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첨단 기술과 예술의 접목

컴퓨터 애니메이션의 세계

컴퓨터에 대한 기본 지식과 그림을 그릴 주란 알면 누구나 그래픽아티스트가 될 수 있다.


레코드판 표지를 3차원 그래픽으로 디자인한 작품
 

첨단 과학시대에 살고 있다지만 그 정도를 미처 다 실감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중에서도 특히 '디지털 이미지'라고 하는 컴퓨터 그래픽 분야는 더욱 그러하다.

새로 나온 전화기나 TV를 조작하는데 가끔 애로를 겪는 터이기 때문에 컴퓨터 그래픽의 세계가 더욱 낯설고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그러나 우리는 바야흐로 '디지털시대'에 살고 있다.

컴퓨터 그래픽이란 디지털화된 '컴퓨터 창출 이미지'(computer generated image)다. 즉 사람이 하나의 디지털 신호를 보내면 그것이 컴퓨터 내부로 들어가고 그 신호에 해당되는 색상정보 위치정보 등이 계산되어 모니터 화면에 색상을 표현하는 것이다.

TV브라운관이나 컴퓨터 화면은 수많은 작은 점 (dot)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점 하나 하나를 픽셀(pixel)이라 부른다. 그리고 이 점들이 질서있게 배열되면서 화면에 그림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런데 컴퓨터 화면이나 TV 브라운관을 형성하는 이 점들은 그 크기가 작고 숫자가 많을수록 화면에 나타내는 화상을 보다 섬세하게 표현한다. 즉 픽셀의 크기에 따라서 화면의 상태가 섬세하거나 그렇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컴퓨터 그래픽을 보다 쉽게 이해하려면 무엇보다 우선 픽셀부터 이해를 해야 한다고도 말할 수 있다. 다시말해 픽셀을 이해하면 디지털이미지(digital image)를 이해할 수 있고 결국 컴퓨터 그래픽을 이해할 수 있는 것과 같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컬러 팔레트의 등장

픽셀이란 picture와 element의 합성어로 한자로는 화소(畫素)라고 하는, 화면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다. TV화면이나 컴퓨터스크린은 보통 가로 세로 각각 5백12개의 픽셀로 구성된 것과, 가로 세로 각각 1천24개의 전부 1백4만8천5백76개의 픽셀로 구성된 것이 있으며, 이보다 더 섬세한 스크린 화면도 있다.

현재 스크린 표면에 나타나는 많은 픽셀들은 자신의 표현색상 외에도 7~22개 또는 그 이상의 색상정보를 저장하고 있어, 다양한 색상표현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최근 컬러 팔레트라는 색상표가 등장하게 되면서 일반 아티스트들도 적은 비용으로 컴퓨터 스크린을 이용한 컴퓨터 그래픽을 할 수가 있게 되었다.

컬러팔레트라는 것은 1천6백만 색상의 서브세트(subset)로부터 색상표를 만든 것으로, 각 픽셀에 색상 하나 하나의 정보를 저장시키는 대신 색상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각 픽셀에는 16비트의 정보만이 저장되므로 그 비용이 훨씬 낮아졌다.

한 화면에서 동시에 나타낼 수 있는 색상은 2백56색 밖에 안되는데 아티스트들은 컬러매프를 통해 충분한 그림 표현이 가능하다. 또한 이 컬러매프는 메모리 장치가 저렴해지면 보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사용하게 될 것이다.

컬러매프의 또다른 이점들은 컬러매프표에 관계된 입력만을 바꿈으로써 화면에 해당되는 모든 부분의 색상을 즉시 고칠 수 있기 때문에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할 때 각각의 픽셀에 그리지 않고서도 컬러매프의 색상만을 조절함으로써 그림그리기가 가능하고, 화면 수정시에도 전체를 수정할 필요없이 부분적인 수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편 많은 픽셀들을 갖고 있는 사각형 모양의 컴퓨터스크린을 포함한 컴퓨터 모니터의 내부세계를 흔히 월드(world)라고 부르는데 이는 월드를 작게는 튜브의 공간, 크게는 우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 스크린에 그림이 그려진다고 하는 것은 월드 안에 자리잡은 하나의 픽셀이 있어 그것이 여러 개의 픽셀들과 연결되어 선을 나타내기도 하고 무리를 지어 면을 구성하기도 하면서 화상을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즉 픽셀은 한번 정해진 자기 자리를 색상으로 나타내보이며 사라졌다가 다시 다른 색상을 발하기도 하는 등의 기능을 한다. 때문에 픽셀의 번지수(address)만 알면 한번 불을 켠 픽셀을 다시 찾아 불을 켤 수도 있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가 눈으로 보는 다양한 그림들이 표현되는 것이다.
 

