분광실 광학실 세미나실을 갖춘 건물건설비 2억8천만원은 별도. 계획확정부터 완공까지는 3년이나 걸렸다.
한편 올 6월에는 경희대 수원캠퍼스 우주과학과에 30인치 반사망원경이 설치될 예정이며, 세종대에는 이미 30인치 반사망원경을 들여왔으나 학내 분규 때문에 상자속에서 썩고 있는 실정.
서울대 천문학과 이시우교수는 "국립대학에서 20인치 이상은 처음이며 이는 전문 연구용으로 손색이 없는 시스템"이라며 "1년에 최소 2천만원 이상 드는 운영경비를 조달하기 위해 천문학과 소속이 아닌 대학 소속으로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천문학과에서는 망원경에 여유가 생겼으므로 일반인들을 위해 공개관측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앞으로 이 망원경으로 관측한 데이터가 국제적으로 공인을 받으면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