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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단체의 탐사선이 달에 간다

달나라의 「보물」을 캐내기 위해

중력에 관한 실험, 미량가스의 분석, 극지방에 대한 지질탐사를 할 듯.


1992년에 발사될 루나 프로스펙터


놀랍게도 이제 국가가 아닌 사설단체가 언감생심 달여행을 꿈꾸는 세상이 되었다. 달에 자신들이 만든 우주선을 착륙시키고 그곳에서 보내온 자료로 연구도 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진 사(私) 기관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프린스턴에 있는 SSI(Space Studies Institute)라는 기관이 그 선두 주자다. SSI는 실제로 1992년 달 표면에 탐사선을 착륙시킬 예정이다. 루나 프로스펙터(Lunar Prospector)라는 이름을 가진 이 2백30㎏ 짜리 탐사선은 1년간 달에 머물면서 각종 자료를 수집하는 데 쓰일 것이다.

지난 1977년에 출범관 SSI는 창립자본금이 20만달러에 불과한 작은 단체다. 우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로 구성된 이 단체의 장(長)은 프린스턴의 명예물리학교수인 제라드 오닐씨.

창설된지 13년이 지난 지금까지 SSI가 한 일은 그리 대수롭지 않다. 그동안 우주선에 대한 몇몇 아이디어를 제시했지만 학계나 기업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따지고 보면 이번에 발표한 달탐사계획으로 처음 '월척'을 한 셈이다.

1985년 이래로 오닐씨와 SSI임원들은 정부와 항공산업업체에 재정 및 기술적인 지원을 요청해 왔다. 연구선을 발사하고 장비를 마련하는 데 1천4백만달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가장 큰 도움을 준 곳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었다. 물론 여기에는 조건이 따랐다. 달의 극지방에 존재하는 원소들을 분석하고, 달표면 아래에 묻혀 있을 것으로 보이는 얼음을 찾는데 필요한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루나 프로스펙터가 이 일을 해내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장비는 감마선분광계(spectrometer)다. 알다시피 감마선을 포함한 우주선(宇宙線)이 달표면을 계속해서 '강타'하고 있다. 이때 달에 있는 미지의 특수한 원소와 감마선이 부딪치면 '개성있는' X선이 튀어나온다. 감마선분광계는 바로 이 X선을 측정, 그 자료를 지상에 보내면 자신의 임무를 다한 셈이 된다.

NASA는 아폴로시대에 사용하다가 거의 용도폐기되었던 감마선분광계를 SSI에 제공해 주었다. 그 대가로 1996년까지 SSI가 알아낸 모든 정보를 제공받게 되었으니 도랑치고 가재잡은 격이다.

이제 루나 프로스펙터에게는 마지막 고민이 남아 있을 뿐이다. 누가 이 탐사선을 달까지 태워다 줄까. SSI 임원들은 미국의 아틀라스, 타이탄로켓, 유럽의 아리안, 소련의 프로톤을 그 대상으로 꼽고 있다.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그 로켓을 사용한다면 만사가 순조롭겠지만 작은 사설단체의 빈약한 자금사정은 '당당함'을 허용치 않는다. 현재 오닐씨는 무임승차를 기대하고 있다. 마치 히치 하이킹을 하듯이.

달에서의 연구계획은 매우 다양하게 짜여져 있다. 여기에는 달의 중력에 관한 연구도 포함된다. 달의 균일하지 않은 밀도 때문에 탐사선은 작은 요동을 하게 될 것이다. 이 동요로 인해 탐사선이 내는 전파신호의 주파수가 약간 변하게 되는데 이것이 달의 중력분석을 가능하게 해준다. 아울러 달 주변의 미량가스의 정체도 벗겨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이름에서 암시하고 있듯이 루나 프로스펙터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달의 '보석'을 찾는 일이다. 이 사설 탐사선이 발견해낼지도 모르는 달표면의 금속은 장래의 달정착주민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이 금속재료를 이용해 달에서 직접 기지를 짓는 광경도 상상할 수 있게 된다.

SSI는 분명 돈을 벌기 위한 단체는 아니다. 그러나 SSI가 달에서 상당한 성과를 얻어낸다면 곧 영리추구 기업들이 달을 보는 눈초리가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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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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