들판과 산을 표현한 작품. 깔끔한 색상이 돋보인다.


컴퓨터 아티스트가 되려면

복잡한 원리로 구성되어 있는 컴퓨터를 이용해서 컴퓨터 그래픽을 그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컴퓨터에 대한 전문 지식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생기게 된다.

그러나 컴퓨터를 전공하지 않아도 컴퓨터 그래픽을 할 수 있다. 단지 컴퓨터에 대한 기본 교육과 함께 그림을 그릴 줄만 안다면 누구나 컴퓨터 아티스트가 될 수 있다.

여기에서 컴퓨터 기본 교육이란 베이직언어를 이용하여 컴퓨터와 대화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정도를 의미하며, 그림을 그릴 줄 안다고 하는 것도 국민학교 학생정도의 수준을 일컫는 것이다.

그러나 컴퓨터 그래픽을 그리기 위해 컴퓨터 시스템 앞에 앉아 전원을 넣으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하는 막연한 순간이 잠시 흐르게 된다. 다시 말해 작품을 구상해서 실제로 제작을 하다보면 한순간 자신의 창의력에 한계를 느끼는 듯한 순간이 다가오는 것이다.

이러한 순간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상황인데 이를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아티스트 자신의 소양이 풍부해야 하며 테크닉도 우수하고 그 응용력도 강해서 신선한 창의력을 분출시킬 수 있어야만 한다.

다시 말해 컴퓨터 그래픽을 시작하기 전에 우선 정지된 그림과 움직이는 그림 중 어느쪽을 선택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하며, 움직이는 그림을 그리려는 사람은 미술교육 외에 사진 영화제작 애니메이션 방송 및 비디오 이론 등을 공부하는 것이 더욱 풍부한 작품표현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활동중인 컴퓨터 그래픽 아티스트들은 대체로 방송국 컴퓨터실의 아티스트, 산업디자이너, 그래픽 아트디자이너, 의상디자이너, 순수 미술가, 조각가, 비디오 프로덕션 광고분야 종사자, 대학교수, 학원강사, 프로그래머, 컴퓨터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회사의 회사원, 매스컴 직원 및 학생 일반인 등 매우 다양하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이용하는 컴퓨터 그래픽은 존 휘트니의 작품에서도 볼 수 있듯이 1930년대 부터 그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컴퓨터 그래픽이 일반인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미국 공군에서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하여 비행조정 훈련 장치인 항공기 시뮬레이션을 활용하면서 부터다.

전통 회화작품에 권태를 느낀 미술애호가들은 컴퓨터를 이용해 그림을 그린다는 것에 새로운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이들의 관심은 하나의 커다란 변화를 몰고와 전통적 영사예술의 분야에 충격을 주기 시작했다. 오늘날에는 어느 정도 컴퓨터 그래픽이 보편화되었다. 또한 컴퓨터가 창출한 시뮬레이션 영상은 우주산업에 활용되는 것 이외에도 생체실험용 애니메이션과 유전공학 분야에도 기여하게 되었으며, 공업 및 산업디자인 영화예술 분야 방송기술분야와 심지어 광고 분야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렇게 여러방면에서 다양하게 이용되는 컴퓨터 그래픽에 대한 문제가 새롭게 제기되기 시작했다.

즉 컴퓨터 그래픽에 의한 작품 감상, 디자인된 상품의 이용, 생활환경에 나타나는 시각적인 자극들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의 눈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문화적 정신적인 자극의 수준은 뛰어난데, 이를 충족시켜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요즘 비디오테이프로 접하게 되는 몇몇 우수한 TV광고물은 유럽 선진국에서 제작되어진 작품들로서 국내의 작품들과 차이를 느끼게 하는 것들이 바로 그것이다.

모든 영상을 컴퓨터로

컴퓨터 애니메이션에는 아날로그 애니메이션과 디지털 애니메이션 기법이 있다.

아날로그 애니메이션은 디지털에 비해서 화면의 섬세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디지털 애니메이션은 프로그램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많다고 할 수 있고 아날로그 애니메이션은 아티스트의 손이 많이 간다고 할 수 있다.

컴퓨터 애니메이션에 있어서의 캐릭터는 극중의 주인공역이 되는 인물 동물 물체나 기타 상징적인 형상을 말하는데 과거 전통적인 애니메이션에서도 그랬지만 어떠한 형태이건 그림으로 그려서 화면에 나타내면 그것을 캐릭터로 사용했던 것이다.

자연적인 현상인 바람 구름 물방울 불 등에서부터 도깨비 귀신 그리고 식물 동물 사람 건물 및 구조물 그리고 각종 기구들까지도 애니메이션의 대상이 되었는데 최근 컴퓨터 애니메이션에서도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니 그보다 더 발전한 것이 분명하다.

