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실용화를 눈앞에 둔 연료전지 발전은 무공해의 대체에너지원이면서, 발전효율이 높고 폐열활용도 가능한 에너지 절약산업이다.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술로 실용화가능성이 높은 것이 연료전지다.
물을 전기분해하면 전기가 사용돼 물에서 수소와 산소가 발생한다. 이를 거꾸로 뒤집으면 수소와 산소를 이용해 전기를 만들 수 있다. 이 원리를 이용한 것이 연료전지다.
연료전지는 1839년 영국에서 수소-산소 연료전지를 개발해 전기를 만든 것이 최초다. 1960년대 초에는 미국의 아폴로 제미니 우주선의 전원용으로 연료전지를 이용한 바 있다. 60년대 후반부터는 일반 발전용으로 응용이 본격화되고 있다.
●-열과 전기를 생성
연료전지 발전이란 천연가스와 같은 가스 연료의 수소성분과, 공기중의 산소를 이용해 전기화학반응에 의해 전기를 직접 생산하는 발전기술을 말한다.
연료전지 발전의 기본요소인 단위 전지는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온(ion) 전도성을 갖는 전해질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 두개의 다공질 전극을 갖는 형태다. 외부에서 공급되는 연료인 수소는 전극을 통과하여 촉매처리된 표면에서 수소 양이온(${H}^{+}$)과 전자(${e}^{-}$)로 분리된다. 이때 양이온은 전해질을 통해 산소가 포함된 공기가 공급되는 전극으로 움직여서 반응해 물을 생성한다. 전자는 전극에 연결된 회로를 통해 산소측 전극으로 움직이면서 직류 전류가 흐르게 된다. 이때 전과정을 통하여 반응열이 발생하게 된다.
이처럼 연료전지는 반응을 일으킬 연료(수소)와 산소(공기)를 전극으로 공급하면서 발전한다는 점에서 일반전지와는 원리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또한 화력발전과 같이 연료를 태운 열에 의해 발생된 증기로 터빈을 돌려서 발전하는 기존 발전방식과도 다른 기술이다.
연료전지를 이용하여 필요한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앞서 설명된 단위전지를 여러개 연결한 뭉치(stack)인 연료전지 본체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연료개질기 전력변환기가 필요하다. 연료개질기는 천연가스와 같은 탄화수소계열의 각종 연료를 연료전지가 필요로 하는 수소성분이 많은 가스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전력변환기는 연료전지 본체에서 생산된 직류를 실생활에 필요한 교류로 바꾸어주는 역할을 한다.
연료전지는 사용하는 전해질에 따라 대표적으로 (표)와 같이 구분할 수 있다. 현재의 기술로 보아 민간분야에서 가장 실용화에 근접한 기술은 인산형 연료전지로서 90년대 중반까지는 실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연료전지발전은 전기화학반응에 의해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기존의 발전방법에 비해 다음과 같은 여러가지 장점을 갖게 된다.
첫째 에너지절약효과로서 기존 화력발전과 달리 연소과정이나 기계적 일이 필요없는 직접발전이기 때문에 발전효율이 높고(50% 이상도 가능), 발전과정에서 반응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의 재활용이 가능하다. 반응열은 잘만 활용하면 에너지이용률을 80% 가까이 높일 수 있다.
둘째 연소과정이 없기 때문에 공해 배출이 극히 적으며 기계적 장치도 없어서 소음도 없다.
반응 연료가 수소이기 때문에 이를 만들 수 있는 탄화수소계열의 다양한 연료, 즉 천연가스 알코올 도시가스 메탄가스 등을 사용할 수 있어 대체에너지적 효과도 가진다.
넷째 연료전지 구성부품이 모듈화(module)돼 있어서 대용량화가 용이하며 조립건설기간이 짧아서 경제적이다.
다섯째 공기식 냉각방법을 도입하는 경우 냉각수가 필요없어 도심지 건설이 가능하므로 기존 발전소 건설시 문제가 되는 부지선정이 용이하다.
여섯째 전력부하변동에 따른 응답시간이 빨라, 전력계통 투입시 중간 부하 내지 첨두 부하 조정이 가능하다.
●-우주선의 전원용으로 출발
연료전지발전은 1960년대 초반에는 우주선의 전원용, 야전에서의 군 전원용 등의 특수 목적으로 개발됐으나, 최근에는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화력발전대체용 분산배치발전용 열병합발전용 전기자동차발전용 휴대용발전용 등 다양한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분산배치용 전원으로서 연료전지발전은 대개 수 MW급에서 수십 MW급의 용량으로 만들며, 도시재개발지역 아파트밀집지역 고층빌딩 등의 지역공급용으로 건설된다. 이 분야에서는 인산형 연료전지발전으로 실제 플랜트 규모까지 실험이 진전되고 있어서 멀지않은 장래에 상용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대도시의 공해문제를 해결키 위한 방안으로 무공해 자동차의 개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부응해 미국 일본 등에서는 연료전지를 사용하는 도시형 연료전지 버스의 개발이 시도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연료전지 자동차를 개발해 2010년까지 전체 차량의 20% 가까이를 대체할 예정인데, 이를 통해 공해방지효과와 하루 약 1백만 배럴의 석유절감효과를 노리고 있다.
연료전지 발전기술의 연구개발은 미국과 일본이 선도하고 있다. 가장 앞서있는 미국의 경우 연료전지 개발을 에너지부 주관하에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각 연구소 대학 민간기업 등의 참여가 활발하다. 정부투자 개발비만 88년에 1천3백만 달러, 89년에 9백50만 달러를 투자했다. 85년에는 이미 40kW급 인산형 연료전지발전시스템 49기를 제작해 실험평가를 수행했다.
미국보다 늦게 개발을 시도한 일본은 미국의 개발계획에 참여함과 동시에 통산성 주도로 새로운 에너지절약기술개발 및 실용화를 목표로 하는 '문라이트' 계획하에 자체 개발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미국과 합작한 IFC와 도시바는 인산용 연료전지를 공동개발해 1991년 1월부터 이쓰이화력발전소에 세계 최대규모인 11MW급 발전시스템 운전을 개시할 예정이다. 일본은 화력대체 및 분산배치 전원용으로 신에너지 산업기술 총합 개발기구(NEDO)에서 1MW급 실증 플랜트의 실험을 마친 경험도 있다.
현재 상황은 기술 보유면에서는 미국이 앞서고 있으나 실용화 노력은 일본이 앞서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기반기술개발이나 실용화 기술 측면에서 아직까지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연료전지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범국가적 개발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과학기술처(기반기술 개발) 동력자원부(실용화기술 개발) 한국전력 가스공사 등이 개발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멀지 않은 장래에 자체기술개발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 문라이트 계획(moon light program)
일본통산성이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절약기술개발 계획. 고능률 가스터빈(78~87년), 연료전지(80~90년) 전지전력저장시스템(80~90년), 슈퍼히트펌프에너지집적시스템(84~91년)이 주요 기술개발 테마다. 이외에도 MHD(자기유체동력학)발전 등 초전도기술 응용분야가 포함돼 있다. 대체에너지개발을 목표로하는 선샤인(sunshine) 계획과 대조적인 명칭으로 불러져 눈에 두드러지지 않지만, 최첨단 기술을 포함하고 있는 중요한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별 예산은 연간 수천만엔에서 1억수천만엔 규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