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의 효율을 높이고 건물의 단열효과를 증진시키며 폐열을 회수해 활용하는 등의 에너지 절약기술을 통해 총에너지 소비량의 30%까지 절약이 가능하다.
페르시아만 사태로 석유수급이 불안해지면서 에너지절약기술과 대체에너지개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70년대 1, 2차 오일쇼크를 겪으면서 다졌던 에너지절약의지는 저유가 시대의 80년대를 거치면서 점점 퇴색해졌다. 기름값에 관계없이 절약을 생활화하고 단기적으로 에너지 절약기술을 개발하면서 장기적으로 대체에너지 개발정책을 꾸준히 추진했어야 했으나 현실은 그러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 85%의 에너지를 수입
우리나라의 89년 에너지소비량은 석유 환산 8천2백만 t (TOE, ton oil equivalent)으로 80년 4천4백만 t에 비해 거의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더욱이 올 상반기의 에너지 소비는 3천6백만 t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가 증가,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율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에너지 소비중 석유가 반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석유 수입량 중 75%는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에너지 자원은 수력과 무연탄, 그리고 일부 삼림자원에 불과해 경제성장에 따른 에너지 소비 증가를 따라 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는 총에너지 사용량의 85% 이상을 외국에서 수입해 쓰고 있다.
에너지 소비증가를 무턱대고 비난할 수 없다. 에너지란 소비해서 부가가치를 생산해야만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총에너지 소비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상회했다는데 있다. 더군다나 산업용에너지 소비증가폭보다 가정 상업 분야의 증가폭이 더욱 높아 에너지소비구조가 왜곡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에너지 쓰임은 산업분야가 40~45%를 차지하고 있고 가정 상업분야가 30%를, 수송분야가 20%를, 기타 공공분야가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자동차의 대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수송부문의 에너지소비량이 차지하는 비율이 28%까지 증가하고 있고 가정 상업용도 비중이 크게 줄지 않는 추세다.
석유 한방울 나지 않고 기타 에너지 부존자원 조차 거의 없는 우리로서는 증가하는 에너지소비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국민 각자가 절약정신을 몸에 익히는 것이다. 이른바 '한가구 한등 안켜기' 운동등인데, 이를 통해 절약할 수 있는 에너지 양도 적지 않다. 선풍기를 켤 때 강풍 대신에 미풍을 사용하면 전력소모가 25% 줄어들고, 에어컨으로 실내온도를 1℃ 더 낮추는데는 7%의 전력이 더 소모된다. 취사용으로 가스를 사용할 경우도 가스콕을 완전히 열지 않고 3분의 2정도 열 경우에는 5~7%의 연료를 절감할 수 있다. 보일러도 1년에 한번 정기적으로 청소하면 10%의 연료절감이 가능하다.
자동차운전도 마찬가지. 소형차와 수입대형차의 연비가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 또한 같은 차를 운전하더라도 속도나 운전방법에 따라 천양지차. 예를들어 서울에서 대전까지 시속 1백km로 운행하면 80km로 달리는 것보다 25분정도 빨리 도착하나 연료는 20% 이상 더 든다고 한다. 급작스런 출발과 정지도 정상출발 정지시보다 연료소비를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하지만 이런 개인적인 노력은 국가의 정책적인 배려와 맞물리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큰 성과를 내기 어렵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얻는 이득은 경우에 따라서 무시되기 십상이고 의미부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차원에서의 에너지 절약정책은 크게 두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에너지효율이 좋고 환경오염이 없는 새로운 에너지원, 즉 대체에너지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공학적 기술개발을 통한 에너지절약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무공해 대체에너지원으로는 태양열 태양광 풍력 조력 지열 바이오매스 등이 있으나, 89년말까지 우리 나라가 대체에너지 개발로 얻은 총에너지자원은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0.26%에 불과하다. 그만큼 대체에너지 개발은 기술적으로 어려울 뿐만아니라 경제성이 따르지 않아 상업화되기 어렵다(과학동아 90년 1월호 참조).
정부는 2001년까지 대체에너지를 개발해 전체 에너지소비량의 3%를 충당한다는 목표를 설정해 놓고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나 어느 정도 실현될지는 미지수. 유가변동 추이에 따라 대체에너지의 경제성이 크게 달라지고 국가의 지속적인 개발의지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아무튼 부존 에너지자원이 절대부족한 우리나라로서는 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지속적으로 대체에너지 개발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 공학적 기술개발로 30% 절약 가능
대체에너지개발이 장기적인 대책이라면 에너지절약 기술개발은 가시적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날 수 있을 뿐더러 절약효과도 상당히 높다. 일반적으로 공학적인 기술개발을 통해서 에너지절약이 가능한 양을 30% 정도로 잡고 있다.
한국 동력자원 연구소 에너지절약기술센터장 최수현박사는 "우리나라의 에너지절약기술은 10년 역사를 갖고 있다. 1, 2차 오일쇼크를 겪고 80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기술개발을 수행해 많은 부분을 실용화시켰다. 페만 사태 이후 에너지 문제에 많은 사람들이 재차 관심을 갖게 됐지만 '에너지 절약'이라는 명제는 시의성을 가질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생활화하고 꾸준히 정책으로 밑받침돼야 할 분야다"고 밝혔다.
80년대 전반기는 산업분야를 중심으로 기술개발을 수행한 결과, 보일러나 요로의 효율을 90% 가까이 끌어올렸고 건물의 단열기준을 마련해 에너지 절감효과를 극대화시켰다는 것. 80년대 후반에는 △단열재료의 개발 △열수송체계의 개선 △새로운 열교환기의 개발 등을 추진했으며 수송분야에서는 우리나라 도로 사정에 맞는 연비 측정법을 개발해 기업에 이전했다고 한다.
그러나 에너지절약산업은 개발여지가 워낙 많아 앞으로 얼마만큼 인력을 투자하고 개발비를 쏟느냐에 따라 효율이 높아질 수 있는 분야다. 여기에서 다루는 건물 보일러 열병합발전 연료전지 폐기물재생 외에도 많은 분야가 있으나 지면 관계상 생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