비행모의훈련, 행성의 시뮬레이션과 같이 우주의 어느 구석이라도 표현할 수 있다. 아주 작은 세계인 생명 공학의 염색체와 세포분열까지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할 수 있고, 들여다 볼 수 없는 인체의 깊은 내부나 복잡한 기계의 내부도 보여줄 수 있다. 그뿐 아니라 기하학적인 이미지도 창출해 낼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은 4차원의 영적인 세계말고는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컴퓨터 산업의 발전이 가져온 실적이 대단하다고 하여서 우리자신이 그것을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영상 연속성의 원칙

눈은 물체가 시야에서 사라진 후에도 순간적으로 물체에 대한 잔상(殘像)을 유지한다. 이것이 '영상연속성의 원칙'이다. 이는 1824년 영국 과학자 피터 마크 로제트에 의해 발견됐는데 그는 유명한 백과사전을 편찬하기도 했다.

그의 발견으로 말미암아 독창적이고 시각적인 장난감들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한쪽에는 새장 다른 한쪽에는 새를 그려 빙빙 돌리면 새장 속에 새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장난감이나 활동요지경(zoetrope, 원통속에 그림을 붙이고 통을 돌리면 그림이 움직이는 것같이 보이는 장난감) 등이 동작의 재구성을 이용한 것들이다.

회전요지경(thaumatrope)이나 터닝원더(turning wonder)는 아마도 시각의 연속성을 이용한 최초의 장난감이었을 것이며, 이들은 시야를 벗어난 물체를 보는 그럴듯한 방법을 설명해준다.

이 원리가 컴퓨터 애니메이션이란 예술의 표현방식으로 성숙하기까지에는 여러 아티스트들의 노력이 숨어있다. 노먼 맥라런은 영화필름에 직접 채색을 하거나 바늘로 긁어서 애니메이션 작품을 만들었다. 오스카 피싱거는 직접 그림을 그리면서 촬영해가는 기법을 이용해 애니메이션 작품을 만든 사람이다. 움직이는 영상은 에디슨이 기네토스코프를 개발한지 불과 1백년 밖에 안된다.

그동안 여러모로 연구를 거듭했지만 움직이는 영상의 실현은 다른 표현수단에 비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다. 초기에는 애니메이션의 목적이 주로 오락에 있었으나 노먼 맥라런이나 오스카 피싱거 같은 아티스트들의 노력으로 점차 시각적인 작품에 이 기법이 쓰여지게 됐다.

고급 애니메이션

컴퓨터 애니메이션 제작에 있어서 특히 캐릭터 애니메이션에는 재래식 애니메이션에서 구축해 놓은 기법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

표현 도구는 달라졌어도 기법은 변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컴퓨터 애니메이션에서만 사용되는 특유의 기법도 있는데 그중에 모델링, 와이어 프레임, 보간법, 하이어러키컬, 프랙탈, 앤티알리아싱, 레이트레이싱, 라이트 소스, 랜더링, 인헨스먼트, 이미지스코어 등의 기법이 있다. 이러한 기법들은 종래의 전통적인 애니메이션에서는 볼 수 없었던 테크닉이다.

캐릭터 애니메이션에서 '캐릭터'라는 말은 작품의 주인공이나 보조연기자를 말하는 것이다. 캐릭터는 사람을 묘사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동물을 의인화한 것도 있고 어떠한 물체를 의인화하여 살아있는 것의 마크나 회사명칭의 글자체인 로고를 캐릭터로 삼아서 동작에 변화를 주어 눈에 잘 띄도록 화면에 표현하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미국 시그래프(컴퓨터그래픽전시회)에 15년 동안 출품된 작품 중에는 인물 중심의 애니메이션 작품이 그리 많지 않다. 그중에는 섹시로봇, 안드레와 왈리비, 룩소 쥬니어, 영 셜록홈즈, 하와이언 펀치, 소지텍 오일광고 등 유명한 작품들과 휴먼테크 테크노피아 등 우리 눈에 익은 작품들도 있다.

이 작품들은 순수한 단편 작품으로 제작된 것도 있고, 기업이미지 홍보용과 제품광고용도 있다. 대체로 거대한 시스템으로 많은 시간과 인력을 동원하고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제작한 작품들이다. 우리의 현실과는 거리가 좀 멀다고 느껴지기도 하지만 멀지않아 국내에서도 제작이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축제」^3차원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만든 작품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1990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박희종 상무

🎓️ 진로 추천

  • 컴퓨터공학
  • 미술·디자인
  • 소프트웨어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